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세종 강원 '최하'..'평균진학률 50%로 급락'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이공계특성화대/서울대를 향한 진학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어디였을까. 이동섭(국민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14~2017 과고 이공계특성화대 진학현황’과 같은 기간의 서울대 등록자 실적을 합산한 결과 지난해 과고 중 가장 서울대 KAIST 포스텍 GIST대학 DGIST UNIST(이하 설카포지디유)로 진학한 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과고였다. 제주는 70%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을 기록, 졸업생 10명 중 7명이 이공계인재육성 코스의 ‘정석’을 착실히 밟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7%의 진학률을 보인 경기북이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대전동신 부산일 충북 경산 순이었다. 

반면, 서울이라는 지역적 이점으로 선호도 수위를 다투는 서울권 과고 세종/한성은 진학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었다. 특히, 세종은 45.3%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을 기록하며, 최하위를 가까스로 면하는 데 그쳤다.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낮은 경우 고연대등 일반대 이공계열선택이 많았다고 볼수도 있다. 하지만 세종의 경우 의대진학때문이라는 혐의를 벗기 어렵다. 지난해 의대 진학자가 18명으로 전국 과고 중 가장 많았고, 이공계 진학률도 과고들 중 최저 수준인 73.8%에 그쳤기 때문이다. 진학현황이 설립취지에서 가장 벗어난 과고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또 하나 유의해서 봐야 하는 부분은 2017학년 과고 전반에서 나타난 설카포지디유 실적 하락이다. 2014학년 52.6%, 2015학년 55.6%로 상승세를 보이다 2016학년 67.9%로 크게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치솟았던 과고들은 지난해 치러진 2017 대입에서 50.1%로 진학률이 급락했다. 기존 70~80%에 달하던 조기졸업 비율이 2016학년 20~30%로 크게 쪼그라들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우수자원들만 조기졸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선호도 높은 설카포지디유에 합격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2017학년에는 한해 전 조기졸업을 하지 못한 3학년이 졸업하고, 여기에 2학년 조기졸업이 더해지면서 전체 비율로는 50%안팎으로 낮아졌다. 원년을 맞는 영재학교가 늘어남에 따라 과거 이공계 최고였던 과고의 자원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며 조정받고 있는 것으로 볼수있다.   

현재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은 설립목적에 맞는 전국 20개 과고의  '성적표'로 자리매김할 수있다. 이공계인재육성이라는 설립취지부터 맞닿아 있는 데다 국가 주도 이공계 인재 육성 코스란 점에서 일반대 이공계열 진학보단 한층 무게가 실린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공계특성화 목적으로 세워진 KAIST(한국과학기술원) GIST(광주과학기술원)대학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UNIST(울산과학기술원)의 전국 4개 과학기술원, 여기에 사립 일반대로 분류되긴 하지만 과학기술 교육 목적으로 1986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설립, 과기원과 함께 이공계특성화대로 분류되는 포스텍까지 이들 대학은 이공계 인재 육성을 정조준하는 곳들이다. 국립대법인인 서울대 역시 인문/자연계열을 모두 갖춘 종합대학이지만, 이공계 인재 육성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다. 전국 20개교 모두 공립으로 세워진 과고에서 정부지원을 받아가며 실력을 길러 이공계인재육성에 초점을 맞춘 이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설립목적에 맞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이공계특성화대/서울대를 향한 진학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은 제주과고였다. 제주과고는 졸업생 10명 중 7명이 설카포지디유를 택하며 국가주도 이공계 인재육성 코스에서 단연 강세를 보였다. 뒤이어 경기북 대전동신까지 톱3였다. 사진은 최근 4년간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가장 높은 제주과고. /사진=베리타스알파DB

<과고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제주 70% 최고, 경기북 대전동신 부산일 충북 순>
- 제주 70% 최고.. 지난해 ‘삐끗’ 9위 그쳐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최근 4년간 설카포지디유에 진학한 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과고로 나타났다. 제주는 4년간 배출한 140명의 졸업생 가운데 98명이 설카포지디유에 진학, 70%의 진학률을 보였다. 졸업생 10명 중 7명이 국가 주도의 이공계 인재 육성 루트를 착실히 밟은 셈이다. 

제주가 보여준 높은 진학률의 근간은 KAIST였다. 설카포지디유 진학자 98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명이 KAIST에 진학했다. 전체 졸업생 대비 40%에 달하는 수치였다. 다음으로 UNIST 14명, GIST대학 10명, 포스텍과 DGIST 각 7명, 서울대 4명 순이었다. 과기원 중 단연 선호도가 높은 KAIST 다음으로 UNIST 진학자가 많은 것은 지역적 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먼 광주 대구보다는 울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밖에 없었단 얘기다. 

다만, 제주의 진학경향은 최근 들어 다소 바뀐 모습이다. 2014학년과 2015학년 연속해서 가장 높은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을 보였고, 2016학년에도 3위를 기록한 제주는 지난해 진학률이 크게 낮아졌다. 제주의 지난해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은 53.7%(22명 진학/41명 졸업)로 9위를 기록, 예년과 비교했을 때 차이가 컸다. 과고 전반에서 실적 하락이 있긴 했지만, 상대적인 순위하락폭이 심상치 않은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는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마저 엿보였다. 

통상 이공계 진학실적의 하락은 의대진학 문제와 연결시켜 생각해볼 수 있다. 고입 단계에서의 우수자원들이 이공계에 뜻을 두고 과고에 진학했지만, 고교 생활 중 진로를 바꿔 의대를 택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주는 이와 거리가 멀었다. 제주 출신 의대 진학자는 2010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8년간 고작 3명 뿐이었다. 갑작스레 의대 진학이 늘어난 것으로 보긴 어려웠던 셈이다. 학교알리미에 공개된 졸업생의 진로현황을 보더라도 졸업생 41명 중 진학/취업 중 어느 것도 하지 않아 재수생으로 분류되는 인원은 3명 뿐이었다. 

결국, 제주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하락은 일반대 이공계로 진학하는 인원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한 것은 분명하지만, 행방이 묘연한 16명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등 상위대학 자연계열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 2위 경기북 67%.. 꾸준한 진학률 고공행진
제주 다음으론 최근 4년간 졸업생 345명 중 231명을 진학시킨 경기북과고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높았다.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67%로 제주와 차이가 크지 않았다. 비율이 아닌 숫자를 기준으로 보면 졸업생 규모가 2배 이상인 경기북의 설카포지디유 진학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난해 다소 진학률이 하락한 제주와 달리 높은 진학률을 꾸준히 유지하는 모양새다. 2014학년 62.4%로 전국 4위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을 보인 경기북은 2015학년 2위(78.9%)를 기록한 후 2016학년 15위로 잠시 주춤했지만, 2017학년 60.2%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2015학년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다른 해에 비해 다소 높은 특수한 사례였단 점을 고려하면, 설카포지디유 선호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것으로 봐야 했다. 

경기북도 제주와 마찬가지로 KAIST 진학이 강세였다. 졸업생 가운데 134명이 진학해 38.8%의 KAIST 진학률을 보였다. 10명 중 4명은 KAIST에 진학한 셈이었다. 다만, 여타 대학 진학실적은 제주와 상이한 양상이었다. 서울대가 12.2%(42명)로 KAIST의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UNIST(21명) 포스텍(16명) GIST대학(10명) DGIST(8명) 순이었다. 

서울대 진학자가 KAIST 다음으로 많은 이유는 역시 지리적 여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역 유일한 과고인 경기북에서 상대적으로 먼 광주 대구 울산 포항 등을 찾기보단 가깝고 명성이 높은 서울대 선택은 당연한 결론이란 평가다. 광역단위 모집인 과고의 특성 상 수도권 중학교 졸업자/거주자로 졸업생이 구성될 수밖에 없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상위과고인 경기북은 이공계 진학열기가 높은 과고에 속했다. 이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과고 계열별 진학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0개과고 중 가장 이공계진학률이 높은 곳이 경기북이었다. 경기북은 전체 졸업생 중 대다수인 79명이 이공계에 진학, 설립취지를 충실히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 3위 대전동신.. ‘신생’ 과고의 선전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3위는 전국 20개 과고 가운데 가장 진학실적 배출시기가 늦은 대전동신과고였다. 2016학년 들어서야 조기졸업 기준 첫 진학실적이 나온 대전동신은 최근 2년간 졸업생 131명 중 85명이 설카포지디유에 진학, 64.9%의 진학률을 기록했다. 여타 과고보다 기간이 짧아 직접 비교는 다소 어려웠지만 전반적으로 설카포지디유를 향한 진학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사실이다. 

다만, 대전동신은 최근 들어 다소 진학경향이 바뀐 모양새다. 첫 졸업생이 나온 2016학년에는 36명의 졸업생 중 무려 33명이 설카포지디유를 택해 91.7%의 진학률을 기록했지만, 2017학년에는 54.7%로 진학률이 크게 낮아졌다. 순위 역시 1위에서 8위로 급락했다. 2017학년 대전동신 출신 의학계열 진학자가 단 1명 뿐이며, 졸업생 중 83명이 이공계열로 진학한 점을 고려하면 제주와 마찬가지로 일반대 이공계열을 택한 사례가 다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더하여 학교알리미에 따르면 재수생도 다소 많이 발생한 상황이다. 취업/진학 중 어느 것도 택하지 않아 통상 재수생으로 분류되는 ‘기타’인원이 10명이나 됐다. 결국 한해 전 압도적이던 대전동신의 설카포디지유 진학률 하락은 재수, 일반대 이공계열 등으로 졸업생들의 선택지가 나뉘면서 발생한 일로 보인다. 

2016학년이 과고 진학실적에서 다소 독특한 위치란 점도 고려돼야 한다. 본래 과고는 70~80% 가량의 인원들이 2학년때 조기졸업함으로써 고2가 주된 대입자원으로 분류됐지만, 2016학년 조기졸업 비율이 20~30%로 제한되며 예년과는 크게 달라진 진학양상을 보였다. 대전동신이 공교롭게도 이같은 일이 발생한 해에 첫 진학실적을 내면서 통상적이지 못한 실적을 낸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단 이야기다. 2016학년이 특수한 실적이 난 해였는지, 2017학년이 잠깐 다른 진학경향을 보인 것인지는 올해 치러지는 2018학년 대입실적을 통해 판가름날 예정이다. 

- 부산일 충북 경산.. 10명 중 6명 이상 설카포지디유 
상위 3개 과고 다음으로는 부산일과고 충북과고 경산과고의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높았다. 부산일은 63.2%(252명/399명), 충북은 60.7%(119명/196명), 경산은 60.4%(128명/212명)로 전부 60% 이상의 진학률을 보였다. 졸업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설카포지디유를 택한 셈이었다. 

다음으로는 경북(59.2%) 부산(58.9%) 경남(58.8%) 전남(57.9%) 전북(56.6%) 인천진산(55.3%) 울산(52.7%) 한성(52.1%) 대구일(51.5%) 순으로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이 높았다. 진학률 상위 과고들에 비하면 다소 떨어지는 수치지만, 졸업생 절반 이상이 설카포지디유를 택한 과고들이었다. 

-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최저.. 인천 세종 강원 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을 보인 곳들도 있었다. 충남(48.7%) 창원(48%) 강원(45.4%) 세종(45.3%) 인천(44.8%)은 졸업생 절반 이상이 설카포지디유가 아닌 다른 대학으로 진학하거나 재수를 택했다. 재수생으로 추정가능한 학교알리미상 기타인원은 세종 19명, 강원 13명, 인천 11명, 충남/창원 각 8명이었다. 

진학률이 낮은 과고 중에서도 세종은 특히 문제가 심각해 보였다. 문제로 지적되는 의학계열 진학비율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세종 졸업생 중 10.7%에 달하는 18명이 의학계열로 진학한 상황이다. 이공계 진학률도 73.8%(124명)로 지난해 과고 중 최저수준이었다. 강원은 상대적으로 나은 상황이지만 졸업생 대비 비율로 치면 전국 3번째인 2명이 의학계열로 진학했으며, 이공계 진학비율은 73.7%(42명)로 전국 과고 중 가장 낮았다. 설카포지디유 외 일반대 이공계로 진학한 비율이 낮다는 점에서 설립취지를 잘 지키지 못한단 비판을 받기 충분했다. 

<줄어드는 과고 서울대 진학률.. 현장 오해 겹쳐>
과고의 서울대 진학률은 계속해서 줄어드는 양상이다. 2014학년만 하더라도 전국 과고 졸업생 1504명 중 12.2%인 183명이 서울대에 진학했지만, 2015학년에는 8.1%(서울대 진학 131명/졸업 1611명), 2016학년에는 10.4%(92명/885명)를 기록한 데 이어 2017학년에는 6.9%(116명/1676명)의 서울대 진학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불과 3년 새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진학률 하락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과고 전체의 수치뿐만 아니라 개별 과고에도 대부분 통용되는 이야기다. 

서울대 진학비율이 과기원보다도 가장 낮은 것은 KAIST 진학자가 항시 많은 과고의 특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간 전국 20개 과고는 항상 서울대보다 KAIST 진학자가 많았다. 최근 4년간 KAIST보다 서울대를 더 많이 보낸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과고생이 지원가능한 서울대 전형/모집단위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학알리미 기준 2017학년 입학인원만 보면 서울대 3353명, KAIST 735명으로 4배 이상 차이가 나지만, 과고생들이 사실상 지원 불가능한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과 지원을 꺼리는 정시를 제외하면 남는 수시 일반전형 모집인원은 1700여 명 선에 불과하다. 이 중 음대/미대 등의 예체능계열, 문과 수험생들이 지원하는 인문계열까지 제외하면 과고생들이 지원 가능한 인원은 700명 안팎으로 줄어든다. 정원만 놓고 보면 차이가 크지만, 실제 과고생이 지원할법한 모집단위의 규모는 생각 외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서울대 진학이 과고생들에게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는 아직 현황이 공개돼지 않았지만, 2014학년부터 2016학년까지 3년간 영재학교는 KAIST 부설이란 특징을 지닌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제외하면 모두 서울대 진학자가 더 많았다. 특히 서울과고의 경우 197명이 서울대에 진학, 9명이 진학하는 데 그친 KAIST와 격차가 상당했다. 영재학교에서조차 진학 열기가 뜨거운 서울대를 과고 졸업생들이 ‘안’가기보다는 ‘못’가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봐야 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과고에서 서울대 진학자가 적은 것은 근본적으로는 서울대 합격이 녹록치 않다는 데서 출발한다. 과고에서 내신이 좋지 않은 경우라면 서울대 진학을 바라보기조차 쉽지 않다. 학종으로만 수시 선발을 진행하는 서울대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학생부 성적을 중심으로 학업역량을 드러내야 한다. 하지만, 정원이 많지 않은 과고 특성 상 학생부에서 강세를 보이는 인원은 소수에 그친다. 서울대 진학 가능한 대입자원부터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고교유형 분포가 상이한 대학별 특성도 부가된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이란 특징으로 과고/영재학교 학생들이 많은 KAIST와 달리 서울대는 일반고 자율고 강세가 뚜렷하다. 대학알리미에 공개된 2017학년 고교유형별 입학생을 보면 서울대는 과고생 비율이 3.5%(116명)에 그쳤지만, KAIST는 374명(50.9%)이나 됐다. 서울대의 과고출신 입학생 116명은 정원으로만 놓고 보면 10분의 1 수준인 포스텍의 115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서울대에 입학하는 과고생 인원부터가 많지 않았던 것이다. 

현장의 ‘오해’도 KAIST 진학자가 더 많은 결과를 이끄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한 과고 진학부장은 “현장에선 서울대가 고교유형에 따라 일정 TO를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과고 전체 또는 과고별 할당된 인원 풀이 있다고 보기에 서울대 지원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 인원들은 고스란히 서울대 못지 않은 선호도를 보이는 KAIST 포스텍 등에 지원하게 된다. 서울대는 특정 고교유형에 따른 TO는 사실무근이라 답하지만, 현장에서 체감하는 양상은 다르다. 특히 2016학년 갑작스런 과고 조기졸업 제한 당시 전반적인 TO를 조정한단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년 같으면 서울대에 합격했을 자원들이 불합격하는 것을 보면 졸업생 규모 등을 고려해 일정 TO를 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입학관계자는 오해라고 단언했다. 학종의 특성 상 충분히 발생 가능한 일일 뿐 TO를 주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특정 고교유형에 TO를 준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졸업생 규모, 고교유형 등을 기반으로 합격자를 조정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되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다. 조기졸업 제한 당시 과고가 줄어든 것은 학종의 특성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학종은 어디까지나 성실한 학교생활과 그를 통해 쌓은 학업역량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상대적으로 인원이 적은 과고 체제 상 내신에서 다소 불이익을 받다보니 불합격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일 뿐이다.”라는 것이 서울대 입학관계자의 해명이었다.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과고 선택잣대>
통상 대입 진학실적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은 서울대 실적이다. 하지만, 과고는 영재학교와 더불어 자연계 학생들만 존재하는 특징으로 인해 서울대 실적만으로 진학실적 전반을 가늠할 수 없는 고교유형이다. KAIST GIST대학 DGIST UNIST 등 국가차원의 이공계 인재육성기관인 과기원들이 존재하는 데다 이공계특성화대학의 일원인 포스텍까지 존재하는 때문이다. 이들 대학을 빼놓고 과고의 진학실적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설카포지디유 진학률은 정부의 이공계 인재 육성 체제가 얼마나 잘 구현되고 있는지, 설립목적에 맞는 운영이 제대로 되고있는지 가늠하는 잣대인 동시에 수요자들에게는 과고 선택의 중요한 잣대다. 현 고교유형 중 영재학교와 더불어 국가 주도아래 재정지원을 등에 업고 이공계인재 육성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는 과고의 특수성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국가적 지원이 이뤄지는 과기원과 서울대, 이공계특성화대의 일원인 포스텍 등으로 진학하는 것은 이공계 인재가 밟음직한 정석과도 같은 코스다.  최근 줄어들었지만 과고 출신들의 의대진학 등 설립취지에서 벗어난 진학현황과는 궤를 달리하는 셈이다. 여기에 과고 진학을 노리는 경우 고교선택에 따른 대학진학 문제까지 미리 더듬어볼 수 있다는 점도 유용하다. 물론 역으로 서울대와 이공계특성화대학이 국가재정이 투입된 미래 과학계 인재들을 얼마나 잘 유치해냈는지 대학의 성과를 드러내는 잣대일 수도 있다.  

최근 4년간 설카포지디유 진학률 산정에 포함된 과고는 20개교다. 과고 운영이 상대적으로 늦은 인천진산과 대전동신은 진학실적 원년부터 포함됐다. 조기졸업 기준 인천진산은 2015학년, 대전동신은 2016학년부터 진학실적을 배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과고 진학실적 배출은 2014학년 18개교, 2015학년 19개교 체제였으며, 2016학년부터 현재의 20개교 체제로 완성됐다. 

차이점은 서울대의 경우 2017학년은 졸업생 포함, 2014학년부터 2016학년은 졸업생을 포함하지 않은 재학생만의 실적인 반면, 카포디지유는 2014학년부터 2017학년까지 모두 재학생만의 실적이란 점이다. 지난해까진 재학생 기준 서울대 진학실적이 발표됐지만, 올해는 이공계특성화대학의 현황만 공개됐다. 다만, 과고에서 재수를 택하는 경우 대부분 의대를 노리는 경향이 강하며, 과고의 주된 대입루트가 재수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수시란 점을 고려하면 2017서울대 실적 가운데 재수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많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학인원이 아닌 진학률을 활용한 이유는 정원 차이를 상쇄하기 위해서다. 졸업인원 차이가 큰 상황에서 단순 인원만을 따지면 정원이 적은 소규모 과고는 불리함을 안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단순 숫자로만 따지면 최근 4년간 제주과고는 98명, 세종과고는 249명의 설카포디지유 실적을 내 차이가 2배 이상 나지만, 비율로 보면 제주는 70%에 달하는 반면, 세종은 45.3%에 그친다. 학교규모도 분명 경쟁력이지만, 이는 고교별 경쟁력을 가늠할때나 유용하다. 과고 선택잣대로 진학실적을 바라보는 경우에는 진학률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각에서는 대학별 과고 입학인원 증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특목/자사고를 ‘특권학교’라 단정짓고 폐지를 주장하는 시민단체가 부정적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학교 수/모집정원으로 보면 훨씬 비중이 큰 일반고가 정작 합격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단 점을 이유로 대학들을 힐난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이같은 부정적 시선은 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대학들이 특정 고교유형 선발을 염두에 두고 입시를 진행할 수는 없는 노릇인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사실상 일반고/자율고에게만 문호를 개방하는 서울대의 지균처럼 전형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일부 고교유형을 배려할 순 있겠지만, 이후 지원자들의 실력을 면밀히 판가름하지 않고 고교유형을 적용해 선발하는 것은 입시비리나 마찬가지”라며, “이공계특성화대학들의 경우 이공계 인재 육성이란 큰 틀에서 보면 오히려 과고 입학인원 증가는 긍정적인 신호다. 설립취지에 부합한 입시를 운영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입을 앞둔 경우, 특히 과고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라면 진학희망 고교에서 주로 진학하는 대학이 어느 곳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한 과고 관계자는 "대입 지원 시 대학 선택문제는 수험생의 자유지만, 고교마다 진학 경향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론 과고의 경우 전국단위가 아닌 광역단위로 입시가 진행되면서 출신지 내에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공계열에 강세를 보이는 자사고들이 대거 생기면서 전기고 중 고교유형 선택부터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과고의 목적이 이공계인재육성에 있는이상 이공계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과기원을 중심으로 진학실적을 검토해보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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