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15개 사립대 평균 75.1%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학의 재원 확보를 위한 자체 수익재산 비중이 가장 높은 사립대는 어딜까. 대학알리미가 지난달 31일 공시한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현황’에 따르면 상위15개 사립대 가운데 건국대가 올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 가장 높았다. 건대는 기준액 2871억7045만8000원에 7731억5802만7000원 규모의 자체 재산을 확보, 확보율이 269.2%에 달했다. 

대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대학의 재정자립도와 안정적 수입창출을 가늠하는 잣대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사립대 법인이 대학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익을 목적으로 운영하는 재산이다. 법인이 소유한 토지, 건물, 주식, 정기예금/금전신탁, 국채/공채, 기타 교육부장관이 수익용 기본재산으로 인정 공시한 것 등이 수익용 기본재산에 해당한다.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는 대학의 재정구조 개선을 위한 대안으로 인식된다. 등록금이 지속적으로 동결되고, 대학 기부문화가 선진국에 비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이 활용할 수 있는 자구책이다. 등록금은 학생부담이고 기부금이나 재단 전입금은 지속성과 재정자립도 측면에서 불안정하다는 점에서도 수익용 기본재산의 중요성은 더해진다. 자체 수익구조가 아닌 외부수입에 의존도가 높을 경우, 기부금이 줄거나 재단 전입금이 감소하면 대학 재정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상위15개 사립대 중 건국대가 올해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는 올해 269.2%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확보해, 지난해 258.8% 대비 더 확대된 모습이다. /사진=건국대 제공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과 운영경비 부담률>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대학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수익용 기본재산의 평가액에서 기준액을 나눈 값에 100을 곱한 값이다. 기준액은 각 대학이 갖추도록 규정한 수익용 기본재산의 규모다. 대학법인의 ‘운영수익총계’에서 전입금, 기부금, 국고보조금을 제외한 값으로 산출한다. 운영수익총계는 대학의 등록금, 전입금, 기부금, 국고보조금 등 교비회계 운영계산서에 명시된 수입항목의 총액이다. 다만 대학 유형별로 기준액 산출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기준액 산출방식도 차이가 있다. 대학법인이 사이버대학이나 중등 이하 교육기관 등 2개 이상의 교육기관을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사이버대학이나 중당 이하 교육기관의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액은 운영수익총계에서 전입금과 기부금을 뺀 값을 2로 나눠 산정한다.

수익용 기본재산의 운영경비 부담률은 대학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액 가운데 교비회계로 전출된 금액의 비중을 말한다. 수익용 기본재산 소득액에서 당해 수익용 기본재산에 관한 제세공과금 및 법정부담경비를 뺀 값의 80%가 대학별 운영경비 부담 기준액이다.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액 중 교비회계로 전출한 금액을 대학별 기준액으로 나눠 100을 곱한 값이 운영경비 부담률이다.

사립대 법인은 적절한 수익용 기본재산의 규모를 갖춤과 동시에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발생한 소득의 일정 금액을 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지출해야 한다. ‘대학설립/운영규정’ 제8조에는 학교법인이 매년 수익용기본재산에서 생긴 소득의 80% 이상을 대학 운영에 필요한 경비로 충당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건국대 269.2% 최고..단대 연대 한대 순 100% 넘겨>
상위15개 사립대 가운데 건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이 269.2%로 가장 높았다. 건대는 올해 기준액이 2871억7045만8000원인데 비해 무려 7731억5802만7000원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건대의 기본재산 확보율은 전국 4년제 사립대 153개교의 평균 확보율 60.9%에 비하면 4배를 넘는 수치다. 수도권 64개 사립대 평균 69.4%와 상위15개 사립대 평균 75.1%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높았다.

상위15개 사립대 가운데 기준액 이상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보유한 대학은 건대를 포함해 단국대 연세대 한양대의 4개교였다. 단대는 기준액 2532억873만1000원의 135.5%인 3430억1743만9000원 규모의 수익용 기본재산을 갖고 있었다. 이어 연대 127.6%, 한대 112% 순이었다. 

한국외대의 경우 지난해까지는 100%의 확보율을 넘겼으나 올해 83.2%로 떨어진 모습이다. 외대에 이어 대학별 확보율은 50% 밑으로 떨어진다. 홍익대 55.5%, 인하대 51.7%, 이화여대 46.6%, 동국대 36.7%, 중앙대 35.6%, 경희대 30.7%, 고려대 27.5%, 서강대 23.2%, 숙명여대 8.5%, 성균관대 4.4% 순이었다. 확보율이 낮아질수록 대학 자체 수익 창출 수단보다는 재단 전입금이나 등록금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건대는 수익용 기본재산 보유액 총액을 기준으로 봐도 월등한 수치로 1위였다. 올해 보유액은 7731억5802만7000원으로 지난해 7419억1438만4000원보다도 확대됐다. 건대를 포함, 연대 6603억3579만5000원, 한대 5177억5625만9000원 순으로 5000억원을 넘는 수익용 기본재산을 보유했다.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대학은 단대 3430억1743만9000원, 외대 1573억9347만4000원, 인하대 1487억4365만4000원, 홍대 1368억6619만2000원, 이대 1331억3883만3000원, 고대 1249억7623만7000원, 중대 1120억7118만7000원, 경희대 1094억2668만2000원 순이었다. 1000억원 이하로는 동대 954억997만1000원, 서강대 292억5790만8000원, 성대 137억5243만2000원, 숙대 107억7336만4000원 순이다.

<확보율 3년간 증가세..부동산 경기회복 요인>
상위15개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71.9%를 기록한 확보율은 2016년 74.4%, 2017년 75.1%로 상승했다. 대학별로 살펴보면 15개대학 중 11개대학이 지난해 대비 상승한 모습이다. 

상승률이 가장 컸던 대학 역시 건대다. 건대는 지난해 258.8%에서 올해 269.2%로 10.4%p 뛰어올랐다. 이어 단대가 지난해 126.6%에서 올해 135.5%로 8.9%p 확대, 한 대가 지난해 103.3%에서 올해 112%로 8.7%p 확대돼 증가율이 높았다.

대체로 수익용 기본재산이 확대된 데는 부동산 경기회복이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현재 사립대들은 수익용 기본재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교육연구소에 따르면 2015년 사립대 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 평가액의 80% 이상은 토지와 건물에서 나왔다.  

반면 하락한 대학도 있다. 외대의 경우 기본재산 확보율이 2015년 127.2%에서 2016년 122.5%로 미미하게 하락했다가 올해는 83.2%로 떨어진 모습이다. 외대는 지난 3년간 수익용 기본재산 보유액이 889억원 확대되며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인 대학 중 하나였으나 올해는 다시 보유액이 확대되기 이전으로 돌아간 양상이다. 토지가 62.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건물이 21.3%였다. 이어 신탁예금 9.1%, 유가증권 7%, 기타재산 0.1% 순이었다. 

<건국대 등 11개대학, 소득액 전부 교비회계 전출>
상위15개 사립대 대부분은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생긴 소득을 규정에 따라 대학 운영경비에 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5개대학 중 12개대학이 기준액보다 많은 금액을 교비회계로 전출하고 있었다. 건대 경희대 고대 단대 동대 서강대 성대 이대 인하대 중대 홍대의 11개대학은 학교운영경비 부담률이 125%로 동률을 기록했다. 부담률이 125%인 대학들은 수익용 기본재산 소득액의 전부를 교비회계로 전출한다고 볼 수 있다. 운영경비 부담 기준액은 수익용 기본재산 소득액의 80%로 산정되는데, 80%의 125%는 100%이기 때문이다. 

11개대학 다음으로는 한대가 118.9%로 뒤를 이었다. 한대는 기준액 59억9755만8000원에 71억3133만6000원을 대학 운영경비로 부담하고 있었다. 외대와 연대의 경우 각각 88.3%와 83.6%를 기록하며 ‘대학설립/운영규정’이 명시한 80%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대는 2014년 120%를 기록한 이후 2015년부터 3년 연속 부담률이 기준을 넘지 못했다. 외대의 경우 2015년과 2016년에는 125%의 부담률이었으나 올해 하락한 모습이다.  

<전국 사립대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 평균 60.9%>
올해 전국 153개 사립대의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율은 60.9%다. 기준액 12조8776억원에 보유액은 7조8397억원이었다. 2016년 대비 확보율이 소폭 증가했다. 2016년은 기준액 12조9472억원에 7조6480억원을 보유해 59.1%였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확보율은 좀 더 높아졌다. 올해 기준액 7조4268억원의 69.4%인 5조1543억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역시 지난해 대비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에는 기준액 7조4447억원에 5조460억원을 보유해 67.8%를 확보하고 있었다. 

비수도권의 경우 확보율은 대폭 낮아졌다. 89개교 기준, 49.3%에 그쳤다. 기준액 5조4507억원에 2조6854억원을 보유한 결과다. 지난해 47.3%에 비해서는 높아진 수치지만 여전히 수도권 평균이나 사립대 전체 평균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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