2021 지균 등록자 94.7% '일반고/자공고 출신'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2021학년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전형(이하 지균)을 통해 입학한 학생 중 51.4%가 수도권 고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부산 울산 경남 13.2% ▲대전 세종 충북 충남 11.3% ▲광주 전북 전남 10.3% ▲대구 경북 9.7% ▲제주 2.2% ▲강원 1.8% 순이었다. 지역 고교 수 대비 서울대 지균 배출학교 수를 나타내는 '입학생 배출 고교 비율' 역시 수도권이 강세를 보였다. 서울34.7% 경기30% 인천29.6%로 전국 평균인 24.6%보다 높은 수치다. 반면 경북 경남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강원 등 비수도권은 입학생 배출 고교 비율이 평균보다 낮았다. 김병욱 의원(무소속)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입학생 고교별 현황자료’를 서울대로 부터  받아 12일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서울대 지균이 지방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임에도 수도권 합격자 비중이 높은 원인으로 '학종에 대한 이해도 차이'를 꼽고 있다. 지균이 단순 내신 성적을 평가하는 '교과'가 아니라 '학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 학종 체제에 대한 이해도를 잘 갖춘 학교일수록 지균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전문가는 "지방 소재 학교 교사들이 학생부에 학생의 내신 성적만 강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학생부를 작성할 때 어떤 과목에서 더욱 우세한지, 어떤 과목은 다소 부족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했는지 등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1학년부터 서울대가 지균 수능최저 기준을 완화함에 따라 지방에서도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인해 불합격한 학생 수는 예년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2021학년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전형(이하 지균)을 통해 입학한 학생 중 51.4%가 수도권 고교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서울대 제공

<지방 일반고 '서울대 문호' 지역균형.. '지역학생 이탈 막는 지역인재와는 다른 개념'>
서울대 지균은 외고 과고 등 특목고 전성시대였던 2005년 위축되는 일반고를 배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일명 특목고의 '서울대 싹쓸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목고를 제외한 일반고에서 2명까지 학교장 추천을 받아 선발하는 제도로 출발했다. 현재는 고교유형 제한은 사라졌지만 고교당 2명으로 추천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일반고 출신의 주요 서울대 루트로 자리잡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지균 입학학생들의 출신지역만을 토대로 서울대 지균 제도가 당초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지균에 대한 몰이해가 만들어낸 오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균은 학교당 추천인원을 배분한다는 점에서 '학교균형'에 가까운 전형이다. 서울/지방 구분 없이 고교당 2명의 학생만이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이 아닌 일반고와 특목고의 균형을 맞추는 전형이라고 보는 게 적절하다. 자료 속 수도권 학생 비중 역시 교육특구보다 강북 등 비특구 지역 출신 학생에 치중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 일반고에서의 지균 만족도가 이를 방증한다. 한 지방 일반고 교장은 '지균이 있어 서울대를 한 두명이라도 보낼 수 있는 지방 고교들이 많다"며 "만약 지균이 사라진다면 지방 일반고의 서울대 진학문호를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실제 가장 최근인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균 최종 등록자 718명 중 일반고/자공고가 94.7%로 등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반고629명 자공고51명 규모다. 자사고 출신 지균 합격자는 26명에 불과했다. 자율형공립고는 학교운영 등에 자율성/책무성을 부여하고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특성화/다양화해 일반계 공립고의 교육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사실상 일반고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지균에 대한 오해는 지방의 지역인재 선발이 도입된 2014학년부터 시작됐다. 지균은 지방 소재 대학에서 진행하는 지역인재 전형과는 전혀 다른 성격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지역인재는 비수도권 지역 우수인재의 이탈현상을 방지하겠다는 목표로 도입, 우수한 학생들을 서울 상위대학에 보내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수도권대학을 중심으로 한 쏠림현상을 막고, 고교 소재지 내 대학으로 인재들을 유입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 광역 단위로 해당 지역 고교 전 과정을 이수하거나, 중학교 과정 일정 연한 이수 후 고교 전 과정을 이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선발한다.

<수도권 합격자 비중 높은 원인.. 전문가들 '학종에 대한 이해도 차이'>
전문가들은 서울대 지균이 지방 학생들에게 유리한 전형임에도 수도권 합격자 비중이 높은 원인으로 '학종에 대한 이해도 차이'를 꼽고 있다. 한 전문가는 "서울대 지균이 단순 내신 성적을 평가하는 교과가 아니라 학종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한다. 학종 체제에 대한 이해도를 잘 갖춘 학교일수록 지균 합격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2021학년부터 서울대가 지균 수능최저 기준을 완화함에 따라 지방에서도 수능최저 미충족으로 인해 불합격한 학생 수는 예년보다 줄어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다. 

서울대 학종은 학생의 교과성취도를 평가할 때 내신의 등급만을 단순 평가하지 않는다. 학종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는 학생이 처한 교육적 여건을 바르게 이해해야 정확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내신 평가 시 이수한 과목의 수강인원 규모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 원점수 표준편차 석차등급까지 함께 분서해 학생이 거둔 수치의 의미를 해석한다. 특히 세부능력및특기사항에 드러난 교과 담임의 평가 견해를 면밀히 검토하기 때문에 학생의 능력/노력만큼이나 교사의 세밀함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에 비해 내신 획득에서 강점을 가지는 지방소재 학교 일부 교사들은 학종을 잘못된 이해로 인해 학생부에 학생의 성적만 강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학생부를 작성할 때 어떤 과목에서 더욱 우세한지, 어떤 과목은 다소 부족하지만 노력으로 극복했는지 등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내신에서 전과목 1등급을 받았다 할지라도 발전가능성이 보이지 않거나 지원 전공과의 관련성이 부족한 경우 학종에선 불합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서울대 입학본부 한 관계자 역시 “대학이 학생의 우수성을 평가할 때는 단지 ‘우수하다, 탁월하다, 뛰어나다, 잘 한다’라는 서술어를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왜 우수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제출 서류를 검토하는 것이며, 어떻게 공부해 어떤 성취를 이루었는지를 종합해 학생의 우수한 역량을 판단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학생의 우수성을 왜곡하는 방식의 정량적 평가의 한계를 극복하고, 교육환경의 제약 속에서도 이뤄낸 실질적인 성장을 보겠다는 의미다. 학생이 중심으로 설 수 있는 수업과 엄정한 평가기록이 있다면 ‘학생의 우수성’은 단지 기재된 문장의 길이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022수시 664명 선발.. 2023학년부터 정시에도 지균 '신설'>
한편 서울대 지균은 2022수시에서 664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류70%에 면접30%를 일괄 합산하는식으로 전형을 진행한다. 음대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서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특징이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중 3개영역 이상 2등급이내다. 과탐은 반드시 서로 다른 분야의 2과목으로 Ⅰ+Ⅱ Ⅱ+Ⅱ 조합을 응시해야 한다. 탐구 등급 인정은 등급합을 기준으로 한다. 2등급을 충족하려면 2과목 등급합 4이내, 3등급을 충족하려면 2과목 등급합 6이내에 들어야 한다.

매년 전형의 30% 비중을 차지하는 면접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원자의 제출서류를 기반으로 한 인/적성면접이 진행된다. 제시문이나 공통질문이 없는 만큼 수험생마다 개별 질문이 다르게 출제되는 특징이다. 서울대 입학처는 '점수 합산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학생들의 학업능력과 잠재력을 더욱 면밀하게 평가'하는 방법이라고 지균 면접을 정의하고 있다. 단순히 교과 성적과 교내/외 활동만을 평가하지 않고, 활동의 동기와 과정을 심층적으로 평가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대 지균 지원을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평소 충실한 학교생활을 통해 고교에서의 경험을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와 잘 연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균 면접은 지원자 개별 질문이 진행되기 때문에 따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등을 통해 면접 기출문제가 공개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서울대 입학웹진인 '아로리'에 공개되는 합격생들의 면접후기를 참고할 수 있다. 인터뷰 형식으로 면접 후기가 실려 있기 때문에 보다 생생한 경험담을 들을 수 있다는 특징이다. 컴퓨터공학부에 지균전형으로 합격한 한 학생은, "고교생활에 대한 질문이 주로 주어지기 때문에 3년간의 학교생활을 꼼꼼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사건 하나하나를 돌아보지 말고, 내가 이 활동을 왜 하게 되었는지, 활동을 하면서 무엇을 느꼈는지, 변화된 점이 무엇인지, 추가로 연결되는 활동은 없는지를 함께 생각하라는 설명이다. 정치외교학부 입학생은 "활동을 하나 하더라도, 책을 한 권 읽더라도 그 속에서 무언가를 느끼면서 가치관을 형성해 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여러가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생각의 폭을 넓히는 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평소 비판적/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게 면접에 도움이 될 듯 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 고2가 치르는 2023대입부터는 정시에도 지균 전형을 신설한다. 신입생의 지역 편중을 완화하고 전국 인재를 고르게 선발하겠다는 취지다. 고교별 추천인원은 수시 지균과 마찬가지로 2명 이내다. 정시 지균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모집단위는 인문대학, 사회과학대학(정치외교학부 경제학부 인류학과), 공과대학, 약학대학 약학계열, 의과대학 의예과, 치의학대학원 치의학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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