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신승희 기자] 12명 청년들이 ‘나, 오늘 그리고 살아감’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각자의 오브제를 들고 사진을 찍었다. 사진 속 청년들의 모습은 특별하지도 유별나지도 않은 평범한 모습이다. 이야기를 쓰고 사진을 찍은 책 속의 그들은 정서적, 신체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자살 시도자이다.

우리나라 2030 청년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많은 청년들이 자살을 시도하고, 자살을 생각한다. 한번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37%는 3개월 내 재시도를 하고, 그중 27.5%는 실제로 자살에 성공한다. 이 수치 또한 신체적으로 직접적 자해를 시도한 수치에 불과하다. 실제적으로 더 많은 청년들이 ‘죽고 싶다. 죽어야겠다.’라는 정서적 자살시도를 하고 있다.

자살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위로할 필요가 있음에도, 우리 사회의 분위기는 자살을 고백한 사람들에게 차갑기만 하다. ‘유별난 사람, 정신이 나약한 사람, 어두운 사람 등’ 사회가 보내는 부정적인 시선은 힘든 시기를 보내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청할 수 없도록 입을 막고 있는 현실이다.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에 참여한 12명의 청년들은 사회가 보내는 시선을 감내하고 용기를 내서 자신의 얼굴을 드러냈다.

12명의 청년 참가자들은 8주 동안 진행된 282북스 예술 기반 사회적처방 워크숍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자신의 감정을 찾아가 표현하는 시간을 보내며 정서적 안정을 찾았다. 그 후, [나, 오늘 그리고 살아감]의 자신의 생각을 글과 사진에 담아냈다.

지난 11월 그들의 사진과 글은 전시회와 입체 낭독 퍼포먼스를 통해 공개되며, 사회에 작은 울림을 던져줬다.

12명 청년들의 이야기는 평범하다. 죽고 싶은 ‘그들이 왜 자살을 선택했는지, 어떻게 자살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누구나 겪고 있고 누구나 공감할 평범하고 불완전한 ‘나와 다르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책을 발행한 282북스 강미선 대표는 “우리는 12명 청년들의 이야기가 세상에 던지는 작은 공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지금 힘든 시간을 혼자 감내하고 있을 사람들이 용기 내 자신의 힘든 상황을 고백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이 사회는 어렵게 꺼낸 그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따듯한 마음으로 귀 기울일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책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는 사회가 가진 ‘자살’과 ‘자살 시도’에 대해 가지고 있는 불편한 시선을 바꿔 자살을 시도한 청년들이 ‘자살 시도’를 고백하고 사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회 분위기로 나아가게 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12명 청년 자살 시도자들의 이야기와 사진이 담긴 이야기 사진집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서 오는 2월 20일까지 펀딩을 진행한다.

한편, 282북스는 예술 기반 사회적처방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서울시 및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사회 소수 그룹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예술 기반 사회적처방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생산된 이야기를 전시·공연·출판·영화 등 다양한 예술 작품에 담아내 다수와 소수의 소통을 유도하여 사회의 편견과 혐오를 낮추는 일을 하고 있다.

[신간산책] 12명 청년 자살 시도자들의 이야기-'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메리골드의 꽃말을 아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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