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집단위별 인재상’ 확인 필수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시립대가 2021 학종 자기소개서(자소서) 가이드북을 최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자소서 문항별 작성팁과 예시, 입학사정관의 한줄평 등을 상세하게 담고 있어 올해 시립대 학종 지원을 준비중인 수험생이라면 필히 확인해야 할 자료다. 마찬가지로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는 ‘UOS 매거진’이 면접을 포함한 학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면, ‘자소서 가이드북’은 자소서에 한정해 상세하게 풀어낸 차이다. 

시립대는 자소서 문항을 4개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공통문항 1~3번에 대학 자율문항인 4번을 함께 활용한다. 문항4는 지원동기와 향후 진로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도록 하며,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해야 한다. 분량은 띄어쓰기 포함 1000자이내다. 

공통문항인 문항1은 고교 재학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경험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이하 띄어쓰기 포함 1000자이내), 문항2는 고교 재학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활동(3개이내)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1500자이내), 문항3은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1000자이내)한다.  

서울시립대가 자소서 작성법을 상세하게 담은 가이드북을 공개했다. /사진=서울시립대 자소서 가이드북
서울시립대가 자소서 작성법을 상세하게 담은 가이드북을 공개했다. /사진=서울시립대 자소서 가이드북

 

<문항1.. 자기주도적 학습, 지적호기심 등>
문항1은 자기주도적 학습, 지적호기심, 학습에 대한 열정과 적극성 등을 드러내는 항목이다. 고교에서 어떤 영역에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주목한 주제에서 발생한 문제상황(예를 들어 학문적 논리관계, 이론과 실제의 차이 등)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풀어나갔는지 살펴봄으로써 대학에 진학해 지원자가 어떤 학업적 역량을 보여줄 것인지 평가한다. 

관건은 ‘학업’을 ‘성적’만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가이드북에서는 “특정과목의 성적이 낮았는데 어떠한 공부법을 활용해 성적을 올렸다는 이야기만을 적는다면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지원자의 학업적 특징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소재는 고교활동에 해당하는 것이라면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다. 교과 수업시간, 수행평가 과정, 교내대회 준비과정, 동아리활동과정, 전공 관련 독서활동과정 등이 해당될 수 있다. “각 과정에서 마주치는 ‘학업’과 관련한 논리적 모순 관계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를 이해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수행했는지 보여달라”는 설명이다. 

과도하게 어려운 학문적 이론을 적는다고 좋은 것도 아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자신만의 관점에서 다양한 적용사례를 살펴보다 발생한 논리적 충돌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보여줌으로써 해당 학문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 된다. 

대학에서의 학업은 고교에서의 학업과 많은 차이가 있는 만큼 대학은 어려운 대학 공부도 잘 이겨낼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고자 한다. 관심 학문영역을 좋아하고 즐길 줄 아는 학생이 대학 전공을 성공적으로 이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적만을 위한 공부가 아니라 자신의 관심을 충족하기 위한 ‘학업’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입학사정관에게 준비된 대학생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고민하는 것이 좋다. 

긍정사례로 제시한 세 가지 경우를 종합해 살펴보면, 융합/연계한 모습을 드러낸 경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 가지 주제에 대해 여러 교과에서 학습한 과정을 나타낸 점, 본인의 관심사를 한 곳에서만 드러내지 않고 다양한 과목과 연계하려 한 점, 본인의 관심사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충분히 찾아보고 다각도로 학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점, 실제 자료를 찾는 접근방법에서 사회와 통계를 융합하는 적극성을 보인 점 등이 긍정평가됐다.

교과에서의 확장을 보여주는 것도 좋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주도적으로 탐구하고 지식을 확장해 본 경험이 잘 드러나게 작성하는 것이다. 교과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 내용 자체만 알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동아리 활동으로 의문을 이끌어낸 점,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해결해보려고 한 점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본인의 의문 형성과정을 보여주며, 순차적으로 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한 과정과 노력, 느낀 점, 실패의 원인분석 등을 잘 기술했다. 

반드시 성공의 경험만을 쓸 필요는 없다. 탐구가 실패했을 때 오류의 원인을 찾아나가는 과정, 새롭게 알게 된 점에 대해서 서술하는 것도 학습에 대한 열정과 적극성을 드러내는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단점을 보완하는 자기반성의 과정도 좋다. 스스로 부족했던 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적용하는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모습을 기술하는 것이다. 

반면 구체적이지 않게 추상적으로 서술한 경우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단순히 결과만 나열해서는 어떤 학습과정과 방법을 통해 능력이 향상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교과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진행했는지, 그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나 궁금증을 해결한 과정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학생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을 나열하는 것도 금물이다. 특히 교과성적등급에 관한 내용은 교과학습발달상황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소서에 쓰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학업성적에 대한 표현, 경시대회, 교내활동 수상내역 등도 학생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스로 자신있다고 생각한 교과목을 공부한 과정이나 학습능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교내활동에서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것이 좋다.

<문항2.. 진로선택에 영향 준 활동 등>
문항2는 진로선택에 영향을 준 활동과, 적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킨 교육활동을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꼭 세 가지를 작성하지 않아도 된다. 학생부에 객관적 사실로 기록된 활동을 지원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경험했는지 묻는 항목이다. 

소재를 고를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것은 ‘모집단위별 인재상’이다. 시립대는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 대학이다. 예를 들어 인재상에 ‘문제해결력’이라는 표현이 있다면 고교생활 중에서 자신이 직접 노력한 문제해결력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경험을 서술하는 것이 좋다. 

사회현상, 학문적 개념, 특정 장소 등에 대한 관심이 어떤 활동으로 발전하게 됐는지, 그 과정과 결과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된다. 보고서 작성경험을 서술한 자소서에 대해서, 보고서 작성과정을 통해 본인이 미처 몰랐던 내용을 알게 되고 반성하면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나간 과정을 좋게 평가했다. 

탐구과정을 단순 나열이 아닌 구체적으로 서술한 경우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교과과정에서 배우는 학습내용을 가지고 지원자가 심화학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관점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 자소서가 긍정평가를 받았다.

생각의 유연함을 보여주는 사례도 좋다. 대다수가 찬성이라고 생각하는 토론주제에 대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반대의 입장에 서서 사고의 전환을 경험해보고자 한 점이 돋보인다는 설명이다. 지원자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했는지에 대한 사례도 지원자의 역량을 살필 수 있는 내용이 된다. 

반면 활동을 억지로 학과와 연결시켜 추상적으로 작성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학습과 관련된 동아리활동을 쓸 때는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작성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문법을 분석하는 활동’을 했다면 단순히 그 활동을 했다는 것으로 서술을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장 분석, 단어 분석 등의 사례를 제시하고 어떤 방법으로 어떤 것을 새롭게 배우게 되었는지 설명해야 한다.

보고서 작성경험을 쓸 경우 가설에서 결과도출로 바로 건너뛰는 것이 아니라, 탐구주제를 설정하게 된 이유, 탐구과정에서의 주요학습내용, 구체적인 결과를 서술하는 것이 더 생동감을 줄 수 있다. 

<문항3.. 단순히 착한 학생 원하는 것 아냐>
문항3은 배려 나눔 협력 갈등관리에 대해 서술하는 문항이지만 단순히 착한 학생을 선발하려는 것이 아니다. 공동체에 대한 관심, 시민윤리의식 협동학습능력 갈등관리능력 의사소통능력 등 공동체 안에서 자신을 성장시킨 경험을 생각해봐야 한다. 

3번문항 역시 모집단위별 인재상을 참고해야 한다. 인재상 세 번째 문장이 ‘사회역량’을 표현한 것으로, 여기에서 강조하는 공동체 생활의 특색을 보여줄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리더십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우, 의사소통능력을 강조하는 경우 등 모집단위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이에 맞춰 경험사례를 기술해야 한다. 

작은 역할이더라도 그 활동 안에서 갈등조정능력 의사소통능력 협동능력을 발휘한 부분을 찾아봐야 한다. 어떤 경험을 통해서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을 알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작성한 경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동체 안에서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이를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으로 연결하고, 그에 따른 문제해결의 결과가 구체적으로 나타난 점, 책임자로서 협업 시 발생했던 문제상황에 대해 피드백을 받고 슬기롭게 해결한 경험을 느낀 점과 함께 서술한 점 등이 긍정평가를 받은 요소다.

단체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은 일화에 대해 작성하고 싶다면 성과만을 나열하기보다는 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점, 팀원들과 갈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대해 서술해 지원자의 협동능력 갈등조정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 

봉사활동의 경험을 쓸 경우 친절 배려 선행과 같은 피상적인 감상의 내용을 쓰기보다는 봉사활동의 실제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원자의 시민윤리의식 협동학습능력 의사소통능력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문항4.. 학부/과 인재상 연결>
문항4는 문항 자체에서부터 학부/과 인재상을 고려해 작성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전공희망 학문에 대한 관심, 이해정도, 수학노력, 열의 등을 표현하도록 한다. 거창한 진로계획보다는 소소하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는 진로계획을 적어줄 것을 요구한다. 수행평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읽은 몇 페이지의 책으로도, 우연히 접한 언론의 이슈보도를 통해서도 충분히 지원동기를 밝힐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단순히 이 공부를 하고 싶다고 어필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전공을 공부하기 위해 본인이 실제로 했던 활동이 무엇이었는지 작성함으로써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단순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관심을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연결된 과정을 보여준 경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시립대 교양/전공수업에 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학습 로드맵을 짜는 것도 학과와 전공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반면 너무 일반적이고 흔한 상식 위주의 관심사를 쓴다거나 막연한 계획을 쓸 경우 지원자의 포부와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관심분야에 대해 관련 도서를 찾아보고, 다양한 강좌와 자료를 찾아보면서 지원자의 기준을 세워보고 그 내용이 이해가 되는 정도에서 지원동기와 진로계획을 쓸 것을 권했다. 

전공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나열식으로 작성하거나 개념을 일일이 설명하기보다는 경험을 통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의 변화에 대해 작성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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