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2016년 채용시장을 달군 이슈는 어떤것이 있을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16년 채용시장 월별 결산'을 소개했다.

<1월, 연초부터 '시끌시끌' 노동시장 양대지침 논란>
정부가 꺼내놓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의 '양대지침' 카드는 2016 대한민국 노동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안이었다.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있는 길이 열림은 물론, 임금피크제 도입의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는 등 노동 환경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 이에 노동계는 대규모 집회와 시위, 노총 간의 연대투쟁 등을 통해 강경한 대정부 투쟁을 진행하기도 했다.

첨예한 노사정 간 대립 구도 속에서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1월 청년실업률은 2000년(11.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9.5%를 기록했으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직장을 구하는 취업준비생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은 11.6%로 2015년 3월 (11.8%)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2월, K-MOVE 사업 성과 가시화.. '인력 해외유출' 논란도 불거져>
정부의 청년해외진출정책(K-Move)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가 K-Move 관련 워크숍을 통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15년도 K-Move를 통해 취업한 자는 2903명으로 전년(1679명) 대비 72.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자국민의 해외 취업에 대해 '인력 유출'이라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2015 세계 인재 보고서'(IMD World Talent Report 2015)에 따르면 인재확보 능력에서 한국은 2015년을 기준으로 조사 대상 61개국 가운데 종합 3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대비 9계단 상승한 것으로 2005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순위다. 

<3월, 진화하는 채용 기법.. 맞춤형 인재 찾는 기업들의 움직임 '뚜렷'>
'묻지마식' 지원을 막아보려는 기업들의 노력이 돋보이던 한 해였다.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를 설명하라', '본인의 행복에 대해 말해보라'는 자소서 질문을 비롯, '합숙형 다면평가 면접', '미각면접' 등 이색면접 전형도 활발히 개발된 것. SCSA(삼성), 스타오디션(KT), 스펙태클 오디션(롯데), 바이킹 챌린지(SK), HMP(한화) 등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이색전형은 이미 대표적인 채용 트렌드로 자리매김하였다.

비단 채용과정뿐만이 아니다. 기업들의 채용설명회 역시 일방향적인 정보 전달의 포맷에서 벗어나 상호소통이 가능한 장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MCN채널을 활용해 구직자들의 질문을 실시간으로 해소해주었던 이랜드의 온라인 채용설명회가 대표적이었으며, SK/LG/금호타이어 등 기업들은 모집직무와 관련된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초청형 채용설명회를 진행한 바 있다.

<4월, 고용디딤돌 사업 첫 시행.. 인공은 '한국전력공사'>
4월은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처음 시행된 달이다. 고용 디딤돌은 대기업·공공기관의 직업훈련을 '인턴십>협력업체 및 중소기업 취업>대기업 취업'과 연계하는 제도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청년구직자들은 소정의 실습비를 받으며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거쳐 취업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처음 고용디딤돌을 시행한 기업은 '한국전력공사'였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기업은 총 29개사로 한전과 지속적인 협력관계에 있는 기자재 공급 협력사와 에너지밸리 투자협약 기업 등으로 구성됐다.

<5월, '응시료 인상', '유형 변경'.. 토익에 대한 말말말>
금년 5월은 어학점수를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겨다 준 달이었을 것이다. 대표적인 공인영어시험인 토익(TOEIC)의 응시료와 유형에서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시험주관업체 ETS는 310회차 토익시험이 진행되는 5월29일부터 유형을 새로이 개편하고, 응시료도 기존 4만 2000원에서 4만 4500원으로 25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6년(3만 4000원)  이후로 31% 가량 뛴 금액이다.

국내 취업시장에서 공인영어점수 획득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토익은 취업준비는 물론, 대학 자체 졸업 영어시험, 졸업논문, 국가공무원 대체과목 등으로 활용되고 있기에 시험정책 변화에 대한 청년 구직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6월, 서울시, 일자리카페 첫 선봬>
서울시는 마포구 인근에 '일자리 카페' 1호점을 개소, 채용정보, 진로상담, 면접전략 등을 청년 구직자에게 종합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취업 준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서적이 있는 서가는 물론, 인크루트 등 주요 취업관련업체의 취업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전문 컨설턴트의 취업·진로상담과 이력서·자기소개서 클리닉 등을 통해 구직자들의 심도 있는 취업준비를 가능케 했다. 한편, 서울시는 2020년까지 매년 대학과 공공시설 등에 일자리카페를 300개소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7월, 조선업 불황으로 인력 감축 가속화>
조선업의 불황과 구조조정의 이슈가 불거진 가운데, 대형 조선 3사의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 아니라 빅3 사업장이 밀집해 있는 경남 거제와 울산지역의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대책 필요성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진 상황이다. 신입 채용시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 '빅3' 중에서는 현대중공업만이 사업본부 별로 기술, 연구 등 필수인력만을 얼마간 확충했을 따름이다.

<8월, 취업 미끼로 한 '취업사기' 기승>
취업준비생들이 무너지는 것은 '높아진 구직 문턱을 체감할 때'만이 아니었다.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 피해로 홍역을 치르는 경우도 많았다. 서울시의 다단계 상담결과 분석자료에 의하면, 4건 중 1건은 취업 등을 빙자한 대학생 피해 사례였다고 한다. 이에 시는 개강/취업 시즌에 맞춰 다시 기승을 부릴 '대학생 다단계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29일부터 '대학생 등 불법다단계 피해 주의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9월, '바보야, 문제는 '직무역량'이야' 더 자세하게, 더 구체적으로 구직자 파헤친다>
'직무역량 중시'라는 요인은 2016년 채용시장을 지배한 대표적인 키워드였다. 인크루트가 국내 30대 그룹의 자소서 질문 5000여개를 수집해 분석한 결과, 올해 자소서 질문의 평균 글자 수는 73자로 상세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제시하는 양상을 띄었다.

자소서 질문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로는 '경험(22%)'이라는 단어가 꼽혔으며, '구체적(17%)' '직무(14%)' '목표(9%)' '생각(7%)' 등이 뒤를 이었다. 지원자의 생각과 경험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헤치겠다는 기업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0월, 김영란법 시행, 조기취업자 발만 동동.. 시행 취지는 좋은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시작되면서, 조기 취업자가 출결을 하지 못할 경우 학점을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그 동안은 취업에 성공한 졸업예정자가 수강 과목 담당 교수에게 '취업계'를 내면, 교수가 이를 인정하여 학점을 부여하는 관행이 공공연히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김영란법에 의하면 이는 부정청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교육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미출석 취업자 학점부여'에 대한 학사운영 지침을 내리게 된다.

임시방편으로 문제는 해결되었으나, 근본적으로는 사회 분위기나 기업들의 채용 관행부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렵사리 취업에 성공한 예비졸업자에게 졸업장을 주지 않을 수도, 그렇다고 법에 위배되는 선택을 할 수도 없는 대학 사정과는 무관하게 우수 학생을 선점한다는 명목으로 졸업 예비 학생들을 채용하는 기업들의 채용관행이 문제시된 것.

<11월, '이력서 사진부착 금지법' 환노위 통과>
지난 11월28일 입사지원서에 사진 부착과 신체조건을 기록하는 것을 금지하는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과했다. 이력서 사진 부착 금지 법안은 기업에서 인재를 선발할 때 불필요한 정보를 보호하고, 공정성을 높이고자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실 대기업들은 이미 사진 없는 이력서 양식을 사용해오고 있었다. 삼성 현대차 LG SK 롯데 포스코 효성 CJ 등은 물론, 이제껏 지원자들의 외모를 중시해오던 아시아나 항공마저 2014년을 기점으로 사진란을 삭제했다.

그러나 다수는 여전히 이력서 사진 기입란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력서 사진은 기업이 부정응시를 막기 위해 필요로 하는 최소한의 기본정보'이며 '사진이 좋으면 어쩔 수 없이 호감이 생긴다' 등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12월, 공공기관 2017년 채용계획 발표 '역대 최다규모 기대되네'>
내년에는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청년구직난 해소를 위한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예정이다. 인크루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내년 사상 최대 규모인 2만여 명을 신규 채용할 예정이다. 가장 많은 채용을 하는 곳은 한국전력공사로 일반 1천16명, 고졸 255명 등 총 1천271명이며, 이어 한국철도공사가 일반 873명, 고졸 218명 등 총 1천91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외에 서울대병원(873명) 근로복지공단(871명) 부산대병원(856명) 한국수력원자력(661명) 한전KPS(536명) 경상대병원(507명) 경북대병원(466명) 순으로 인원을 채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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