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자사 우선 교육특구 진입 여부 따져야'

[베리타스알파=유다원 기자] 2021학년 고입을 준비하는 중3학생들은 주요대학 정시 비율이 40%이상인 2024대입을 준비하는 인원으로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해야 함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정시비중이 40%이상이라 하더라도 수시비중이 절반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확대되는 정시와 안정적인 체제를 구축한 수시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만 희망대학 진학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대 수시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다양한 고교유형과 교육특구가 있는 서울지역의 경우 가장 유리한 선택은 여전히 특목자사 진학으로 보인다. 학종 대비체제의 경쟁력으로 다른 학교유형들을 압도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베리타스알파의 2020 서울대 수시최초 합격자 조사 결과, 하나고(55명) 1위, 대원외고(35명) 2위, 대일외고(26명) 4위, 한영외고(21명) 5위 등 서울권 특목자사고가 높은 순위에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년간 쌓인 데이터로 인해 일반고 대비 보다 정교한 입시전략을 짤 수 있다는 점도 특목자사만의 메리트로 꼽힌다.

서울밖으로 범위를 넓히면, 상위권 학생들은 전국단위 자사고나 농어촌 자율학교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비서울권 전국자사고 가운데 가장 실적이 우수한 외대부고를 포함, 민사고 포항제철고 등 수시강세가 뚜렷한 학교들이 포진돼 있다. 안정적인 수시체제를 구축, 괄목할만한 실적을 내온 자율학교들도 고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놓치지 말고 점검해야 할 선택지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19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한 충남 공주 한일고와 4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기록한 남해해성고가 그 예다.

유독 뛰어난 의대 실적을 보이는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 등의 학교도 올해부터는 주목 대상이다. 서울대로 대표된 '학종 시대'에서 서울대 합격 실적이 고교별 수시체제를 가늠하는 잣대였다면, 정시로 돌아선 상황에서 의대 진학 실적은 향후 정시 비중이 높아진 대입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보일 고교를 미리 판단해 볼 수 있는 잣대라 할 수 있다. 2021학년 의대 선발규모는 수시62.1%, 정시37.9% 규모로, 수시이월인원까지 합하면 정시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의대 실적이 우수한 고교가 향후 대입에서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게다가 전공의파업으로 원점 재검토되는 상황이지만 의대인원 확대이슈역시 의대진학에 대한 관심을 끌고 있는 배경이다.

2021 후기고입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올해 대입부터 정시확대 체제로 돌아섰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유독 뛰어난 의대 실적을 보이는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 등의 학교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상위권 학생들의 ‘최우선 선택지’ 특목자사고.. 학교별 프로그램 격차 ‘유의’>
학종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수시체제를 잘 구축한 특목자사고 진학 가능여부를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한다. 정시의 경우 학생 스스로 준비하는 성향이 강한 반면, 수시는 고교 수시체제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시는 최근 교과전형 축소, 학종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상당수 특목자사고가 외국어/비교과활동과 관련해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각 학교만의 차별화된 수시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수시 중에서도 학종체제에 더욱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많은 특목자사고에서 정시확대 체제에 대비, 관련 프로그램을 정비/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수년간 쌓인 대이 데이터로 인해 일반고 대비 보다 정교한 입시전략을 짤 수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 중에서는 외대부고의 진학실적이 가장 돋보인다. 수시최초30명, 정시최초39명으로 총69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2005년 용인외고로 출발했던 외대부고는 2011년 자사고 전환 이후 입학한 1기 학생들이 실적을 낸 2014대입에서 서울대 96명의 합격자를 내며 전국 정상에 등극했다. 가장 최근인 2020 수시에서도 63명(수시25명/정시38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했다. 예고를 제외하면 서울과고와 함께 전국 1위다. 

외대부고에 이어 하나고가 수시57명, 정시5명으로 총 62명의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하며 뒤를 이었다. 하나고는 수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특징이 있다. 선택형 교과수업과 다양한 교내 프로그램은 물론, 서울에 위치한 학교임에도 전교생 기숙사 제도와 주말 외출금지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며 정교한 대입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원조 자사고'로 불리는 민사고 또한 여전히 굳건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20입시에서 수시19명, 정시 9명으로 총 28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기록했다. 

인천하늘고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4학년 1기 졸업생들은 7명(수시7명)의 서울대 실적으로 전국 랭킹 88위, 가장 최근 2020학년에는 17명(수시16명/정시1명)으로 전국 랭킹 17위로 경쟁력이 급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전국자사고임에도 전국모집 전형은 정원 내 10%도 되지 않는 25명이라는 특징이다. 선발부터 전국의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입학 후 철저한 공교육을 통해 지역 엘리트를 육성한다는 설명이다. 

서울 광역자사고 20개교 중에서는 휘문고가 수시6명, 정시17명의 서울대 등록 실적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세화고(수시6명/정시16명), 중동고(중동고(수시8명/정시13명) 현대고(수시8명/정시11명) 역시 정시실적이 두드러진다. 강남학군의 광역자사고들은 공히 정시실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지역마다 자리 잡아 전국 30개체제인 외고는 늘어난 수만큼 서울대 수시실적의 격차도 뚜렷하다. 외고의 경우 사립과 공립여부에 따라서도 실적차이가 있다. 서울/경기권 외고와 사립외고들이 공립학교들에 비해 훨씬 빠르게 수시체제에 적응했고 우수한 실적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2020서울대 등록자 실적 기준, 외고 톱 10안에 든 공립외고는 대전외고와 수원외고 단 두 곳 뿐이다. 예고 제외 전체 3위, 외고 1위를 차지한 대원외고를 비롯한 나머지 8개교는 서울과 경기지역의 사립외고들이었다. 전문가들은 일반고와 동일하게 순환근무 체제를 유지하는 공립외고보다, 한 학교에서 오랜 근무를 통해 진학노하우를 쌓아온 사립외고들의 실적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대원외고를 필두로 한 서울지역 외고들의 활약은 현재 자기주도학습전형의 선발효과를 감안하면 눈부시다. 2020서울대 등록자 수 기준 대원외고가 58명(수시35명, 정시23명)으로 외대부고, 하나고의 뒤를 이으며 전체 고교 중 톱3를 기록했다. 이어 한영외고 27명(수시21명, 정시6명)/대일외고 27명(수시26명, 정시1명), 명덕외고 26명(수시20명, 정시최초6명) 순으로 대원외고의 뒤를 이었다. 

대원외고는 국내최초 외고로 출발, 화려한 대입실적으로 인해 상위권 학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다. 2011년 외고 선발권이 축소된 이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원년실적 2014서울대 실적에서 94명을 기록하며 전국 1위에 올랐던 '사건'의 주역이다. 학교 자체경쟁력으로 약화된 선발효과를 뛰어넘는 독보적 수시체제를 갖춘 것으로 평가를 받는다. 대일외고 또한 대원외고와 함께 1984년부터 첫 입학생을 받은 국내최초 외고다. 서울시내 외고 가운데 유일하게 기숙사를 운영한다. 동아리활동과 방과후학교를 비롯한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수세체제 성과가 뚜렷하다. 한영외고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을 운영, 수시에 특화된 학교라는 평을 받고 있다. 2020입시에서 27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기록, 그중 21명을 수시에서 배출하며 명실상부한 수시체제를 입증한 바 있다.

비서울권 외고 중에서는 고양외고와 경기외고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고양외고는 2020입시에서 수시17명, 정시2명으로 총 19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기록하며 전국 외고 가운데 5위를 기록, 아직까지 수시가 강세인 현 대입에 안정적으로 적응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경기외고는 2020입시에서 경기외고는 2020입시에서 수시12명, 정시6명으로 총 18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기록, 학종 중심의 수시체제는 물론 정시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특히 해외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다. 국제 표준 교육과정인 IB과정을 국내 최초로 도입해 해외대학 진학실적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IB과정 6기는 해외 47개 대학에서 117건의 중복 합격실적을 내기도 했다.

국제고도 후기모집을 실시하는 고교 유형이다. 외고와 마찬가지로 광역단위 모집을 실시하지만 국제고가 없는 지역에 한해 타 시도에서도 지원을 허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0학년 동탄국제고와 서울국제고가 각 10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기록했다. 동탄국제고 수시6명, 정시4명, 서울국제고 수시7명, 정시3명 규모다. 

<의대 증원과 정시 확대 ‘이슈’.. 의대실적 톱3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 ‘주목’>
베리타스알파 자체조사 결과, 2020 의대 합격실적 톱3 고교는 상산고 휘문고 경신고로 드러났다. 2020 서울대 입시만 보더라도 상산고37명(수시11명/정시26명), 휘문고22명(수시7명/정시15명), 경신고 7명(수시2명/정시5명)으로 정시 실적이 더 우수했다. 

전주 소재 전국자사인 상산고는 2020입시에서 의대 합격생 174명을 배출했다. 치대27명 한의대12명 수의대8명으로, 의학계열 합격자만 총 221명 규모다. 서울대 의대 3명, 수의대2명, 치대1명의 실적도 자랑한다. 상산고는 '수학의 정석' 홍성대 저자가 사재를 털어 세운 학교로 유명하다. 기업이 아닌 개인이 세운 학교임에도 10년 넘게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광역자사 휘문고는 2020입시에서 의대 합격생 119명을 배출했다. 이 중 서울대 의대 실적이 4명을 차지한다. 휘문고는 '이과 남학생 선호도 1위' 고교로 통할 정도로 의대 진학실적이 높은 학교다. 대구 소재 광역자사인 경신고는 의대 합격생 108명을 배출했다. 서울대 의대 2명이 포함된 수치다. 2015수능에서 만점자 4명을 배출하며, 대구 교육의 주역으로 손꼽힌다.

정시 실적 중심의 교육특구 소재 고교들의 의대 실적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서울강남 소재 일반고인 단대부고는 2020입시에서 57명의 의대 합격자를 배출했다. 역시 정시 실적이 돋보이는 학교 중 하나다. 2020 서울대 실적에서 수시4명, 정시15명, 총 19명의 합격생을 기록했다. 중산고(서울 강남)40명 강서고(서울 양천)36명 진선여고(서울 강남)33명 대륜고(대구 수성)30명 숙명여고(서울 강남)30명 정화여고(대구 수성)25명 중대부고(서울 강남)25명 순의 의대 실적을 기록했다. 

<농어촌 자율학교/일반고.. 공교육 바탕의 교육 프로그램 ‘눈길’>
전교생 기숙사 체제를 바탕으로 완벽한 공교육 시스템을 구축한 농어촌 자율학교 역시 상위권 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카드라 할 수 있다. 일반고 수준의 저렴한 학비와 뛰어난 진학성과가 돋보인다. 농어촌자율학교는 외부 활동에 제한을 받는 만큼 정규수업 시간은 물론, 방과 후 시간까지 학생의 하루 24시간을 관리한다. 특히 한일고와 남해해성고의 실적이 두드러진다. 

'자율학교 선두주자'로 불리는 충남 공주 한일고는 매년 서울대 등록 실적에서 일반고 정상권을 유지하고 있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0대입에서도 수시9명 정시10명 총19명의 서울대 등록자를 배출하며 그 명성을 이어갔다. 수시/정시의 지도를 병행하는 특징으로 인해 매년 수시/정시의 비율이 비슷한 편이다. 3학년1학기까지 과목별 세특에 개인별로 기재할 수 있는 수업 내용을 확보하고, 학생참여수업과 강의식수능지도수업의 적절한 균형을 추구한다. 주말과 야간 시간을 활용한 제2외국어와 인문면접 수업도 이뤄진다.

경남 남해에 위치한 남해해성고 또한 상위권 학생들이 주목할 만한 학교다. 2020서울대 합격실적으로 수시최초3명, 정시최초1명을 기록했다. 학년당 학생수가 평균 90명에 불과할 만큼 작은 학교 규모를 고려하면, 숫자가 가진 의미는 그 이상이라고 볼 수 있다. 

서울권 일반고는 서울고가 압도적인 실적을 기록 중이다. 2020대입에서 수시9명, 정시11명으로 총 20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어 중산고(16명), 강서고(13명), 경기고(13명)가 뒤를 잇는다. 비서울권 일반고 중에서는 화성고와 한민고의 실적이 돋보인다. 경기 화성에 위치한 화성고는 수시6명, 정시16명, 총 22명의 2020 서울대 등록실적을 기록, 정시에 강한 학교임을 입증했다. 한민고는 올해 수시13명, 정시3명, 총 16명의 서울대 등록실적을 기록했다. 경기 파주 농어촌 지역에 자리한 여건상 오로지 공교육만으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 주목해 볼 수 있다. 기숙형 고교로 학생들은 한 달에 한 번 3박4일간 귀가가 가능하며, 외출 또한 한 달에 한 번만 허용된다. 사교육이 원천 차단된 교육여건과 다양한 교내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한 수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시/정시 모두 고려한 선택 필요.. 성급한 교육특구 진입은 피해야>
전문가들은 성급한 교육특구 진입은 피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일반고만 볼 때 2015학년부터 2018학년까지의 서울 11개 학군별 서울대 수시 등록실적을 따져보면 강남서초학군의 위력이 대단한 것은 사실이다. 4년동안 서울 일반고에서 수시로 서울대에 등록한 1596명 가운데 강남서초학군에서 나온 등록자가 468명으로 전체 인원의 29.3%를 차지했다. 하지만 특목자사 등 다른 선택이 충분히 가능한 상위권 학생이 충분한 고민과 분석 없이 교육특구 진입을 먼저 고려한다면 스스로 기회를 막는 셈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2021학년 고입대상자들의 경우 2025년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과도 관계없이 특목자사고만의 수시체제의 교육환경에 대한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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