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인공지능 과목’ 신설..내년 9월1일 도입

[베리타스알파=박동주기자] 이르면 내년 9월1일부터 고교 교과목 내 인공지능 과목이 처음 도입된다. 교육부는 인공지능 과목 신설 내용이 담긴 개정 교육과정을 행정예고하고 이달 말까지 의견을 받기로 했다. 일부 고교에서 인공지능 교육 과정을 시범적으로 운영한 적은 있지만, 공교육 과정 내 인공지능 과목이 도입되는 건 처음이다.

현재 고교 교과목은 1학년이 듣는 '공통 과목'과 2/3학년생들이 진로와 흥미 등을 고려해 선택해서 듣는 '일반 선택 과목', 좀 더 심화한 내용을 다뤄 선택해 듣는 '진로 선택 과목'으로 구분된다. 교육부가 최근 고시한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및 특수교육 교육과정'을 보면 2021학년 신입생부터 고교 ‘진로 선택 과목’으로 ‘인공지능 기초’ ‘인공지능 수학’ 2개 과목을 추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공지능 관련 과목은 1학년부터 듣는 과목이라기보다는 2∼3학년들이 수강하는 진로 선택 과목 중 하나로 추가되는 셈이다.

'인공지능 기초'는 기존 기술/가정 교과 진로 선택 과목이었던 농업생명과학 공학일반 창의경영 해양문화와기술 가정과학 지식재산일반과 함께 새롭게 구성된다. '인공지능 수학'은 기존 수학 진로 선택 과목인 기본수학 실용수학 기하 경제수학 수학과제탐구에 추가된다. 교육부는 31일까지 인공지능 교과목 도입에 관한 의견을 받는다. 이후 교과서를 만들고 심의한 뒤 이르면 내년 2학기부터 인공지능 교과목을 현장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고교 1학년 학생은 2학년 2학기부터, 내년 신입생인 1학년 학생은 2022년부터 인공지능 교과목을 듣게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교육과정 구축..시대적 흐름>

인공지능 교육 환경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이미 있었다. 올해 3월, 인공지능 교육을 시작하는 발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전국 34개교가 인공지능 거점형 일반고로 선정된 바 있다. 34개교는 일반고에서 소인수 선택 과목을 개설하기 어려운 점을 해결해 학생의 다양한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수강을 희망하는 인근 학교 학생에게도 이수 기회를 제공하는 거점형 일반고 역할을 맡는다. 2021학년 신입생부터 2023년까지 전체 교과 수업의 15% 내외를 정보 정보과학 인공지능 등의 과목을 편성해, 인근 학교 학생들도 이수할 수 있는 만큼의 운영이 목적이다. 선정된 학교당 올해 1억원 예산이 지원되며, 내년부터 2023년까지는 매년 50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거점형 일반고는 인공지능 과목을 선택적으로 개설하게 될 일반고와는 다르다. 정보나 인공지능 과목을 한 두 과목 편성하는 게 아니라, 5~7개 과목을 3년 간 의무적으로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 인공지능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주위 일반고 학생들도 들을 수 있는 공동교육과정 구축도 의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일반고가 인공지능 관련 2개 과목을 설립하게 되더라도, 인공지능 거점형 일반고는 더 많은 정보나 인공지능 관련 과목 개설과 공동교육과정 구축 등 차별화한 역할을 맡아 효용 가치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거점형 일반고로 선정된 고교는 서울-동양고 서라벌고 오산고 태릉고 환일고, 부산-동아고 삼정고, 대구-화원고 대건고, 인천-인천연송고 인천청라고,  광주-서강고, 대전-대전고 대전여고, 울산-울산경의고, 경기-김포제일고 매탄고 송내고 세교고 일산대진고, 강원-치악고, 충북-주성고, 충남-논산대건고 천안오성고 천안월봉고, 전남-무안고 문태고 순천매산고, 경북-안동고 안동중앙고 포항제철고, 경남-마산구암고 마산삼진고, 제주-제주중앙여고다.

교육부는 인공지능 교육 기반 조성을 위해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조성한 초/중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를 올해 완성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21년 적용할 고교 인공지능 기초/융합 선택 과목도 신설하고 초중단계에서 활용 가능한 보조 교재도 개발한다. 인공지능 교육을 위해 2020년 SW교육 선도학교 2011교 중 246개교가 인공지능 교육 시범을 실시하는 시범학교로 운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