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시 ‘선행문제 출제금지’.. ‘사교육 의존도 감소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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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재학교 입시 ‘선행문제 출제금지’.. ‘사교육 의존도 감소하나’
  • 유다원 기자
  • 승인 2021.02.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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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행학습 영향평가 의무화'..중복지원 금지이은 전형개선안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앞으로 영재학교 입학전형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할 수 없게 된다. 그간 입학전형에서 선행학습과정 문제가 출제되는 등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선행학습 영향평가도 강화된다. 영재학교 장은 최종 합격자 발표일로부터 20일 내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연도 입학전형에 반영해야 한다. 교육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영재교육진행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26일부터 4월7일까지 입법 예고, 각계 의견을 청취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교육부는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 방안'을 지난해 11월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다.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가 주된 골자다. 2022학년부터 영재학교 입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1개교만을 선택해 지원해야 한다. 중복지원에 따른 과도한 입학 경쟁 문제를 해소하고, 1단계 선발규모를 축소해 보다 심도 깊은 서류 심사를 진행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대전과학고는 전형 이후 모든 출제 문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게 된다. 입학 관련 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그간 영재학교는 선행학습을 유발하는 평가 방식으로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상위교육과정 문제 출제, 선다형/단답형 위주의 지식평가, 과다한 문항 수 등으로 인해 사전 시험 준비가 필수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복잡한 전형구조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이 전형의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증폭돼 왔다. 수요자들은 매년 전년도 요강을 통해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전형계획에서의 작은 변화도 입시에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수요자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공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불확실한 정보로 인해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커질수록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설명이다. 실제 2021 영재학교 응시생 설문조사 결과, 응시생의 78%가 학원/과외를 비롯한 사교육을 통해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년도 고입결과를 통해 추정한 2022 영재학교 8개교의 모집인원은 총 789명이다. 서울과학고120명 경기과학고120명 한국과학영재학교120명 대전과학고90명 대구과학고90명 광주과학고90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84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75명 순이다. 영재학교 8개교는 매년 비슷한 선발인원을 유지했다는 것을 고려, 2022학년부터 역시 비슷한 규모를 모집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해부터 전형 일정이 일부 변경된다. 1단계 전형(원서접수 포함)은 6월 중, 3단계 전형은 8월 중 실시할 예정이다. 

앞으로 영재학교 입학전형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할 수 없게 된다. /사진=한국과학영재학교 제공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 ‘상위교육과정 출제 금지’> 
23일 발표된 영재교육진흥법 시행령 개정안의 핵심 사안은 영재학교 입학전형에서의 상위교육과정 출제 금지다. 영재학교는 영재교육진흥법에 따라 영재교육을 위해 지정/설립된 학교임에도 입학전형에서 중학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되는 등 사교육을 유발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영재학교 입학전형의 내용과 방법이 고등학교 입학 단계 이전의 교육과정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지 않도록 법제화된다. 영재학교 장은 최종합격자 발표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와 다음 연도 입학전형 반영계획을 매년 2월 말까지 교육감 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장관에 제출해야 한다. 영재학교 학교장에게 입학전형에서 사교육 유발 억제에 대한 책무를 부여하고, 시도교육청 등이 체계적으로 관리하게끔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영재학교 체제는 학교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영재만 과기부 소속이고 나머지 7개영재학교는 교육부 관할이지만 교육과정의 편성과 전형계획 등의 수립에 있어 정부기관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특히 교육부 소속인 영재학교 7곳은 전형계획을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승인받지만 한국영재의 경우 자체적으로 공고를 확정하고 있다. 2022학년부터는 입학전형에서 선행학습 관련 내용이 평가요소로 반영될 경우, 교육부나 과기부가 직접 개입해 전형계획을 변경하게끔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수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이번 개정은 영재학교가 학생 선발 단계부터 설립 취지에 맞춰 내실 있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앞으로도 영재학교가 미래 사회의 교육 환경 변화에 맞춰 우수 이공계 인재를 육성할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과 협력하며 영재학교와 지속적으로 소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2학년부터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 ‘입학 경쟁 해소 목표’>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영재학교/과학고 입학전형 개선 방안'의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영재학교 중복지원 금지, 지필평가 축소, 일부 영재학교 평가내용 공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해당 조치 역시 그동안 지적돼 온 영재학교/과학고에 대한 과도한 입학경쟁과 지식 위주 평가로 인한 사교육 유발, 교육기회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2022입학전형부터 적용된다. 

영재학교 간 중복지원 금지가 주된 골자다. 입학전형 지원자의 학교 간 중복지원에 따른 과도한 입학 경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실제 2021 입학전형 기준, 1단계 합격자 9304명 중 40% 이상이 중복 합격하는 등 입학 경쟁이 심해지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022학년부터는 영재학교 1개교만을 선택해 지원해야 하며, 학교별 1단계 지원규모 축소를 통해 보다 심도 깊은 서류 심사가 진행된다. 

입학시험에서 지필평가가 축소되고, 창의성 종합평가가 이뤄진다. 2단계 선다형/단답형 문항 출제가 평가점수 기준 30% 이내로 축소되며 문항 수 또한 수학10문항 과학25문항으로 제한된다. 정답 개방성이 높은 열린 문항 비중을 확대하고 서술형 문항의 비율과 문항 수를 조절해 문제 풀이 과정 평가를 강화한다는 설명이다. 

서울/대전과학고는 전형 이후 모든 출제 문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전형 계획에 학교가 선발하려는 인재상이 명확히 드러나도록 전형 요소와 방법을 마련하고, 전형 이후 모든 출제 문항을 홈페이지에 공개해야 한다. 입학 관련 정보를 누구나 손쉽게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사교육 의존 자초한 ‘깜깜이 입시’.. 응시생 78% ‘사교육으로 입시 준비했다’>
영재학교는 매년 ‘깜깜이 입시’로 인해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지필고사 실시, 개별면담/면접, 학교별 영재성캠프 등으로 복잡한 전형구조에도 불구하고 학교당국이 전형의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재학교의 설립취지를 인정하는 전문가들조차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한 전문가는 “수요자들은 매년 전년도 요강을 통해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한다. 당해 입시에서 어떻게 변경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정보를 토대로 입시를 준비하게끔 교육당국이 방치하는 꼴”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요자들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리 공지하고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합당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측이 어려워진다면 작은 변화에도 입시를 준비했던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정보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수요자들은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실제 2021학년 영재학교 응시생 설문조사 결과, 응시생의 78%가 학원/과외를 비롯한 사교육을 통해 영재학교 입시를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영재학교 입시학원 세 곳에서 무려 400명이 넘는 합격실적을 기록한 사실도 드러났다. 영재학교가 사교육 배제를 위해 매년 유형 출제위원/문항수/활용교과목 등을 유동적으로 바꾸는 상황과도 상반되는 결과인 셈이다. 2019학년 설문에서도 영재학교에 입학한 70.1%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서울/경기 합격자 중 49.5%가 사교육의 영향이 막강한 교육특구 출신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입학생들이 사교육 지원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사교육을 통한 입시준비가 보편화됨에 따라 영재학교 진학이 '의대가는 채널'로 통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시 정보를 비공개함으로써 수요자들을 사교육으로 몰아감은 물론, 영재학교 입시에서 사교육 영향권 내에 놓였던 학생들은 영재학교 진학 이후에도 사교육을 통해 의대진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베리타스알파 자체조사가 이뤄졌던 2019대입에서 전국 영재학교 8개교는 61명(7.5%)이 의대에 진학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보였다. 서울과고는 23.8%(의대진학자 31명/졸업생 130명)의 의대진학율을 기록, 졸업생 4명 중 1명이 의대에 진학한 모습이다. 수학/과학 영재교육이 이뤄지는 영재학교 특성상 정시 지원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재학교 학생이 의대를 준비한다는 것은 곧 재수를 준비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가장 최근인 2021 서울대 정시에서 영재학교 출신 N수생 비중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사실을 방증한다. 영재학교 N수생 출신 서울대 정시 합격자는 2020학년 2.3%(20명)에서 2021학년 3.1%(25명)으로 확대됐다.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와 맞물려 영재학교를 졸업하고 재수를 통해 정시를 준비하는 인원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매년 실적을 비공개해 수요자들의 알 권리를 묵인한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투명한 실적 공개를 통해 수요자들에게 판단 잣대를 주고, 재수 등을 통한 의대진학을 억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매년 영재학교 출신 서울대 정시합격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학교에서 정시진학 인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지, 의대진학 인원은 몇 명인지 등에 정보를 제공해야 영재교육을 통해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기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수요자를 배려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입전형 기본계획과 모집요강 등을 앞당겨 공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입을 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 영재학교는 입학전형을 치르는 여타 학교와 다르게 인식되지 않는다. 선발권을 가진 다른 고교가 3개월 전 요강을 공고하고 있는 수준으로라도 공고 기간 조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자들이 고입을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생각을 전했다. 

제한적인 정보제공을 개선, 2022학년 서울/대전과학고에 국한된 출제 문항 공개를 추후 전 영재학교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재학교가 선발하고자 하는 대상이 사교육으로 만들어진 영재성이 아니기 위해서는 입시에 대한 정보공개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전문가는 "애초에 매년 새로운 유형과 문제를 출제한다는 점에서 공개를 못할 이유도 없다. 오히려 전형 직후 복기를 통해 문제를 복원하는 사교육 시장에만 정보가 공개된다고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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