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시 교육과정 격차 학생 몫'..도입이래 매년 미달

[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조희연 교육감의 공약인 오디세이학교의 내년 정식 개교가 공식화 되면서 조 교육감의 재선용 치적쌓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오디세이학교는 덴마크의 '에프테르스콜레'를 벤치마킹해 시범운영 돼 온 대안학교 형태로서, 고1 과정을 위탁교육하는 시설이다. 2015년부터 운영돼 오던 오디세이학교는 최근 매년 미달을 빚는 와중에도 모집정원을 확대해 정식개교를 공식화했다.  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오디세이학교의 정식학교 전환과 정식개교가 진행되면서 오디세이학교가 재선을 염두한 교육감의 ‘치적 쌓기’ 행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교육청은 8일 고교자유학년제를 시범 운영한 오디세이학교를 내년 3월 종로구 숭신초 이적지에 설립/개교한다고 밝혔다. 정식개교를 앞두고 지난달 16일에는 '서울특별시립학교 설치조례'를 개정하고 오디세이학교를 ‘각종학교’ 형태의 정식학교로 전환했다. 오디세이학교는 일반고/자공고 학적이 있는 상태에서 오디세이학교로 고1학년 과정 1년 동안 위탁교육이 보내지는 형태로 대안학교와 비슷한 모습을 띈다. 위탁교육이 끝난 후에는 원적교(원래 학교)로 복교한다. 

오디세이학교의 가장 큰 문제는 원적교로 복귀 시 수료생이 고2 교육과정 수준을 감당할 수 있느냐다. 오디세이학교는 도입 때부터 북유럽과는 다른 교육과정과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일반고/자공고가 기본적으로 대입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원적교 복귀 시 겪을 격차에 대한 대비책이나 면밀한 추적 조사 없이 오디세이학교를 확대/지속 운영하는 것은 교육감 공약 이행만을 위한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오디세이학교는 조 교육감의 공약으로 야심차게 시작됐지만, 2015년 도입 이래 매년 미달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5년 모집정원 40명보다 적은 34명의 수료생을 배출하는 데 그쳤음에도 2016년 모집정원을 90명으로 늘려 미달 사태를 자초한 측면이 컸다. 모집정원을 크게 늘린 결과 1차 원서접수를 통해 선발한 인원은 66명에 불과했다. 24명의 결원을 채우기 위해 한달이나 더 원서접수를 진행했지만, 지원자는 16명 뿐이었다. 결국 2016년 수료 인원은 74명에 그쳤다. 

현재도 과도한 정원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올해 재학인원은 90명 정원에 한참 못 미치는 70명에 불과하다. 결국 내년에는 모집정원이 80명으로 축소된다. 미달 상태임에도 정원을 확대해 교육감의 ‘공약 밀어붙이기’라고 지적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기존 수료생 수 등을 고려했을 때 여전히 정원이 과도하단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모집정원을 10명 축소했지만, 예년의 흐름을 봤을 때 내년에도 모집정원을 채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달 서울교육청이 오디세이학교를 정식학교로 전환하면서 정원을 1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전해져 오디세이학교에 대한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디세이학교는?>
오디세이학교는 서울 지역 내 일반고 또는 자공고에 배정을 받아 입학이 예정된 중학교 3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하는 학교다. 일반고/자공고 학적이 있는 상태에서 오디세이학교로 1년간 위탁교육이 보내지는 형태로, 수료생은 1년간 위탁교육 후 다음해 2월 말에 다시 원적교(원래 학교)로 복교하게 된다. 지원시 프로젝트 인턴십 문화예술 공방작업 시민참여 국제협력의 5개교육과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위탁교육 기간 동안 보통교과는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학업성적관리시행지침에 따라 학생부에 산출/기록되지만, 대안교과목 등의 평가는 이수여부만 기록된다. 

원적교 복귀 시 고2로 복귀할 수 있도록 고1 학력을 인정준다. 다시금 고1로 복귀도 가능하다. 이 경우 1년을 고스란히 허비하게 되는 셈이지만, 서울교육청은 “오디세이학교 1년 과정을 교육과정 이수로 인정해주는 것은 교우관계를 중시하는 청소년들의 정서적 상황을 고려한 조치”라며 “본인의 희망에 의해 1학년 재입학 형태로 복교하는 것도 선택 가능”이라 안내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은 오디세이학교의 목적으로 “자신의 정체성, 공부하는 이유 등을 알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학교생활을 하던 학생들이 자아 발견을 위해 진로탐색을 위한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학습을 경험하게 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제도가 북유럽 국가들에서 수십년간 운영되고 있다”며 오디세이학교의 우수성을 주장하지만, 추적 조사 등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의 오디세이학교 위탁교육은 성급한 선택이 될 것이란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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