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청 결과공개도 깜깜이'.. '집단별 공통선택과목 평균 표준편차 미공개'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지난달 25일(고3 기준) 실시한 3월학평에서 인문계 학생의 수학 성적이 가장 낮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인문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 집단의 평균 원점수가 30.54점인 반면, 미적분 응시자는 50.58점, 기하 응시자는 44.14점이었다. 확률과통계 응시자와 미적분 응시자의 원점수 평균을 비교하면 격차가 20점에 달한다. 서울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3월학평 분석결과를 15일 발표했다.

다만 이번 자료는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판단하기에는 부족한 자료였다는 게 입시업계의 평가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학에서 미적분 선택집단이 가장 우수하고 다음이 기하, 확률과 통계 선택자가 성적이 가장 낮다는 정도 밖에 알기가 어렵다”며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공개하는 것이 수험생들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데 3월학평 채점결과에서는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합친 총점의 평균과 표준편차만 공개됐다”고 설명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역시 “동일한 원점수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별 차이라든가 하는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좀 더 구체적인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응시 현황을 살펴보면 국어에서는 선택과목인 화법과작문과 언어와매체 간 불균형이 심했다. 화법과작문 응시자가 25만4472명을 73.63%에 달한 반면, 언어와매체 응시자는 9만1130명으로 26.37%에 그쳤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평소 어려운 문법 문항이 포함된 언어와매체를 기피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 응시인원이 20만8260명(60.53%)으로 가장 많았고, 미적분 11만5765명(33.65%), 기하 2만27명(5.82%) 이었다.

3월학평 분석결과, 확률과통계 응시자의 원점수 평균이 미적분이나 기하 응시자 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3월학평 분석결과, 확률과통계 응시자의 원점수 평균이 미적분이나 기하 응시자 평균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권 수학 변별력 커져.. 국어로 만회 어려운 정도>
상위권에서는 수학 변별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1등급 내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157점인 반면, 최저점은 139점으로 18점이나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국어는 1등급 내 최고점 142점, 최저점 131점으로 11점 차이였다. 임성호 대표는 “수학에서 상위권 학생이 잘 못 봤을 경우, 국어점수로 만회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라며 “문이과 통합 수능에서 수학과목 중 문이과 함께 보는 공통과목에서 결정적 변별력이 발생한 듯”하다고 분석했다.

국어/수학의 변별력 차이는 난이도 차이라기보다는 인문 학생들의 점수가 낮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4월학평과 비교해보면, 당시 국어 최고점은 134점, 수(가) 최고점은 153점, 수(나) 최고점은 144점으로 국어와 수학 간 차이가 컸지만, 이는 과목간 난이도 차이로 발생했다고 분석된다. 수(가)가 국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3월학평의 경우에는 수학 30문항 중 인문/자연이 함께 보는 공통과목 22개 문항(배점 74점)에서 인문 학생들의 점수가 크게 낮아져, 표점이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여진다는 것이다. 실제 수능에서도 수학이 국어에 비해 표점이 높게 나타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보다 정밀한 정보공개 필요”>
입시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분석결과를 두고 점수에 대한 보다 정밀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국어 수학의 선택과목 인원 구성비나 선택과목별 전체 평균과 표준편차만 공개되었기 때문에 선택과목별로 유불리를 판단하기에는 자료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2022수능에서 국어와 수학에서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도입되면서 선택과목간의 유불리 문제가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교육청과 평가원에서 시행하는 학력평가나 모의평가에서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공개하는 것이 수험생들을 위해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데 3월학평 채점결과에서는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을 합친 총점의 평균과 표준편차만 공개되어 수험생들은 자신의 원점수를 가지고 표준점수를 계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인문계열로 추정되는 확률과통계 응시자의 성적이 낮다는 것은 사실 외에, 동일 원점수에서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차이나, 선택과목별 유불리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 수학의 선택과목 집단별 단순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만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선택과목 집단별 공통과목 원점수 평균과 표준편차, 선택과목별 평균과 표준편차를 제공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대표 역시 “수험생에 큰 혼란이 생길 듯하다”며 인문자연 유불리 정도 등을 알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봤다.

<국어 언어와매체 기피 심해>
선택과목별 응시현황을 살펴보면 국어에서는 화법과작문 응시자가 25만4472명을 73.63%에 달한 반면, 언어와매체 응시자는 9만1130명으로 26.37%에 그쳐 선택 불균형이 심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평소 어려운 문법 문항이 포함된 언어와매체를 기피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수학에서는 확률과 통계 응시인원이 20만8260명(60.53%)으로 가장 많았고, 미적분 11만5765명(33.65%), 기하 2만27명(5.82%) 이었다.

사탐에서는 생활과윤리를 응시한 경우가 11만4835명(33.39%)으로 가장 많았고, 사회문화 11만3278명(32.93%), 한국지리 3만7884명(11.01%), 윤리와사상 2만7062명(7.87%), 정치와법 2만6713명(7.77%), 세계지리 2만5090명(7.29%), 동아시아사 1만8375명(5.34%), 세계사 1만5362명(4.47%), 경제 7230명(2.1%) 순이었다.

과탐에서는 생명과학Ⅰ에 응시한 경우가 10만126명(29.11%)으로 가장 많았고 지구과학Ⅰ 8만4381명(24.53%), 화학Ⅰ 6만4431명(18.73%), 물리학Ⅰ 5만1605명(15%) 순이었다. 

<시험마치고도 내 점수 예상 어려워>
통합형 수능체제에서 계열별 유불리 문제가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복잡한 점수 산출과정으로 인한 혼란도 우려를 키운다. 시험을 마치고 나서도 본인의 점수와 등급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치르고 나서 본인의 점수와 등급을 예상하고 수능직후 실시되는 대학별고사 참여 여부를 결정했지만, 올해는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이만기 소장은 “9월모평 가채점 결과를 가지고 수능최저 충족 여부나 정시 지원 가능대학을 고려해 수시 지원대학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며 “지금까지는 대체로 사교육 기관의 가채점 결과에 의지해왔지만, 이번 통합형 수능은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하는 요소가 많아 사교육 기관별 점수 예측 차이가 클 것”이라고 봤다.

선택과목 간 난이도 조절 뿐만 아니라 공통과목 난이도 조절도 관건이다. 공통과목의 응시집단별 평균점수가 선택과목 조정 원점수 산출이나 최종 표준점수 산출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최대의 화두는 계열별 유불리 문제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과목을 선택하는 학생들에게 점수를 상향조정해주는 점수 보정 체계가 오히려 확률과통계 과목을 선택하는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계열 학생들의 등급이 불리해지면서 수능최저 충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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