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형안전성없이 '학종 블라인드' 올해 '졸속'강행..대학 반발 '수험생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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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형안전성없이 '학종 블라인드' 올해 '졸속'강행..대학 반발 '수험생 피해 우려'
  • 김경 기자
  • 승인 2020.02.22 23: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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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번호지운 서류평가 도입..'나이스미제공 영재학교 검정고시 해외고는 물론 과정상 문제 산적 '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교육부가 학종 공정성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올해 면접은 물론 서류까지 블라인드처리하는 '학종 블라인드'를 올해 강행키로 하면서 학종운영을 맡은 대학은 물론 준비하는 고교 수험생 모두에게 비상등이 켜졌다. 교육부가 올해 서류까지 전면도입을 밀어붙이는 학종블라인드 방안은 수험생의 성명 주민번호 사진은 물론 고교명 수상기관명 봉사주관기관명등이 모두 가려지고 블라인드처리된 학생부가 나이스와 원서접수기관을 통해 대학에 온라인 제공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대학들은 시험운영도 없는 전면도입은 수험생들의 피해만 양산할 가능성이 높고 학생부 온라안제공방안 자체의 안정성에도 회의적이서 반발하고 있다. 대학 한 관계자는 "올해 학종 블라인드 전면도입은 학종 수험생이 희생양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검토해본 결과 다양한 허점이 도출되는 상황이다. 대입전형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전형과정에서 벌어질 리스크들을 제대로 따져보고 검증해야하고 고교와 학생 학부모들에게 충분히 알려야 한다. 갑자기 전면도입할 문제가 결코 아니다. 시뮬레이션도 없이 탁상행정으로 총선전에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는 인상이다. 특기자전형의 문제였던 '조국 사태'에 대한 후폭풍으로 학종의 수험생들이 피해자로 몰리게 생겼다"고 비판했다. 

먼저 논란이 부각된 지점은 주민번호다. 주민번호 대신 수험생에 가번호를 매겨 대학에 제공하겠다는 교육부방침에 대학들은 난감한 상태다. 대학은 원서접수시스템으로부터 수험번호와 성명 주민번호 고교코드자료를 받은 후 주민번호와 고교코드로 학생부 자료를 요청하고 있다. 문제는 주민번호 없이 수험생마다 '가번호'가 매겨지는 상황이라면 수험생의 평가자료, 즉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가 제대로 딸려올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나이스를 중간에 블라인드처리하는 업무를 담당할 원서접수대행업체마저 '가번호의 처리와 명확한 분류 작업'에 난감함을 표하는 상황이라는 대학가 전언이다. 그 많은 수험생에 가번호를 매기고, 그 가번호에 해당 서류들이 제대로 딸려갈지, 서버용량은 따라줄지, 해당 서류들이 제대로 평가되어 이어질지 현장은 자신없어 한다는 얘기다. 아무도 가번호가 특정 수험생의 것이 맞는지 틀리는지 알 수 없고 검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서류가 뒤섞이는 상황이 되어 엉뚱한 결과가 나오면, 결국 피해는 수험생이 입는다. 특히 불합격한 수험생은 평가결과가 자신의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고, 소송이라도 제기한다면 책임은 원서대행업체나 교육부가 아닌 대학이 지는 모양새로 귀결되어가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당장 2월 안으로 서류 블라인드 처리방법의 아웃라인을 그리고, 수시 원서접수 직전인 8월까지 시스템을 마무리하는 걸로 밀어붙이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말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고, 한 해 정도는 테스트를 거친 후 시스템이 안정된 상태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의견을 내도,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대학들과의 몇 차례 회의는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고, 정답이 정해진 채로 회의에 들어가는 데 회의를 느낀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교육부 관계자가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데는 문제없고 접수대행업체에 능력을 믿는다는 식으로 툭 던지는 데 기함했다. 대행업체가 진행 도중 불가능하다고 손들면 어찌 할 건가. 평가과정에서도 서류가 누락되거나 섞이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책임은 결국 대학에 전가하는 상황"이라며 "이게 '국민의 요구'라는 게 교육부 입장인데, 대체 어떤 국민의 요구인지 이해되지도 않고 대학 입장에선 반발을 심하게 했다간 엉뚱하게 감사를 당할 수 있다는 부담을 안고 있어 큰 소리를 못내고 있다"고 상황과 입장을 전했다.

공정성을 기한다는 교육부의 대입 서류블라인드 방침이 오히려 불공정을 야기하는 지점은 더 있다. 우선 학생부의 온라인 제공 미동의 학생과 미제출 학교는 물론 검정고시 해외고 출신에 대한 방안이 전혀 없다는 문제가 있다. 온라인 제공에 동의하지 않는 수험생이 오프라인으로 학생부를 제출했을 때 고교정보 블라인드 처리를 어떻게 할지 방법이 마땅치 않다. 과학영재학교와 같이 학생부 형태가 아예 달라 나이스에 올리지 않는 경우에도 어떻게 블라인드 처리를 한다는 건지 실행 세부방안에 대해선 대학이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정부 조치다.

지원자격 검증에도 문제가 생긴다. 농어촌전형의 경우 소재지 고교 재학여부에 대한 지원심사가 불가능하다. 지역균형전형의 경우 학교별 추천인원제한에 따라 고교공문을 통해 추천학생명단과 실제 지원학생명단을 교차검증하는데, 고교명이 블라인드될 경우 이 절차가 평가이후로 지연된다. 평가 후에 지원자격심사를 진행한다 해도, 각 단계에서 지원자격 미충족자에 밀려 탈락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이를 악용해 지원자격 미충족자를 다수 지원시켜 특정 모집단위의 경쟁률을 올린 뒤 부정적으로 입학하는 경우까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상위권 대학 중 서울대와 고려대가 특히 학교장 추천을 통해 지원자수가 제한된 전형을 활발히 유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방 일반고 학생들이 상위권 대학 진입에 성공해왔다. 지역과 학교유형의 한계를 탈피한 기회제공의 측면에서 찬사를 받아온 것은 물론이다.

정말 공정해야 해서 실행하고 있는 '회피/배제' 절차 운영에도 서류 블라인드 처리가 문제다. 평가자와 관계있는 수험생인지, 즉 서류평가자나 면접위원이 수험생과 가족 등으로 엮여있는지 아닌지 검증하려고 '자진신고(회피)-시스템검증(배제)-재검증-사후검증'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평가이후에 블라인드 항목이 포함되어 학생부가 전송된다 하더라도, 평가자와 수험생의 관련 여부를 확인할 수 없어(수험생의 주민번호 성명이 없으므로) 시스템검증과 재검증의 단계를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이미 여러 차례 법적 근거로 마련한 절차가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평가 자체도 문제다. 고교정보와 고교프로파일이 제공되지 않으면, 지역별 학교별 환경에 대한 고려 없이 결과만으로 평가되는 부작용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고교자료는 특정 학교에 특혜를 주려는 게 아닌, 고교를 정확히 이해하기 평가하기 위한 자료다. 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학종대비에 유리한 특정 학교유형 지원자들의 합격률을 높이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게 대학 입장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가장 피해를 입는 건 지방의 평범한 고교에 다닌 대다수 학생"이라며 "기회의 공정성 측면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프로파일이 제공되지 않고 학생부에 고교명도 기재되지 않는 상황에선 교육과정편성표라도 제공해달라는 게 대학 입장이다. 정부가 2015개정교육과정의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는 상황에서, 해당 고교의 교육과정편성표는 서류평가에 반드시 필요한 자료다. 학생부에 기재된 내용과 교차검증하며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다. 이를 어떻게 제공할지, 자소서 추천서처럼 별도 서류로 제공할지 세부방안 실현에 대해 물론 정부는 생각이 미치지 않는다.

특히 올해 대입부터 학생부는 서류블라인드 처리방침에 따라 대학에 2단계로 온라인 제공되는 걸로 바뀌기까지 한다. 서류평가 전에는 블라인드 학생부가 전송되고, 평가 후에는 블라인드 항목이 포함된 학생부가 재전송된다. 그런데, 교육부가 말하는 '평가 후'라는 시점이 불분명하다. 서류평가 이후인지, 또는 면접평가 이후인지, 아예 전형이 종료된 이후인지 불분명한 방침을 내놨다. 서류평가 이후라면, 면접 없이 서류평가만으로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의 경우 정말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학생부만으로 평가, 그 평가가 과연 공정한지 자격검증은 되었는지 평가자 스스로도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면접평가 이후라면, 최종합격자 발표까지 열흘가량 수험생의 지원자격 검토와 자료 검증을 진행하기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전형이 종료된 이후라면, 이야말로 지원자격미달 등 문제가 생긴 합격자가 불합격하고, 단계별 선의의 피해자가 양산된다. 현장의 복잡하고 절박한 상황 모르는 탁상행정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정부 '공정성 강화' 조치가 2월에 아웃라인, 8월까지 시스템완료를 목표로 강행되고 있다.

이 같은 폭탄을 안고 있는 2021대입 공정성 강화 후속 조치 이후 2023대입전형기본사항 수립(2024 예고 포함) 관련 교육부 대학 고교 대교협 관계자들의 1차 회의가 24일 오후2시 서울역 회의실에서 열린다. 회의내용으로 2022부터 추천서가 폐지되고, 2024부터 수상경력 개인봉사활동실적 자율동아리 독서활동의 모든 비교과활동과 자소서가 폐지된다. 2023부터 서울소재 16개대학(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광운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에 수능40%이상을 권고, 사실상 강제한다. 논술전형과 특기자전형은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대입을 학생부위주전형과 수능위주전형으로 단순화한다는 것이 담겼다.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회의가 요식행위로 보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새로운 수능체계를 2021년까지 만들고, 2028대입부터 적용한다는 것도 담겼는데 다음 정권의 교육까지 손대고 있다는 데 새삼 새롭다. 여기에 불가능해 보이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가칭 '사회통합전형'의 모집정원대비 10%이상 선발 의무화 조치다.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농어촌학생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전형인데, 수도권대학의 경우 10%이상을 학생부교과 위주 선발을 권고할 계획이다. 이미 지원자풀이 매우 적어 고입에서 대량 미달사태를 검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입에까지 '선심성 표밭겨냥 정책'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지점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공정성 강화 조치의 모든 내용이 이미 강행되고 있는 상태에서 관계자들 불러 회의하는 건 요식행위다. 어떤 문제제기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며 "학생부 기재내용의 축소, 자소서 폐지에 이어 고교프로파일 폐지와 서류블라인드를 통한 인적사항 미제공까지 평가는 물론 행정절차 상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결국 '학종말살정책' 아닌가 한다"고 울분을 터트렸다. 또 다른 관계자는 "면접위원으로 해당 학과의 교수들이 교육을 받아 진행해왔는데, 연임금지라는 조치까지 거론되고 있다. 작년에 면접을 해본 교수는 올해는 하지 말라는 건데, 이런 식이면 면접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학종은 해당학과에 대한 관심도와 발전가능성을 평가한다. 학과 교수의 수에 따라 연임이 불가피한 상황인 경우도 있는데 이런 경우 타 학과 교수가 면접에 임하라는 어이없는 정부 답변까지 들었다. 도대체 생각이라는 건 하고 있는 것인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류블라인드까지 이어진 문제의 출발은 '조국 사태'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정관후보로 지명된 작년 8월, 자녀가 무시험으로 대학과 대학원에 입학했다는 게 논란의 출발이 되었다. 특히 외고재학 중이던 자녀가 특기자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것이 논란이었는데, 당시 적법하게 입학한 것이었지만 '무시험'이라는 게 국민정서 반발을 일으켰고, 엉뚱하게 학종으로 불똥이 튀었다. 당시의 특기자전형은 지원자격과 출신고교제한 등의 문제가 심각해 현재는 폐지되어가는 상황이고, 학종은 전혀 상관없는 전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평가와 면접평가로 진행되는 '무시험'이라는 데 '비리전형'으로 억울한 프레임이 씌워졌다. 정부는 갑자기 학종이 공정하지 못하다며 학종비리를 캐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성 강화 조치'를 내놓았고, 현재 서류블라인드로까지 치달았다. 한편으론 수능확대를 강제하며 학종이 매도해오고 있다. 재작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교육부차관이 서울소재 상위권 대학 각 총장실에 전화를 걸어 수능확대 의지를 보여주더니, 작년 8월 '조국 사태' 직후 9월 야당 김재원 의원이 여론을 의식한 듯 정시100%의 주장을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으로 발의했고, 이에 역시 여론을 의식한 듯 여당이 정시40%를 주장, 밀어붙이면서 학종을 위축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학종 운영과 확대를 근거,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대학입학사정관제지원사업, 2013년 입학사정관역량강화지원사업,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고교교육정상화기여대학지원사업,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으로 10여 년간 총 5141억7000만원을 풀어왔다. 교육부의 의지에 대학들이 화답했고 학종선발에 따른 재학생의 학교충실도와 발전성에 반해, 그리고 4차산업혁명의 시대흐름에 맞춰, 여기에 학생교과선택권이 강조된 2015개정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학종선발에 자신감을 붙여왔다. 교육부 논리대로 학종선발이 비리로 귀결된다면, 10년여 간 혈세를 대량 낭비한 '배임의 주인공들'은 누구인지부터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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