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 불안정 변수'.. 지난해 마감직전 접수 12%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9월 모의고사(이하 9월모평)가 끝난 후 수험생들은 막판 수시지원전략을 확정짓는 시기다. 여전히 막판 경쟁률을 잣대로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소나기 지원’이 계속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원전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나기 지원은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데는 큰 실효성이 없는 데다, 오히려 시스템 문제로 인한 접수불가 사태가 발생할 위험성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상위10개대학의 지원경향을 살펴본 결과 마감 직전에 원서를 접수한 비율은 11.9%에 달했다. 10명중 1명은 마감 직전 경쟁률을 토대로 지원 여부를 결정한 셈이다. 조금이라도 합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눈치작전을 벌이다 마감직전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수시접수에서 경쟁률 자체는 중요한 잣대가 아니라는 것이 교육계 전반의 의견이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수시의 경우 전형 성격상 접수 경쟁률만으로는 합격가능성을 점치기 어렵다”면서 “특히 학종의 경우 전공적합성을 통해 합불이 갈리기 때문에 본인에게 가장 맞는 전형과 모집단위가 무엇인지를 토대로 지원전략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 각 대학, 각 전형마다 역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률만으로 지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수험생들은 경쟁률에 의존하기보다는 전형별로 서류, 대학별고사, 면접 등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요소와 수능최저학력기준까지 검토해 지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시 원서접수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9월모평 성적을 기반으로 지원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 마감 직전 경쟁률을 토대로 눈치작전을 벌이는 '소나기 지원'은 피해야 할 전략으로 지적된다. /사진=건국대 제공

<10명 중 1명 마감직전 ‘소나기 지원’, 실효성 적고 위험성 커 지양해야>
지난해 상위10개대학 지원자의 지원경향을 살펴본 결과 10명 중 1명은 마감직전에 원서를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지원자 48만9713명 중 11.9%인 5만8425명이 마감직전에 몰렸다. 마감직전 경쟁률 발표시점에서 마감시점까지 불과 2~4시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소나기 지원’인 셈이다. 수시원서 접수 막판까지 경쟁률을 비교하는 경향은 수험생 사이에 흔하게 나타난다. 상위10개대학 기준, 전체 지원자48만9713명 중 58.3%인 28만5611명이 마감전날 경쟁률 발표 이후 접수했다. 

하지만 마감직전 경쟁률에 따라 결정하는 지원전략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수시의 특성상 경쟁률을 잣대로 삼기에는 실효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수능 점수에 따라 서열이 확실하게 매겨지는 정시와는 다르다. 수시에서 몸집을 키우고 있는 학종의 경우 본인이 가진 서류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학종 평가에서 전공적합성을 주로 검토한다는 점에서 보면 경쟁률에 따라 지원 모집단위를 변경하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통상 수험생들은 원서접수를 시작하기 전, 이미 본인이 지원하고자 하는 전형의 유형을 확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본인의 교과성적이 우수한지, 학생부에 전공적합성이 잘 드러나는지, 면접이나 논술에는 자신이 있는지 등을 따져 학종/교과/논술/특기자 중 지원할 전형의 가닥이 잡히기 때문이다. 같은 유형의 전형일지라도 대학마다 면접 유형, 논술 유형 등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그해 수시요강이나 전년도 기출을 토대로 유불리를 체크해야 한다. 마감직전에 전형 유형을 바꾸거나 지원대학을 변경하는 전략은 그다지 좋은 성과를 거두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오히려 경쟁률 눈치작전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다는 지적이다. 불안정한 대입지원 시스템으로 인해, 짧은 시간에 많은 지원자가 몰릴 경우 지원이 불가능한 사태까지 겪을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작년 정시부터 도입된 공통원서접수 시스템도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다. 공통원서접수 시스템은 여러 대학에 지원하더라도 한 차례만 원서를 작성하도록 해 수험생을 불편을 덜기 위해 구축한 시스템이다. 특정 대학과 계약을 맺지 않은 대행사 사이트에서도 원서를 접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처음부터 통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 아니다보니,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집중될 경우 서버가 불안정할 가능성도 상시 고려해야 한다.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도 위험이 될 만한 요소는 미리 피하는 수험생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개인별 시스템의 문제로 접수를 하지 못할 경우 책임은 수험생에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부분이다. 원서접수 시스템 자체의 문제로 ‘대란’이 발생할 경우 정부 차원이나 대학가 전반의 논의를 통해 구제책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지만, 개인별 오류나 접속장애, 컴퓨터 성능문제 등으로 원서를 접수하지 못하는 경우 개별 수험생이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상위17개대학 중 9개대학이 13일 오후6시에 마감해 많은 지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날 오후5시에도 3개대학, 7시에 1개대학이 포진하고 있어 접수에 유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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