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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권한 강화’ 엇박자 심화할 교육소통령 17명 양산하나내년 교육감선거 ‘진보진영 지원용’ 의구심도
  • 김경화 기자
  • 승인 2017.08.31 14:30
  • 호수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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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교육부가 교육감권한강화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면서 현장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산적해온 교육감 직선제의 폐해로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할 현실은 무시한 채 교육감권한을 오히려 강화함으로써 교육정책의 엇박자를 아예 고착화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방재정 교부금을 대폭 확대해 재량대로 쓸 예산을 쥐어준 데 이어 권한이양을 위한 공식채널까지 만들면서 아군인 진보교육감의 재선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교육부는 28일 서울 삼각산고에서 일부 시도교육감과 함께 제1회 ‘교육자치정책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열고, 교육감의 예산권과 인사권 강화를 골자로 한 교육감 권한강화방안을 내놓았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교와 교육청이 현재 시급하게 요구하는 3대 과제”라며 연내 시행할 것이라 말했다. 문재인정부는 이들이 내놓는 방안을 국정과제에 포함해 임기 내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교육현장에서 체감하는 직선교육감의 폐해는 충분히 차고 넘친다. 선거법 위반의 범죄인을 양산한 데다 교육인이 아닌 정치인들의 무대로 인식될 만큼 치열한 진영싸움으로 수요자들을 피해자로 내몰았다. 이미 일부 교육감들은 새 정부 출범과정에서 외고자사고문제 수능절대평가 등 현안을 극단으로 밀어붙이면서 교육현장을 극심한 혼란에 빠뜨렸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표를 얻어야 하는 대선 상황에서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거론하기 어려웠다는 정치공학은 이해한다. 하지만 정권초월 국가교육위를 교육계가 요구한 배경은 정권마다 바꾸는 교육정책, 그리고 극단적으로 교육감들이 보여준 중앙정부와의 엇박자에 수요자들이 극심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국가교육위에 앞서 만들겠다는 국가교육회의는 구성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교육감권한 강화를 서두르는 것은 내년 선거지원용이라고 의구심이 들게 한다. 아군인 진보진영 교육감을 지원하기 위해 이미 지방 교부금도 대폭 확대한데다 권한강화를 위한 협의회까지 공식화했다. 내년 교육감선거는 오히려 지자체장보다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면서 정치인들의 각축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미 의원출신 교육감이 등장한 것도 모자라 교육감출신 교육부장관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적 중립은 사라지고 정치인들을 등용하는 교육감직선제를 고착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교육감 권한 강화는 견제장치 없는 제왕적 교육소통령을 17명이나 양산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내년 선거에서 보수단일화가 이뤄져 지형이 바뀐다면 지난 정권에서 벌어진 치열한 교육정책 엇박자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일부 진보교육감들이 특목자사고폐지 수능절대평가를 압박하면서 내놓은 결과물은 명백했다. 80%대 지지율을 보인 문재인정부의 100일 성적표에서 교육부문 지지율은 최저인 30%대를 기록하지 않았는가. 교육부문의 정치적 밀어붙이기는 더욱 처참할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육감권한강화를 위한 행보가 본격화되면서 현장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교육정책의 엇박자를 아예 고착화시킨다는 우려 때문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지방재정 교부금을 대폭 확대해 아군인 진보교육감의 재선을 지원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사진은 28일 서울 삼각산고에서 열린 제1회 ‘교육자치정책협의회’ 현장. /사진=광주교육청 제공

<‘교육감이 알아서 쓰는 예산 늘리고 인사권도 확대’>
협의회는 28일 첫 모임부터 교육감 권한 몰아주기를 골자로 한 방안을 쏟아냈다. 교육부가 올해 이행할 3대 중점과제로 정한 건 ▲재정지원사업 개편 ▲학사운영 자율성 강화 ▲교육청 조직/인사 자율성 확대다. 이에 따라 교육감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대폭 확대되며, 과장급 이상 인사를 할 때는 교육부 승인 없이 교육감이 알아서 할 수 있게 된다.

우선 교육부장관이 배정하는 특별교부금 비율을 전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4%(1조6000억원)에서 3%(1조2000억원)로 줄이고, 그만큼 교육감이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보통교부금을 늘려 교육감이 알아서 쓸 수 있는 예산을 4000억원 가량 확대한다. 현재 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 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96%는 교육감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보통교부금이다. 나머지 4%가 국책사업이나 재해 등 특정 영역에 집행하도록 교육부장관이 배정하는 특별교부금이다. 장관이 배정하는 특별교부금의 비율이 현행 4%에서 3%로 줄면, 그만큼 교육감 재량으로 쓸 수 있는 보통교부금이 늘어나는 셈이다. 인사권도 강화한다. 협의회는 교육청이 과장급 이상 인사를 할 때는 앞으로 교육부 승인을 받지 않도록 뜻을 모았다. 교육부 조훈희 교육자치강화지원팀장은 “교육청이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을 확대하고 자체 인사권을 강화한 것이 이번 결정의 핵심”이라 말했다.

교육부가 교육청을 견제할 힘도 줄인다. 교육청 자체평가제를 도입해 평가지표를 축소하며, 내년부턴 교육부-교육청 간 권한주체가 모호하거나 근거 없이 학교에 규제를 가하는 법령을 정비하는 데도 위원회는 한뜻으로 뭉쳤다.

게다가 사업예산은 교육청이 개학 전인 1월까지 각 학교 예산을 배정할 수 있도록 교육청에 10월까지 교부한다. 현행은 개학 이후에도 수시로 교부하는 방식이다. 1000여 개에 육박했던 세부사업은 5개영역 19개사업으로 개편한다. 매년 2월을 새 학기 준비기간으로 쓸 수 있도록 교장 인사발령을 2월로 앞당기고, 새 학기 시작일도 3월1일이 아니라 학교장이 교육감 승인을 얻어 바꿀 수 있도록 초중등교육법도 손질한다. 교육부는 이를 통해 개학 전인 1~2월에 행정업무를 마치고 3월 이후에는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교육감 정치색 따라 제각각 정책 우려 ‘17개 교육부 나오나’>
협의회는 교육자치 확대의 측면을 강조하지만, 현장 우려는 깊다. 정부가 예산권에 인사권까지 쥔  ‘제왕적 교육감’은 정치색에 따라 정책 엇박자를 만들면서 17개 시도에 하나씩 교육부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이미 교육감의 정치성향에 따라 교육방향이 뒤틀리고 갈등이 증폭된 사례는 많다. 현재 교육계를 뒤흔들고 있는 외고/자사고 폐지논의만 해도 김승환(전북) 이재정(경기) 장휘국(광주) 조희연(서울) 등 진보교육감은 폐지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반면, 김복만(울산) 우동기(대구) 이영우(경북) 등 보수교육감은 외고/자사고 폐지를 반박하면서 뚜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역 지자체와의 정책의 엇박자도 심각했다. 선출직들의 정치색에 따라 행정력이 낭비되고 교육현장이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2015년 경남 무상급식 문제가 대표적이다. 진보성향의 박종훈 당시 경남교육감이 급식감사를 거부하자, 보수성향의 홍준표 당시 경남지사가 급식예산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결국 교육청이 감사를 받아들여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수개월 간 정치싸움에 행정력 낭비와 교육현장 혼란은 불가피했다.

서울의 혁신학교 정책 역시 교육감 정치색에 따라 교육정책이 얼마든지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진보→보수→진보로 선출 교육감 정치색이 바뀜에 따라 서울 혁신학교는 확대에서 축소, 다시 확대로 정책방향이 오락가락했다. 진보성향의 곽노현(2010년) 전 교육감이 2011년 혁신학교 29개교를 지정하고 2012년 61개교를 확대했지만, 취임일성으로 “곽노현 교육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던 보수성향 문용린(2012년) 전 교육감 재임시절 신규지정된 혁신학교는 총 7개교에 불과했다. 진보성향 조희연(2014년) 교육감이 당선되면서는 서울 혁신학교는 현재 158개교로 증가했다. 연간예산도 곽노현 100억원에서 문용린 41억원으로 대폭삭감 후, 조희연 195억원으로 대폭증가로 출렁였다.

학교현장 역시 교육감 권한이 막강해지는 걸 환영하지만은 않는다. 협의회는 학사운영의 자율성 강화를 내세웠지만, 선출직인 교육감의 정치색에 따라 개별학교의 자율성이 위축된 사례 역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총은 부작용의 사례로 경기의 ‘9시등교’ 정책을 꼽았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2014년 결정한 정책인 ‘9시등교’는 도입이전 교총 설문조사에서 교사의 83%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감이 강행해 결국 경기 내 학교의 89%가 채택하게 되면서 개별학교의 선택권을 무시한 강제시행의 사례로 자리한다. 교총 김동석 본부장은 “교육부 견제가 약해지면 일선 학교들이 교육감의 말을 억지로 수용해야 하는 분위기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 우려했다.

<문정부의 ‘국가교육회의’ 무색한 ‘뜬금포’.. 진보끼리 ‘잡음’도>
협의회의 발족 자체부터 문제시되고 있다. 협의회는 교육자치를 외치고 있지만, 결국 교육감 정치색에 따른 제각각 교육정책으로 중앙정부와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달을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2014~2015년 진보 교육감들이 재지정 평가를 통해 ‘막무가내 식’ 특목자사고 폐지를 밀어붙였던 때만 하더라도 교육부장관의 부동의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현 교육부장관이 진보교육감 출신이고 보면 결국 진보진영의 협의체로밖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다.

문정부가 후보시절부터 ‘정권초월’ 국가교육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과도 궤가 달라 혼란스럽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교육개혁 추진을 위한 국가교육회의를 설치하고, 장기적으로 중장기 국가교육정책 논의를 위한 독립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국가교육회의는 이전에 이미 현장에서 강조해온 ‘정권초월’ 국가교육위원회의 성격과 달리 자문기구에 불과하지만, 방점이 ‘정권초월’에 찍힌 건 마찬가지다. 교육일선이 주장해온 ‘국가교육위원회’는 ‘초정권적’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산적한 교육문제를 모두 해결할 것처럼 해놓고 바뀌는 정권들은 기존의 교육정책을 갈아 엎으면서 교육수요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주범이 되어온 현실에 대한 반발로, 5년 단임 정부가 갖는 ‘교육5년대계’의 한계인 현안 중심에 매몰된 땜질식 교육정책, 현장과 괴리된 정책 남발, 교육정책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구도에서 벗어나 교육본질의 추구와 교육백년대계의 구상이 가능토록 범정부적인 기구를 출범하자는 얘기다.

반면, 협의회의 주장과 인원구성은 철저하게 의도적으로 보인다. 대표적 진보인사로 꼽히는 김상곤 교육부장관과 이재정 경기교육감이 공동의장으로, 교육감으론 김석준(부산) 김승환(전북) 장휘국(광주) 조희연(서울) 최교진(세종) 교육감 등 장관과 교육감 6명까지 7명 모두 진보 일색이다. 게다가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대통령이 아닌 민간위원이 맡도록 하면서 국가교육회의의 역할이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자문기구에 불과하다는 약점이 더욱 부각되면서 논란이 심각할 장기 교육이슈들이 자문기구에서 표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 벌어진 일이다. 교육감직선제를 교육회의의 장기이슈로 검토하는 대신 아예 고착화시키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협의회는 정치색이 같은 구성원 사이에서도 첫날부터 잡음이 일었다. 이날 첫 협의회는 교육감들을 중심으로 ‘협의회의 명확한 성격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오면서 한 시간 넘게 관련 논의를 진행하느라 준비된 안건 심의가 늦어졌다. 발단은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발언에서 시작했다. 김 부총리 등의 모두발언 이후 안건상정 직전 발언기회를 얻은 김 교육감은 상정을 가로막고 “협의회 전에 교육부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전달받지 못했다. 협의회가 (정책의) 실무/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는 기구인지, 교육자치의 본질과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기구인지 명확하지 않다. 교육부가 안건을 일방적으로 제시했다”며 협의회의 성격에 불만을 표출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역시 “(내가) 협의회 공동의장이지만, 공동의장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 명확하지 않다”며 “협의회에서 모든 문제를 열어놓고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정 징검다리 교육공동체 상임이사는 “제안 내용에 교육자치와 학교자율화를 굳이 나눠서 표현한 이유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는 지적을 제기, 협의회 목적에 명시된 ‘학교자율화’라는 문구를 ‘학교민주주의’로 바꾸는 데 시간을 보냈다.

뜬금 없는 ‘적폐청산’에 대한 문제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지난 정권을 돌아오면서 국가가 저지른 교육에 대한 여러 과오가 있었는데 이에 대한 교육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성찰 없이 미래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교육부의 성찰, 책임에 대한 말씀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짚고 넘어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부총리는 “적폐청산에 대해 이 자리에서 말씀 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며 “다만 과거 (교육부와 교육감들이) 분열과 갈등관계였는데 이걸 해소하고 소통과 협력관계로 나아가겠다는 방향을 말씀 드렸다”고 답했다.

협의회 발족 첫날부터 내부적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는 협의회를 두고, 교육현장의 우려는 깊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이미 현장은 교육감의 정치색에 따라 흔들려온 교육정책에 염증으로 지긋지긋해한다”며 “교육감직선제 폐지론이 등등한 가운데 뜬금 없이 교육감권한강화를 밀어붙이는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결국 내년 치러질 6.13 지방선거를 겨냥, 진보교육감 선거지원용이라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으론 협의회 발족으로 인해 다시 교육감직선제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한 관계자는 “협의회의 ‘교육자치’라는 주장은 ‘빛 좋은 개살구’로 들린다. 결국 지자체마다 다른 교육정책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된다면 현장몸살이 대단해질 것”이라며 “이참에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 교총은 수년 째 교육감직선제 폐지를 주장해오기도 했다. 교총은 “도입 이후 지난 10년 동안 그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뿐 아니라 각종 비리와 코드/보은인사, 후보자를 모르는 ‘깜깜이 선거’와 보수/진보의 이념적/정치적 선거구도 등으로 얼룩져 폐지여론이 끊이지 않았다”며 “지방교육자치의 본질을 수호하고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등을 확립할 수 있도록 직선제를 폐지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해왔다. 교총은 교육감들의 전문성도 지적해왔다. 교총은 “교육감은 지방교육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로 다른 어떤 자리보다 교육전문성이 요구된다”며 “현재 3년이상인 교육감 교육경력 자격요건을 최소한 10년 이상으로 규정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감 교육경력 요건은 1991년 20년에서 1995년 15년, 1997년 5년, 2014년 삭제했다가 3년으로 경력기간이 줄어든 바 있다. 교육감선거는 내년 6월13일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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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기자  smil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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