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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방담] 과연 고려대가 울었을까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이번 수시경쟁률을 두고 어떤 매체가 ‘고려대 울고 연세대 웃었다’ 식의 제목을 쳤던데, 한숨이 나오더군요. 고대의 경쟁률이 급감한 건 맞지만, 그게 울 일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연대의 경쟁률이 급등한 건 맞지만, 그게 웃을 일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고대는 올해 경쟁률 7.38대 1(모집3217명/지원2만3737명)로 지난해 23.03대 1(2834명/6만5256명)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모집인원이 383명 늘어나 경쟁률 하락 구조이긴 했지만, 지원인원이 4만1519명이나 줄어든 것이지요. 반면 연대는 올해 21.02대 1(2415명/5만771명)로 지난해 14.92대 1(2405명/3만5889명)보다 크게 올랐습니다. 모집인원이 10명 늘어나 지난해와 크게 다를 바 없는 가운데 지원인원이 1만4882명이나 늘었습니다. 전체 지원인원을 따져보면, 고대가 울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경쟁률 추이는 전형의 변화에 기반해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히려 올해 고대의 경쟁률은 ‘고교교육 정상화’와 ‘전형의 안정적 운영’에 방점을 찍으며 의미 있는 결과를 냈다고 봅니다. 고대 경쟁률이 급락한 건 올해 논술을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논술은 수시 전형 가운데 가장 많은 지원인원을 보이는 전형입니다. 학종 교과가 학생부가 뛰어난 일부 학생들만 지원해 볼만한 데 비해 논술은 학생부보다는 논술고사성적 중심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대다수 학생들이 지원합니다. 논술경쟁률이 전체경쟁률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막강하지요. 전형료 수입도 논술에서 ‘대박’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고대가 올해 이런 논술을 폐지했습니다. “반짝 사교육에 기대기보다 학교생활을 꾸준히 해온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염재호 총장 의지와 구성원의 합심에 입학처 명칭까지 ‘인재발굴처’로 바꾸고 논술을 폐지한 대신 학종을 크게 늘린 것입니다. 고대의 논술폐지를 두고 대학가에선 ‘전형료 수입’을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학종 지원자 풀이 그리 많지 않은데다 고대의 지난해 논술 지원인원이 총 지원인원 6만5256명의 75.22%에 해당하는 4만9084명이란 데서도 그 걱정들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올해 학종 전형료를 올리며 입방아에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고교현장의 긍정적 변화를 위한 고대의 노력을 살 만합니다. 올해 경쟁률 7.38대 1은 매년 7대 1 수준을 유지해온 수시100% 학종의 서울대와 함께 안정적 전형운영을 기대하게 하기도 합니다.

반면 연대의 경쟁률 급등은 고대 논술폐지의 반사이익 측면이 큽니다. 서울대에 이어 고대까지 논술을 폐지하면서 소위 SKY 가운데 논술을 운영하는 대학은 연대뿐입니다. 최상위권 수험생 가운데 논술을 통한 합격을 노리는 많은 인원이 연대로 러시를 이룬 결과인 셈입니다. 연대의 올해 논술 지원인원은 지난해 2만3636명보다 1만4882명이나 늘어난 3만8004명입니다. 올해 총 지원자 5만771명의 74.85%에 해당하는 규모로, 올해 연대 경쟁률 상승을 이끈 단서입니다. 연대 논술은 높은 수능최저에도 불구, 올해 고대가 논술을 폐지하고 지난해까지 수능이전 실시했던 고사를 올해 수능이후로 옮기면서 그간 수험생 골머리를 앓게 했던 ‘수시납치’의 우려도 해소한 측면이 경쟁률 급등을 이끈 것으로 보입니다. 논술이 ‘패자부활전’ 역할을 한다는 데서, 최근 대학별 논술학습자료 제공의 물결이 넘쳐나면서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모의논술을 실시하지 않고 수능최저마저 높은 연대 논술이 ‘정량평가’의 비난에서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이 와중에 논술을 통해 경쟁률이 상승한 게 과연 웃을 일인가는 생각해볼 일입니다.

베리타스알파는 올해도 다양한 각도의 수시경쟁률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상위17개대학의 전형별 경쟁률, 전국 31개대학의 논술 경쟁률에 이공계특성화대와 교대의 경쟁률, 전국 의대 치대 한의대 수의대 경쟁률까지 대학별 내용을 전형내용과 아울러 최대한 꼼꼼하게 작성해봤습니다. 통합캠퍼스와 본분교체제를 구분해 통합캠을 운영하는 중대 경희대 성대 외대 홍대 단대는 서울캠과 지방캠의 인원을 합산했고, 실질적인 지원양상과의 괴리를 감안해 정원내 인원만 추려 집계하는 등 최대한 수요자 입장에서 바라보고자 노력했습니다. 수요자가 대학으로 가는 길을 좀더 정확하게 바라보고, 대학들이 발전적으로 전형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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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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