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위 특목자사고 일반전형 선발 확대 전망

[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지난달 3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학년 고교 입시의 윤곽이 드러났다. 올해 고입의 가장 큰 변화는 일부 전국단위 자사고를 제외한 특목자사고의 ‘일반전형’ 선발인원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간 특목자사고는 정원의 20%를 반드시 사회통합전형(이하 사통)으로만 선발해야 했는데, 올해부터는 미달된 인원의 일부를 일반전형으로 이월해 선발할 수 있도록 법령이 완화됐다. 지난해인 2024고입을 기준으로 사통에서 일반으로 이월될 수 있는 선발인원을 가늠해보면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는 약 400명, 전국 외고는 150명에 이른다.

전국자사고는 오히려 일반 선발이 줄어든다. 옛 자립형사립고로 사통 선발의무가 없던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전환 순)가 올해부터는 광역자사고와 마찬가지로 사통으로 20%를 의무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2024전국자사고 10개교의 사통 모집인원은 364명이었지만, 2025고입부터 20% 선발 대상 고교가 늘면서 사통 모집인원은 515명으로 151명 늘어날 예정이다. 김천고 북일고 등의 사통 미충원 인원이 일반으로 이월된다고 하더라도 그 규모를 뛰어넘는 규모가 사통 모집인원으로 배정되는 셈이다. 일반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전기고 후기고 체제는 지난해와 동일하다. 영재학교 특목고(과학/예술/체육계열,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일반고(예체능계)는 전기모집, 특목고(외고/국제고) 자사고 일반고는 후기모집을 실시한다. 과고는 8월26일부터 9월 초까지, 외고 국제고 자사고는 12월 초부터 말까지 원서접수가 진행된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전국자사고 10개교와 농어촌 자율학교는 전국단위로 모집하고, 과고 외고 광역자사고는 광역단위로 모집한다. 국제고 8개교는 ‘준 전국단위’라 할 수 있다. 국제고가 없는 광주 대전 울산 강원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 11개 시도 중 교육감 간 협의가 된 지역에 한해 타 지역 국제고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부터 외고와 국제고를 통합한 ‘외국어국제고’ 유형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자세한 모집범위는 각 고교의 모집요강을 살펴야 한다. 

각 고교유형에서 실시하는 입학전형의 절차 방법 변경사항 등 기본적인 사항을 아우르는 ‘고입전형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은 고입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78조에 따라 각 교육청이 공고하고 있다. 올해 고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틀이지만, 수요자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기본계획에 영재학교가 포함되지 않을뿐더러, 전국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하는 자사고나 농어촌 자율학교에 대한 정보마저 각 교육청의 광역단위 기본계획으로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 고입 전문가는 “현재 기본계획은 지극히 관리 주체의 관점으로 정리됐다. 애초에 광역단위로 구성된 교육청이 전국단위 고교유형까지 모두 관리하는 것부터 모순이다. 현재 고입의 틀은 민선 교육감 체제에서 제정된 일시적인 틀로 고교유형별 관리 주체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았다고 본다. 관리 주체를 포함해 전기고 후기고 등의 선발 시기까지 전체적으로 고입의 틀을 개편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학년 고교 입시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지난달 3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고입전형 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2025학년 고교 입시의 윤곽이 드러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특차’ 영재학교 8개교.. 요강 공개 시기조차 제각각>
전국 영재학교 8개교는 기본계획 일정을 기준으로 하는 다른 고교와 달리 별도의 일정을 운영해 학생을 선발한다. 서울교육청이 배포한 기본계획 자료에도 영재학교인 서울과고만 전형일정이 나와있지 않았고, 부산교육청 대전교육청 세종교육청 경기교육청 역시 각 한국영재 대전과고 세종영재 경기과고의 전형일정과 전형계획을 포함하지 않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기본계획에 일정이 명확히 나와있는 곳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운영되는 학교들로 영재교육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영재학교와 근거 법률이 달라 일정 공시에서도 빠졌다”며 “다만, 별도로 교육혁신과와 대략적인 전형일정을 협의하기는 한다”고 밝혔다. 전형 시기에 따라 전기와 후기로 구분되는 고입 체계에서 영재학교는 전기고로 분류되긴 하지만, 사실상 세부 사안은 개별 학교 공시를 통해서만 알 수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개별 학교가 입시요강을 발표할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다.

통상 영재학교는 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 원서를 접수한다. 현재 유일하게 2025학년 모집요강을 공개한 인천영재와 학교 홈페이지에 전형 일정을 먼저 발표한 대구과고 광주과고만 봐도 지난해와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인천영재 대구과고 광주과고는 모두 5월22일부터 24일 원서접수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한국영재의 장영실전형의 경우 영재학교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입시를 진행한다. 4월1일부터 1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한국영재의 일반전형을 포함한 전국 8개 영재학교의 2단계 전형일은 모두 7월7일일 가능성이 높다. 영재학교는 중복지원이 허용됐던 2017학년부터 입시혼란을 줄이고 지원과열을 완화하고자 2단계 영재성검사 일정을 통일해오고 있다. 

<전기 ‘광역단위 모집’ 과고.. 7개 지역 8월26일부터>
영재학교 모집이 종료된 후 과고를 필두로 본격적인 고입의 막이 오른다. 올해는 서울(한성과고 세종과고) 대구(대구일과고) 인천(인천과고 인천진산과고) 대전(대전동신과고) 경북(경북과고) 경기(경기북과고) 경남(경남과고 창원과고)까지 7개 지역의 10개교가 8월26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마감일정은 대전동신과고가 27일로 가장 빠르고, 한성과고 세종과고 대구일과고 인천과고 인천진산과고가 28일까지, 경기북과고 경북과고 경남과고 창원과고가 30일까지다. 부산의 2개 과고(부산과고 부산일과고)는 8월27일부터 29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울산과고는 8월2일부터 30일까지, 충북과고는 28일부터 9월2일까지다. 전남과고는 9월2일부터 5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강원과고 충남과고 전북과고 제주과고는 정확한 원서접수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후기 ‘전국/광역단위 모집’ 12월부터.. 학교별 일정 차이>
- ‘전국단위’ 자사고 10개교, 농어촌 자율학교 등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고교유형은 전국자사고, 농어촌 자율학교 등이다. 전국자사고 가운데선 하나고 포항제철고 김천고 인천하늘고를 필두로 12월4일부터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이어 상산고가 5일부터, 북일고 외대부고가 6일부터, 광양제철고 현대청운고가 9일부터, 민사고가 10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전형방법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기주도학습전형이다.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 등을 진행한다. 

마찬가지로 전국단위 모집을 실시하는 농어촌 자율학교로는 거창고(경남) 거창대성고(경남) 공주사대부고(충남) 남해해성고(경남) 익산고(전북) 창녕옥야고(경남) 풍산고(경북) 한일고(충남) 등이 있다. 비평준화 일반고에 해당되기 때문에 다른 특목자사고 등과 이중지원이 불가하다. 대부분 내신 성적으로만 평가하고, 익산고만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운영하는 특징이 있다. 

경기 한민고의 군인자녀 전형 또한 전국단위로 모집한다. 기본적으로 타 지역의 비평준화 일반고에 지원하는 경우 거주 지역 내 일반고와의 이중지원이 불가하지만,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군인자녀 전형에 한해 이중지원이 가능하도록 예외를 두고 있다. 한민고에 지원하면서 거주지 인근의 일반고에도 동시에 지원할 수 있는 식이다. ‘군인자녀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하여 설립하는 고등학교의 학생 모집 등에 관한 특례 규정’에 따른 조치다. 단 한민고에 합격할 경우에는 지역 내 일반고 전형 대상에서 제외한다. 

- ‘준 전국단위’ 국제고 8개교.. 국제고 없는 11개 시도 ‘주목’
국제고는 ‘준 전국단위’ 모집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고와 국제고 간 통합이 가능하게 되면서 모집범위 또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상당수의 외고가 2025학년에는 ‘외고’ 유형을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대구교육청에 따르면 2025부터 대구국제고는 대구광역시와 국제고가 없는 광역시/도 중 경북 경남 충남 충북 광주 전남 전북 강원 제주에서도 신입생을 모집한다. 교차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은 경북 경남 충남 충북 전남 전북 제주 지역의 외고가 국제계열 교육을 운영하지 않는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대전과 울산의 경우 현재 국제고는 없고 외고만 있는 상황이지만, 대구국제고 지원을 허용하지 않는다. 추후 변동될 여지가 많은 만큼 올해 국제고의 모집범위는 9월 초까지 공개되는 모집요강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원서접수 일정은 서울국제고가 12월4일부터로 가장 빠르다. 대구국제고 인천국제고는 5일부터 9일까지, 청심국제고는 6일부터 12일까지, 부산국제고는 9일부터 11일까지, 세종국제고는 10일부터 12일까지 원서를 접수한다. 

- ‘광역단위’ 외고 28개교 자사고 24개교
외고는 경북외고와 대원외고 대일외고 명덕외고 서울외고 이화외고 한영외고 등 서울 소재 외고 5개교가 12월4일부터로 원서접수 일정이 가장 빠르다. 이어 대구외고 미추홀외고 인천외고가 5일부터, 충남외고와 경기외고 고양외고 과천외고 김포외고 동두천외고 성남외고 수원외고 안양외고 등 경기 소재 외고 8개교가 6일부터, 대전외고 부산외고 울산외고 전남외고 청주외고가 9일부터다. 경남외고 김해외고는 12일부터, 전북외고와 제주외고는 13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광역자사고는 서울 16개교(경희고 대광고 배재고 보인고 선덕고 세화고 세화여고 신일고 양정고 이화여고 이대부고 장훈고 중동고 중앙고 한대부고 현대고 휘문고)를 필두로 4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계성고 인천포스코고는 5일부터, 안산동산고 충남삼성고는 6일부터, 대전대성고 대전대신고 부일외고 해운대고는 9일부터 원서를 접수한다. 광역자사고는 1단계 서류, 2단계 면접을 시행하는 게 보통이다. 서울 광역자사고의 경우 원서접수 경쟁률에 따라 선발 방식이 달라지는 특징이 있다. 보통 1단계에서 추첨, 2단계에서 면접을 진행하지만 경쟁률이 낮으면 면접을 아예 생략하고 추첨만 진행하기도 한다. 

<2025 ‘사통’ 개편.. 모집인원 일부 일반으로 이월>
올해 고입에서는 광역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 선발인원이 확대될 전망이다. 2025고입부터 사통 모집인원 중 일부를 일반으로 이월해 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4고입을 기준으로 사통에서 일반으로 이월될 수 있는 선발인원을 가늠해보면 서울 광역자사고는 약 400명, 전국 외고는 150명에 이른다. 이외 비서울 광역자사고는 27명, 국제고는 2명이다. 

단 사통 지원자가 늘어나면 일반으로의 이월인원은 줄어들게 된다. 이달 16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에 따르면 특목자사고는 사통 모집인원에서 지원자를 뺀 인원의 50%만 일반으로 충원할 수 있다. 일례로 사통 모집인원 40명 중 지원자가 20명에 그쳤다면, 나머지 20명의 절반인 10명만 일반으로 이월해 선발할 수 있는 식이다. 2024고입 6개 서울 광역자사고의 사통 모집인원은 1296명, 지원자는 495명으로 미충원 인원이 총 801명이었다. 2025고입에도 비슷한 규모로 미충원 인원이 발생한다면 절반인 400명이 일반으로 이월 가능한 셈이다. 

광역자사고와는 달리 전국자사고는 오히려 사통 모집인원이 확대된다. 일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옛 자립형사립고로 사통 선발의무가 없던 민사고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 상산고 현대청운고는 올해부터 광역자사고와 마찬가지로 정원의 20%를 사통으로 의무선발해야 한다. 학교별로 살펴보면 상산고의 사통 모집인원은 기존 20명에서 67명(▲47명)으로, 민사고는 1명에서 32명(▲31명)으로, 포항제철고는 30명에서 60명(▲30명)으로, 광양제철고는 22명에서 45명(▲23명)으로, 현대청운고는 16명에서 36명(▲20명)으로 증가한다. 북일고 72명, 외대부고 70명, 김천고 48명, 인천하늘고 45명, 하나고 40명은 이미 20% 의무선발을 적용받고 있던 규모로 올해 역시 동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중 2024고입을 통해 일반으로 이월이 가능한 인원을 가늠해보면 북일고 8명(미충원 15명), 김천고 5명(10명) 수준이다. 

<‘광역단위’ 교육청 관리 한계.. 기본계획 체계 개편해야>
기본계획은 고교 입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들어 둔 기본적인 체계라 볼 수 있지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한눈에 고교 선택지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기본계획에 영재학교가 포함되지 않는 것부터 문제다. 근거로 하는 법령이 달라 기본계획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인데, 국방부가 관할하는 4개 사관학교와 경찰청 소속의 경찰대학이 법령과 무관하게 자발적으로 대입의 틀을 따라 사전예고제를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영재학교 또한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일련의 고입의 틀을 동등하게 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소재지와는 무관하게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 자사고나 농어촌 자율학교에 대한 입학정보가 각 시도교육청의 기본계획에 흩어져 있다는 점도 한계다. 현재 기본계획은 고교의 소재지에 따라 각 광역단위로 정리돼 있어서 전국자사고에 진학하고자 하는 수요자는 10개교가 속한 9개 시도교육청의 기본계획을 모두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농어촌 자율학교나 광역단위 일반고까지 비교하고 싶다면 참고해야 하는 기본계획이 10개 이상으로 더 늘어나는 셈이다. 한 고입 전문가는 “현재 기본계획은 지극히 관리 주체 관점에서 정리된 자료다. 광역단위 관리 주체인 교육청 입장에서 기본계획을 정리하다 보니 소재지별로 고교가 구분됐으나, 막상 고교를 선택해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본다면 전국단위 모집과 광역단위 모집으로 정리된 자료가 필요하다. 교육정책의 주체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결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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