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중국언어문화학부 교수)이 가진 미래시대를 관통하는 뚜렷한 철학적 신념은 단연 돋보인다. 관용어처럼 ‘4차 산업혁명’을 읊조리는 것이 아니라 실제 미래에 외대 졸업생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나 처장은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우리 곁에 훌쩍 다가온 AI시대, 그간 ‘외국과 외국 간 소통’의 선두에 서 있던 외대가 ‘AI와의 소통’을 여는 주역이 될 것이라 자신했다. “인간을 넘어 AI와 인간이 소통하는 시대가 온다. 우리가 개발한 AI들이 지적 능력을 동원해 AI 간 소통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러한 언어를 캐치하는 역할을 할 인재들은 외대 졸업생들이다. 인문학과 언어 소프트웨어를 융복합시킨 글로벌하고 앞선 교육을 펼치려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주와의 소통’ 역시 외대가 선두에 서겠단 자신감이 더해진다. AI시대를 넘어 우주와의 소통이 이뤄지는 시대가 온다면 ‘우주어’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며, 향후 100년 이상을 보고 외국어 선도대학에서 외계어 선도대학으로 앞장서 나가야 한다는 게 나 처장의 포부다.

나민구 한국외대 입학처장/사진=최병준 기자

- 학종확대 추세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계획인지
“외대는 지속적으로 수시를 확대하고 그 중에서도 학종 인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학종을 통해 자신의 환경 속에서 고교생활을 충실히 한 학생을 선발함으로써 고교교육에 기여하고 있다. 현재는 입시의 개혁시대다. 절대평가 논술폐지 등 정부정책도 학종이랑 연동돼있다. 학종이 계속 중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앞으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다만, 평가인력 등의 문제가 존재하기에 마냥 늘어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본다. 임계치가 존재하기에 어느 순간 확대 추세가 멈추거나 축소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다만, 학종으로 전형이 전부 일원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학종이 너무 정형화돼있기 때문이다. 지원 여부를 학생들 스스로 판단 가능할 정도로 학종 선발 방식이 특정 틀 안에서 움직이고 있기에 학종 일원화는 곧 학생들의 기회를 크게 줄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고교 초반에 진로 가부가 결정된단 것인데 이런 방향이 옳은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데 더해 변별력/공정성도 흐려질 가능성이 높다.

사교육영향평가를 해보면 논술 등의 사교육 요소도 그리 크진 않은 상황이다. 적당한 전형간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상위권대학 입학처장들도 지금의 추세가 적절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일부 전형을 극단적으로 폐지하기보단 전형간 비중을 다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 영어학과가 ELLT학과로 바뀐 배경은
“예전 외대 영어학과는 특별한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영어학 자체가 너무 보편화됐다. 통번역이란 변화도 줬지만, 이것만으론 글로벌 시대에 승부를 걸 수 없다. 때문에 커리큘럼을 대폭 개편해 ELLT학과를 만들었다.

ELLT학과의 정식 명칭은 English Linguistics & Language Technology다. 영어학에 언어공학을 더했음을 명칭을 통해 알 수 있다. 언어공학은 컴퓨터나 프로그래밍 등이 접목된 공학을 의미한다. 첨단정보통신기술이 사회 모든 분야에 융합돼 나타나는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영어학의 지식을 공학과 융합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학문의 밑바탕인 인문학과 인문학의 중심인 언어학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언어이론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학습하며 정보화시대에 맞춰 언어 데이터 처리능력까지 겸비한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언어공학의 경우 영어데이터분석 영어학을위한프로그래밍 영어분석을위한통계 EFL음성및텍스트자동평가 기계번역기초 등 공학적 지식을 한껏 키울 수 있는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학과명 변경 시점이 늦어 대교협에서 요강 변경을 승인하지 않았기에 올해 입시는 영어학과 모집으로 실시한다. 하지만, 실제론 ELLT학과 모집으로 봐야 한다. 올해 입시를 치를 수험생들은 내년 입학과 동시에 ELLT학과 소속이 된다. 모집요강에도 관련 내용을 안내해둔 상태다.

호기심 많고 진취적인 학생들이 많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적호기심과 발전가능성 전공적합성 외국어관련활동 독서 지식함양을위한노력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외대가 가진 비전에 동감하고 대학시절 동안 자신을 잘 연마해 발전적으로 성장하려는 학생들의 지원을 권장한다.”

-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이같은 재정지원사업 선정의 원동력은
“외대는 ‘친절한 입시’를 표방하는 대학이다. 수요자 눈높이에 맞춘 입학가이드 제공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노력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입학전형 가이드 영상과 HUFS Guide Series다. 모션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을 활용한 전형가이드 영상을 통해 학생들이 기존의 딱딱한 강의식 설명회에서 느꼈을 법한 지루함을 덜고 대입정보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다. 전형가이드북 논술가이드북 전공가이드북으로 구성된 HUFS Guide Series는 대입정보 접근성이 낮은 농/어촌 중소도시지역 고교를 중심으로 배포해둔 상태다. 물론 입학안내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수요자 친화적인 입시운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보소외지역 학생들을 위한 방문형 상담프로그램인 HUFS Counselling Tour도 신설했다. 올해는 전남 노화도를 비롯해 10개 지역을 방문, 컨설팅을 제공했다. 직장인 학부모 바쁜 수험생의 시간여건을 고려해 오후6시부터 9시까지 HUFS Counselling 굿이브닝 대입톡이란 명칭의 입학상담실도 운영 중이다.

고교현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도 우리가 생각하는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올해 10여 개 지역에서 지역교사 간담회를 열어 맞춤형 대입정보를 제공하고, 지역별 고교-대학연계 프로그램에 대한 개선점 등을 논의했다. 이러한 경험과 논의들을 차후 진행할 지역교사 자문단 워크숍에서 전개할 예정이다.”

- 수험생들에게 조언을 남긴다면
“한국외대는 4차 산업혁명에 맞춘 융/복합 교육을 실시하는 대학으로서 어문학 지역학의 고유가치에 사회과학과 이학/공학 등 미래 핵심역량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이중전공 제도를 통해 본인의 소질을 개발하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이러한 외대의 장점을 충분히 고려했으면 한다. 본인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외대에 많은 지원 바란다.

입학처장으로서 수험생 학부모에게 드리고 싶은 말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이다. 지원예정인 전형별 특성을 잘 파악하고 본인의 장래희망을 충분히 고민해 전공을 선택하기 바란다. 단순히 전년도 경쟁률과 원서접수 시 발표되는 올해 경쟁률 동향에 따라 전공을 선택하진 않았으면 한다. 정말 본인이 공부하고 싶은 전공과 장래희망에 맞춰 소신지원 한다면 전형 준비과정 역시 조금 더 즐거울 것이고, 좋은 결과도 자연스레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합격에 참고할 수 있는 작은 팁은 입학안내 홈페이지를 충분히 활용하라는 것이다. 수시로 업데이트되는 입시정보와 전공가이드, 전형가이드 영상 등 수험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 전형 준비방법을 상세히 제공하고 있다. 전형가이드 동영상의 경우 논술을 예로 들면, 학과별 경쟁률뿐만 아니라 실질경쟁률, 수능최저 충족 비율 등을 전부 공개하고 있다. 학종 준비방법까지 5개 동영상을 제공하고 있으니 꼭 살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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