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 263호 餘滴 - 기자 방담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달력에 쳐진 ‘빨간 날’의 의미를 어떻게 두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휴일’의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게 통상이겠지요. 이번 광복절도 월요일에 샌드위치 휴일까지 겹치면 최장 나흘간 쉴 수 있는 기회를 주는군요.

광복절에 인상적인 행사를 여는 곳이 있어 소개합니다.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길 염원하며 손재한 이사장께서 전 재산을 희사해 만드신 한성손재한장학회는 광복절마다 큰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매년 여름캠프를 열어 장학생들에 친목의 기회를 주고 있는데요, 그 수료식이 작년부터 8월15일 광복절로 맞춰져 있습니다. 장학생 수여식을 매년 3월1일 삼일절에 실시하는 것과 궤를 같이합니다. 국경일에 큰 의미를 둔 것이지요. 현대사의 굴욕을 고스란히 살아낸 망백의 손 이사장께서 “우리나라가 강성할 때는 하나같이 과학기술이 융성했고, 우리 국토가 침탈당하고 치욕을 당할 때는 과학을 등한시하고 과학자를 홀대한 시기였다” “매년 200명씩 향후 50년 간 1만 과학자를 만들어 주변 4대 강국이 우리나라를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하고, 1만 과학자 군단이 10만 과학자 군단이 되도록 나와 내 자손들이 대를 이어 계속하면 그것으로 내가 대한민국과 우리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보답하는 길이다”라며 장학회를 만드신 뜻이 고스란히 읽히는 일정입니다. 올해 광복절에도 4기 장학생들의 캠프 수료식이 열립니다.

비슷하게, 민사고의 입학식도 돋보입니다. 민사고는 삼일절을 개교기념일로 삼아 입학식을 치르고, 입학식 땐 ‘독립기념문’을 낭독합니다.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은 민사고는 파스퇴르유업 최명재 전 회장께서 전국의 영재들을 선발, 퇴색돼가는 민족혼을 살리고 미래조국을 이끌어갈 ‘대한국인’을 양성하겠다는 염원으로 세운 학교입니다. “기업이윤을 혈족이나 연고자에게 물려주지 않고 전액을 민족 주체성 교육과 선진 문명의 한국화에 투자해 전 생애를 교육에 바치겠다”는 최 전 회장의 뜻은 교정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 건물에는 기와를 앉히고, 곳곳을 ‘조국’과 ‘태극기’로 장식하고, 정문에는 충무공 이순신과 다산 정약용의 동상을 세웠습니다. 세계인을 거둬 먹일 훌륭한 학문적 성과로 노벨상을 받을 미래 민사고인을 위해 ‘노벨상 좌대’ 15개를 학교진입로에 설치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개량한복을 입습니다. 해외 어딜 가더라도 조국을 잊지 않도록 교정 가득 애국교육이 뿌리깊게 들어차 있습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휴식의 의미는 물론 크겠지만, 기념일을 대하는 한성손재한장학회와 민사고의 사례가 차원이 다른 여운을 남깁니다. 유난히 뜨거운 올 여름의 광복절엔 작년과는 다른 의미를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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