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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이 만든 딜레마’수능 절대평가.. '사교육 학업부담 미래대비 모두 실패'모두가 비난하는 개편안.. '절대평가 프레임 씌운 정권 책임'
  • 박대호 기자
  • 승인 2017.08.16 01:12
  • 호수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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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10일 발표된 2021수능 개편안이 ‘졸속’이란 평가 아래 교육계 어느 곳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며 딜레마에 빠졌다. 새로운 과목의 등장으로 사교육 부담은 더욱 늘고, 신설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사실상 개별 과목인 탓에 학업부담은 오히려 증대되며, 수학 문/이과 구분으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와는 동떨어진 수능이 됐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반응은 절대평가를 지지해온 시민단체나 절대평가를 반대해온 전문가, 나아가 고교현장까지도 불만을 토로하는 대신 사교육업체만 희색이 만면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수능 개편의 배경이었던  ▲사교육 부담 감소 ▲학생들의 학업부담 감소 ▲4차 산업혁명 대비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양성 등 3가지 목표 가운데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현장 평가이다. 전문가들은 교육과정 개편의 수용만해도 쉽지 않은 상황에 새정부가 억지로 덧씌운 절대평가의 프레임 탓에 시한에 쫓기는 졸속 진행이 불가피했고 애초 개편의 이유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어정쩡한 개편안이 이미 예정돼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편 명분조차 완전히 잃은 탓에 이번 수능 개편안이 폐기돼야 한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미 절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는 영어 한국사마저 상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는 반발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수능 개편안이 최초 논의된 것은 2013년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이었다. 문/이과 융합을 위해 수학까지 전부 계열 구분을 두지 않는 형태가 3안으로 당시 제안됐다. 하지만, 이번 수능 개편안은 이조차도 이루지 못했다. 갑작스런 대선 등을 거치면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졸속 개편안이란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4차 산업혁명 대비 인재육성 등 본래 취지를 잃은 상황에서 굳이 수능 절대평가를 확대할 이유는 없는 상태다. 대통령 공약사항이란 이유만으로 절대평가 확대를 밀어붙이는 데서 모든 문제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논의 시간이 절대적으로 짧아 제대로 된 안이 나올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일단 현 수능체제를 2021학년까지 유지한 후 2022학년 수능에서 교육회의나 국가교육위원회를 통해 수능 개편체제를 발표하겠다고 했어야 했다. 교육체제가 바뀔 때마다 가장 이득을 보는 건 사교육업체들이다. 이대로라면 2021 수능은 사교육부담에 학습부담까지 늘리는 데다 4차산업혁명 대비도 못하는 최악의 개편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이럴거면 수능-정시가 대입에서 갖는 ‘패자부활전’ 등의 역할을 인정하고 완전한 상대평가로 회귀하는 게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교육/학업부담 감소 중 어느 것도 이루지 못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이란 2015 개정 교육과정 취지에서도 어긋난 2021 수능 개편안이 각계각층으로부터 '졸속'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수능 개편의 명분조차 잃었기에 폐기돼야 할 정책이 아니란 지적도 나온다. /베리타스알파DB

<‘절대평가 확대’ 2021 수능 개편안.. 사실상 1안 확정?>
10일 교육부가 발표한 2021 수능 개편안의 골자는 절대평가 ‘확대’다. 내년 고1부터 적용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발맞춰 통합사회/통합과학의 1개 과목 추가를 제외하면 현행 수능과 비교했을 때 절대평가를 어디까지 확대하느냐가 논의의 초점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행된 한국사 절대평가와 올해 첫발을 뗄 영어 절대평가까지 2과목 절대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제2외국어/한문과 통합사회/통합과학까지 4과목을 절대평가하는 1안, 국어 수학 탐구까지 전부 포함해 7과목을 절대평가하는 2안 중 하나로 가닥은 잡혔다. 어느 방안을 선택하더라도 현행 수능에 비해 절대평가 시행 범위는 늘어나게 된다. 

현재 공청회 일정이 남은 상태지만, 현장에선 이미 4과목 절대평가의 1안으로 교육부가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냔 평가가 우세하다. 개편안 발표 일주일 전인 3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교육과 집값은 국민들이 가장 광범위한 관심을 가지고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사안”이라며, “교육은 현장의 신뢰와 안정을 확보해야 한다. 학생 학부모와 대학이 승복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매우 신중하게 때로는 천천히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중론을 펼쳤고, 결국 전면 절대평가라던 최초 공약과는 달리 일부 절대평가 확대방안이 1안으로 제시된 때문이다. 

11일 치러진 1차 공청회의 패널 구성부터 교육부가 1안 적용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란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11일 서울교대에서 열린 첫 공청회에는 발제자로 연세대 교육학부 이규민 교수가 나섰고, 성균관대 안성진 교수(전 입학처장), 도봉고 송현섭 교감, 좋은학교바른교육학부모모임 김선희 회장, 교육을바꾸는사람들 이찬승 대표까지 4명이 토론자였다. 이 중 이 교수와 안 교수, 김 회장은 올해 4월 서울경인지역입학처장협의회가 주관한 ‘2021학년도 수능 개편과 대입전형의 방향’에 참가해 전 영역 절대평가는 시기상조라며 목소리를 모은 이력이 있다. 송 교감도 서울교육연구정보원에서 교육연구사로 지내는 등 교육현장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로 변별력 없는 수능의 위험성을 충분히 알고 있단 점에서 전 영역 절대평가에 긍정적일 수 없다는 게 교육계의 평가다. 결국 이 대표를 제외하고는 1안 지지가 이미 예상돼있던 패널 구성이었다고 봐야 한다. 첫 공청회가 가진 파급력을 생각할 때 교육부가 1안을 사실상 지지하는 것이 아니냔 추측도 무리가 아닌 셈이다. 

이같은 교육부의 실질적 1안 지지는 새 정부의 최초 공약과는 거리가 멀다. 문 대통령은 당초 “2015 개정 교육과정 개정에 따른 수능은 절대평가로 추진”하겠단 문구를 공약집에 포함시키며 강경한 수능 절대평가 ‘밀어붙이기’를 연상시켰다. 논문 표절의혹 등이 제기돼 유례없는 1박2일 청문회가 펼쳐진 김 부총리의 임명을 강행한 것도 수능절대평가를 위시한 교육공약 밀어붙이기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겠냔 평가였다. 하지만, 정작 수능 개편안은 일부 절대평가인 1안을 내놓으며 여론을 의식한 모양새다. 

절대평가 이후 혼란상을 고려해 전면 절대평가를 정부가 밀어붙이진 못할 것이란 관측은 이미 교육계에선 만연했다. 한 대학 입학처장은 “교육부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면 절대평가는 대단한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수 차례 얘기해왔다. 아직 학부모들은 대혼란을 겪어야만 했던 ‘이해찬 세대’를 기억하고 있다. 2021학년 수능이 치러질 때면 새 정부의 임기도 반환점을 한참 지나친 상태다. 2002학년 이해찬 1세대와 같은 일이 다시금 벌어진다면 다음 대선구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대선까지 가지 않더라도 전면 절대평가 시 당장 내년 지방선거부터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21학년 대입전형 기본사항이 나오기 전까지 반년 넘게 수능 절대평가를 두고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혼란상을 초래한 정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론이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은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정부도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개편안 왜 문제인가.. 1, 2안 모두 명분 잃어>
- 사교육 부담 감소? 도리어 증가, 신종 사교육 우려마저
현 정부 뿐만 아니라 이전 정부들도 모두 교육정책의 기본 배경은 ‘사교육 부담 감소’였다. 교과서 위의 교과서를 또 둔 유례없는 정책인 EBS 수능연계, 재정을 미끼로 대학의 대입자율권을 억누르는 교육정책 등 다소 비정상에 가까운 제도들도 전부 사교육 부담 감소란 명목 아래 정당화됐다. 한 때 만점자를 찾아보기 어렵던 수능이 ‘쉬운 수능’을 표방하게 된 것도 사교육을 염두에 둔 조치였다. 

이번 수능 개편안 역시 대외적인 명분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것이지만, 사교육 부담 감소란 명분을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했다. ‘경쟁’을 기본 바탕으로 하는 상대평가를 없애면 경쟁이 감소하게 되고, 이는 곧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사교육을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이 배경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정작 교육부가 내놓은 수능 개편안은 사교육을 증가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데 더해 신종 사교육이 등장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안의 경우 국어 수학에서 사교육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지적이 우세하다. 탐구마저 1과목이 되면서 영역별 반영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2과목이 1과목이 되면 당연히 반영비율을 줄일 수밖에 없다. 지난 수능의 전례들을 되짚어볼 때 과목별 유/불리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벌써부터 특정과목으로 수험생들이 몰릴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로또’ 입시는 수험생도 마찬가지지만, 대학 입장에서도 괴로운 일이다. 탐구 반영비율을 낮추고 국어 수학 반영비율을 높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국어 수학에 무게가 더 크게 실리면 사교육 시장은 호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수학의 경우 ‘수포자’란 말이 나올만큼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워하는 과목으로 아무리 난도를 낮춘다 해도 사교육 수요가 발생하는 과목이다. 다른 과목의 비중 축소로 상대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면 사교육 역시 커지게 된다. 국어 역시 비중이 커지게 되면 이에 따라 사교육 열기가 한층 타오르게 된다. 당장 올해 영어 절대평가가 시행되며 국어/수학으로 사교육 풍선효과가 발생했단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2안을 적용하는 경우엔 신종 사교육의 등장이 점쳐진다. 전 영역 절대평가로 인해 모든 영역의 변별력이 사라지면서 국어/수학 사교육 풍선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신 대학들이 변별력 유지를 위해 도입한 전형요소 관련 사교육이 생길 개연성이 크다. 현재 대학들은 전면 절대평가가 시행될 경우 정시를 사실상 폐지할 수밖에 없으며, 만약 정시 유지를 강제하려거든 새로운 전형요소 도입을 허용해야 한단 입장이다. 주로 거론되는 전형요소인 면접, 대학별고사 등이 도입되는 경우 이를 대비하기 위한 신종사교육이 성행할 수밖에 없다. 

1, 2안 어느 것을 택하든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존재로 사교육이 이득을 보리란 관측도 나온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이번에 신설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의 경우 1학년 과정이기에 당장 내년부터 수업이 시작돼야 하지만 교과서조차 나오지 않은 상태다. 고교 차원에서 미리 준비하기도 어려운 모습에 학생 학부모들은 불안해 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사교육 의존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사교육 업계에선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업부담 감소? 통합사회/통합과학 어쩌나
절대평가를 통한 학생들의 학업부담 감소 역시 이번 개편안에선 이루지 못할 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특히, 통합사회/통합과학의 신설이 학생들에겐 만만치 않을 부담이 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교육부는 탐구가 1과목 줄고 통합사회/통합과학이 생겼기에 과목 수가 동일하며, 1학년 과정에 불과하기에 학업부담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란 게 중론이다. 

실제 통합사회/통합과학은 2과목으로 봐야 한다는 게 교육계의 관측이다. 한 고교 교사는 “교육부는 수능에서 1개 영역에 같이 묶여 있단 이유로 통합사회/과학이 1과목이라 주장하지만, 실제 학습량은 사회와 과학의 2과목으로 봐야 한다. 사회와 과학을 따로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와 과학이 여러 과목으로 쪼개져 있단 점까지 고려하면 2과목 이상으로 볼 여지까지 있다”고 말했다. 

1학년 수준이기에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잘못된 판단이란 지적이 뒤따른다. 어차피 고3이 돼서야 수능을 보게 되는 현 대입 구조 상 1학년 때 배운 내용을 3학년 때 다시금 되새겨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때문이다. 한 교육 전문가는 “아직 교과서조차 발표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통합사회/과학은 2004학년까지 시행된 6차 교육과정에서의 공통사회/과학과 유사한 형태일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인문/자연계열 학생들은 배점은 다소 달랐지만 공통사회/공통과학을 수능에서 치러야만 했다. 여기에 더해 인문계열은 사회과목 중 1개, 자연계열은 과학과목 중 1개를 추가로 선택했다. 당시에도 공통과학이나 공통사회는 1학년 수준이었지만 부담이 적지 않았다. 공통과학의 경우 물/화/생/지, 공통사회의 경우 일반사회/윤리/한국지리/국사를 전부 공부해야 했던 때문이다. 이번 통합사회/통합과학 역시 내용 상 여러 과목이 융합된 형태일 것이기에 학습 부담이 만만찮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2외국어/한문 절대평가로 학업부담이 줄어들 것이란 예상도 있지만, 미미한 효과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제2외/한문의 경우 본래 인문계열 학생들만 선택하는 경향이 강했기에 절대평가의 영향력이 크게 발휘될 수 없다. 또한, 탐구가 2과목에서 1과목으로 줄면서 ‘제2외/한문 탐구영역 1과목 대체’제도는 종말을 바라보고 있다. 제2외/한문 응시이유가 응시영역으로 강제하는 서울대, 제2외/한문 탐구 1과목 대체였단 점을 고려하면 그간 제2외/한문에 응시해온 이유 하나가 완전히 사라지는 셈이다. 그간 탐구 1과목 대체를 염두에 두고 제2외/한문을 응시한 수험생들이 대거 줄어들 수 있단 점에서 학업부담 감소 효과를 내긴 어려워 보인다. 

- 창의융합형 인재양성? 문/이과 구분 여전
절대평가 찬/반 여론 모두 1, 2안에 만족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문/이과 융합이란 당초 취지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본래 수능 개편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이 2021학년 수능을 치르는 현 중3부터 적용되기에 그에 발맞춰 수능 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데서 논의를 시작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창의융합형 인재양성을 표방하고 만들어진 교육과정이다. 3년전 2015 개정 교육과정 발표 시 정부는 개정 배경/목표 등을 통해 문/이과의 벽을 허물고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 설명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은 ‘문이과 통합’이란 점에서 기존 교육과정과 차별화된다.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에서 모든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공통과목’ 48단위를 두고, 이후 일반선택/진로선택을 학생들이 선택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문과와 이과의 구분을 없앴다.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지 않음으로써 간호학과 경제학과 등 문/이과 경계에 서 있는 학과들에 두 계열의 교육과정을 고루 배운 학생들이 입학하게 되는 구조다. 

하지만, 이번 개편안은 1안과 2안 모두 상대평가냐 절대평가냐의 차이만 있을 뿐 수학을 문/이과로 구분하고 있다. 고교 교육에서는 문/이과 융합을 외치면서 정작 수능은 문/이과를 구분하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된 셈이다. 그간 절대평가를 지지해온 시민단체조차도 2안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다. 한 교육 전문가는 “이번 수능 개편이 졸속이란 것은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부터 알 수 있다. 절대평가 도입이 기존 대입체제를 크게 흔들고 변별력을 없애는 방침이기에 논란이 클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통령 취임 이후 교육부총리 인선도 크게 늦어졌다. 단기간 내에 결정할 수는 없었던 사안이다. 이런 때일수록 명분을 확실히 가져야 한다.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를 살리기 위함이라면 사교육/학업 부담이란 명목을 없앴어야 한다. 수능 절대평가의 장점들을 홍보하기 전 개정 교육과정의 취지부터 알리는 데 힘썼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같은 설득의 절차 없이 무조건 절대평가를 확대하겠다는 것은 스스로 비판을 자초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수능개편 필요한가? 전 영역 상대평가 목소리마저>
산적한 문제점들로 인해 수능 개편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아니냔 주장도 나온다. 굳이 별다른 문제가 없던 수능을 뒤바꿔야 할 명분도 이유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 사교육 관계자는 “솔직히 사교육 입장에선 어느 안이 되더라도 상관없다. 기본적으로 입시체계를 뒤흔드는 경우 공교육보다 사교육의 대응 태세가 훨씬 빠르기 때문이다. 통합사회/통합과학 신설부터 탐구 1과목 축소까지 이번 변화들은 사교육에겐 호재”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 대입구조를 고려할 때 수능과 정시의 장점을 인정하고, 전 영역 상대평가로 회귀해야 한단 의견도 있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입시의 기본 전제는 ‘경쟁’이다. 같은 과목, 같은 문제를 두고 누가 더 노력을 기울여 높은 점수를 받았는지를 따지는 것이 현 세대가 인정하는 ‘공정성’이라고 봐야 한다. 한국사까지는 국민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소양이란 명목 아래 절대평가 도입을 인정할 수 있었지만, 영어 절대평가까지 도입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선 ‘줄세우기’가 미래 교육과 맞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소양이 쌓인 후 창의성이 발현되는 것이지, 기본적인 고교 교육과정도 제대로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논의할 사안은 아니다. 이미 본래 취지를 잃은 이상 절대평가 1안과 2안 모두 폐기돼야 할 정책에 불과하다”며, “본래 절대평가는 학업부담을 일정부분 감소시킨다고 알려져있다. 모든 점수구간대가 1점을 더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대평가와 달리 90점 이상이 담보돼있는 최상위권은 더 이상 학업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고, 경쟁 역시 완화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1등급 기준선 밑에 놓여있는 학생들의 경우 오히려 더욱 학업부담을 느끼리란 반론도 있으며, 성취도에서 별 차이가 없는 89점과 90점을 등급으로 가르는 것이 부당하단 의견 역시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이미 공교육 내에서의 활동을 평가할 수 있는 수시 학종, 학생부교과 등이 있다. 수능은 공정성에 초점을 맞춰 상대평가 체제로 회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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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호 기자  myda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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