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논술, 논술가이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 체크필수

[베리타스알파=김하연 기자] 이번주 토요일(30일) 실시 예정인 건국대 논술고사는 어떻게 출제될까. 올해 KU논술우수자전형을 통해 465명을 선발하는 건대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모의논술을 진행한 내용을 담아 논술가이드북을 발간한 상태다. 논술전형에 대한 개괄적인 안내부터 모의논술 기출문제의 해설까지 충실히 담겨있는 만큼 고사 대비의 첫 걸음은 가이드북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건대 논술가이드북 역시 “가장 좋은 연습 교재는 모의논술”이라며,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모의논술을) 올해 출제경향을 반영해 실제 논술과 동일한 형태로 출제했다. 모의논술로 연습하면 실제 논술고사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논술준비에 필요한 실질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올해 3월초 발간한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에 실린 지난해 기출문제까지 참고하면 더욱 확실히 최근 건대의 논술고사 출제경향을 살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사장에서 사용할 필기구는 수험생 본인이 준비해야 한다. 검은색으로 색이 지정돼있을 뿐 샤프/연필/볼펜 등 펜의 형태에 따른 제한은 없다. 답안수정 시 사용할 지우개 수정테이프 등도 미리 챙겨둬야 한다. 

건국대 논술고사가 이번주 토요일 실시된다. 논술전형에 대한 개괄적인 안내부터 모의논술 기출문제의 해설까지 충실히 담겨있는 만큼 논술가이드북을 통해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건국대 제공

<건대 논술고사.. 인문사회Ⅰ 인문사회Ⅱ 자연 3개계열 구분>
건대는 인문계 논술고사를 2개 유형으로 구분해 실시하는 특징이다. 문과대 예술디자인대 사범대(수학교육 제외)와 사회과학대 중 융합인재학과 글로벌비즈니스학과, 공대 중 신산업융합학과는 인문사회Ⅰ, 나머지 사회과학대 모집단위와 경영대는 인문사회Ⅱ로 구분된다. 유형에 따라 치러지는 논술고사의 형태가 달라지는만큼 지원한 모집단위가 어느 유형에 속하는지부터 잘 살펴야 헛수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인문사회Ⅰ 논술은 인문사회Ⅱ와 동일하게 100분간 치러진다. 논술고사 시작시간은 인문사회Ⅰ과 Ⅱ 모두 30일 오전10시다. 구체적인 고사장과 입실시간 등은 건대 홈페이지에 이번주 내 별도로 공고된다. 

인문사회Ⅰ 논술은 도표 자료가 포함된 인문/사회/문학 분야의 지문들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사고 측정 목적을 담아 지문 제시형으로 출제된다. 수리 문제는 출제되지 않는다. 건대는 “사고의 최종적 결과물 외에 사고과정까지 평가할 수 있도록 출제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평가 요소는 이해력 분석력 논증력 창의성 표현력 등이다. 

문제 수는 총 2문제다. 문제1은 401자에서 600자, 문제2는 801자에서 1000자 분량으로 작성하면 된다. 문제1은 40점, 문제2는 60점의 배점이다. 글자 수 위반에 따른 감점의 정도 등은 명확히 채점기준을 통해 공개돼있지 않지만, 분량을 정확하게 정하고 있는 만큼 글자 수를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난해 논술고사 기출문제, 올해 모의논술 기출문제를 보면 지문 형태는 비교적 정형화돼있다. 총 4개 지문을 제시하는데, 첫 번째와 두 번째 지문은 EBS 교재 내지 교과서에서, 마지막 지문은 고교 문학 교과서 내에 있는 소설 중 나오는 경향이 짙다. 세 번째 지문은 지난해 논술고사의 경우 한국지리, 올해 모의논술의 경우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도표를 가져와 출제해 출전만 달랐을 뿐 도표가 출제된다는 점은 동일했다. 

지문형태가 유사한만큼 문제 역시 비슷하게 출제되는 편이다. 문제 1은 제시문에 나와있는 개념을 바탕으로 도표를 설명하는 형태였으며, 문제 2는 제시문 내용을 기반으로 마지막 제시문에 나오는 글감(제재)의 의미를 설명하는 형태로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다만, 지난해 기출문제 2번이 글감의 의미를 논하는 형태에 그쳤다면 올해 모의논술 2번은 의미를 설명하고 거기에 더해 또 다른 개념에 대한 견해를 기술하는 형태로 조금 더 복잡해졌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인문사회Ⅱ는 인문사회Ⅰ과 문제 형태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수리논술이 없는 인문사회Ⅰ과 달리 인문사회Ⅱ는 인문논술에 더해 수리논술까지 치러진다. 수학적 지식이 필요한 경제학과 경영대 등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논술고사인 때문이다. 건대는 “대학 수업에 필요한 수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함”으로 수리논술 실시 이유를 밝히면서, “수학의 다양한 수식을 숙지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출제의도를 제시했다. 

주의해야 할 부분은 수리논술의 변별력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통상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끼는 수리논술은 배점부터 60점으로 인문논술의 40점보다 높다. 401자에서 600자 분량으로 2~3개 제시문에 기반해 치러지는 인문논술과 달리 수리논술은 3~4개 제시문을 기반으로 분량제한 없이 진행되기에 당락이 좌우되는 지점으로 여겨진다. 글로만 답안을 작성해야 하는 인문계열과 달리 수식/그림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차이다. 

자연계열은 인문사회계열과 달리 1개 계열만 존재한다. 수리논술과 과학논술이 결합된 형태다. 수리논술은 모든 모집단위에서 공통으로 치러지지만, 과학논술은 모집단위별로 차이가 존재한다.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모집단위별 지정과목이 있는 경우 해당 과목을 무조건 응시해야 하는 반면, 지정과목이 없는 경우는 1과목을 선택해 과학논술을 치러야 하는 차이다. 물리학과 기계공학부 전기전자공학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기술융합공학과는 물리, 화학과 식량자원과학과는 화학, 줄기세포재생공학과 생명과학특성학과 동물자원과학과 축산식품생명공학과 환경보건과학과 수의예과는 생명과학에 응시해야 하며 나머지 모집단위는 수험생이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과학을 2과목 이상 선택해 작성할 경우 최하점 처리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시험시간은 인문사회계열과 동일한 100분이다. 30일 오후3시 시작된다. 고사장과 입실완료 시간은 타 계열과 마찬가지로 입학처 홈페이지에 주중 공개될 예정이다. 

<인문사회Ⅰ 모의논술 기출.. 4개 제시문 기반 2문제>
올해 모의논술에서는 지난해 논술고사와 마찬가지로 4개 제시문 기반 2문제가 출제됐다. 제시문(가)는 EBS수능특강 국어에 나오는 아도르노가 주장한 ‘동일성의 원리에 따라 대중문화가 표준화’되는 현상에 대한 지문이었으며, 제시문(나)는 고교 사회문화 교과서를 출처로 하는 ‘루저문화’에 관한 내용이었. 제시문(다)는 역시 고교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나온 ‘한류인기의 이유’ ‘한류의 생명력이 짧은 이유’에 대한 도표였으며, 제시문(라)는 고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박민규 작가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란 소설이다. 

문제1은 ‘제시문(가)와 (나)에 나타난 개념을 활용해 (다)의 도표를 분석하시오’다. 문제 2는 ‘제시문(가)와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라)의 ‘삼천포’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설명하고 ‘진짜 인생’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기술하시오’였다. 

문제1은 먼저 제시문(가)와 (나) 분석부터 시작해야 한다. 제시문(가)는 동일한 하나의 형식을 강제하는 동일성의 원리가 대중문화에 의해 실현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대중문화는 표준화된 특성을 갖는다는 내용으로 시작,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문화산업 역시 대중들의 소비 욕망과 성공요인을 고려해 표준화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중심내용으로 두고 있다. 제시문(나)는 사회 내 일부 구성원들만 공유하는 하위문화가 소속감과 정체성을 갖는 데 도움을 주는 기능을 보이기도 한다며, 하위문화 중 하나인 루저문화 역시 대중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 주류문화에 대항해 새로운 미래를 기약한다는 것이 중심 주장이다. 

제시문 분석이 끝났다면 도표분석의 차례다. 분석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도표1을 분석해 한류가 있기있는 이유를 찾아내야 한다. 하위문화를 접할 때 느낄 수 있는 긍정적 특성인 ‘새롭고 독특하다’에 기반한 호감이 도표가 나타내는 한류인기의 근거다. 또한, 도표 2에서는 한류의 생명력이 짧은 이유를 찾아야 한다. 획일성 상업성 대량생산 선정성 등 대중문화의 표준화를 통해 나타나는 문제란 점, 한류 역시 ‘공감의 어려움’ 등 소수가 향유하는 하위문화란 점을 제시해 논지를 전개해나가야 한다. 

건대는 문제1의 ‘키포인트’를 제시해둔 상태다. ▲제시문(가)에서 ‘동일성의 원리’와 ‘표준화’가 문화 산업에까지 영향을 끼치는 현상과 원인을 파악할 것 ▲제시문(나)에서 ‘루저문화’를 포함한 ‘하위문화’의 특성을 파악하고 화자가 주장하는 하위문화의 긍정적 효과를 이해할 것 ▲앞선 키포인트들을 바탕으로 도표1과 2를 분석해 각 도표의 하위문화와 표준화를 통해 나타나는 문제를 짚어낼 수 있을 것이 문제해결을 위해 건대가 제시한 지점들이다.

건대는 수험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키포인트들을 바탕으로 한 모범답안도 제시했다. 모범답안을 보기 전 미리 문제를 미리 풀어본 후 모범답안을 참고해 ‘지문의 핵심을 잘 파악했는지’ ‘도표를 정확히 분석하고 내포된 의미를 파악했는지’ ‘다양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음을 시사했는지’ ‘글쓰기 서식은 정확히 지켰는지’ 등을 검토해봐야 한다. 

평가기준 역시 상세히 공개돼있으므로 참고해야 한다. 제시문(다)의 도표1과 2를 바르게 분석했는지 여부와 도표들을 제시문(가)와 (나)의 표준화/하위문화 개념에 따라 이해한 것인지, 각 개념을 도표에 제시된 설문결과와 적절히 연계해 다각적인 해석을 제시했는지 등이 문제1의 평가항목들이다. 논지가 전체적으로 짜임새/설득력 있게 전개되는지, 어휘선택이 적절하며 문장구성이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연결됐는지 등의 표현능력 부분은 문제1과 2에서 공통적으로 평가하는 요소다 .

문제2는 제시문(가)와 (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라)의 중심개념인 ‘삼천포’의 의미를 설명하고 ‘진짜 인생’에 대한 견해를 기술하는 문제다. 문제1부터 순서대로 진행했다면 제시문(가)와 (나)에 대한 분석은 이미 끝나있어야 한다. 제시문(라)를 읽고 문제에서 요구하는 삼천포와 진짜인생이 무엇인지만 분석하면 된다. 

제시문(라)의 출전인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미리 읽어둔 적이 있다면 보다 수월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지만, 처음 접한다 하더라도 문제 해결은 쉬운 편이다. 프로야구 초창기 잠시 존재했던 삼미 슈퍼스타즈란 야구팀의 팬클럽 회원들이 현대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인 속도/경쟁/발전 등과 거리가 먼 ‘삼천포’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그린 제시문이란 점을 손쉽게 이해할 수 있는 때문이다. 루저문화가 주류에서 밀려난 하위/주변문화가 아닌 미래지향적인 문화가 될 수 있다는 점에 기반해 주류문화에 대항하지 않고 자신의 가치와 속도를 긍정하는 삶이 ‘진짜 인생’임을 설명해내면 된다. 물론 '자신이 가진 독창적인 견해를 풀어내는 것도 좋은 답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건대는 올해 모의논술 지문을 EBS교재 교과서 등에서 가져온 것은 고교 교육과정/교육내용에 충실한 지문을 출제함으로써 고교교육 정상화를 뒷받침하고자 한 것으로 설명했다. 때문에 올해 실제 논술고사도 교과서/EBS교재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 논술가이드북도 “2018 인문사회Ⅰ 논술고사는 국어1 국어2 문학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고전 교과 위주로 출제된다”며, 사회 한국사 생활과윤리 등의 사회교과와 체육 음악 미술 등 예체능교과 교과서에서도 제시문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건대 논술은 형태가 사뭇 다른 제시문들을 연계해 풀어내야 하는 형태인만큼 지문에 대한 올바른 분석, 핵심내용 도출, 내용 연계 등에 집중해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대는 “다양한 형태를 가진 지문의 핵심을 도출하고 다른 성향의 지문을 연결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내는 연습을 많이 해두는 것이 고득점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수험생들에게 팁을 남겼다. 

<인문사회Ⅱ 모의논술 기출.. 수리논술 ‘변별력 높아’>
올해 인문사회Ⅱ 모의논술의 문제1은 인문사회Ⅰ의 문제1과 동일하다. 지난해 실제 논술고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인문사회Ⅰ 논술을 참고삼아 살펴본 경우라면 문제2만 해결하면 된다. 

올해 모의논술의 문제2는 3개 제시문을 바탕으로 3개 소문항을 해결하는 형태였다. 4개 제시문을 바탕으로 3개 소문항을 해결해야 했던 지난해 실제 논술고사보다는 1개 제시문이 줄었다. 다만, 제시문 수를 명확히 정하고 있지는 않으므로 실제 논술고사에서 제시문 수가 다시금 4개로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수리논술인만큼 인문논술과 달리 정형화된 형태는 없다. 수학적 개념들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하고 고사에 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순 수학 문제가 아닌 논리적 사고력과 독해력이 드러날 수 있는 형태로 출제되는 경우가 많다.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에 따른 수학적 개념을 정확한 수식으로 표현하는 능력과 자신의 생각을 간결히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면 고득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가이드북의 팁을 잘 새겨둬야 한다. 

수리논술의 첫 문제인 2-1은 8개의 빨간국물 라면, 6개의 하얀국물 라면 중 5개를 입점시키는 건국마트에서 빨간국물 라면 브랜드가 하얀국물 라면 브랜드보다 많이 입점될 확률을 묻는 문제다. 순열과 조합의 원리에 더해 14개 라면브랜드 중 5개를 고르는 경우의 수까지 구할 수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전체 조합의 수를 먼저 구한 후 빨간국물이 더 많은 경우의 수를 한번 더 구하면 입점확률을 구해낼 수 있다. 

수리논술 2-2는 각기 가격과 영양소가 다른 식빵과 소시지를 기준으로 필요 영양소를 충족하는 최소비용을 구하는 문제다. 일차함수를 비롯해 일차함수로 표현된 부등식의 영역, 일차연립 방정식의 개념까지 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림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좌표평면에 도시하는 형태로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교적 구해내기 쉬운 답보다는 풀이과정을 얼마나 잘 기술했는지에 따라 성패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수리논술 2-3은 기업이 생산한 시제품 중 불량품이 일부 있는 상황에서 투자회사가 정상제품을 제대로 판정할 확률이 90%, 불량품을 제대로 판정할 확률이 95%인 경우의 투자액 기댓값을 구하는 문제다. 조건부확률의 개념을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조건부확률을 기반으로 기댓값을 계산해내는 문제로 난도가 높다고 보긴 어렵다. 

수리논술은 인문논술과 달리 평가기준이 비교적 간결한 편이다. 모든 풀이과정이 정확히 기술돼있고 계산 역시 정확한 경우 ‘최상’ 판정을 받으며 풀이과정 중 부족한 부분이 있을 때마다 차등해서 점수가 주어진다. 

<자연계열 모의논술 기출>
모든 모집단위 공통으로 출제되는 수학은 미적분 기하와벡터 등을 기반으로 출제됐다. 총 5개 제시문을 바탕으로 5개의 소문항이 출제되는 형태였다. 제시문1의 (가)는 교학사 미적분Ⅱ, (나)는 천재교육 미적분학Ⅱ, (다)는 천재교육 수학Ⅰ에서 인용됐으며 제시문2는 좋은책 신사고의 기하와 벡터 교과서를 활용했다. 

생명과학의 문제1은 고등학교 생명과학Ⅰ 과정에서 학습하는 병원체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자 출제됐다.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항생제의 특성과 동물세포와 세균세포의 차이점을 이용한 작용 기전 등을 유추할 수 있는지도 평가항목이었다. 병원체인 바이러스와 세균의 명확한 차이를 구분해 설명하고, 항생제가 물질대사에 참여하는 효소나 단백질을 억제하는 기능을 추론할 수 있어야 문제해결이 가능했다. 동물세포를 가지고 있는 인간과 세균의 세포 차이를 이해하고 세포벽이 페니실린계 항생제의 세균 특이성을 나타낸다는 것 역시 설명해야 했다.

문제2는 고등학교 생명과학Ⅰ 과정의 항상성과 건강 부분이다. 인체의 방어작용 기반으로 체액성 면역인 B림프구의 항원-항체 반응을 이해해야 하는 문제였다.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의 감염 작용 원리를 이해 분석함으로써 가능한 치료제를 추론한 후 그 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했다. T림프구 세포 안의 HIV바이러스는 억제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도출돼야 하며, 대량의 단백질-X와의 결합을 유추하고, T림프구가 단백질-X 결합을 억제함을 설명해야 고득점이 가능했다. 

화학 모의논술에서는 원자 반지름과 이온 반지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에 대한 이해도를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의 전자 배치와 이온화 에너지의 주요 개념 역시 숙지하고 있어야 했다. 문제1의 경우 원자번호의 크기, 금속원소/비금속원소, 전자 수가 동일하고 유효 핵전하가 클수록 이온의 반지름이 작아진다는 점 등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문제2는 이온화 과정에서 중성원자의 에너지 상태는 불안정할수록 이온화시키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적은 반면, 양이온의 에너지 상태는 안정할수록 그러함을 알고 있어야 해결 가능한 문제였다. 질소원자와 질소이온 모두 바닥상태인 가), 질소원자가 들뜬 상태지만 질소이온은 바닥상태인 나) 등 각 경우에 따라 원자들의 상태를 명확히 판별할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물리 모의논술은 자석의 구리관을 통해 낙하하는 실험을 주제로 했다. 실험에 대한 이해도를 묻는 문제를 출제해 평소 자연 현상과 실험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지녔는지 평가하고, 에너지 보존과 열에너지로의 전환에 의한 비열 개념을 연결하는 복합적인 사고력도 평가하고자 했다. 문제1은 자석이 구리관을낙하하면 유도전류가 생기고 이로 인해 전기에너지가 발생하기에 에너지 보존법칙에 따라 역학적 에너지가 감소해 늦게 떨어진다는 점을 설명하면 되는 문제였다. 문제2는 감소한 역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를 거쳐 열에너지로 전환됨을 알고, 구리의 비열값과 온도변화를 기반으로 구리관의 질량을 계산하면 되는 문제였다. 

<지난해 합격자 성적은? 논술고사 ‘당락 좌우’>
건대는 가이드북을 통해 지난해 합격자들의 논술고사 평균성적과 학생부 평균/최저 성적을 공개했다. 다만, 논술고사 평균 성적은 세부 모집단위별로 제시되진 않고 단과대를 기준으로 공개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인문사회계열에 해당하는 문과대는 93.2점, 정치대학은 91.4점, 상경대학은 87.2점, 경영대학은 84.2점 등이 평균 성적이었다. 자연계열인 공대는 88점, 소프트웨어융합학부는 92.8점, KU융합과기원은 88.1점 등이었으며, 상허생명과학대가 81.6점으로 가장 평균 논술고사 성적이 낮은 곳이었다. 모집단위별 선발이 이뤄지는 만큼 정확한 기준이라기보단 참고사항으로만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에 따라 얼마든지 논술고사 성적이 모집단위별로 다르게 형성될 수 있는 때문이다. 

반면, 학생부교과성적은 모집단위별로 세세히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통상 인문계열에서는 학생부 5등급대 학생들까지 합격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3.8등급에서 끊긴 응용통계학과처럼 다소 높은 학생부교과성적 합격선을 보이는 곳도 존재했다. 자연계열은 이보다 다소 낮아 생명과학특성학과처럼 6등급임에도 합격한 모집단위가 존재했다. 

모집단위별 공개가 이뤄지긴 했지만, 학생부교과성적도 참고사항으로만 삼아야할 전망이다. 교과등급 간 성적 격차가 극히 미미한 때문이다. 올해 치러질 논술을 기준으로 보면 학생부 성적이 1등급인 경우 10점, 2등급인 경우 9.97점, 3등급인 경우 9.94점, 4등급인 경우 9.9점, 5등급인 경우 9.86점, 6등급인 경우 9.8점이 각각 부여된다. 1등급과 6등급의 격차가 불과 0.2점에 그치는 것이다. 교과성적 반영비율인 40%를 적용해 400점으로 환산해 보더라도 6등급은 392점으로 만점인 400점 대비 8점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600점으로 환산 가능한 논술고사를 100점 만점으로 봤을 때 1.4점만 더 받으면 극복 가능한 수치다. 

결국 여타 상위대학 논술과 마찬가지로 건대 논술전형의 당락은 논술고사가 쥐고 있는 셈으로 봐야 한다. 8점이 부여되는 7등급, 6점의 8등급, 0점의 9등급 등 하위등급을 받은 경우라면 논술고사에서 상당히 고득점을 받아야하며, 고득점을 받더라도 합격을 장담할 수 없겠지만, 통상의 지원자 풀을 생각하면 이러한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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