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종 혁신고표방 이념 최적전형에도 실적미미'.. '정시확대로 실적축소불가피'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무분별적 양적확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혁신학교의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 수는 70명, 전국 185개의 혁신고에서 학교당 배출인원은 0.38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고3배출 혁신고 185개교 중 등록실적이 확인된 곳은 47개교였다. 반면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일반고(일반고1556개교/자공고112개교,혁신학교 포함)의 학교당 등록인원은 1.09명으로 나타나, 혁신고의 진학실적은 일반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결과다. 일반고 학교당 등록인원의 경우 서울대가 3월 공개한 '2021서울대 신입생(최종등록자) 선발인원' 자료에 의하면 일반/자공고 등록자 수는 1811명,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에 명시된 2018년(2021대입원년 신입생 기준) 일반고 학교 수 1668개교를 이용해 나온 수치다. 70명이 수시64명 정시6명의 실적으로 대부분 수시실적이라는 점에서 매년 확대되는 정시확대 추세에 더욱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온다. 서울대 등록자의 경우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고교유형별 학교당 배출인원을 통해 고교유형별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고가 다른 고교유형과 비교해 실적이 미미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2021 지역별 혁신고 등록자 수는 처음으로 공개된 내용으로 정경희(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2021 서울대 합격자(등록기준) 혁신학교 출신‘ 자료를 기반했다. 

혁신학교의 경우 10년간 대입실적뿐 아니라 유의미한 실적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장 최근 전수조사로 실시됐던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혁신학교 고교생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은 11.9%로, 당해 전국 고교평균 4.5%였던 것과 비교해 두 배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보통학력이상 비율도 전국 평균 82.8%에 크게 밑도는 59.6%였으며,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학력비율은 전국 12.7%의 2배 이상인 28.5%였다. 이후 전수조사에 따른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혁신학교의 경우 기초학력부분에서도 성과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제대로 된 실적이 없는 혁신학교가 수요자의 반대에도 확대가 예정됐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교육청은 2022년까지 혁신학교 비율을 20%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을 밝혔기 때문이다. 교육청의 입장과는 반대로 서울교육청 산하의 교육연구정보원은 서울교육청이 혁신학교 양적확대 폐지 후 자발적 전환 시 자율 육성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담은 연구 보고서를 올해 2월 공개하면서, 혁신학교의 확대가 교육적 접근을 통한 결론이 아닌 무분별한 확대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고서에는 초등학교 혁신학교 수 대비 중/고교 혁신학교 수 부족에 의한 수요자 혼란, 교육감 직권 지정에 따른 수요자들과의 충돌, 기초학력 저하 등 학력 관련 논쟁‘에 대한 의견이 담겼다.

무분별적 양적확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혁신학교의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 수 는 7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당 배출인원은 0.38명이다. 2021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학교는 전국 고교의 40%인 942개교며, 등록자가 3358명으로 학교당 1.43명인 것과 비교하면 혁신고의 진학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분별적 양적확대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는 혁신학교의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 수 는 70명으로, 전국 혁신고 학교당 배출인원은 0.38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고3배출 혁신고 185개교 중 등록실적이 확인된 곳은 47개교였다. 2021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학교는 전국 고교의 40%인 942개교며, 등록자가 3358명으로 학교당 1.43명인 것과 비교하면 혁신고의 진학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혁신고  2021서울대 등록자 70명 ‘학교당 0.38명’.. 전국 일반고 1811명 '학교당 1.09명' >
2021학년 서울대 등록자 중 혁신고 출신자는 총 70명으로 나타났다. 전국 185개교 중 47개 혁신고에서 나온 배출된 인원으로, 전체 혁신고 학교당 0.38명을 배출한 셈이다. 지난해 일반/자공고 출신 서울대 등록자는 1811명으로, 2018년 기준 일반고(자공고/혁신학교 포함)가 1668개교로 학교당 1.09명을 배출했다는 것과 비교하면  혁신고 서울대 진학실적은 전국 일반고 실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명의 등록자 중 수시/정시별 실적으로는 수시64명 정시6명으로 수시전형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혁신학교 수가 87개교로 가장 많은 경기지역에서 32명(수시28명/정시4명)을 배출해 인원이 가장 많았다. 반면 17개시/도 중 강원 경남 광주 세종 제주 5개지역에서는 혁신학교가 운영되고 있음에도 단 한 명의 서울대 등록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혁신고의 경우 전국 185개교에서 70명의 등록자를 배출해 학교당 0.38명을 배출했다. 전국의 고교의 학교당 1.43명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지역별로 혁신고 학교당 배출인원을 살펴보면 대전1.00명(5명/5개교) 경북0.71명(5명/7개교) 인천0.67명(6명/9개교) 충북0.67명(4명/6개교) 서울0.50명(7명/14개교) 전남0.50명(2명/4개교) 경기0.37명(32명/87개교) 충남0.30명(3명/10개교) 전북0.29명(5명/17개교) 부산0.17명(1명/6개교) 순으로 나타났다. 혁신학교가 없는 대구와 울산을 제외한 강원 경남 광주 세종 제주에서는 서울대 등록자가 나오지 않았다. 

지역별 등록자 수(수시+정시) 자체에서는 경기지역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수시28명 정시4명의 실적이다. 이어 서울7명(수시6+정시1) 인천6명(5+1) 경북5명(5+0) 대전5명(5+0) 전북5명(5+0) 충북4명(4+0) 충남3명(3+0) 전남2명(2+0) 부산1명(1+0) 순이었다.

정 의원은 “학력저하의 우려로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혁신학교에 대한 특혜지원과 그 수의 일방적인 확대는 문제가 있다”며 “2000년 교육부 자료에 의하면 혁신학교는 연간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학교당 평균 연간 3000만원 정도의 지원을 받고 있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혁신학교에 무분별한 확대를 제한할 필요가 있고 혁신학교가 학교의 기본역량인 학력향상 기능을 충실할 수 있도록 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대 학종 실적 미미'.. '정시확대' 속 더욱 난항 예상>
2020학년 전형계획 발표 시점 직전, 교육부 차관이 직접 일부 상위대학에 정시 확대를 주문하며 상위대학 중심의 정시확대가 본격화됐다. 2022년까지 상위15개대 기준 정시가 40%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 예고되며, 학교마다 정시체제에 대비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정시가 확대될수록 교육특구 소재 학교의 경쟁률이 높아진다는 점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수시의 경우 고교 수시체제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지만, 정시는 학생 스스로 준비하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사교육의 지원을 받기 쉬운 교육특구로의 유입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교육특구의 학생/학부모들이 수시 중심의 혁신학교로의 전환을 꺼려하는 이유와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서초에 위치한 경원중은 내년 혁신학교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었지만, 학부모와 마을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정을 취소한 바 있다.

혁신학교는 토론, 발표, 창의적 재량활동 등을 중심으로 한 학생참여형 수업이 특징이다. 의무 교과과정에서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창의력/선호도를 반영한 비교과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면서 표방하는 교육체제로는 서울대 학종에 가장 적합한 학교유형일 수 있다는 기대를 받기도 했다. 대부분의 학생이 대학 진학 시 수시를 중심으로 입시전략을 짜게 되므로 정시 비중이 커질 수록 대입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물론 정시가 확대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시 비중이 과반수를 차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수시에만 치중된 수업은 수시/정시를 동시에 준비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게다가 서울대 학종에 적합해보이는 교육체제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시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서울형 혁신고 14개교 중 2020대입에서 서울대 실적 톱100에 진입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개교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삼각산고를 비롯한 신현고 중화고 등 초창기 혁신학교들의 경우 개교 이래 단 한 번도 서울대 합격 톱100에 진입하지 못 했다. 서울대 합격자 수 조사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수시는 고교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서울대 수시규모는 전체모집 대비 2017학년 76.8%, 2018학년 78.5%, 2019학년 78.5%, 2020학년 78.5%다. 정시보다는 수시비중이 크며, 수시는 100% 학생부종합 체제다. 수시실적은 정시에서 활용되는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시스템이 만드는 실적이라는 점, 재학생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혁신학교 학력논쟁.. '뚜렷한 성과 없어'>
대입실적뿐 아니라 학업 자체에 대한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도 매년 지적받고 있다. 가장 최근 전수조사로 실시됐던 2016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기초학력미달인 혁신학교 고교생은 11.9%에 이르렀다. 전국 고교평균이 4.5%였던 것에 비해 학력저하 현상이 두 배 이상 높았던 것이다. 혁신학교의 보통학력이상 비율도 59.6%로 전국 평균인 82.8%을 크게 밑돌았다. 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기초학력 비율은 28.5%로 전국 평균 12.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초학력미달을 포함한 기초학력 이하 학생이 40.4%이었던 셈이다.

문제는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많다는 사실 자체보다도, 학교 향상도 점수가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는 데 있다. 고교 기준 학교 향상도 점수는 재학생이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얻은 실제점수와 중3때 치른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통해 도출되는 기대점수와의 차이를 산출한 것으로, 학교의 노력 정도를 알 수 있는 지표로 통한다. 학교향상도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성취도평가에 응시한 고2학생들이 중3시절 치렀던 학업성취도평가와 학생수준 종단자료를 통해 산출하는 기대점수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받았다는 의미다. 향상도 상승과 하락은 학생 개개인보다 학교의 영향이 큰 점을 고려하면 학교 자체의 노력여부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학업성취도 평가는 현재 표집조사로 전환되면서 학생들의 구체적인 학력현황을 파악할 수 없게 됐다. 혁신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학업성취도 현황/대입 실적 등을 투명하게 공개, 교육의 '실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혁신학교의 장단점을 객관적 수치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이유다. 연구진은 “향후 서울 교육은 자율과 책임의 균형을 만들어내는 일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학부모들이 기피하는 학력 저하 문제를 외면한 채 성급하게 혁신학교를 확대하려는 조 교육감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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