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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앤다고 해결될까’ 대입 논술 폐지.. 학종 평가요소 축소논술 폐지 “재도전 박탈 우려”.. 자소서/추천서 폐지 “정성평가 본질 흐려”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10.25 00:19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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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입에서 논술이 폐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학생부는 자소서/추천서가 폐지되는 등 평가요소를 축소할 방침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입제도 개편의 방향을 밝혔다.

김 부총리는 그간 대입에서 꾸준히 규모를 줄여온 논술을 축소 또는 폐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논술의 경우 학생부를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 학생들에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사교육 유발 전형이라는 비판 역시 논술이 변화한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과거에 머무른 비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논술은 선행학습영향평가를 통해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판정하고 있고, 대학별 논술가이드북, 모의논술 등을 통해 사교육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규모가 부쩍 늘어난 학종/교과의 경우 학생부를 잘 구축해온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이라며 “논술을 폐지할 경우 뒤늦게 철든 학생의 진학 기회가 정시 외에는 사라지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김 부총리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으로 자소서/추천서 폐지도 언급했다. 학종의 평가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학종 평가요소가 과도하게 단순해질 경우 학생별 차이를 면밀하게 파악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존재한다. 과정 중심의 평가를 위해 학생부를 보완해왔던 자소서/추천서를 폐지할 경우 학종의 정체성인 ‘정성평가’의 취지를 흐릴 우려도 있었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평가요소를 단순화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며 “올해부터 도입된 학생부 기재 개선방안이 과도한 단순화로 현장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부 가이드라인부터 재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논술 폐지와 학종 자소서/추천서 폐지의 입장을 밝혔다. 논술의 경우 학생부를 잘 관리하지 못한 학생들에 재도전 기회를 부여하는 전형이라는 점에서 폐지까지는 성급하다는 우려의 시각이 많다. 자소서/추천서 폐지 역시, 정성평가인 학종의 취지를 훼손할 우려도 존재했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논술 결국 폐지하나.. ‘사교육 유발’ 오명 벗어난 지 오래>
김상곤 부총리는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수시 논술전형은 축소 방침을 유지하고 가능하면 폐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논술 폐지는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교육정책으로, 사교육유발 전형이라는 이유로 폐지 논의가 이어져왔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논술 폐지를 두고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폐지의 근거인 사교육 유발 우려는 이미 벗어난 지 오래라는 평가다. 그간 공교육정상화법에 근거해 논술고사의 교육과정 이탈 여부를 판정하면서 대학별 논술 난이도가 크게 낮아지는 등 사교육 유발과는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 고교교육기여대학지원사업을 통해서는 각 대학이 논술가이드북을 발간하고 모의논술을 실시하면서 사교육 없이 ‘자기주도학습’을 통해 논술에 지원할 수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논술이 도입된 초기에는 사교육을 유발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간 다양한 변화를 거쳐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논술은 내신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에 재도전 기회를 제공하는 일명 ‘패자부활전’ 전형이라는 점도 폐지 반대의 근거다. 이미 대입제도가 각기 다른 특징을 지닌 학생부종합전형(학종)/학생부교과전형(교과)/논술전형/특기자전형/수능위주전형의 5개 체제로 단순화된 상황에서 전형 수를 더 줄이는 것은 수험생별 차이에 따른 대입선택권을 제한한다는 우려다.

학종과 교과는 모두 학생부위주전형으로, 꾸준한 학생부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학생들은 지원하기 어려운 전형이다. 학생의 성실성을 판단할 수 있는 학종/교과가 대입에서 확대되는 방향은 바람직하지만, 학생부 성적이 부족한 학생들이 뒤늦게 철들어 대입을 준비하는 경우를 고려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 대입 전형은 크게 수시/정시로 나뉘며 수시는 다시 학종 교과 논술 특기자로 나뉜다. 학종은 학생부 중심의 정성평가 방식이다. 내신을 수치화해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원학과와 연관된 과목의 성적을 살피거나, 성적의 증감추이를 비교해 학생의 학업역량을 살핀다. 교과뿐만 아니라 비교과활동도 평가에 반영돼 교과/비교과를 아우른 꾸준한 학생부 관리가 필요한 전형이다. 현행 대입은 학종 확대 추세다. 충실한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학업역량을 기른 인재를 선발한다는 점에서 공교육 정상화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학생부 관리가 필요한 전형이다 보니 학교 수업과 교내 프로그램 참여 활성화를 유도하는 전형이다.

교과는 교과성적을 정량평가하는 전형이다. ‘줄 세워’ 선발하는 전형인 탓에 한 학년 성적이라도 삐끗하면 쉽사리 지원하기 힘들다. 전년도 입결 등을 토대로 어느 정도 합격선을 예측할 수 있어 수시 상향지원으로 활용하기 힘든 전형이기도 하다. 특기자는 학종이 사교육 유발을 막기 위해 교내활동만 반영하고 교외활동은 평가에서 제외하는 것과 달리, 교외활동까지 평가하는 특징이다. 특정 분야에 뛰어난 강점이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다 보니, 대학별 선발인원도 적을 뿐만 아니라 지원가능한 수험생도 제한된 편이다.

학종/교과가 전형구조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논술은 좋은 학생부 없이도 지원할 수 있는 전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논술전형에서도 학생부를 일부 반영하기는 하지만, 영향력이 극히 미미하기 때문이다. 논술 1점이 내신에서의 4~5등급 차이와 맞먹는 경우도 다수다. 대학별 입결을 살펴봐도, 논술전형 합격자의 내신성적은 상대적으로 학종/교과와 비교해 낮게 형성된다.

논술이 학종/교과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는 점에서 논술의 완전 폐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학생 유형이 존재하는 만큼 대입 전형 역시 어느 정도 다양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계의 의견이다. 한 고교 관계자는 “논술을 폐지하면, 학생부가 잘 관리되지 않은 학생은 정시만을 노려야 한다. 학종은 학생부를 기반으로 지원한다는 점에서 재수마저 쉽지 않은 전형이다. 이미 구축된 학생부를 수정할 도리는 없으니, 자소서와 면접을 보강하는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소서와 면접은 학생부에 대한 보완 차원의 전형요소인 만큼, 학생부가 더 나아지지 않는 한 합격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시 외에는 대학에 진학할 기회가 사라지는 셈이다.

‘설상가상’으로 정시가 대폭 축소/폐지될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수능 절대평가 전환으로 인한 정시의 변별력 저하 때문이다. 절대평가를 기반으로 한 수능개편안이 현장의 극심한 반발로 1년 유예 사태에 이르긴 했지만, 아직 정부는 절대평가 전환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수능성적만으로 변별할 수 없어, 정시에 추가 전형요소가 도입될 우려도 있다. 학생부를 반영하는 방안의 경우, 사실상 학생부위주전형과의 차이가 없어져, 이 역시 학생부를 꾸준히 관리하지 못한 학생들의 대입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당장 논술을 폐지한다고 학생부위주전형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학종의 경우 입학사정관 수, 평가체계 등의 기반이 다져져야 해 단기간 내에 규모를 늘리기 힘들다. 학생 개개인을 정성평가하는 현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집규모를 확대할 경우, 전형 기간이 훨씬 길게 확보돼야 할 뿐만 아니라 막대한 운영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논술로 선발하던 인원을 모두 학종으로 선발하려면 전형 운영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 것”이라며 “제한된 시간과 비용 내에서 무조건 학종을 대폭 늘리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학생부 신뢰도 제고 방안.. 자소서/교사추천서 폐지가 정답일까>
김 부총리는 학생부 신뢰도 제고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부총리는 “학생부 기재사항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학종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 너무 다양한 요소를 요구한다는 점은 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종의 신뢰도 문제는 학종 확대와 더불어 끊임없이 요구된 사안이다. 최근에는 학생부 수정 건수를 빌미로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유은혜(더민주)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 정정 현황’에 따르면 학생부 정정건수는 2012년 5만6678건에서 계속 증가해 2016년 18만2405건을 기록했다. 5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유 의원은 “단순 오탈자 정정을 포함해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학생부의 신뢰성과 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뢰도 제고의 방안으로 학종의 평가요소를 줄이는 방향은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있었다. 김 부총리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형 요소를 과도하게 단순화할 경우 학생 개개인의 특성을 면밀히 살펴 정성적으로 평가한다는 전형 취지를 훼손할 우려도 제기된다. 학생별 차이를 드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단순히 성적이나 ‘결과물’이 아닌 학생의 학업 ‘과정’을 살펴 선발하고자 한 것이 학종의 취지”라며 “학생의 학업성장과정을 부연 설명할 수 있는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폐지하는 것은 이 같은 취지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수준의 간극을 줄이는 데만 집중할 경우, 학종이 평가하고자 하는 본질에서 멀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고교 입장에서는 학생의 모습을 충실히 담기 어렵고, 대학 입장에서는 학생의 정성평가가 힘들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종의 주된 평가요소는 학생부임은 분명하지만, 학생부에서 미처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 대학이 더 알고 싶은 부분을 자소서와 교사추천서를 통해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학생부 기재 개선 방안도, 학교/교사별 기재 수준 차이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단순화됐지만 오히려 현장에서는 혼선을 일으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같은 활동을 했더라도 기재 금지 사항에 따른 교사의 해석 차로 기재유무가 갈리는가 하면, 대회 명칭에 따른 학교간 차이도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행 기재요령에 따르면 교내대회는 수상경력만을 기재하도록 해, 교내대회에 참가했더라도 수상을 하지 못한 경우라면 학생부에 나타낼 방법이 없다. 방과후학교에 관한 내용은 수업명과 시간만 기재할 수 있어, ‘명칭’에만 몰두하는 부작용을 일으키기도 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현재 학생부 기재요령 방안에 대해 다양한 개선 요구가 있는 만큼, 기재요령부터 손보는 것이 시급하다”며 “‘신뢰도’ 문제에 매몰돼 학종의 취지 자체를 흐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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