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실적 상승중인 강북 최강자…작년 수능 전국 38위

과학영재학급 운영과 전문가연계 R&E 지도로 돋보이는 이과교육
철저한 대입연구와 연중무휴 자습실 운영 등으로 괄목 성과

2012학년 수능에서 광남고는 강북 최강 일반고로 부상했다. 특목고와 자율고를 빼고 광남고보다 높은 성적을 거둔 일반고는 없었다. 광남고의 괄목할만한 성적표는 기본적으로 환경의 영향이 크다. 광장동이라는 지리적 이점으로 우수한 학생의 비율이 높다. 토양이 좋다고 누구나 좋은 수확을 거두진 못하는 법. 광남고는 과학영재학급운영, 철저한 입시연구, 맞춤형 진로교육, 연중 무휴 자습실 운영 등으로 좋은 토양을 십분 활용, 풍성한 결실을 낼 수 있었다.

▲ 광남고는 강북 최강의 일반고다. 작년 수능에선 수능성적 전국 38위에 올랐다. 광남고는 작년 재수생 포함 1049명이 수능을 봐 이 가운데 17%에 해당하는 178명이 언수외 평균 2등급을 넘겼다. 강남 명문고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실적이다. /사진=신승희 기자 blog.veritas-a.com/pablo

강북 일반고 최강자

[베리타스알파 = 이우희 기자] 광남고는 한강 이북에 적수(敵手)가 없다. 광남고는 작년 수능에서 전국 38위를 차지했다. 2012 수능에 응시한 광남고 졸업생과 재수생은 모두 1049명. 이 가운데 17%에 해당하는 178명이 언수외(언어 수학 외국어) 평균 2등급을 넘겼다. 38위 안에 이름을 올린 일반고는 모두 12개교. 3곳은 비평준화지역 일반고였고 9곳은 교육특구인 강남과 양천, 대구 수성구에 자리한 일반고였다. 요약하자면 외고나 국제고, 자율고를 제외하고 한강 이북에서 광남고보다 공부 잘하는 고등학교는 없다.

광남고는 무슨 잣대를 들이대도 불쑥 튀어나오는 낭중지추의 실력을 자랑한다. 2011년 수능성적 2등급 이내 학생비율은 12.9%로 서울지역 전체 18위를 기록했다. 언수외 모두 1등급을 받은 학생은 3.1%로 나타나 전국 평균(1%)에 비해 세 배 이상 뛰어났다. 응시생 965명 가운데 30명이 언수외 전과목 1등급을 받았다. 올 3월 학력 평가에서는 수학(가, 나)과 외국어영역 1~3등급을 받는 학생이 전체의 50%로 전국 평균 23%의 2배 이상을 넘어서는 실력을 뽐냈다.

최근 3년 간 대입실적도 강남지역 명문고에 견줘 조금도 밀리지 않는다. 광남고는 2010~2012학년 서울대 합격생 28명을 비롯해 연세대 82명, 고려대 70명 등 SKY합격자 180명을 배출했다. 의치한계열 진학자는 23명. 이공계에 강한 면모를 분명히 드러낸다. 2012학년의 경우 졸업생 573명의 절반에 가까운 263명이 서울시내 주요 4년제 대학에 합격했다.

과학영재학급과 R&E로 이과 강화

광남고는 과학에 관심과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을 위한 과학영재학급 및 ‘R&E(연구와 교육, Research and Education)’ 과정을 운영하는 등 이과 교육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지정 ‘광남고 과학영재학급’은 1~2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며 무학년제를 기본으로 한다. 수업은 실험과 연구, 체험 중심이다. 학급당 20명씩 2개 학급을 운영하며 주말(학기 중)과 방학기간에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일수는 연간 102시간 정도. 활동내용은 교과심화학습부터 송암천문대 과학영재캠프, 특별교재를 활용한 특강, 생태사진촬영대회, 창의력 산출물 대회, 천체관측 행사 등으로 짜여있다. 현직 대학 교수의 특강도 이어진다. 올해는 동물학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광남고 과학교사의 실력도 초고교급이다. 정진문 교사는 대학 출강을 다닐 정도로 이름난 철새전문가다.

박해영 교장은 과학영재학급의 설립 배경에 대해 “광남고는 대다수 일반고와는 달리 이과생의 비율이 문과생 대비 70%에 달할 정도로 이과생이 많은 편”이라며 “과학교과 심화 수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요구 수준이 높다”고 전했다. 학교측은 과학교육의 심화과정을 개설할 방안을 꾸준히 추진하다가 서울시가 지정하는 과학영재학급을 알게 됐다. 광남고 영재학급은 2010년 1개 학급 20명으로 첫 인가를 받았다. 성과가 좋아 현재는 2개 학급 40명으로 정원을 확대했다.

R&E 과정도 과학에 특화돼 있다. 학생들은 주제별로 5명이 조를 짜 연구팀을 구성, 지도교수의 도움을 받아 대학교 학부 수준의 심도 있는 논문을 작성한다. 1년간 10회 이상 지도교수의 연구지도를 받는다. 지도교수는 대학교수나 연구기관의 연구원, 박사급 이상의 대학원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꾸려진다. 올해 연구팀은 총 9개로 물리 3팀, 생명과학 3팀, 환경 1팀, 보건 1팀 등 과학분야 팀이 다수를 차지한다. 박 교장은 “R&E활동을 통해 학생들은 대학 공부를 미리 체험해볼 수 있고 무엇보다 진로적합성을 증명하는 포트폴리오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다양한 과학행사 개최도 이과 교육 노하우 가운데 하나다. 광남고는 수학과학경시대회 과학탐구토론대회 환경독후감쓰기 환경포스터 과학발명품대회 과학퀴즈대회 등 매년 다채로운 교내 과학행사를 개최한다.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를 끌어올리고 재능을 개발하기 위함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광남고는 해마다 서울대 이과를 비롯한 이공계 명문에 50명 이상 진학시킨다. 최근 3년간 의치한의대에도 23명이 진학했다. KAIST에도 매년 1명 이상 보낸다.

빨간 날도 문 여는 자습실

연중 무휴로 여는 자습실은 광남고 학생들의 학구열을 그대로 보여준다. 광남고 자습실은 일요일과 공휴일에도 문을 연다. 원하는 학생들은 자정까지 남아 공부할 수 있다. 널찍한 좌석은 지정좌석제로 운영되며 쾌적한 공부 환경을 제공한다. 다만 총 좌석수가 266석뿐이라 소수의 학생만이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 1~2학년은 신관 1층에서 3학년은 신관 2층에서 공부한다. 1~2학년은 10시까지 공부할 있다. 3학년은 보통 10시 이후에도 학부모의 감독 하에 12시까지 공부한다.

입시전략팀 운영도 광남고가 좋은 대입 실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 가운데 하나. 박 교장은 “무턱대고 공부만 해서 수능성적에 대학과 학과를 결정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수시를 적극 활용해야 하며 우선 선생님들이 먼저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남고는 특목고나 자율고에 비해 수시와 입학사정관제 확대에 따른 대응이 한 박자 늦은 게 사실. 2012학년 진학 결과를 분석하면 정시합격생의 비율이 여전히 높은 편이었다. 올해를 기점으로 광남고는 입학사정관제에 적극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진학전문상담교사가 학생 개인에 맞춘 ‘개인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상세한 진로지도를 하고 있다.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은 광남고 학생들의 든든한 자산이다. 선배들은 후배들과 멘토링 관계를 맺고 수시로 공부법과 진로 상담을 해준다. 10년째 이어온 전통이다. 임승호 교감은 “상위권대마다 광남고 동문회가 있다”면서 “명문대에 단일 동문회가 있는 일반고는 별로 없다. 뛰어난 선배가 많다는 것도 광남고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현재 3학년 부장도 초빙교사제를 통해 입시에 정통한 분으로 모셔왔다. 3학년 부장은 공식적으로는 학기마다 3~4회 워크샵을 열어 3학년 담임들을 대상으로 입시 강좌를 한다. 비공식적으로는 거의 매일 회의 때마다 교육이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정시에서 수시로 입시 궤도를 수정하면서 수시 땐 무조건 상향지원하고 떨어지면 정시로 대학 가겠다는 낡은 전략은 곧 광남고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전망이다.

학교는 뒤처지는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인다. 일반고다 보니 특목고와 달리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더러 있다. 1~2학년 학생 가운데 교과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따로 모아 국영수를 책임지도하고 있다. 공부뿐 아니라 공부습관도 세심하게 관리해 궁극적으로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도한다. 공부보다 예체능에 소질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30개가 넘는 상설 동아리도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교내 미술부는 학교에 벽화를 그리고 교내 벤치를 색칠하고 환경부는 빈 공간에 작물을 심고 환경 게시판을 설치하는 등 자발적인 활동에도 열심이다.

진로 지도에도 심혈 기울여

광남고는 진로지도에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인다. 진로교육은 ‘학부모진로아카데미’와 ‘토요진로강연’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이루어진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진로아카데미는 학부모와 학생 간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박 교장은 “아이들이 제일 힘들어 할 때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부모가 원하는 것이 다를 때다. 부모가 의식을 바꿔야 한다. 아이와 함께 이야기하면서 최선의 진로를 모색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로아카데미에 대한 학부모의 호응은 기대 이상. 100석이 넘는데도 매번 자리가 부족해 선착순으로 전환했다. 올해까지 총 6회 개최, 참여 학부모는 500여 명에 달한다.

토요진로강연은 학생들의 직업 선택을 도와주기 위해 마련했다. 월 1회 명사를 초청해 강연한다. 명사는 지역 국회의원과 유명인사를 모셔오기도 하지만 학부모 중에도 모실 만한 분이 많다. 임 교감은 “학부모 중에 신문사 사진기자를 하시는 분이 있어 모셨는데 학생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한의사 심리학자 드라마제작자 사진작가 등 능력 있는 학부모가 많은 것도 광남고의 자산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는 진로동아리 ‘세계로 미래로’도 운영하고 있다. 40명을 선발해 꿈이 비슷한 학생 3~5명이 조를 짜 진로탐색활동을 벌인다. 동아리내 소그룹 ‘레지던트’는 서울대 병원을 찾아 견학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입시에 도움이 진로탐색 경력을 착실하게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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