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혈압 치료도 복강경 수술로

[베리타스 알파=유재명 기자] 고혈압은 만성적으로 동맥의 혈압이 올라간 상태를 말한다. 최고혈압 140 최저혈압 90을 넘기면 고혈압이라고 진단하는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조용한 살인자'라고 불린다. 더욱이 고혈압 환자 중 약 10%는 약물치료로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현재까지 명확한 치료 방법이 없다. 포스텍 연구팀과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기존 카테터 방식이 아닌 복강경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고혈압 치료 방법을 찾았다고 1일 전했다. 

포스텍 창의IT융합공학과 박성민 교수‧통합과정 백진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정창욱 교수‧송원훈 교수 연구팀과 함께 저항성 고혈압 치료 방법으로 새롭게 개발한 수술기기를 이용해 신장 동맥 외벽에서 직접적으로 신경을 손상시키는 복강경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성과는 미국전기전자학회(IEEE) '트랜잭션즈 온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특집기사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을 치료하기 위해 뇌에서 신장으로 향하는 신경 신호를 차단하기 위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주목받고 있다. 신장신경 신호를 차단하면 비정상적으로 높은 신장의 호르몬 수치를 낮출 수 있고, 그 결과 혈압을 낮출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카테터 1를 이용한 신장신경차단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고혈 조절에서 뚜렷한 임상적 효과성을 검증하지 못했다. 

카테터 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은 동맥 안에 얇은 관을 삽입해 신장의 신경을 손상시켜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법이다. 방법은 신장 동맥 내부에서 고주파 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동맥 외부에 분포해있는 신장 신경들을 효과적으로 손상시키기 어려웠다. 신장 신경을 손상시키기 위한 에너지가 신장 동맥을 손상시킬 위험도 있어 안전성도 불완전했다.   

연구팀은 신장 동맥 외벽에서 동맥을 보호하면서 직접적으로 신장 신경만을 완전히 손상킬 수 있는 복강경 신장신경차단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동맥 외벽을 감을 수 있는 새로운 복강경 수술기기와 전극 온도를 제어하는 고주파에너지 전달 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팀은 체내 LDS의 실현 가능성을 인체모사 시뮬레이션과 전임상 실험으로 입증했다. LDS은 전극과 외부 동맥벽 사이의 열 분배를 국소화해 동맥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로써 LDS를 이용한 복강경방식의 신장신경차단술은 신장 신경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손상킬 수 있었고 나아가 고혈압을 치료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개발된 복강경 신장신경차단시술을 이용하면 로봇을 이용한 수술에도 이용할 수 있고 심혈관계 질환까지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텍 박성민 교수는 "미래에는 평생 고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한 번의 시술만으로 혈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현재 동물 실험을 통한 검증 단계에 있다.

 

왼쪽부터 박성민 교수, 송원훈 교수, 정창욱 교수, 백진환 씨 /사진 포스텍 제공
왼쪽부터 박성민 교수, 송원훈 교수, 정창욱 교수, 백진환 씨 /사진 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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