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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 ‘족벌경영’ 67곳.. ‘주요 보직’ 설립자/이사장 친인척 163명총장 29명, 교수 73명, 기획실장 61명
  • 윤은지 기자
  • 승인 2017.09.27 20:23
  • 호수 267
  • 댓글 0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교육부가 사학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사학비리에 대한 엄단을 예고한 가운데 사립대학 설립자나 이사장의 가족이 대학의 주요 보직을 맡는 ‘족벌경영’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립자나 이사장의 가족이 근무하고 있는 대학은 전국 67곳, 163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총장으로 재직 중인 설립자/이사장 가족은 29명이고 기획실장 등 주요보직에도 설립자와 이사장의 친인척이 진출해 있었다.

교육부는 26일 사학혁신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사학비리 해결을 위한 사학법 개정 방침을 밝혔다. 사학혁신위 소속 사학혁신추진단이 명예총장의 법인 자금 사적 유용, 족벌 경영 등의 혐의로 평택대의 실태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사학비리 퇴출이 주요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교육부가 사학혁신위원회를 발족해 사학비리에 대한 엄단을 예고한 가운데 사립대학 설립자나 이사장의 가족이 대학의 주요 보직을 맡는 ‘족벌경영’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평택대 홈페이지 캡쳐

<친인척 경영 사립대 전국 67곳.. 설립자/이사장 자녀 총장 29명>
국회 교문위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사립대학의 설립자/임원 친인척 근무 현황’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학 67곳에서 설립자의 가족 또는 이사장의 가족이 총장이나 교수 등 교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67개 사립대에 근무 중인 설립자/이사장 가족은 모두 163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총장은 29명, 교수는 73명이었으며 나머지 61명은 기획실장 기획팀장 등 주요 보직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총장 29명 가운데 설립자나 이사장의 자녀인 경우는 21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배우자 4곳, 사위 2곳, 며느리 1곳 순으로 나타났다. 경성대 총장은 이사장의 이모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버지가 이사장을 맡고 아들이 총장을 맡는 식으로 족벌체제를 세습하는 경우도 있었다. 단국대는 1947년 설립 이후 3대째 세습을 이어가고 있었다. 추계예대와 경북보건대는 이사장 부모 아래 자녀가 총장을 맡아 3대가 대물림하는 전형적인 사학 족벌 체제를 유지한 상황이다.

설립자 가족이나 이사장 가족이 가장 많이 근무하는 대학은 평택대와 동의과학대였다. 동의과학대는 설립자의 삼남과 며느리 5촌 6촌 등 가족 8명이 총장 교수 처장 등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평택대는 설립자의 차남 차녀 사녀 조카사위 등 가족 8명이 조교수 처장 등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서경대와 호남대의 경우 이사장의 처조카와 처조카의 배우자까지 재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평택대는 명예총장의 학교 여직원 상습 성추행 성폭행, 법인 자금의 사적 유용, 자녀 친인척 중심의 족벌 경영 등 각종 의혹에 휩싸여 교육부가 실태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택대 교수협의회는 인권 유린과 성폭력이 횡행하는 사학 운영 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교수회 사무처장을 맡고 있는 교수가 단식 농성 중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사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 당국은 조사를 거쳐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 전면적인 감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웅래 의원은 “사립대의 족벌경영은 결국 비리와 무책임한 사학운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에 신고하지 않은 설립자 가족 직원들은 더 많을 것”이라면서 “사학이라 하더라도 명백한 공공법인으로 개인의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사학을 가족기업처럼 운영할 수 없도록 관련법 개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족벌경영’ 부실대학으로 이어지나>
족벌경영 사례로 지적된 67개 사립대학 가운데 일부 대학은 1주기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저조한 성적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족벌경영이 곧 부실경영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세한대와 청주대는 1주기 대학구조개형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10개대학에 속해 국가장학금Ⅱ유형 지원대상에서 제외됐으며 일반상환학자금 대출 50% 제한 등의 제재를 받은 대학이다. 세한대는 총장이 설립자의 자녀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설립자의 며느리가 교수직을 맡고 있었다. 청주대는 설립자의 손녀사위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두 대학은 하위등급 대학에 한해 실시한 맞춤형 컨설팅인 이행점검 결과에서도 부실대학 판정을 받았다. 2015년 말부터 지난해 2월까지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자율적인 구조개혁을 추진하도록 재도약의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부실대학이란 오명을 털어내지 못한 셈이다.

1주기 대학구조평가에서 D-등급 D+등급을 받았으나 이행점검 결과 일부해제를 받은 대학도 설립자나 임원이 친인척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해제는 컨설팅을 통해 도출한 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고 이행실적도 우수했으나 미흡지표의 개선 정도가 다소 부족한 대학에 내려진 판정이다. 극동대는 총장이 설립자의 자녀였으며 을지대는 설립자의 사위와 자녀가 교수이고 손녀는 조교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을지대 친인척 3명은 이사장의 시매부 시누이 시조카이기도 해 혈연으로 엉켜있었다. 중부대는 설립자의 자녀가 조교수, 기획처 과장을 맡고 있었으며 유원대는 교직원 3명이 설립자의 조카, 외손녀 등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족벌경영으로 지목된 사립대 67곳 전부가 부실대학으로 치부될 순 없었다. 족벌경영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국대 단국대 한국외대 등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건국대는 교수 2명이 설립자의 외손자 외손녀였으며 실장 주임 등 교직원 2명 역시 설립자의 외손자/녀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학구조개혁평가 결과 우수대학으로 판정됐다. 명단에서 서울캠인지 글로컬캠인지 구분하지 않았으나 건대 서울캠은 정원 감축여부가 자유로운 최상위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건대 글로컬캠은 D+등급을 받았지만 이행점검 결과 제한사항이 전부 해제됐다.

한국외대는 설립자의 조카이자 이사장의 형제가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었지만 건대 서울캠과 함께 최우수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특히 설립부터 세습체제로 지목된 단대도 우수등급인 B등급으로 상위등급을 받았다. 설립자의 손자가 총장을 맡고 손녀사위가 병원장, 외증손자가 교수였으나 대학 경영상태는 건전했던 셈이다.

<비리사학 엄단 예고.. 건전대학엔 재정지원 확대>
교육부가 비리사학에 대한 엄단을 예고했다. 교육부는 부총리 직속으로 사학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실무추진단을 꾸려 본격적인 사학개혁에 나설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혁신위와 실무추진단을 통해 사학발전을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단 의도다. 혁신위는 법조계, 회계법인 등 전문가와 언론, 시민단체 관계자 교육부 기획조정실장과 감사관 등 15명 안팎으로 구성한다.

실무지원을 위해 대학정책실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학혁신추진단은 사학발전/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와 사학비리 조사/감사 TF 등 투트랙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건전 사학에 대해선 지원을 강화하고 비리 사학에 대해선 엄벌을 처하겠다는 취지다. 사학발전을 위한 국민제안센터를 통해 건의사항과 사학비리제보도 접수한다. 5대 중점과제도 선정했다. 5대 중점과제로 ▲건전한 사학 지원 ▲법인/대학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 ▲학사운영 내실화 ▲관리자/친인척 비리척결 및 채용비리 엄단 ▲회계 투명성 확보 등을 꼽았다.

우수하고 건전한 사립대는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상위60%에 선정된 대학에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반재정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대학에 총액으로 예산을 지원하면 대학은 설립 취지와 목적에 따라 자율적으로 대학특성화와 교육력 제고에 투자하게 된다.

사학비리 근절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제시된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7월 국정기획위는 교육의 민주성과 책무성을 강화하고자 사립학교법령 개정을 통해 사학비리를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사학비리 당사자의 학교 복귀를 금지하는 내용의 사학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의 정상화 심의원칙을 법제화하는 방향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분위는 분쟁을 겪는 사립학교의 임시이사 선임/해임과 해당학교 법인의 정상화 추진 사항 등을 심의하는 기구다. 그 동안 사분위가 자체적으로 정한 원칙인 ‘정상화 심의 원칙’에 따라 옛 비리 재단에 정이사 과반 추천권을 부여해 비리 당사자의 복귀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은 정상화 심의원칙에 종전 이사가 복귀할 수 없도록 관련 내용을 삭제하고 명확한 근거 규정을 두고 정상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교육계 일부는 사학혁신위 설치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사학혁신위의 역할이 기존 사분위 역할과 일부 겹치는 데다 국민제안센터도 특정 사학 구성원들간의 학내 파벌 갈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학가 한 관계자는 “기존 제도를 활용하면 되는데 새 위원회를 만든다고 하니 걱정이 앞선다”며 “자칫 사학 내부 갈등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원회 난립으로 인한 ‘옥상옥’ 우려도 나왔다. 교육계 전문가는 “현 정권 들어 위원회와 태스크포스가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다”며 “보여주기 식보다는 정부 조직의 내실 있는 운영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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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지 기자  blink@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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