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 인터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전상민 입학학생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포스텍의 교육지향점을 입시와 연결해 운영하는 데 적임자다. 전 처장 자신이 포스텍 1기 입학생이라는 데서 포스텍이 지난 30여 년간 실행해온 교육특색을 체화해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포스텍은 그간 연구중심대학의 선봉에 서 왔다. 현재 국가적으로 대입간소화 사교육비절감 학종확대를 추진해오고 있지만, 포스텍은 이미 교육적 측면에 방점을 두고 2010학년부터 학부입학생 전체를 수시100% 학종으로 선발할 만큼 혜안이 돋보인다. 학종 선도대학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전 처장은 “스펙 쪽으로 흐르는 학종에 대한 비판은 대단한 오해”라며 “당면문제를 해결해내는 역량을 키워내는 게 대학교육의 방향이며, 입시로서는 학종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말한다. 2017학년 등록자의 42.4%가 일반고 출신으로, 일반고에도 문호를 활짝 연 포스텍 교육경쟁력에 대해선 “잠재력을 기반으로 선발하는 학종을 통해 교육에서도 ‘상향평준화’의 결과가 나온다”며 “과고 영재학교 출신의 학력도 높아지지만, 일반고 출신의 향상도가 두드러진다”는 설명이다.

- 포스텍은 전교생 수시선발, 수시는 100% 학종선발이다. 취지는
“학종은 선다형 문제풀이 성적으로 줄을 세우던 과거의 대입제도에 대한 보완책의 하나로 시작됐다. 하지만 어떤 전형을 선택하더라도 모든 대학과 수험생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는 어렵다는 문제는 상존한다. 어떤 전형이 누군가에게는 유리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불리할 수도 있다. 포스텍은 단순히 문제풀이식 시험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는 창의적인 이공계 영재를 선발하려고 한다. 포스텍의 경우 매년 소수의 학생만을 선발하기 때문에 수능보다는 학종이 포스텍에 더욱 적합한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전상민 포스텍 입학학생처장

- 올해 무학과 단일계열 전면도입의 변화다. 취지는
“2015년 9월에 단일계열 선발과 관련한 TFT가 구성됐고, 3년예고제를 거쳐 2018학년부터 단일계열로 선발하게 됐다. 당시 단일계열 선발을 논의하게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학과간 장벽을 깨고 융합교육을 실현하자는 것이었다. 때마침 작년부터 4차산업혁명의 큰 화두 중 하나로 융합이 대두되면서, 사회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시기적절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 무학과로 입학한 후 학과결정은 어떻게 하나
“단일계열로 입학한 학생들은 무은재새내기학부에 소속되며 2학년1학기까지 다양한 기초교과 및 전공교과를 수강한 후 학과를 결정하게 된다. 무은재는 초대 김호길 총장의 호이기도 하지만 학문에는 경계가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2학년1학기를 마친 후 학생들은 정부사업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별도로 선발하는 창의IT학과를 제외하고는 어떤 학과든 희망하는 대로 100% 선택할 수 있다. 물론 2학년을 마치고 학과를 선택할 수도 있으며 최대로는 졸업학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전공학과를 결정하면 된다. 무은재 학부생 중 2학년까지는 RC에 거주하며, 봉사 취미 여행 등 다양한 전인교육 활동을 병행하게 된다.”

- 학생들이 왜 포스텍을 선택해야 할까. 특히 올해 세계대학랭킹에서 포스텍의 명성이 자자하다
“세계대학랭킹은 매년 평가지표와 가중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올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 대학평가기관으로는 대표적으로 QS와 THE가 있는데 THE는 실적을 좀더 중시하고 QS는 평판을 좀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THE가 실적에 대한 가중치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2010년에 포스텍은 세계28위로 평가됐다.

대학을 선택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대학의 명성과 졸업후 진로, 장학금과 복지 등 외형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포스텍은 이러한 지표에서 최고수준이다. 이러한 외형적 지표도 중요하겠지만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 중 하나가 그 대학의 건학배경이다. 잘 알다시피 1960년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우리나라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종합제철소를 건설하려고 꿈을 꾸었지만 돈도 기술도 인력도 없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깡촌이었던 포항에 종합제철소를 건설한다는 것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세계최고의 제철소로 성장했고 지난 7년 간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소로 선정됐다.

포스코 건설의 주역이었던 박태준 회장은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풀 한 포기 없는 황무지, 영일만 그 곳에서 세계최고의 제철소를 꿈꿨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걸었고 아무도 믿지 않았던 일을 했습니다.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 세계최고를 일궜습니다. 나는 많은 시간을 사람문제에 골몰합니다. 사람만이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영혼에는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교육을 세계일류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새로운 사명의식이 박혀 있습니다.’

이러한 사명의식에 기반한 불가능에의 도전이 바로 포스텍의 DNA에 들어있다. 1980년대에 더 이상 선진국의 기술을 도입하기 어려워지던 상황 속에서 포스텍은 국내최초의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며 개교했다. 모두가 우리나라에서는 특히 지방에서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만들 수 없다고 했지만 포스텍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었다. 개교 30주년을 맞이한 2016년 포스텍은 ‘최고의 가치창출대학’을 새로운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교육과 연구뿐만 아니라 산업적, 경제적으로도 국가사회에 공헌하는 대학이 되고자 한다. 이미 기술이전 실적은 국내대학 중 최고를 달성했다. 이러한 도전정신이 바로 포스텍의 건학배경에서 나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포스텍은 우리국민들이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대학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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