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불균형의 주범은 오히려 정시확대' .. '2020정시, 서울출신만 45.4%'

[베리타스알파=강태연 기자] 18일 일부 언론들은 '서울대 입학생 46% 수도권 출신, '지역불균형' 심각', '최근 5년간 서울대 입학생 절반 수도권 출신' 등의 제목으로 서울대 입학생의 46%가 수도권이 지역균형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도했다. 기사들의 골자는 "최근 5년간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 중 절반 가까이가 수도권 소재 고교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2020학년의 경우 서울지역 고교 출신이 전국 17개시도 평균보다 배가되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 불균형'현상이 도드라졌다"는 것이다. 기사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이광재(더불어민주)의원실 보도자료의 주장을 그대로 보도한 것들이었다. 

과연 서울대 입학생 46%가 수도권 출신이라는 것이 지역불균형이라는 주장은 타당할까. 교육전문가들은 너무 당연한 얘기를 억지로 문제삼았다고 지적한다.  실제 2020학년 입시를 치룬 2019년 고3 재학생수만 따지더라도 (2019년 기준 교육통계서비스 ‘학년별 학급수 및 학생수’), 고3 전체학생수 49만7562명 가운데 수도권 학생은 23만7549명(경기 12만6848명/서울 8만3301명/인천 2만7400명)으로 47.7%의 고3 학생이 수도권 고교에 재학한다. 비율만 보면 서울대 입학생 46%는 2019년 수도권 고3 학생수 비율47.7%보다 적다. 결국 학생수 대비 서울대 입학생은 수도권이 독식했다기 보다 인원수 보다 서울대 배출이 적었다고 볼수밖에 없다. 여기에 N수생수까지 더한다면 수도권 출신 학생수는 더욱 늘어나면서 서울대 배출비율은 더욱 떨어진다. 

여기에 이의원이 서울대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2020학년 서울대 입학생 배출 고교수', '2020학년 지역별 고3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수' 역시 학생수와 함께 이의원측 수도권 지역불균형 주장의 설득력을 더욱 떨어뜨렸다. 이의원은 2020학년 서울대 입학생 배출 고교수에서는 상위100위 중 77개교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서울 고3 학생 1000명 중 14명이 서울대를 진학해 전국 평균 2.5배 수준이라며 배출고교수와 1000명당 진학자수를 지역불균형을 주장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고입지형을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다. 서울 경기지역에 고교수가 많은데다 서울 경기지역에는 선발효과가 큰 특목자사고가 몰려있다. 상위77개교가 수도권에 있다는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다는 얘기다. 1000명당  진학자수역시 선발효과가 큰 특목자사나 비평준화 일반고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단적으로 1000명당 진학수의 경우 세종이 서울에 이은 2위를 했다는 것만 봐도 1000명당 진학자수의 실체를 금방 눈치챌수 있다. 세종은 학교수가 적은데다 전국단위 모집인 세종예술영재 존재 덕에 서울에 이은 2위가 가능했을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서울대 입학생으로 지역별 경쟁력을 비교하고 싶었다면 전체 인원수보다는 일반고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나을지 모른다. 물론 일반고 역시 전국단위와 광역단위가 존재하는 자율학교도 있고 비평준화도 있어 선발효과를 배제하긴 어렵지만 영재학교나 특목자사의 선발효과 보다는 조금 나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지역불균형을 문제삼으려 했다면 서울대 입학생의 수도권 쏠림을 지적하기 보다 오히려 정시확대를 문제삼았어야했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의 공정성강화조치로 정시가 확대되면서 서울의 교육특구가 강화되면서 지역불균형이 더욱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육부는 정시를 확대하고, 고교유형 단순화를 통해 수도권 밖의 고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서울 등의 교육특구로 학령인구가 쏠리게 된다면, 지역편중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당장 서울대 공개한 '2020 서울대 신입생 최종선발결과'는 정시의 서울 특히 교육특구 쏠림이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시에서 서울 출신 등록자는 383명으로 정시 전체 등록자 843명의 45.4%였다. 지역 확인이 불가능한 검정고시/기타(해외고 등) 출신자는 제외한 수치다. 수시의 경우 서울 출신 등록자는 816명으로 수시 전체 등록자 2460명의 33.2%다. 수시/정시 합산 지역별 현황으로는 시 출신 등록자가 1274명(38.6%)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 1199명(36.3%), 광역시 677명(20.5%), 군 153명(4.6%) 순이다. 수시에서는 시 합격자가 가장 많았다. 시 출신이 948명, 서울 816명, 광역시 571명, 군 125명 순이었다.

반면 정시에서는 서울 출신이 383명으로 가장 많고 시 326명, 광역시 106명, 군 28명 순이다. 이 의원의 자료에서 수시/정시 전형별 입학생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정시의 경우 교육특구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특성상 정시확대로 인한 지역편중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 지난해 여영국(정의당) 의원이 공개한 ‘2017~2019학년 3년간 서울대 입학생의 고교 소재 시군구별 수시/정시 합격자 비율’에 의하면, 229개 시군구 중 수시로만 서울대 입학생을 낸 곳이 71명이었고, 이 중 69곳이 비수도권이었다. 수도권에 해당하는 두 곳은 경기 여주시와 연천군이었다. 오히려 정시확대로 인해 일반고 학생을 선발하는 서울대 지역균형 선발이 축소된 부분도, 교육당국의 정시확대가 지역불균형을 유발하고 있다고 여겨진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정부는 2022대입개편에서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과 연계해 정시를 30%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수시/정시로 이뤄진 대입에서 정시를 확대하려면 수시 모집인원을 정시로 이동시키는 방법밖에 없다. 정시확대 방침이 정해졌을때부터 이미 서울대 지균 축소는 예견된 상황이었던 셈이다.  결국 "여당이라고 교육부의 정시확대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수도권 입학자가 많았다는 식으로 지역불균형을 건드린 것은 이도 저도 아닌 지적일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서울대 입학생의 지역편중이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정시확대이 더 큰 지역불균형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교육특구를 중심으로 서울대 입학생의 지역편중이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정시확대이 더 큰 지역불균형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5년간 서울대 입학생 수도권 46%?.. 학령인구 밀집에 따른 당연한 결과>
이 이의원이 주장한 2016~2020학년까지 5년동안 서울대 입학생 중 수도권 출신지역 비율이 46%라 높다는 주장은, 학생들의 인구분포 조차도 고려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였다. 2019년 고3 재학생만 보더라도 전체 49만7562명 중 23만7549명이 수도권 고교에 재학했다. 경기 12만6848명, 서울 8만3301명, 인천 2만7400명이다. 47.7%의 비중으로, N수생을 포함하지 않고서도 5년간 비중(46%)보다도 큰 셈이다. 

인구분포뿐만 아니라 선발효과가 큰 특목자사고 등이 다수 운영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지역간 정확한 수치를 비교할 수 없는 구조다. '고3 학생수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수' 자료에는 서울대가 1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렇지만 해당 수치는 일반적으로 학생수가 많은 서울권에 학교가 많고, 특목자사고도 포함한 내용이다. 특히 충북의 경우 울산과 함께 3.1명으로 가장 적은 수치다. 그렇지만 충북지역에는 영재학교를 포함해 특목자사고가 없는 지역이다. 일반고로 구성된 만큼 특목자사고가 위치한 지역보다 수치가 적을 수밖에 없다. 세종의 ‘2020 지역별 서울대 입학생 출신 고교수’에서 가장 적은 5개교임에도 불구하고, 1000명 중 11.3명이 서울대에 입학한 것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세종영재와 같이 학생선발권을 지닌 곳에서의 입학실적이 지역 전체 입학생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오히려 정시확대가 지역불균형 유발.. 서울대 정시 등록자 45% 서울출신>
전문가들은 진행되고 있는 정시확대와 2025년 예정된 고교유형 단순화로 인해 지역간 편중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시의 경우 반복학습과 사교육의 영향이 큰 전형으로, 교육특구의 영향력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교육특구를 억제해오던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이 2025년 예정된 고교유형 단순화 정책으로 인해, 일반고로 전환된다면 지역간 불균형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2019~2020학년의 서울대 최종등록자 자료에 의하면, 정시확대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정시에서 서울 쏠림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학년의 경우 정시에서 서울 출신 등록자는 383명으로 정시 전체 등록자 843명의 45.4%에 달한다. 지역 확인이 불가능한 검정고시/기타(해외고 등) 출신자는 제외한 수치로, 합산 시 규모가 더 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에 이어 시 326명, 광역시 106명, 군 28명 순으로 나타났다. 2019학년에도 정시 서울 출신 등록자는 383명, 시 360면, 광역시 123명, 군 30명이었다. 정시확대가 적용되지 않았던 2019,2020학년에도 서울 쏠림 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정시확대가 진행된다면 지역간 불균형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난해 여 의원이 공개한 ‘2017~2019 서울대 입학생의 고교 소재 시군구별 수시/정시 합격자 비율’ 자료에 의하면, 229개 시군구 중 수시로만 서울대 입학생을 낸 곳은 71곳이었다. 71개교 가운데 69개교는 비수도권이었고, 나머지 2개교는 경기 여주시와 연천군으로 나타났다. 정시 확대 시 서울대 실적의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당시 정시 확대가 서울대 진학 스펙트럼을 줄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교육 전문가는 “서울대 학종의 도입 이후, 소외지역 합격생이 증가하는 등 일부학교의 독식 체제가 깨지는 모습을 보여왔다. 2019수시에서는 최근 3년간 합격생이 없었던 경북 의성군, 전남 구례군, 충남 태안군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시가 확대될 경우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사교육의 지원을 받기 쉬운 교육특구로 쏠림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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