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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자] 대학 ‘금수저’ 논란?.. ‘국가장학금 잣대의 꼼수’로스쿨 10명 중 7명 금수저? 실제 절반 밑돌아.. ‘장학금 미신청자 고소득층 간주’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10.20 01:46
  • 호수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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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올해 교육부문 국감에서는 유독 ‘금수저’ 논란이 뜨겁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한국장학재단으로부터 받은 국가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 현황을 잣대로 대학 대학원 재학생 중 고소득층이 많다는 보도자료를 쏟아낸 때문이다. SKY 등 상위대학은 물론 로스쿨 의/약계열 등 다양한 유형의 대학/대학원이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의원들의 발표내용을 토대로 언론보도까지 늘어나며 이미 로스쿨은 ‘돈스쿨’이라는 비난에 내몰렸으며, SKY 등 상위대학과 의/약계열은 고소득층이 주로 입학시킨 교육양극화의 주범으로 ‘주홍글씨’가 새겨진 상황이다. 이 같은 발표와 언론보도는 사실일까?

결론적으로 이러한 주장들은 실제 사실관계와 다소 거리가 멀다. 등록금 부담 덜기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으로 분류돼있는 소득 8분위를 ‘금수저’로 분류하는가 하면, 중복수혜가 불가능한 사정으로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학생들까지 고소득층으로 분류한 의원들의 ‘자의적 분류’ 때문이다. 특히, 국가장학금 미신청자를 ‘부유층’으로 간주하는 것은 이미 잘못된 해석임이 밝혀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의원들은 국감자료를 통해 이들이 장학금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집안사정이 넉넉한 인원일 것이라는 추정 아래 잘못된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돈스쿨’이라는 비난을 받는 로스쿨의 경우 재학생 10명 중 7명이 고소득층이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실제 소득분위 8~10분위는 절반인 35.7%에 지나지 않고 이 가운데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인 8분위를 제외하면 비율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정치권과 언론이 잘못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저소득층/고소득층 논란을 부추기기 전 제대로 된 선행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처럼 고소득층/저소득층 논란이 벌어지면 이후 손을 대는 것이 입학전형이다. 특별전형을 확대한다거나 저소득층을 위한 별도의 전형 등을 만드는 방식 등을 통해 고소득층 비율을 줄이고 저소득층을 늘리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입학전형의 경우 이미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신뢰보호를 위해 가볍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한번 손대면 그 효과가 당분간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며 “결국 지적의 근거가 되는 사실관계 파악이 정확하게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장학금 미신청자 등을 별도 조사해 실제 저소득층/고소득층 비율은 얼마인지, 지원자 풀 중 저소득층 수요는 얼마나 있는지 등을 파악한 이후 입학전형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입학에 유리한 고소득층, 혜택이 많은 저소득층에 치여 피해를 보게 되는 중산층은 어떻게 배려할지도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해 국감에서 집중적으로 쏟아진 '금수저' 논란은 오류로 점철돼 있단 분석이다. 국가장학금 미신청자를 고소득층으로 간주하는 것은 합당치 못한데다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인 소득분위 8분위를 금수저로 지칭하는 것은 옳지 못한 때문이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학 ‘금수저’ 논란? 장학금 미신청자는 고소득층?>
한국장학재단을 대상으로 국정감사가 열린 17일을 기점으로 국회 교문위 소속 의원들이 ‘금수저’ 논란에 불을 붙였다. 장학재단이 제공한 ‘재학생 국가장학금 신청자 소득분위 현황’을 분석해 상위대학과 로스쿨 의학/약학계열 등에 고소득층이 다수 재학 중이라고 주장을 펼친 때문이다.

가장 가열찬 비난의 대상이 된 곳은 로스쿨이었다. 유은혜(더불어민주) 의원은 25개 로스쿨의 재학생 중 67.8%가 고소득층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재학생 10명 중 7명이 고소득층인 셈이라고 지적했다. 로스쿨 재학생 가운데 소득분위 8~10분위 인원이 2016년에는 30.9%, 2017년에는 32.1%, 여기에 장학금 미신청인원을 더하면 2016년은 66.9%, 2017년에는 67.8%가 고소득층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이를 인용해 로스쿨을 ‘돈스쿨’로 몰아갔다.

유 의원의 계산법에 따르면 가장 고소득층 비율이 높은 대학은 고려대였다. 고대는 8~10분위 인원 39%, 장학금 미신청자 42.9%로 합산비율 81.9%를 기록했다. 이어 한양대와 이화여대(각 78.8%) 서울대와 연세대(각 77.4%) 성균관대(76.8%) 충북대(74.5%) 중앙대(74.1%) 서강대(71.7%) 건국대(70.6%) 경희대(70.4%) 한국외대(69.3%) 동아대와 충남대(각 68.8%) 경북대(68%) 순이었다. 뒤를 이은 아주대는 64%로 경북대와 다소 차이가 있었으며, 가장 비율이 낮은 로스쿨은 영남대로 50%에 그쳤다. 유 의원의 주장처럼 ‘10명 중 7명’ 꼴로 볼 수 있는 로스쿨은 15개교나 된 셈이다. 외관만 놓고 보면 유 의원의 지적은 합당해 보일 수 있다.

이 같은 지적을 내놓은 것은 유 의원뿐만이 아니었다. 교문위 소속 안민석(더불어민주) 의원 역시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이화여대 부산대 전남대의 8개교를 조사한 결과 53%가 고소득층 자녀로 조사됐다고 주장하며, 근거를 소득분위 8~10분위와 국가장학금 미신청자로 제시했다.

문제는 지적의 근거가 된 데이터 해석이 잘못됐다는 데 있다. 유 의원은 “로스쿨 재학생의 소득분위 구분은 장학금 신청 여부로 판단하는데 장학금 미신청인원은 고소득층으로 분류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장학금 미신청자는 형편이 넉넉해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고소득층뿐만 아니라 이미 교내/외 장학금을 통해 학비가 충당돼있어 중복 수혜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장학금 미신청자들의 개별 사유를 정확히 나누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득이 충분해 굳이 국가장학금 신청에 나서지 않는 사례들도 존재한다. 다만, 로스쿨의 장학금 지급비율이 일반적인 대학에 비해 높고 전액장학 비율도 상당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소득층이어서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기보다는 중복수혜대상이어서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할 여지가 크다. 이는 대학별 사례를 보더라도 증명되는 사항이다.

대표적으로 서울대의 경우 2016년 1학기부터 소득 5분위 이하 학생에게 전액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그 결과 2016년 전체 재학생의 약 30% 수준인 132명이 전액 장학금의 혜택을 받았다. 서울대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로스쿨에서도 전액장학 혜택은 빈번히 이뤄진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로스쿨 재학생 6000여 명 중 16%인 950여 명이 전액 장학금을 받아 등록금을 전혀 내지 않은 사례였다. 그간 저소득층의 로스쿨 입학이 쉽지 않다는 지적 사항들을 수용해 현재 교육부가 시행하고 있는 로스쿨 장학금 지원사업이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소득분위 2분위까지는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3분위는 90% 이상, 4분위는 80% 이상, 5분위는 70% 이상의 장학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3분위 4분위 5분위도 여타 장학금이 추가로 지급되면 전액 장학 대상자가 된다.

현재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교내/외 장학금의 총액이 등록금을 초과할 경우 ‘이중지원’으로 간주해 초과금을 환수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국가장학금 혜택에서 완전 배제된다. 이미 학교 내외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은 경우라면 굳이 국가장학금 신청에 나설 필요조차 없는 셈이다. 이러한 인원들이 혼재돼있는 장학금 미신청자를 그대로 ‘고소득층’으로 간주한 것은 무리수일 수밖에 없다.

장학금 미신청자를 고소득층으로 분류해서 안 된다는 점은 대학알리미에 공개돼있는 교내/외 장학금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만약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들이 장학혜택을 받을 필요가 없어 신청에 나서지 않은 것이라면 다른 장학금도 받지 않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알리미 데이터는 전체 장학금에서 국가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음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의 전체 장학금 중 국가장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에 불과했다. 나머지 89.9%는 국가장학금 외 지자체 사설 교내(성적우수 저소득층 근로 등) 장학금들이었다. 국가장학금을 신청하지 않은 인원 중 상당수가 다른 장학금을 받았다고 봐야 하는 배경이다.

결국 국가장학금 미신청자까지 포함해 ‘금수저’로 간주하는 것은 잘못된 주장임이 분명했다. 사실관계를 바로잡아보면 10명 중 7명으로 지적됐던 로스쿨 재학생 중 고소득층 비율은 크게 낮아진다. 장학금 미신청자를 제외하고 소득분위 8분위에서 10분위를 기준으로 보면 올해 고소득층 비율은 35.7%로 최초 주장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가장 고소득층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던 고려대 역시 39%로 최초 절반 이상 감소했고, 서울대는 27.7%, 연세대는 35% 등 고소득층이 평균을 밑도는 편이었다.

<소득분위 8분위는 고소득층일까..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
물론 이로써 모든 사실관계가 바로잡히는 것은 아니다. 소득분위 8분위를 고소득층으로 간주하는 것이 옳은지의 문제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한국장학재단이 발표한 올해 2학기 소득분위 경곗값을 보면 8분위는 중위소득 대비 220% 비율로 월 소득 인정액이 804만1284원을 초과하고 982만8236원 이하인 경우 해당된다.

현재 국가장학금은 소득분위 8분위까지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소득분위 7분위까지만 장학금이 지급되고 8분위부터는 장학 대상에서 제외한 적도 있지만, 이는 5년 전인 2012년의 일이다. 2013년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으로 포함된 이후 소득분위 8분위는 장학대상에 지속적으로 포함되고 있다. 비용에 차이가 있을 뿐 등록금 부담을 덜어줘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 점은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이처럼 8분위를 고소득층으로 간주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이미 인지한 의원이 오히려 돋보였다. 송기석(국민의당) 의원의 자료를 토대로 모 언론이 발표한 서울 주요 11개대학의 소득분위 사례에서 8분위를 배제하고 9분위부터를 기준으로 삼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송 의원 역시 장학금 미신청자에 대한 면밀한 분류가 아쉬운 상황이지만, 최소한 8분위를 고소득층으로 포함시키는 오류에선 벗어났다.

결국 유 의원과 안 의원 등이 꺼내든 고소득층/저소득층 논란은 국가장학금 미신청자를 고소득층으로 간주한 오류에 이어 8분위를 고소득층에 포함시키면서 실체적 진실과는 거리가 먼 주장을 한 셈이 됐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한국장학재단 데이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8분위를 고소득층으로 포함하는 오류가 자꾸 발생하고 있다. 국가장학금 지원대상에서 8분위가 배제됐던 당시 만들어진 자료 등을 연이어 활용하는 과정에서 면밀한 검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8분위가 고소득층이라면 현재의 국가장학금 체제는 굳이 지원할 필요가 없는 인원들에게까지 국가장학금 혜택을 퍼붓고 있다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잘못된 장학금 지원체제를 지적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소득층/저소득층 비율만 따지는 상황을 연출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고소득층/저소득층 논란.. 어떻게 풀어야 하나>
데이터 오류로 현재의 주장들을 받아들이긴 어렵지만, 지적 자체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저소득층이 적고 고소득층이 많아 교육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고 계층간 이동이 어려워진 것이라는 우려는 설득력이 높다. 특히, 로스쿨의 경우 사법시험이 폐지되며 법조인이 될 수 있는 유일한 통로가 됐다는 점에서 선발체제를 더욱 정교히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다. 현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의 개선 요구는 잘못된 문제 해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 교육 전문가는 “고소득층이 많고 저소득층이 적은 것은 물론 개선돼야 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국가장학금 미신청자 중 고소득층/저소득층 분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고소득층이 많고 저소득층이 적어 문제라고 지적하는 것은 합당치 못하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득분위가 낮은 학생들 중 외부장학금을 통해 이미 전액장학혜택을 받아 장학금을 신청하지 않는 사례도 생각해야 한다. 장학금 미신청자까지 포함해 전체 재학생 중 기초생활수급대상자부터 소득분위 2분위까지의 저소득층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중산층은 얼마나 되는지, 고소득층은 얼마나 되는지를 먼저 따져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특별전형 확대 등을 논의해 교육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순서”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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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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