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플래닛 '2023 주목할 만한 좋은 기업' 선정.. '코로나 4년차' 직원들이 평가한 좋은 회사는?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플랫폼 '세이지리서치', 5개 부문 1위.. 종합점수 9.6점에 달해 공기업∙글로벌 기업 강세…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안정적 기업 가치 재조명 채용시장에서 인기 끌던 스타트업들 옥석 가려져… 대기업은 한 곳도 10위권 못 올라 기업의 성장 가능성, 연봉∙복지 등의 복합적 요소에 따라 '워라밸' 장점∙단점 되기도

2023-02-22     나동욱 기자

[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대표 황희승/윤신근)이 2022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잡플래닛 내 기업 평가를 토대로 '2023 주목할 만한 좋은 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2023년 코로나 4년차, 어느 때보다 일하는 방식이 빠르게 변한 한 해였다.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19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조금씩 예전과 같은 일상을 되찾아가고 있다. 한편 일하는 방법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불러왔던 코로나19는 언택트가 대세로 떠오르며 재택근무 및 유연근무 여부가 직장인들에게 일하기 좋은 직장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다.

올해도 어김없이 잡플래닛에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회사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코로나 4년차를 맞은 지금, 과연 어떤 회사들이 일하기 좋다는 평가를 받았을까? 지난 1년 동안 잡플래닛에 남겨진 각종 기업 평가를 토대로 모든 항목에서 높은 만족도 점수를 받은 '종합 부문' 순위를 공개한다.

이번 평가는 총만족도 점수에 ▲복지/급여 ▲승진 기회/가능성 ▲워라밸(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문화 ▲경영진 평가 등 5개 항목을 더해 10점 만점으로 표시했다. 객관성 확보를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리뷰가 남겨진 기업을 대상으로 했다.

매년 진행하는 평가라 매번 비슷한 기업들이 선정될 것 같지만, 의외로 매년 새로운 회사들이 이름을 올린다. 특히나 시장의 변화와 직장인들 가치관 변화가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 고스란히 반영되곤 한다.
 

<2023 주목할 만한 좋은 기업 '전체' 종합 부문 TOP3>

잡플래닛에 따르면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는 세이지리서치가 유수의 대기업과 외국계, 공기업 등을 제치고 2023년 주목할 기업 1위에 올랐다. 종합 순위 뿐 아니라 워라밸, 연봉복지, 사내문화, CEO지지율, 성장가능성까지 전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세이지리서치의 종합 점수는 9.6점에 달한다. 중견/중소기업 중 총점 9점을 넘긴 곳은 세이지리서치가 유일하다.

건실한 사업성에 힘입어 타 스타트업 대비 높은 연봉을 형성한 것이 1위 비결이겠지만, 더욱 눈여겨 볼만한부분은 퇴사율이다. 고연봉을 보장하는 회사 대부분의 공통점은 개개인에게 최대치의 생산성을 요구하다 보니, 퇴사율이 다소 높게 나타난다는 것. 그러나 세이지리서치는 2022년 퇴사율이 2%에 불과하다.

잡플래닛 기업 평점 역시 4.9에 이른다. 가장 얻기 어렵다는 직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낮은 퇴사율 덕인지 2021년 이후로는 퇴사한 전직원의 리뷰를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매우 인상적이다.

잡플래닛에 남긴 구성원들의 평가 역시 놀랍다. 구성원들은 '기업추천율, CEO지지율, 성장가능성' 모두 100%만족도를 보였다. "인턴인데 집에 한우가 와서 당황했을 정도"라며 "기업문화가 수평적이고 직급간 위화감이 없다. 직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평가가 눈에 띈다. 능력 있는 구성원, 수평적인 업무 분위기, 투명한 의사결정, 유연한근무제도, 성장하는 환경 등이 대부분 리뷰에서 보인다.

다만 "스타트업이라 체계화 과정에서 의견 교류가 많다 보니 오버 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재택근무 불가능. 다만 유연근무제나 자리 비움이 가능해서 급할 때는 스케줄 조절할 수 있음" 등이 단점으로 언급됐다.

구성원들이 '신의 직장'이라 부르는 곳, 한국전기연구원이 종합 2위, 공기업/기관 1위에 올랐다. 특히 사내 문화와 CEO지지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으로 1976년 설립,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전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구성원들이 얼마나 만족하는지는 리뷰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전현직자들은 "연차, 유연근무제 관련해서는 정말 눈치 안 보고 쓸 수 있음. 복지 대단히 괜찮음", "최고의 워라밸, 높은 수준의 전문성, 우수한 급여"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다만 지방에서 근무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라고. 전현직자들은 "창원 구석에 있어서 타지방 사람들이 적응하기 힘들다", "지방근무가 싫으면 힘들 수 있음" 이라고 했다. 또 "대졸은 계약직만 뽑는다. 박사 이상은 해야 정규직 입사 가능" "계약직은 정규직 전환이 힘들다"는 언급도 있었다.

미국의 서비스용 소프트웨어(Saas) 기업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일즈포스가 외국계 기업1위,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특히 성장 가능성과 CEO지지율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오라클 최연소 부장으로 이름을 날렸던 마크 베니오프가 1999년 설립, 현재는 CRM분야 글로벌 1위로 꼽히는 세일즈포스는 전세계 10만개가 넘는 고객사를 보유, 7만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근무 중인 명실상부 글로벌 기업이다. 2020년에는 세계 최대 기업용 업무 메시지 서비스 '슬랙'을 인수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포춘지가 선정한 가장 빨리 성장한 회사 4위, 가장 혁신적인 회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포춘, 포브스, 글래스도어, 링크드인 등 다양한 곳에서 좋은 직장으로 선정된 바 있다. 한국 구성원들 역시 회사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이 회사에 다닌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느낀다"는 이부터 해서 "직원을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곳"이라는 리뷰도 나왔다. 한 현직원은 장점을 "대기업 이상의 연봉, 재택근무 가능, 체계적인 온보딩, 능력 있는 동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글로벌1위 네임밸류, 다양한 복지"라고 정리했다.

물론 단점도 있었다. 전현직자들은 "계속 성장하고 배워야하는 환경이어서 힘들 수 있음." "업무가 빠르게 진행돼 일 처리 속도가 빠르지 못한 분은 고생할 수도", "동료들 거의 모두 일 중독" 등을 단점으로 꼽았다. 일이 많고 계속 공부해야 하는 곳이라는 얘기다.
 

<공기업∙글로벌 기업 상위권 휩쓸어∙∙∙경기 불황과 시장 침체기 맞아 안정적 기업 가치 재조명>

2021년 IT 스타트업에 투자가 몰리던 시기, 일하기 좋은 기업 순위에서도 IT 스타트업의 약진이 돋보였다. 종합1∙2위를 유수의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 공기업 등을 제치고 IT스타트업이 차지했다. 10위권 내 4개의 스타트업이 이름을 올렸으니, 놀라운 수준이었다. 이들의 기업 리뷰에서는 '성장'에 대한 기대감과 '뛰어난 동료'와 '자유로운 사내 문화' 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엿보였다. 하지만 올해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공기업(공공기관)과 글로벌 기업들이 상위권을 휩쓸었다.

10위 권 내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견/중소기업은 단 2곳에 불과했다. 경기 불황과 시장 침체기를 맞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들의 가치가 재조명된 것으로 보인다. 적지 않은 스타트업들이 씀씀이를 줄이고, 더 나아가 구조조정까지 염두에 둔 상황에서, 탄탄하고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바탕으로 만족스러운 급여/복지 체계를 가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빛 날 수밖에 없었다.

반면, 이런 와중에도 국내 대기업은 한 곳도 10위권에 오르지 못했다. 다만 눈에 띄는 점은 대기업으로 한정한 순위에서는 10위권에 네이버 계열사가 3곳, SK 계열사가 무려 4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리뷰에서는 'SK', '네이버'라는 기업명 자체가 장점으로 언급됐을 정도다.

한창 채용시장에서 인기를 끌던 스타트업들은 옥석이 가려지는 모습이다. '가능성'을 무기로 '반짝' 떠올랐지만 변하는 시장 상황에 그 가능성을 입증해내지 못한 기업은 뒤로 밀리고 진짜 기술력을 갖춘, 여기에 더해 제대로 된 수익 모델과 안정적인 조직 운영 능력까지 갖춘 곳만이 살아남았다.

특히나 이런 상황 속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한 곳이 설립 6년 차에 불과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은 더욱 놀랍다. 딥러닝 기반 비전 검사 플랫폼을 운영하는 이 회사는 급여/복지, 워라밸, 성장가능성, CEO지지율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모든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워라밸'의 재평가, MZ 직장인 무조건 워라밸 추구하는 것 아냐…복합 요소 고려>

흥미로운 점은 '워라밸'에 대한 평가였다. '워라밸이 좋다'는 것이 무조건 장점일까? 잡플래닛 리뷰를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일부 기업의 구성원들은 "워라밸 챙길 수 있지만 커리어 욕심이 있다면 힘들 수 있음", "워라밸이 좋다 보니 연봉이 처참", "워라밸은 좋음. 그만큼 일 안 하는 사람이 많음" 이라고 했다. 워라밸이라는 요소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기업의 업무 처리 방식, 연봉/복지 등 복합적인 요소에 따라 장점이 되기도, 때에 따라 단점이 되기도 했다.

즉, MZ 직장인이라고 흔히 알려진 것처럼, 마냥 '칼퇴' 시켜준다고 좋아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렇다 보니, 워라밸 좋다는 회사 중에는 급여/복지, 성장가능성, 사내문화 등에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받거나, 이를 모두 종합해 선정한 종합 순위에서는 하위권에 속한 곳들도 있었다.

사내 문화는 기업의 총 만족도 수준을 가장 많이 반영한 요소로 보인다. 예를 들어 경영진이나 승진 가능성/기회 등의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더라도 연봉이나 워라밸 등 다른 조건이 좋으면 만족도가 높을 수 있지만, 사내 문화 점수가 낮은데 만족도가 높은 곳은 적었다. 즉, 사내 문화 좋은 회사 치고 일하기 나쁜 회사는 없다는 얘기다.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
잡플래닛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