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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자사고 10억 지원금?.. ‘준 적도 없는데 없앤다니’일반고전환 자사고 3년간 6억 지원.. ‘유도 효과 있을까’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10.24 15:01
  • 호수 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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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정부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학교에 대한 재정을 지원해 일반고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여타 매체가 보도한 것과 달리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재정지원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애초 자사고는 정부나 교육청의 재정 지원 없이 운영되는 학교인 때문이다. 8월 교육부가 발표한 선발시기 조정에 이은 고교체제 개편계획의 일환으로 일반고 전환 고교에 대한 행/재정적 지원을 예고하면서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 방침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20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정부가 외고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유도하고자 구체적인 재정지원책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고로 전환한 자사고뿐만 아니라 외고 국제고에 대해 3년간 최대 6억원을 지원한다. 전환 후 첫해인 1차년도 3억원, 2차년도 2억원, 3차년도 1억원을 지원한다. 이달 중 의견수렴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정부가 자사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한 학교에 대한 재정을 지원해 일반고 전환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만 여타 매체가 보도한 것과 달리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재정지원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애초 자사고는 정부나 교육청의 재정 지원 없이 운영되는 학교인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다수 매체들은 개정안을 두고 “현재 10억원이 지원되고 있는 자사고 지원금이 내년과 내후년 규모를 줄여가면서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교육부 교육재정지원과 관계자는 “시행규칙 상에는 ‘자사고 지정에 따른 일반고등학교 지원’이라고 명시돼 있지만 이는 자사고 지정으로 인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결손이 생기는 교육청을 위한 지원이라고 보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라면서 “과거 자사고 활성화 정책이 시행될 때 자사고 지정으로 인한 교육청의 교부금 결손을 보완하고자 일반지원금 성격으로 자사고 1개교당 10억원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의 고교체제 개편방침과 함께 더 이상 자사고 지정에 따른 교육청의 재정결손을 보전해줄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지원금을 단계적으로 축소, 폐지하겠다는 내용이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지원금은 2018년 6억원, 2019년 3억원으로 축소한 뒤 2020년부터 완전히 없애는 식이다. 지원금의 단계적 축소로 인해 자사고가 받을 영향은 전혀 없는 셈이다.

잘못된 보도가 이어지면서 자사고들도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의 한 자사고 교장은 “교육청에서 내려온 각종 예산지원에 대한 공문을 봐도 예산지원이 없는데 무슨 지원금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교육청 지원금에 대한 집행내역을 보고하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받은 지원금이 있어야 보고도 할 것이 아닌가”라고 답변했다. 이어 “우리학교가 받는 지원금은 연 2000만~3000만원 규모로 내려오는 사회통합전형 중 기회균등대상자 학생들의 학교적응을 돕기 위한 지원금이 전부”라고 덧붙였다.

자사고는 국가나 교육청의 재정지원 없이 운영되는 학교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3의 1항1호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 따른 교직원 인건비(교원의 명예퇴직 수당 제외) 및 학교/교육과정운영비를 지급받지 아니할 것”이라는 법령에 따라 정부 지원금 없이 법인 전입금과 학생 등록금 수입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규정에도 예외사항은 있다. 제91조의3항3에 따르면 “자사고는 입학정원의 20퍼센트 이상을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선발해야 한다. 이 경우 교육부장관과 교육감은 1항1호에도 불구하고 전단에 따라 선발된 사람의 교육활동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거나 전단에 따른 모집 정원이 미달된 학교의 재정을 지원할 수 있다”라고 명시했다.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사람’이란 자사고에서 선발하고 있는 ▲기초생활수급권자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자 ▲그 밖에 교육기회의 균등을 위해 교육감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람 등 통상 사회통합전형으로 선발하는 대상자들을 말한다.

<일반고 전환 특목 자사고, 3년간 최대 6억원 지원>
자사고에 대한 지원금을 축소 폐지하겠다는 방침은 사실이 아니지만 일반고로 전환한 외고 국제고 자사고에 대한 지원은 이어질 전망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고로 전환한 특목 자사고에 3년간 최대 6억원 지원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사고나 외고에서 일반고로 전환할 경우 수입이 크게 줄어 재정적인 부담이 생길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정안을 통해 자사고 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독려하는 것보다 일반고 전환학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조처에 더 방점이 있다”고 말했지만 일부 지원자 감소로 인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사고들에겐 이 같은 정책이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2년간 고입인구 약 14만명이 감소하는 학령인구 절벽을 지나면서 지원자 미달사태를 겪고 있는 특목 자사고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외고와 달리 학생 등록금으로 학교 운영전반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있는 자사고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지면 그만큼 수입이 감소한다. 올해 ‘자사고 반납’으로 이목을 집중시킨 후 일반고로 전환했거나 절차를 밝고 있는 울산의 성신고, 대구의 경신고, 광주의 송원고 모두 비슷한 맥락에서 전환을 단행했다. 학교마다 구체적인 전환계기는 차이가 있으나 교육계는 정원 미달로 인한 재정압박의 영향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신입생 전원을 추첨으로 선발하는 송원고와 달리 성신고와 경신고 모두 학생충원의 어려움을 토로했기 때문이다. 경신고는 지난해 입학 경쟁률 0.71대 1을 기록, 정원내 412명 모집(체육특기자 제외)에 294명이 지원했다. 성신고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성신고는 지난해 입시에서 일반전형 19명, 사회통합전형 30명이 미달됐다. 송원고도 낮은 경쟁률로 미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송원고 일반전형 경쟁률은 224명 모집에 231명이 지원, 1.03대 1을 기록했다. 통상 자사고 지원자 가운데 허수 지원자가 일부 섞여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경쟁률이 미달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선발시기 조정에 이은 재정지원 당근까지.. ‘전환유도 효과 있을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8월 대통령 주재로 열린 업무보고에서 밝힌 고교체제 개편계획의 일환이다. 개편안에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 입시시기를 일반고와 일원화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올해 4분기 시행령을 개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희망학교를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고 전환한 학교에 대해 행/재정적 지원을 제공, 자발적 폐지 움직임을 유도한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일반고 전환 2라운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졌다.

자사고측이 선발시기 조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간 사교육 조장을 이유로 특목고 자사고의 선발권을 크게 축소해온 데 이어 전기 선발권까지 잃게 되면 선호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일반고 전환 수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고교 입시는 전기와 후기로 구분, 외고 국제고를 비롯한 특목고와 자사고는 8월에서 11월 전기 선발을 실시한다. 전기고 모집에서 탈락한 학생들은 후기 일반고 모집에 재지원이 가능하다. 입시 시기를 일원화할 경우 외고 자사고에 지원한 학생은 탈락 시 원하는 일반고에 진학할 수 없을뿐더러 일반고 학생 충원이 끝난 이후에 거주지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로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이 같은 방침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지원자풀이 여전한 가운데 선발시기 조정만으로 쏠림현상을 방지할 수는 없으며 오히려 고입재수를 양산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외고 국제고 자사고 입시는 중학교 내신과 인성 면접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전형을 운영, 변별력 약화로 이미 과거에 비해 지원거품이 크게 빠진 상황이다. 이에 더해 외고 국제고 자사고 입시에서 탈락한 학생들이 일반고 진학 기회를 잃게 되면 원치 않는 고입재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로 인해 2021수능개편 유예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중2학생들은 고입에서도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선발시기 조정이 교육부가 기대하는 우수학생 쏠림현상 해소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외고 자사고 국제고의 인기는 하락할 수 있지만 ‘강남 8학군 부활’이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모든 고교가 일반고로 일원화되면 교육수진이 높은 교육특구로 수요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고 연합설명회에 참석한 한 학부모도 “내신 때문에 자사고 진학이 고민되지만 일반고에 보내더라도 공립고보다는 사립고에 보낼 생각”이라고 전해 일반고 전환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선발시기 조정은 외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위한 수순으로 읽히면서 자사고 교장단은 재차 집단행동에 나섰다. 특목 자사고의 입시변별력이 약화되면서 위축된 상황에 우수학생 확보효과까지 없어지면 선호도가 더욱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학생부 중심 전형이 확대되면서 좋은 내신등급을 받기 위해 일반고 진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난 영향까지 겹쳐지면서 존폐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지역 22개 자사고는 이화여고에서 ‘2021대입, 자사고가 정답이다’라는 주제로 예비 고1을 위한 공동 입시설명회를 열고 정부의 자사고 폐지정책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정부의 폐지방침에 아랑곳하지 않는 듯 1800석의 객석이 부족할 정도로 학생과 학부모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자사고측은 일반고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창의 인재를 길러내려면 학교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며 “최근 자사고와 특목고를 없애겠다고 주장하는 외눈박이 평등론자들이 있다”고 비판했다.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을 꼬집기도 했다. “교육은 정치적 중립이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영역인데도 진영논리를 앞세우다 보니 점차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며 “백년지대계인 교육이 오년지소계로 전락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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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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