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 의대 학부 2929명 '확대'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의대 입시 지형이 또 다시 출렁일 예정이다. 지난해 기존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의 사례처럼 제주대가 의대 전환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제주대는 8년간 유지해온 의전원의 의대전환이 최근 교육부로부터 승인됐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대와 더불어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을 실시해 온 동국대(경주)가 지난해 의대 전환을 결정한 데 이어 제주대까지 의대 전환을 확정지으면서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 의전원은 모두 사라지게 됐다. 

제주대는 의대 전환에 따라 2018학년 계획했던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을 중단하고 석사과정만 20명을 모집한다. 2019학년과 2020학년에는 의전원 석사과정 20명과 의대 학부과정 40명을 병행선발하고, 2021학년부터는 학부과정 40명만 선발하게 된다.  

애초 2018학년 입시에서 수시 6명, 정시 14명 등 총 20명 선발을 계획했던 제주대가 의대 완전 전환을 위해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을 중단함에 따라 2018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기존 2601명에서 2581명으로 축소된다. 다만, 축소되는 규모가 적어 의대 입시 전반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의대 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의 경우 정시에서 군외대학으로 존재했던 의미 때문에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 중단의 무게가 컸지만, 제주대는 군외모집을 실시하지 않고 통상의 의대들과 동일한 선발을 진행한 곳이었기에 전체 모집인원에서 20명이 줄어든 것 외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현 고2가 치르게 될 2019학년 입시에서 의대 학부 모집인원이 크게 확대된다는 점이다. 제주대가 49명 학부모집을 실시하는 데다 2017학년부터 의전원 체제를 완전 포기하고 의대 전환을 위한 학사편입학 선발에 돌입한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정원 순) 등 11개교가 2020학년 마지막 학사편입학 선발을 앞두고 2019학년부터 의대 학부 모집인원을 본래대로 환원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2018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2581명이지만, 이는 미선발, 추가선발에 따른 인원 변동이 적용된 것으로 실제 정원은 2582명이다. 제주대와 11개 의대의 확대규모를 적용한 2019학년 의대 학부정원은 전년 대비 347명 확대된 2929명이 될 예정이다. 2019학년 확대된 의대 학부정원은 앞으로도 큰 변화없이 유지될 전망이다. 

물론 의대 입시는 또다른 ‘변수’가 존재한다. 그간 평가/인증을 사실상 ‘거부’하다시피 해온 서남대 의대가 인증 결과에 따라 모집정지/폐지 수순을 밟을 수 있고, 의전원 체제를 공고히 유지해온 3개교가 의대로 전환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지난해부터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국립보건의대(공공의대)의 설립 가능성도 있다. 다만, 변수들은 모두 아직은 가능성 수준에 머물러 있어 현재로서는 2019학년 의대 학부정원인 2929명이 유지될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의대 입시 지형이 또 다시 출렁일 예정이다. 지난해 기존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의 사례처럼 제주대가 의대 전환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2018학년 의대 모집인원은 기존 2601명에서 2581명으로 줄며, 2019학년 의대 모집인원은 2929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사진=제주대 제공

<제주대 의대전환 교육부 승인.. 막 내린 학/석사 통합과정>
제주대는 최근 교육부로부터 의전원의 의대 전환을 승인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제주대가 2019학년 의대로의 학제개편을 계획 중인 것은 올해 초 발표된 연간업무계획 등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교육부로부터 승인 받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번 의대 전환 승인으로 제주대는 2021학년부터 완전한 의대 단일 체제로 신입생을 선발하게 됐다. 

제주대가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로 전환하는 것은 의전원 도입에 따른 부작용 때문이다. 다양한 전공 출신들의 의학 접목, 기초의학 육성 등 의전원의 장점이 십분 발휘될 것으로 믿고 의전원 체제를 도입했지만, 실제로는 특정과 기피현상, 전공의 수련 포기사례, 입학자 전원 기초의학 기피/임상선택 등의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했다. 그간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로 전환한 대학들도 제주대와 크게 다르지 않은 이유였다. 

여기에 더해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선발한 학생들과 석사과정으로 선발한 학생들의 교육 트랙을 나눠야 하는 부담감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의대 체제에서 우수인재 선발이 더 쉽다는 것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에 자연계열 최상위 인재를 쓸어담다시피 하고 있다. 점수 위주 선발방법인 정시를 기준으로 보면 상위 성적대의 수험생들을 의대가 전부 확보한 후에야 서울대 공대 등으로 수험생들이 나눠지는 경향도 뚜렷하다. 김진석 제주대 의전원장이 “의대 전환으로 보다 우수한 신입생 선발이 기대된다. 제주 의대의 브랜드 가치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학부선발 시 얻을 수 있는 우수자원 확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단편적인 예로 보인다. 

제주대는 2021학년 의대 전환을 위해 2018학년 예정됐던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을 중단하고, 석사과정 모집만 진행한다. 2019학년부터 2020학년까지 학부 40명, 석사과정 20명 선발을 병행한 후 2021학년부터는 학부 40명만 모집하게 된다.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 중단, 의전원/의대 선발 병행 등이 실시되는 이유는 의전원의 학/석사 통합과정이 3년 간의 학사과정을 마친 후 석사과정을 시작하는 시점부터 의대 정원으로 합산되는 구조 때문이다.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이 3년 후의 석사 정원을 미리 당겨오는 형태이기 때문에 2018학년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을 중단해야만 2021학년 의대로 완전 전환할 수 있다. 지난해 의전원에서 의대로 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도 한 해 앞서 동일한 수순을 밟는 중이다. 

다만, 제주대의 2018학년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 중단이 전체 의대 입시에 끼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제주대의 모집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대가 지난해 2018 전형계획을 통해 발표했던 2018학년 모집인원은 총 20명에 불과했다. 수시 6명, 정시 14명으로 예년과 전형방법도 같았다. 특히 6명 모집의 수시는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분류되는 지역인재전형이었기에 더욱 모집 중단에 따른 영향이 작을 수밖에 없다. 제주지역 출신만 지원 가능한 전형으로 전국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특징 때문이다. 다군 14명 모집의 정시도 계명대 고신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순천향대 아주대 인하대 등 대안들이 충분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제주대는 의대 중 점수가 괜찮은 대학에 속한다. 다만 모집규모가 크지 않아 의대 입시 전체를 놓고 보면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대가 동국대(경주)와 달리 정시에서 군외모집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부분도 급작스런 모집중단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에게 별다른 불만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만한 지점이다. 정시에서의 3개 모집군인 가군 나군 다군에 속하지 않는 군외모집은 군별 1회 지원을 한 상태에도 추가로 지원할 수 있어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다. 수시 합격자는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는 대입 제한사항에서도 자유로워 ‘수시납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동아줄 역할도 톡톡히 한다. 때문에 지난해 군외모집이었던 동국대(경주)의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 중단이 전체 의대 입시 구도에 미친 영향은 컸다. 하지만, 군외모집이 아닌 다군 모집이었던 제주대와는 관계가 없는 사항이다. 

이번 제주대의 의대 전환으로 의전원의 학/석사통합과정 모집은 전부 사라지게 됐다. 지난해 동국대(경주), 올해 제주대 순으로 그간 학/석사 통합과정을 모집해온 2개 의전원이 전부 의대 전환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고등교육법제29조제3항(학위과정의 통합)에 근거를 두고 있는 학/석사 통합과정은 상대적으로 의대에 비해 우수자원 조기확보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는 의전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지만, 앞으로는 보기 어렵게 됐다. 물론 학/석사 통합과정이 추후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 여전히 의전원 체제를 유지 중인 강원대 건국대(글로컬) 차의과대의 3개교가 원한다면 학/석사 통합과정 선발을 실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3개 의전원이 그간 별다른 불만을 표출하지 않고 의전원 체제를 유지해온 점을 고려하면 학/석사 통합과정 도입 가능성은 크지 않다. 

<또 다시 출렁이는 2018 의대입시.. 어떻게 변화하나>
2018학년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을 실시할 것으로 예정돼있던 제주대가 의대 전환을 위해 한시적으로 모집을 중단하게 되면서 2018학년 의대 입시 전반에도 변화가 발생하게 됐다. 2018학년 학부모집을 실시하는 의대(의전원 포함)가 전국 38개교에서 37개교로 줄어드는 데 더해 제주대가 선발예정이던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과 정시 다군에서 각각 모집인원이 줄면서 올해 예정돼있던 의대 학부모집(학/석사통합과정 모집 포함)의 전체 인원도 축소된다. 

제주대의 의대전환 확정 이전 예정돼있던 2018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 규모는 2601명이었다. 제주대가 수시 6명, 정시 14명의 학/석사 통합과정 모집을 중단하기로 확정 지으면서 전체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2581명으로 축소됐다. 수시의 경우 학생부교과전형이 633명에서 627명으로 축소됐고, 정시의 경우 다군이 210명에서 196명으로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제주대가 제외되며 모집인원이 바뀐 것 외에 의대 입시 전반에 별다른 변화는 없다. 전형별로 보면, 학생부교과전형 627명(전체 모집인원 대비 24.3%) 학생부종합전형 667명(25.8%) 논술전형 253명(9.8%) 특기자전형 45명(1.7%)으로 1592명(61.7%) 모집예정인 수시와 가군 446명(17.3%) 나군 298명(11.5%), 다군 196명(7.6%)으로 940명 모집예정인 정시, 그밖에 수시/정시 중 모집방법을 아직 확정짓지 못한 동국대(경주)의 전체 의대 모집인원 49명까지 총 2581명을 대학별/전형별로 각각 모집한다. 추후 동국대(경주)가 전형방법을 확정/발표하면 전형별 비중/인원은 조금씩 변화를 맞게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제주대의 선발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변화지점이 없다. 17개대학의 27개전형이 449명을 수능최저를 적용해 선발하고, 11개대학의 15개전형이 218명을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은 채로 선발할 예정이다. 수능최저 미적용의 일반전형, 수능최저 적용의 지역균형선발전형을 실시하는 서울대를 필두로 가톨릭대 연세대 성균관대 고려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한림대 순천향대 등 선호도가 높은 의대들이 학종선발을 실시하기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다. 

다만, 학종 중에는 지역 내 고교 졸업(예정)자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는 지역인재전형이 상당히 많으므로 지원 가능 여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학종 중에서는 가톨릭관동대 경북대 부산대 연세대(원주) 원광대 전남대 한림대,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학종 중에서는 계명대 순천향대 충북대 등이 지역인재를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더하여 상대적인 사회적 약자들을 배려하는 고른기회전형과 학교장 등의 추천을 요구하는 전형들도 있으므로 지원자격을 획득할 수 있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지역인재 외에는 올해부터 의대선발을 도입한 단국대의 DKU인재, 다중미니면접을 실시하는 서울대 일반전형과 한림대 학교생활우수자전형 등을 주목할만하다. 그간 정시로만 의대 선발을 실시해온 단국대는 대표 학종인 DKU인재를 통해 10명의 의대생을 선발한다.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1과목)의 4개영역 등급합 5 이내라는 수능최저만 충족하면 면접없이 서류평가100%로 선발을 진행하므로 수험생의 부담감을 크게 덜어줄 전망이다. 인성 측면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 다중미니면접은 면접실을 돌며 상황/제시문 면접 등이 실시되는 방식이므로 면접실 수와 시간 등을 미리 숙지해둘 필요가 있다.  

학종 다음으로 수시에서 선발규모가 큰 학생부교과전형은 9개대학의 13개전형이 250명을 면접 실시, 14개대학의 21개전형이 377명을 면접 미실시로 각각 선발할 예정이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은 인제대의 의예/간호전형, 지역인재전형 등 2개전형 뿐이다. 나머지 학생부교과전형은 전부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모집규모는 크지만 상위대학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고교 내신을 정량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이 상위대학 입시에서 점차 없어져가는 추세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학종과 마찬가지로 지역인재전형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수도권 수험생들은 지원자격 획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면접 실시 학생부교과의 경우 건양대 고신대 대구가톨릭대 동아대 서남대 인제대, 면접 미실시 학생부교과의 경우 경북대 경상대 계명대 순천향대 영남대 을지대 전북대 조선대가 지역인재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한다. 고려대의 고교추천Ⅰ은 지역인재전형은 아니지만 고교추천을 받아야만 지원할 수 있다. 

논술전형은 12개대학의 13개전형으로 253명을 모집한다. 한양대의 논술전형을 제외하면 모두 수능최저를 적용하는 논술이다. 울산대의 지역인재를 제외하면 출신지역에 따라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는 없다. 수능최저가 1등급 3개영역에서 4개영역 등급합 5이내 등으로 상당히 높기 때문에 수능최저 충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수능최저를 충족하지 못해 논술고사를 잘 치르고도 합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선행학습금지법으로 인해 논술고사 출제범위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날 시 강도 높은 제재가 가해지면서 전반적으로 논술고사 난이도가 낮아진다는 점이 수험생들을 끌어모으는 부분이다. 특히, 유일하게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한양대 논술고사의 경우 자연계열에서 논술에 자신있는 수험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입에서 지속적으로 축세 추세인 특기자전형은 연세대 고려대 연세대(원주) 이화여대의 4개대학에만 남아있다. 논술과 더불어 특기자를 입시의 중심으로 삼고 있는 연세대가 27명이라는 상당한 인원을 모집하는 데 더해 고려대가 10명, 연세대(원주)가 3명, 이화여대가 5명을 각각 특기자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수능최저 적용없이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이 실시되는 유사한 전형방법이다. 단, 서류확인 면접을 공언한 고려대와 달리 연세대는 자연과학적 심층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면접, 연세대(원주)는 대학 수학에 필요한 수학/과학적 사고능력 측정의 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므로 면접에 필히 대비해야 한다. 이화여대는 추후 모집요강을 통해 면접방식을 공개할 에정이다. 

수시와 비교하면 모집인원이 적은 편이지만, 정시는 여전히 단일전형 기준 최다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이다. 아직 전형방법을 확정/발표하지 않은 동국대(경주)가 49명 전원을 수시에서 뽑는다 하더라도 정시가 의대 입시에서 가장 비중이 크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 정시선발 대학 수만 1개교 줄었을 뿐이다. 아직 전형방법을 확정하지 못한 동국대(경주)가 정시를 배제하고 수시로만 선발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동국대(경주)를 포함한 37개교가 올해 정시선발을 실시하는 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능을 중심으로 한 정량평가 방식의 정시는 대부분 수능100%의 전형방법이다. 가군에서는 서울대 인제대, 나군에서는 고려대만 면접을 치를 예정이다. 다군의 서남대도 면접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평가/인증 문제로 존속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면접 실시 대학 외에는 연세대가 교과5%+비교과5%, 을지대와 한양대가 각각 교과10%, 가톨릭관동대 일반전형이 교과40%를 반영하지만, 당락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후 모집요강을 통해 내신 반영방법을 가늠해봐야 하는 것은 맞으나, 통상 정시에서의 교과성적은 최고점과 최저점의 차이가 작아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철저히 정량평가로 진행되는 정시에서는 작은 점수격차로 당락이 갈리는 일도 종종 있다. 내신이 너무 낮은 경우라면 교과/비교과 반영대학에 지원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9 의대입시 347명 확대 예정.. 총정원 2929명>
제주대가 의대 전환을 위해 2018학년에 한해 학부모집을 중단하고, 2019학년부터 학부모집을 재개함에 따라 본래 확대예정이던 2019학년 의대 학부모집 인원은 더욱 확대폭을 넓힐 전망이다. 2017학년부터 의전원 체제를 완전 포기하고 의대 전환을 위해 학사편입학 선발을 시작한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정원 순) 등 11개 의대가 2020학년 마지막 학사편입학 선발을 앞두고 2019학년부터 의대 학부 모집인원을 의전원 이전 본래 의대 정원대로 환원할 계획인 때문이다. 

2018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2581명이지만, 이는 미선발, 추가선발에 따른 인원 변동이 적용된 것으로 실제 정원은 2582명이다. 제주대와 11개 의대의 확대규모를 적용한 2019학년 의대 학부정원은 전년 대비 347명 확대된 2929명이 될 예정이다. 2018학년의 실제 학부모집인원인 2581명과 비교하더라도 2019학년 의대 학부 모집인원의 확대 폭이 크다는 점은 같다. 

수험생들의 관심이 해가 지날수록 높아져만 가는 의대의 상황을 고려하면, 2019학년 대입을 치르게 될 현 고2는 최근 몇 년 중 가장 의대 모집인원이 커진 상황에 맞닥뜨리게 된다. 의대 모집인원의 확대로 자연계열 상위 수험생들의 재수/반수 열풍도 덩달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예년 대비 의대 모집인원은 늘어나고 학령인구는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의대에 대한 관심도 계속해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확대되는 의대 입시의 전형방법/일정 등을 담은 2019학년 전형계획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개별 대학들은 승인을 받기 위해 대교협에 3월말까지 제출하는 절차를 거쳐 4월 중 전형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향후 학습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전형계획을 통해 미리 의대 지형을 가늠해두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대 전환을 확정한 제주대의 경우 2019학년 전형계획에 의대 선발계획이 수록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경주)와 마찬가지로 학제 개편절차가 마무리 된 후에나 의대 선발방법을 공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제주대 입학관계자는 “승인이 상당히 늦게 났기 때문에 의대 관련 내용을 전형계획에 담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며, “최대한 빨리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의대 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도 학제개편 마무리 문제로 아직까지 2018학년 모집방법을 공고하지 않은 상황이다. 동국대(경주) 입학관계자는 2~3월중에라도 학제개편이 완료되면 선발계획을 공고하겠다고 밝혔지만, 계속해서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 

<매년 되풀이되는 의대 모집인원 변경.. 이유는?>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매년 바뀌고 있다. 미선발/추가선발로 인한 모집인원의 일시적인 변경을 제외하고 정원을 기준으로 보면, 2016학년 2299명이던 의대 학부모집 정원은 2017학년 2480명을 거쳐 2018학년 2582명, 2019학년 2929명으로 한 해도 빠짐없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다. ‘의사 양성기관’이라 할 수 있는 의대/의전원의 복잡한 체제 때문이다. 2005학년 처음 의전원이 도입되던 시기부터 의대 구조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밀어붙인 의전원 체제를 수용할지가 문제였다. 당시 전국 41개 의대는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의대체제 유지대학 ▲의전원 전환 대학으로 선택지가 갈렸다. 이후 전개 과정에서 또 다시 정원 환원시기, 의전원 포기 시기 등이 나뉘면서 현재의 복잡한 체제로 이어졌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의 경우 전부 의전원을 포기하고 의대 체제로 돌아섰지만 학사편입학 종료 시점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의전원 전환대학들도 △학부선발 없는 의전원 유지 △학부선발(학/석사 통합과정 선발) 실시하다 의대 전환 결정 △의대로 재전환 중 하나를 선택하면서 복잡 양상을 보이게 됐다. 

현재 전국에는 41개 의대/의전원이 있다. 지난해 의대 전환을 결정한 동국대(경주)와 제주대를 의대로 분류하면, 38개 의대, 3개 의전원 체제다. 강원대 건국대(글로컬) 차의과대만이 의전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입시에서는 38개 의대를 동일하게 바라보지 않는다. ▲학/석사 통합과정을 선발해오다 의대로 전환한 동국대(경주) 제주대의 2개교를 비롯해 ▲학/석사 통합과정을 선발하지 않는 의전원에서 의대로 재전환을 택한 대학 11개교 ▲의대/의전원을 병행하다 의전원을 포기하고 의대로 완전히 돌아선 대학 11개교 ▲의전원 도입 없이 일관되게 의대 체제를 유지한 14개교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의 의대 전환 시기를 알아야만 현재 진행 중인 의대 학부모집 정원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11개교.. 2017학년 9개교 이어 2018학년 2개교 의대 전환 종료
서울대 전남대 연세대(서울) 한양대(서울) 고려대(서울) 중앙대 영남대 충북대 동아대 성균관대 아주대의 11개교는 의대와 의전원을 병행하다 의전원을 포기하고 완전한 의대 체제를 선택한  곳이다. 정부 차원에서 가해지는 의전원 전환에 대한 압박을 떨쳐내지 못해 의전원을 일부 도입했으나, 이후 의전원 체제를 포기하고 의대 선발만을 남겼다. 

2002년 김대중 정부는 지식/사회경험 등을 접목시킨 의료인 양성을 목적으로 의전원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하고 대학들에게 의전원 전환신청을 하도록 권장했다. 그 결과 2005학년 국내 최초로 건국대 포천중문의대(현 차의과대)가 의전원 전환을 결정했으며, 경희대도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의대가 41개교란 점을 고려하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의전원으로의 체제변환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본래 정부의 계획은 시범사업 격으로 의전원을 추진하고 경과를 살펴본 후 의대와 의전원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 의사양성체제인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었지만, 대학들이 전반적으로 의전원 전환에 소극적이자 상황은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는 의전원 전환 여부를 로스쿨 선정에 참고하겠다며 일부 정원이라도 의전원으로 전환하라는 강경책을 썼다. 그 결과 로스쿨 선정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던 상위대학들을 중심으로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는 11개교 체제가 2009학년부터 시작됐다.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11개교는 2014학년까지 의전원 선발을 실시했으나, 2015학년부터는 의전원체제를 포기, 의대로 전환하겠다고 결정했다. 의전원과 의대를 동시 선발할 시 수업을 투트랙으로 구성해야 해 대학의 부담이 큰 데다 굳이 의전원 선발을 실시하지 않아도 우수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11개교의 요청은 받아들여졌지만 그간 의전원 입시를 준비해 온 수험생들이 문제였다. 의전원의 정원이 한 순간 대폭 줄어든다면 그간 의전원 체제가 존속될 것으로 믿고 공부 해온 수험생들이 의사가 되는 길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업었다. 교육부는 대학들과 협의해 2018학년까지 의대에 한해 학사편입학 제도를 실시하기로 했다. 본래 학사편입학은 학부 재학생의 결원이 생기는 경우에 한해 실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갑자기 정원을 줄이면 의전원 입시에서 활용되는 MEET 등을 준비해 오던 의전원 수험생들에게 진학 기회를 뺏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관점에서 예외를 둔 것이다. 학사편입학의 규모는 대학별 정원의 30% 수준으로 정해졌다. 

학사편입학은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한 후 편입을 통해 입학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입학과 동시에 대학 3학년 과정(본과 1년)이 된다. 때문에 2년 전부터 학부 정원을 줄여 장래의 학사편입학 정원을 확보하는 일이 관건이다. 예를 들어 2018학년 학사편입학 30명을 선발하는 정원 100명 의대는 2016학년 학부 신입생을 70명만 선발해 추후 학사편입을 통해 보충되는 30명의 인원을 결원으로 둬야 한다. 11개교는 2018학년까지 학사편입학을 실시하기 때문에 2016학년까지만 일부 정원을 결원으로 두고 학부 모집을 실시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2017학년부터는 학사편입학 없이 의대 정원이 전부 학부모집으로 환원될 예정이었다. 

다만, 계획됐던 2017학년 11개교의 의대 학부모집 환원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서울대와 연세대(서울)가 2018학년이 아닌 2019학년까지 학사편입학을 연장 실시하기로 결정하면서 2017학년까지 결원을 두고 학부모집을 제한적으로 실시하게 됐기 때문이다. 2011년 의대 전환을 허용하고, 의대 학사편입제도 관련 방침을 공지한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가 4년 후 학사편입학 연장 여부를 대학들의 자율에 맡긴다고 공문을 발송한 결과였다. 뒤늦게 교육부가 4년 간의 학사편입학으로 수험생의 신뢰보호 취지를 달성했고, 결원이 생길 때 실시하도록 학사편입학을 규정한 고등교육법을 볼 때 학사편입학을 추가 실시할 근거가 없다며 서울대와 연세대(서울)를 설득하려 했으나 이미 2019학년 학사편입학 실시 여부와 2017학년 학부 모집인원이 공지된 상황에서 늦은 조치였다. 결국 예외적으로 교육부가 서울대 연세대(서울)에 1년의 학사편입학 연장을 허용하면서 의대/의전원 병행 11개대학 중 9개대학은 2016학년까지, 2개 대학은 2017학년까지 각각 일부 결원을 남겨둔 채 학부모집을 실시하게 됐다. 정해진 수순에 따라 서울대와 연세대(서울)을 제외한 9개대학은 2017학년부터 이미 학부 모집인원을 본래 정원대로 환원한 상태며 올해 치러질 2018학년 입시부터 남은 서울대와 연세대(서울)의 학부 모집정원이 환원될 예정이다. 

- 의전원에서 의대전환 11개교, 2019학년부터 의대로 완전전환
조선대 부산대 경북대 경희대 전북대 충남대 가톨릭대 경상대 이화여대 인하대 가천대의 11개교는 일부 자발적 전환대학이 있긴 하나 의대/의전원 병행대학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로스쿨 연계 등의 압박을 이기지 못해 의전원 전환을 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전원/의대 병행대학과의 차이점은 의전원과 의대를 병행하지 않고 완전히 의전원으로 전환했었다는 점이다. 

의전원으로 완전 전환했던 11개교는 2016학년까지 의전원 선발을 실시했으나, 지난해 치러진 2017 입시부터 의전원 체제를 전면 포기했다. 다만, 의대/의전원 병행대학 11개교와 마찬가지로 그간 MEET 등을 준비해온 의전원 수험생들의 신뢰보호를 위해 동일하게 4년간 정원의 30% 수준에서 학사편입학제도를 실시한 후 온전한 의대 체제로의 전환하기로 했다. 마지막 학사편입학이 실시되는 시점은 2020학년이다. 2020학년의 학사편입학 정원을 2018학년 미리 확보해야 하는 사정으로 올해까지는 일부 정원이 학사편입학에 배정된 상황이지만, 내년에 치러질 2019학년 입시부터는 본래 정원으로 학부 모집인원이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717명에서 내년 1024명으로의 대폭 확대다. 

의전원에서 의대로 전환하는 11개교에서는 서울대 연세대(서울)과 같은 학사편입학 연장 논란을 찾아볼 수 없다. 학사편입학 제도의 미비점을 인지한 교육부는 의전원의 의대 전환 과정에서 학사편입학 연장이 불가능하다고 규정했다. 

- 의대체제 유지 14개교
의전원이 도입되며, 병행 또는 의전원으로의 완전전환을 택했던 대학들과 달리 순천향대 연세대(원주) 인제대 계명대 고신대 한림대 원광대 가톨릭관동대 서남대 건양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 등은 의전원을 도입하지 않고 의대 체제를 유지했다. 로스쿨 연계를 무기삼아 의전원 도입이 사실상 반 강제되는 상황이었지만, 14개교는 끝까지 의전원 도입을 거부했다. 로스쿨 유치전과 다소 거리가 먼 대학들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4개교 중 로스쿨 유치에 성공한 대학은 원광대 뿐이다. 

의전원 도입을 거부한 14개대학은 정원변동 없이 합산 정원 890명을 계속해서 유지해왔다. 대학별 정원은 순천향대 연세대(원주) 인제대는 각 93명, 계명대 고신대 한림대 원광대는 각 76명, 가톨릭관동대 서남대 건양대 건양대는 각 49명, 단국대 대구가톨릭대 울산대 을지대는 각 40명이다. 간혹 입시에서 모집인원이 변동되는 경우가 있긴 하나, 이는 신입생 충원을 일부 하지 못했을 시 2년 후 입시에서 그만큼 모집인원을 확대하거나, 동점자 처리기준 등에 따라 정해진 정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추가선발한 경우 2년 후 입시에서 그만큼 모집인원을 축소하도록 돼있는 대입 구조에 의한 것으로 정원 변동과는 구분된다.

<의대 모집인원 2019학년부터 고정.. 변수 남아>
2019학년 2929명의 정원으로 확대된 의대 학부 모집인원은 향후 고정된 모습일 가능성이 높다. 의전원 포기에 따라 실시되는 학사편입학 종료시점, 그에 따른 학부모집 환원 시기가 달라 매년 어쩔 수 없는 모집인원 변동을 겪어야 했던 최근의 사정과는 달리 2019학년 이후로는 특별한 변화가 예정돼있지 않은 때문이다. 당분간은 현재와 같은 2929명의 의대 학부모집 정원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봐야 한다. 

다만, 변수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서남대의 평가/인증 ▲국립 의대 신설이 언제든지 의대 입시에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상황이다. 더하여 아직 의전원 체제를 유지 중인 ▲3개 의전원의 의대 전환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지난해 동국대(경주), 올해 제주대의 연속적인 의전원 이탈은 사실상 의전원 체제의 종말로 평가받을 정도이기에 아직 계획을 밝힌 적이 없을 뿐 3개 의전원도 내심 의대로의 전환을 염두에 두고 있을 수 있다. 갑작스런 전환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지 의대 입시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지점이다. 

- 서남대 의대 모집정지/폐지 수순 밟나.. 전체 정원은 변동 없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은 서남대 의대가 과연 존속할 수 있을지 여부다. 서남대는 그간 설립자가 교비횡령 혐의로 구속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던 대학으로 2010년 학자금대출제한대학, 2011~2012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 2013년~2014년 정부재정지원제한대학/경영부실대학,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 E(최하)등급 등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관련 모든 불명예 타이틀을 전부 받을 정도로 부실한 운영을 해왔다. 의대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었다. 

서남대 의대는  2011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인증을 거부한 것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임상실습시간 부족 등 부실운영으로 졸업생의 의사면허 취소 위기를 맞았다. 급기야 서남대 의대가 부실 의료인 양성기관이란 판단을 내린 교육부가 폐지를 추진했으나, 서남대 측은 폐과결정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교육부 감사결과 취소소송 등을 거쳐 신입생을 다시 선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교육부는 서남남대 의대에 대한 현장평가를 실시, 19개 평가지표 중 전임교원 부족, 실습교육 예산편성 미흡, 실습교육체계 미흡 등 15개 지표에 대한 미충족을 이유로 다시금 2015학년 수시모집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서남대 측은 가처분 신청 등을 통해 지난해까지도 아무 문제 없이 학생 선발을 해왔다. 기본적인 평가/인증조차 통과하지 못할 만큼 부족한 내실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폐지를 강제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상황은 지난해 고등교육법/의료법 개정안 등이 시행되면서 반전됐다. 5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해2월2일부터 시행된 의료법 개정안은 “고등교육법 제11조의2에 따른 인정기관의 인증을 받은 의학/치의학/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을 졸업(할 것)”을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면허의 전제 조건으로 규정했으며, 6월23일부터 시행된 고등교육법 제11조의 2는 “의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에 해당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인정기관의 평가/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지난해 말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고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은 의학/치의학/한의학/간호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과/학부/전문대학원 등이 평가/인증을 신청하지 않거나 평가/인증을 받지 않는 위반사항에 대해 1차제재로 100% 범위에서 모집정지 처분을 내리고, 2차제재로 폐지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평가/인증을 받지 못한 의대에 모집정지/폐지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한 데 더해 입학한 신입생의 의사 면허 취득도 불가능하도록 해 더 이상 대학이 독단적으로 의대 운영을 이어나갈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서남대는 결국 이달 6일부터 9일까지 의대 평가/인증을 주관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현장 평가를 받았다. 올해 초에는 의평원이 요구한 예산지원 현황, 실습/교육 시설 현황, 협력 병원의 임상실습 가능 여부 등을 담은 자체 평가보고서도 제출했다. 의평원은 서남대의 인증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의대 인증판정 평가위를 이달 말 소집해 놓은 상태다. 서남대에 대한 평가결과는 4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향후 결과가 어떻게 나올 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지만 업계에서는 그간 서남대 의대가 계속해서 평가/인증을 받지 못했던 사정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인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만약 서남대 의대가 인증을 받지 못한다면 모집정지/폐지 처분으로 이어지게 된다. 

다만, 서남대가 실제 모집정지/폐지 처분을 받게 된다 하더라도 의대 전체 정원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남대 의대가 사라진다 하더라도 매년 배출돼야 할 의사 수를 고려한 의사양성기관(의대/의전원)의 전체 정원은 3058명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서남대 의대를 폐지시켜 전체 의사양성기관의 정원을 줄이는 것도 가능하긴 하나 그간 발표된 대학전공별 인력수급전망 등을 볼 때 의사는 공급보다는 수요가 많은 직업이므로 가능성이 놆지 않다. 결국, 서남대 의대가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 정원을 흡수하기 위한 지역 대학들의 각축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목포대 창원대 공주대 순천대 등이 서남대 의대의 정원흡수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 국립보건의대 설립 ‘급물살’.. 의료계 반대 관건
그간 도서/산간 등 의료 취약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와 특정 과 기피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국회와 보건복지부가 한마음으로 설립의지를 보여온 국립보건의대 설립 문제는 올해 들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이 재작년 보건복지위 회의에서 “의료취약지에 부족한 공공인력 양성을 위해 의대를 신설하는 것에 대해 근본적으로 동의한다. 대학 신설의견에 대해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국회 업무보고에서 국립보건의대 설립 필요성을 강하게 피력하는 등 일관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9대 국회에서 계류된 끝에 끝끝내 통과되지 못한 국립의대설치법도 20대 국회에서 다시금 3건이나 계류돼 있는 상태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법안은 이정현(새누리) 의원이 내놓은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법안은 법률에 따라 1개 의대를 설치하고 학생의 학비/기숙사비 등을 국고에서 지원하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의무복무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기존 의료계의 반발이 극심하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입학 후 10년 가량 있어야 의사가 배출되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정원을 늘리는 것은 과잉 공급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립보건의대 신설을 반대하고 있다. 현재 의사 수는 충분한 상태지만, 보상이 충분치 못해 기피 과, 취약지역이 발생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현재 의사 인력에 대한 운영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현재와 같은 보상체계에서는 10년의 의무복무 이후 전부 취약지역을 떠날 것이며, 정원 확대로 인한 교육의 질 저하도 우려된다는 것이 의료계의 전언이다.

반면 보건복지부는 일본에서 이미 성공한 국립보건의대 모델인 ‘자치의대’를 들어 국립보건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자치의대는 47개 현으로부터 7명씩 추천받아 1개 현마다 2~3명을 선발해 교육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국립의대다. 의사면허를 취득한 졸업생은 정부가 지정한 병원이나 의료기관에서 2년간 수련한 후 지정한 보건의료기관에서 9년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는 국립보건의대와 유사한 형태다. 보건복지부는 일본의 자치의대 졸업생 중 3분의 2 가량이 의무복무 기간 후에도 지역에 정착한 점 등을 들어 국립보건의대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 보고 있다. 

찬반양론을 떠나 만약 국립보건의대가 신설이 확정되면 현 의대 체제에는 일대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 의대 추가와 그에 따른 모집인원 확대 뿐만 아니라 수시지원 6회제한, 수시 합격 시 정시 지원불가, 정시지원 3회제한 등의 대입 제한사항들을 적용받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의원의 법안대로라면 과기원이 미래부 소속인 것처럼 국립보건의대는 보건복지부 소속이 되기 때문에 대입제한사항의 예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보건복지부가 올해부터 연구조사사업 등을 실시하려고 계획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기 때문에 즉각 신설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 고교 재학생들의 경우 연관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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