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14일 실시한 2021 4월 모의고사(4월학평)의 주요 입시기관들은 어떻게 예측했을까. 9개 입시기관(김영일 대성 메가스터디 스카이에듀 유웨이 EBS 이투스 종로 진학사, 가나다 순)들이 최초발표한 추정 1등급컷을 집계/분석한 결과 표준점수 기준, 국어는 최저 124점부터 최고 131점, 수학은 최저 125점부터 최고 136점까지로 예측됐다.

4월학평은 공통과목이 어려워 논란을 일으켰던 3월학평 대비 평이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국어는 전년 수능, 올해 3월학평과 비교해 평이했고, 수학 역시 어렵게 출제된 3월보다는 다소 쉽게 출제, 전년 수능과 비교할 경우 비교적 평이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수능부터는 국어 수학이 공통+선택형으로 치러지면서 점수 산출법이 복잡해졌다. 공통과목 점수를 활용해 선택과목 점수를 조정한 후 이를 표준화해 가중합을 산출, 이를 기반으로 표준점수를 최종 산출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같은 원점수라도 공통+선택 원점수 조합에 따라 표준점수가 달라진다. 원점수 등급컷을 따지는 것이 불가능한 셈이다. 

다만 표준점수 예측 등급컷은 수험생들이 당장 본인의 성적을 가늠하기에는 활용하기 어려운 자료다. 가채점 단계에서 본인의 표준점수를 계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입시기관들은 원점수 예상 등급컷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 상태다. 수험생들은 예상 등급컷은 참고로만 활용해야 한다. 

이번 모의고사는 수능 국어 수학에서 공통+선택형이 도입됨에 따라 바뀐 체제로 실시하는 두번째 학평이다. 다만 학평은 모평과 달리 수능 출제경향을 엿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해 수능의 출제 기조를 엿볼 수 있는 6월/9월 모평과 달리 교육청 주관 학평은 수능 출제 기조와 무관한 출제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학평은 시험형태가 수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실전연습의 기회로 삼을 뿐, 이번 시험에서 다소 낮은 가채점 결과를 얻었다고 해서 실망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체크해 실제 수능 대비 학습전략을 수립하는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4월학평의 난이도는 3월학평보다는 평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4월학평의 난이도는 3월학평보다는 평이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입시기관 추정 국어 1등급컷.. 124~131점>
입시기관이 추정한 1등급 추정컷을 표준점수 기준으로 살펴보면 국어의 경우 가장 낮게는 124점부터 높게는 131점까지 분포했다. 대성이 131점으로 예측했고 종로가 128점, 김영일 진학사가 127점, EBS 유웨이가 126점, 스카이에듀가 125점, 메가스터디 이투스가 124점으로 예측했다.

원점수 기준으로는 선택과목별로 구분해 분석한 경우도 있고, 구분 없이 추정한 경우도 있다. 구분 없이 추정 원점수컷을 공개한 경우, 유웨이가 91점, 진학사가 94점, 김영일이 95점으로 예측했다.

국어 공통과목은 평소 어려웠던 독서 지문이 수험생들에게 익숙한 지문으로 출제돼 다소 쉽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학에서 EBS와 연계되지 않는 작품이 출제돼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택과목에서는 화법과작문보다는 언어와매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선택과목은 언어와 매체에서 기존 유형과는 다르게 난이도는 있는 문제들이 출제되어 화법과 작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감난이도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투스의 분석에 의하면 공통과목 문학의 경우 현대시는 유치환의 ‘경이는 이렇게 나의 신변에 있었도다’와 김승희의 ‘달걀 속의 생 2’를 묶어 출제했으며, 고전시가는 ‘탄로가에 대한 이론’을 바탕으로 시조 6편을 출제했다. 고전소설은 작자미상의 ‘김씨열행록’과 안석경의 ‘검녀’를 묶어 출제했으며, 현대소설은 조정래의 ‘동맥’을 출제했다. 3월학평에 이어 4월학평에서에도 극문학은 출제되지 않았다. 독서에서는 사회 제재로 ‘형사소송법상 증거의 증거능력과 증거력’에 대한 글, 예술 제재로 ‘(가) 스톨니츠의 미적 태도’와 ‘(나) 비어즐리의 미적 대상으로서 예술 작품의 의미’에 대해 설명한 글, 기술 제재로 ‘디지털 이미지 압축 기술’에 대한 글을 지문으로 제시했다.

<입시기관 추정 수학 1등급컷.. 125~136점>
수학의 경우 1등급컷이 낮게는 125점부터 높게는 136점까지로 예측됐다. 대성이 136점으로 예측했고, 종로가 131점, 김영일이 130점, 진학사가 129점, EBS 스카이에듀 메가스터디가 127점, 유웨이가 126점, 이투스가 125점으로 예측했다.

원점수를 선택과목 구분 없이 분석한 경우를 살펴보면 김영일 진학사가 88점, 유웨이가 87점으로 예측했다.

공통과목 난이도는 3월학평보다는 쉬웠다는 평가다. 선택과목에서 문과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통계보다는 이과 학생들이 선택하는 미적분이 상대적으로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문이과 격차는 다소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학에서 준킬러 문제의 난이도가 평이하게 출제됐고, 킬러문항인 공통과목의 15번, 22번, 선택과목의 30번 문항은 다소 변별력있게 출제돼 전체적인 난이도는 3월보다는 쉬웠다”고 평가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3월 학평이 수능과 비교하여 난이도가 높았던 이유는 ‘6~7번 문항부터 계산이 많은 문항 출제’, ‘도형 문항이 준킬러 등으로 다수 출제’ 등이 있는데, 4월 학평에서는 학생들이 까다로워 할만한 도형 문제, 계산이 다수 있을 문항이 없어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난이도는 쉬울 것으로 예측되며, 기출문제 학습 수준에 따라 등급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등급컷 왜 조사하나.. 무책임한 발표 방지, 입시기관 신뢰도 잣대>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을 조사하는 이유는 무책임하게 발표하는 등급컷을 사후 검증해 입시기관의 분석력을 면밀히 측정하기 위해서다. 등급컷 적중개수/적중률을 통해 입시기관의 신뢰도를 판가름하려는 목적이다. 기관들이 난립하는 양상인 교육업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입시기관이 어디인지 교육수요자들에게 알리는 이정표의 가치는 중요하다. 
 
수능 당일 발표되는 입시기관들의 추정 등급컷은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릴만큼 학생/학부모를 비롯한 교육계 전반의 관심거리다. 특히 교육수요자들은 가채점을 통한 원점수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당일 발표되는 등급컷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교사들도 진학지도 등의 목적으로 등급컷에 주목하곤 한다. 최근 정시의 비중이 연일 줄어드는 추세지만, 수시의 수능최저 등이 아직 폭넓게 유지되고 있어 수능의 중요도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입시기관들이 시험 직후 내놓는 원점수 기준 ‘최초발표 추정 등급컷’은 채점서비스에 참여한 학생들의 데이터, 자사 학원생들의 응시데이터, 강사/입시분석기관 등의 난이도 측정 등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각자 지닌 입시분석기법을 활용해 예측/추정한 수치다.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입시기관들의 ‘날것’과 같은 생생한 분석력을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잣대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각 기관들의 ‘공력’으로 일컬어지는 분석력과 분석의 베이스가 되는 기관별 데이터의 위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최초발표된 추정 등급컷이 보다 중요한 이유는 등급컷이 시험종료 후 시간이 지나면서 보정되는 과정을 통해 엇비슷하게 변해가는 구조 때문이다. 수정된 등급컷은 대동소이한 양상을 보여 기관들의 분석력을 따지는 지표로 활용할 수 없다. 기관들의 등급컷이 변화하는 것은 모의 지원자/표본 수가 누적됨에 따라 분석데이터가 바뀌는 경우가 많은 데다 타 기관의 분석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수치를 조정하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추후 시험을 주관한 평가원/교육청이 내놓는 수험생 채점/통계자료가 나오면 등급컷 예측은 본래 의미를 완전히 잃게 된다.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입시기관들의 등급컷은 전부 대동소이한 값으로 고정돼 비교할 수단마저 사라진다. 최초등급컷이 입시기관들의 공력을 가르는 지표로 활용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베리타스알파는 교육수요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입시기관의 신중하고 냉철한 대응을 당부하는 차원에서 2014 수능부터 기관별 추정 등급컷의 신뢰도를 따져왔다. 상당수 입시기관들이 언론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신중하고 정확하게 수치를 내기보다는 빨리 발표하는 데만 매몰돼있는 행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입시기관 중 신뢰할 만한 곳이 어디인지 수요자에게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려는 목적도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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