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혁의 건강 클리닉]

공부에 지친 몸으로 맥없이 현관문을 들어서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가슴이 아프다. 무거운 가방에 눌린 처진 어깨, 힘없는 눈동자, 터벅이는 걸음을 보면 안타깝다. 방으로 들어가는 뒷모습에서 힘든 수험생활이 느껴진다. 빨리 수능이라는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갔으면 하는 생각뿐이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자녀를 위해 마음과 몸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한 번 해보자. 뭉친 어깨를 풀어주고 긴장된 등근육을 이완시켜주는 데 하루 10분이면 충분하다. 마사지를 해주며 지난 하루에 대해 이야기도 나눌 수도 있다. 피로를 풀어주는 동시에 자녀와의 정신적인 교감도 가능하다.

<어깨근육 풀어주기>
먼저 엄마나 아빠는 소파 끝에 걸터앉은 자세에서 다리를 벌린다. 자녀는 어머니 다리 사이의 바닥에 앉는다. 그러면 자녀의 어깨가 엄마의 배꼽 높이에 위치한다. 이 상태에서 어깨 근육을 만져 보면 뭉친 부위를 쉽게 느낄 수 있다. 목 뒤부터 어깨라인까지 천천히 눌러보면 경직된 부위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공부를 많이 한 학생일수록 어깨근육은 단단하게 뭉쳐있다. 딱딱하게 굳어진 근육이 느껴지면 그 부분을 엄지와 검지로 부드럽게 만져주면 된다. 가능하면 약하게 꼬집듯이 천천히 만져준다.

뭉친 부위를 전체적으로 한 차례씩 만져줬다면 그 다음은 엄지로 눌러줄 차례. 눌러주는 부위는 근육이 뼈와 붙어 있는 곳이다. 날갯죽지뼈(견갑골)와 근육이 닿는 부위를 먼저 찾는다. 어깨에서 등 쪽으로 훑어 내리면 가장 먼저 만져지는 뼈의 위쪽 부위다. 이 부위에서 뒷머리까지 붙어있는 근육들은 얇으면서도 가장 힘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 부위는 가로로 10cm 정도 되는데 지긋이 눌러주면 시원해한다. 그 다음으론 뒷목을 만져줄 차례다. 왼손으론 자녀의 이마를 잡고 약간 뒤로 젖힌 상태에서 오른손 엄지와 검지를 벌려 준 뒷목 부위를 주무르듯이 만져준다.

<뒷목근육 풀어주기>
이 방법은 침대에서 하는 것이 적당하다. 학생은 침대머리 쪽으로 발이 향하게 눕는다. 침대 끝 쪽으로 머리가 놓이게 하고 천장을 본 자세다. 엄마는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팔꿈치를 침대 위에 고정시킨 뒤, 두 손바닥을 펴서 자녀의 머리 밑에 집어넣은 자세를 취한다. 그 다음 양 손의 손가락으로 머리뼈의 끝을 찾아본다. 뒷목의 근육이 붙는 이 부위를 찾은 뒤에 손가락 끝을 살살 움직이며 경직된 근육을 풀어준다. 어느 정도 근육이 풀어진 상태에서 손가락을 손바닥과 수직이 되게 똑바로 세운다. 그러면 손가락의 끝이 뒷머리가 끝나는 부위로 들어가게 된다. 이 상태에서 중지와 약지의 손끝으로 머리를 들어 올린다는 느낌으로 1~2분 정도 있으면 뒷목의 근육이 완전히 이완된다.

이 동작이 끝나면 두 손바닥으로 머리를 받친 자세를 취한 후 머리를 천천히 엄마의 몸 쪽으로 당긴다. 목의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므로 아주 천천히 당겨야 한다. 실제로 머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너무 세게 당기면 오히려 목의 근육에 무리가 올 수 있다.

<방광경선 눌러주기>
공부를 할 때에 척추를 곧바로 세우고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다. 양 어깨가 앞 쪽으로 몰리고 등은 뒤로 굽은 상태에서 공부를 한다. 이런 자세가 하루 종일 지속되면 등의 근육들은 힘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근육들이 정상상태보다 조금씩 늘어난 상태에서 오랫동안 힘을 받게 되면 피로가 쌓이게 된다. 등이 뻐근하기도 하고, 일부 부위가 쑤시고 아픈 이유다.

이때는 등을 지압해주는 것이 좋다. 먼저 학생은 침대가 아닌 방바닥에서 엎드린 자세를 취하고 부모님은 등위에 올라탄다. 그 다음 팔꿈치를 쭉 편 상태에서 엄지손가락에 체중을 실어 등을 눌러주면 된다. 눌러주는 부위는 척추의 양 옆으로 약 4.5cm 떨어진 부위를 날개죽지뼈 있는 부위부터 허리까지 위에서 아래로 눌러준다. 이 라인이 방광경락의 제1선이다. 그 다음으로 척추 양 옆으로 약 9cm 떨어진 방광경 제2선을 같은 요령으로 위에서 아래로 눌러주면 된다.

시간이 없다면 엄지손가락이 아니라 손바닥으로 방광경 1,2선을 한꺼번에 눌러줘도 된다. 우두둑하는 소리가 나기도 하지만 이렇게 눌러 줘서 싫다는 학생은 없을 것이다.

그 다음 손바닥으로 등 전체를 두들겨 주는 것도 기혈 순환에 도움이 된다.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서 등을 전체적으로 안마해준다.

등 근육은 아파도 학생 본인이 만질 수 없는 부위이기 때문에 부모님의 안마가 꼭 필요한 곳이다.
/한뜸 한의원 황치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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