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전형 영어면접’ 도입, 무학과 트랙 신설

[베리타스알파=박대호 기자] KAIST(한국과학기술원)는 2018 수시에서 690명 내외를 모집한다. 지난해와 동일하게 전체 710명 중 97.2%인 수시 ‘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엔 특기자전형의 신설이란 변화로 인해 전형별 모집인원이 조정되고 정시가 줄어드는 변화가 있었지만, 올해는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일반전형 학교장추천전형 고른기회전형의 3개 학종과 특기자전형의 4개 수시전형 구조를 유지했다. 학종 간 불가능한 중복지원이 특기자전형엔 가능한 점도 같다. 

전형구조는 같지만, 세부내용은 변화가 많다. 영어면접 도입부터 특기자전형 지원자격 확대, 특기입증자료 제출한도 등이 바뀐 대목이다. 물론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일반전형 면접의 ‘영어활용능력 평가’ 도입이다. KAIST는 지난해 4월 영어면접 도입 계획을 밝혔고, 이를 올해 입시에 고스란히 적용했다. 영어강의 수강과 국제학회 참석, 논문발표, 다국적기업 활동 등 이공계열 인재들에게 영어활용능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수학/과학에만 몰입된 일부 고교들의 교육과정을 정상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8 신입생부터 선택 가능한 융합기초학부 내 융합인재양성 무학과 트랙도 눈여겨볼만한 부분이다. 올해 취임한 신성철 총장의 ‘작품’인 때문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재임 시절무학과 제도를 도입했던 신 총장은 그간 학과구분 없이 무학과 선발을 진행해 온 KAIST에 한층 확대된 무학과 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선발뿐만 아니라 교육과정에도 무학과 기조를 적용, 융합기초학부를 신설해 융합인재양성 무학과 트랙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무학과 트랙을 선택했지만, 소질/적성과 다소 맞지 않는 경우 기존 학과/전공으로 자유롭게 전과할 수도 있다. 과학/공학지식을 기본 베이스로 인문사회 소양부터 리더십, 기업가정신까지 체득 가능하단 점에서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에선 바뀐 점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무학과’ 선발을 일찌감치 이어온 배경 때문이다. KAIST는 그간 학과구분 없이 입학해 1학년 말 자유롭게 세부전공을 선택하는 무학과 제도를 시행해왔다. 여타 무학과 제도 실시 대학들의 경우 학과별 정원을 정해놓는 사례가 많지만, KAIST는 모집단위별 정원을 정하지 않음으로써 학생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한다.

KAIST는 올해 일반전형에 영어면접을 도입하고 무학과트랙을 신설한 변화가 있다. 전교생 무학과로 입학한 후 2학년 올라가면서 기존 전공트랙을 선택할 수도, 신설 무학과트랙을 선택할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별되는 급격한 사회변화가 일고 있는 가운데, KAIST의 무학과트랙은 미래사회를 선도할 핵심동력을 작용할 전망이다. 사진은 KAIST 교정의 장영실 동상. /사진=KAIST 제공

<일반전형 550명 내외 모집.. 영어면접 도입>
일반전형은 지난해와 동일한 550명 내외를 모집한다. 감소 추세에서 규모유지 추세로 돌아섰다. 그간 일반전형은 2015학년 620명, 2016학년 570명,2017학년 550명으로 꾸준히 몸집을 줄여왔다. 학령인구 감소와 과고 조기졸업정책 변화 등에 발빠르게 대응해 온데다 지난해에는 특기자전형 신설이란 변화를 줬기 때문이다. 일반전형 감축 원인인 학령인구 감소가 잠시 주춤, 2020학년부터 다시 본격화할 예정이고, 과고 조기졸업 비율 제한으로 인한 대입자원 감소가 해소되면서 일반전형 축소 추세는 막을 내렸다. 내년에도 동일한 모집규모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지원자격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다. 고교유형에 따른 제한이 없을뿐더러 검정고시 출신자나 학력인정 학교, 해외고 등을 나오더라도 지원할 수 있다. 단, 해외에서 3년 이상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에는 지원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학종의 성격상 해외에서 모든 교육과정을 이수해 학생부가 없는 경우 평가 자체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해외고에서 전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 지원가능한 별도의 외국고전형이 있어 KAIST 입학에는 문제가 없다. 

물론 예외는 있다. 해외에서 3년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 원칙적으로 지원 불가능이지만, ‘재외국민 교육지원 등에관한 법률’에 따른 한국학교 출신자에겐 예외적으로 지원을 허용한다. 해외에서 일부 고교 교육과정을 이수한 경우라면 국가별 학제/수학기간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지원자격을 판단한다. 

주된 인재풀인 과고의 조기졸업과 유사한 제도는 대부분 인정하는 편이다.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자, 과학영재 선발제도 지원자 등에도 지원자격을 인정한다.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자는 ‘조기진급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상급학교 조기입학 자격을 갖춘 자를 의미하며, 과학영재 선발제도 지원자는 ‘과학영재선발위원회규칙’에 따라 지원자격을 인정받은 국내고 2학년 수료예정자를 뜻한다.

전형방법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2.5배수 내외를 선발한 후 면접평가를 실시하고, 서류평가70%와 면접30%를 합산해 최종합격자를 가린다. 수능최저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적용하지 않는다. 

서류평가는 제출서류 전체를 바탕으로 학업성취도 학교생활충실도 인성 창의성 도전정신 발전가능성 등을 종합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평가에 활용하는 서류는 자기소개서와 교사추천서 학생부 자소서증빙서류 등이다. 자소서/교사추천서/학생부는 필수서류지만, 자소서증빙서류는 선택서류다. 학생부를 통해 자소서 내용의 진위여부 확인이 어려운 경우에만 제출하면 된다.

올해 면접에서 영어활용능력평가가 도입된 변화는 눈길을 끄는 부분이자 주의대상이다. KAIST는 대학 교육 뿐만 아니라 향후 이공계 인재들이 능력을 펼치는 과정에서 필수 요구되는 영어능력의 중요성을 인식해 올해 과감히 영어면접을 도입했다. 구체적인 예시는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KAIST는 모집요강을 통해 “영어 관련 개인별 구술면접”이 실시된다고만 밝혔다.

영어면접 도입 외 면접에서 바뀐 부분은 없다. ‘과학적/논리적 사고력 및창의적 문제해결력’과 ‘사회적 역량’을 각각 평가하는 방식이 유지됐다. 사고력 및 문제해결력 측정은 수학/과학 교과형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수학은 지원자 전원에게 동일한 공통문항이 출제되는 반면, 과학은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1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면접 전에는 사전 준비 시간이 주어진다.

선행학습 영향평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기출문제가 공개돼있어 사교육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면접을 대비할 수 있다. 사회적 역량 측정은 제출서류 기재내용 등을 기반으로 하는 개인별 구술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교과형 면접과는 거리가 멀다. 교과 내용을 활용한 경우에만 기출문제를 공개토록 하는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기출문제도 공개돼있지 않다. 수험생마다 다른 질문이 주어지므로 학생부와 자소서를기반으로 면접을 준비해야 한다.

<학교장추천 80명 내외 모집.. 지난해와 동일>
학교장추천전형은 지난해와 동일한 80명 내외를 모집한다. 모집인원 뿐만 아니라 전형방법/지원자격 등 세부내용 전반이 전부 지난해와 같다. 전형방법의 변화를 주지 않음으로써 수험생들의 예측 가능성에 집중한 모양새다. 

내년 2월 졸업예정인 국내 일반고 특성화고 자율고 3학년 재학생으로 고교별 최대 2명으로 제한된 학교장 추천을 받은 경우에만 지원 할 수 있다. 자율고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를 포괄하는 개념이므로일반고 자공고 자사고 특성화고 출신만 지원가능한 셈이다. 특목고/해외고/학력인정학교를 나왔거나 검정고시 출신인 경우 지원 불가능하다. 

N수 여부에 따라서도 지원자격을 제한한다. 일반고/특성화고/자율고/특성화고 출신이더라도 재학생이 아니면 지원할 수 없다. 재학 중 고교유형이 바뀐 경우라면 입학 시점의 유형을 따른다. 간혹 발생하는 학교체제 변화에 대한 기준점을 제시한 모양새다. 

전형방법은 일반전형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영어면접을 시행하지 않는 점과 1단계 선발배수가 다소 많단 점만 다르다. 학교장추천은 1단계 서류평가에서 2.5배수가 아닌 3배수를 선발한다. 

차이가 일부 있긴 하지만, 서류평가 후 면접을 거쳐 서류평가70%와 면접3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단계별 전형방법이란 점에서 일반전형과 유사하다. 서류평가/면접 방법도 영어면접을 제외하면 일반전형과 같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것도 일반전형과 동일한 대목이다. 

학종평가의 중심축은 학생부지만, 자소서의 중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추천 기준’ 항목을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인재상을 상세히 밝히고 있는 때문이다. 인재상에 부합한 자소서를 작성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집요강에서 규정하고 있는 추천 기준은 ‘학업역량이 우수하며 특히 수학/과학 영역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고 열정이 돋보이는 학생’ ‘자기주도적 학습능력과 창의성을 갖춘 인재로서 성장 잠재력이우수한 학생’ ‘역경 극복 능력과 도전정신이 뛰어나며 봉사정신이 투철한 학생’ ‘리더십과 협동심, 준법정신이 뛰어난 학생’ ‘KAIST에서 학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학생’이다.

<고른기회 40명 내외 모집.. ‘지난해와 동일’>
고른기회전형은 40명 내외를 모집한다. 여타 수시전형과 마찬가지로 지난해와 같은 모집인원을 유지했다. 해외고 출신에게 지원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점을 제외하면, 별다른 지원자격 제한사항은 없다. 물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기 위한 전형인 만큼 농/어촌 기초생활수급 차상위계층 국가보훈대상 새터민 등 지원유형에 따른 추가 자격을 충족해야 한다. 

고른기회전형도 여타 수시전형과 동일하게 1단계 서류평가, 2단계 면접을 진행한 후 서류평가70%와 면접30%를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 단계별 전형이다. 서류평가/면접 등의 진행방법은 학교장추천과 동일하다. 수능최저도 적용하지 않는다.

유일한 차이점은 1단계 서류평가 선발 배수다. 고른기회는 2배수 내외 1단계 합격자를 선발하는 전형으로 일반/학교장추천/고른기회의 3개 학종 가운데 가장 선발배수가 적다.

<2년차 특기자전형.. 해외고 지원 허용, 제출서류 분량제한 도입>
지난해 신설, 2년차를 맞은 특기자전형은 올해도 같은 모집규모를 유지했다. 20명 내외를 선발한다. 가장 큰 특징은 중복지원이 허용된다는 점이다. 3개학종의 경우 중복지원이 허용되지 않아 1개전형만 지원할 수 있지만, 특기자는 중복지원을 허용한다. KAIST 수시 지원자는 학종 중 1개전형과 특기자전형까지 총 2개 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특기자 지원자가 학종과 중복 합격한 경우 특기자에서 합격한 것으로 처리한다

지원자격 변화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에는 국내고로 고교유형을 한정해 해외고 졸업자의 지원을 막았지만, 올해는 해외고 출신의 지원을 허용하며 지원자격을 확대했다. 지원자 풀이 넓어짐으로 인해 경쟁률 상승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기자는 기본적인 지원자격에 더해 ‘특정 분야에 영재성을 가진 자’일 것도 요구한다. 특정 분야 영재성 예시로는 ‘소프트웨어 개발, 발명 또는 특허, 벤처(창업) 등 특정 분야에서 우수한 성취를 거뒀거나 우수한 결과물을 산출한 자’ ‘국내 또는 국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나 그에 준하는 우수한 연구를 수행한 자’ ‘특정 교과에 매우 탁월한 역량과 성과를 나타낸 자’ ‘특수한 교육환경이나 특이한 이력을 소유한 자로 잠재능력이 우수한 자’를 들고 있다. 학교장추천과 마찬가지로 실질적인 인재상을 밝히고 있는 만큼 자기소개서 등을 통해 인재상에 부합함을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기자는 학종보다 면접 배점이 높다. 서류평가를 실시해 2배수 내외의 1단계 합격자를 선발한 후 면접을 실시, 서류평가 60%와 면접 40%을 합산해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여타 수시전형과 마찬가지로 수능최저는 적용하지 않는다.

학종과 외관 상 전형방법이 유사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세부내용이 다른 때문이다. 단계별 전형방법, 서류평가/면접 등이 같다는 점으로 인해 학종과 유사한 전형으로 여기고 지원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서류평가부터 학종과 차이가 크다. 학업성취도 학교생활충실도 인성 창의성 도전정신 발전가능성까진 학종과 동일한 평가요소지만, 특기 우수성을 추가로 반영한다. 제출서류는 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외에 특기입증자료까지 추가 반영한다. 교외활동 반영이 가능한 특기자 취지에 맞춰 교과관련 교외활동, 공인시험성적 등을 특기입증자료로 제출할 수 있다.

특기입증자료는 분량제한이 강화됐다. 매수 제한 없이 10개까지 제출 가능하던 방식에서 최대 100쪽 분량으로 5개까지 제출 가능이다. 너무 많은 자료를 제출, 평가진행을 어렵게 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한 교육 전문가는 “학종 도입 이전 입학사정관제가 시범 적용되던 시절 대학들이 제출서류 제한을 두지 않다가 한 지원자가 서류를 몇 박스씩 제출하는 통에 곤욕을 치렀던 전례가 있다. 특기자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분량제한 강도는 크지 않은 편이다. PDF 1개 파일당 100쪽까지 수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량제한 강화로 인해 중요한 입증자료를 내지 못하는 사례는 찾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면접은 특기역량과 사회적 역량을 종합평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사회적 역량을 측정하는 면접과 특기관련 우수성/잠재력 확인 면접이 각각 실시된다. 지난해에는 한 면접실에서 5분간 사회적역량 면접, 13분간 특기역량 면접을 각각 진행했다.

<전형일정.. 수시 원서접수기간 통일>
원서접수는 9월7일부터 12일까지다. 지난해에는 학종과 특기자 간 원서접수 일정이 달랐지만, 올해는 같은 일정으로 통일했다.

전 전형의 1단계 합격자는 11월17일 오후5시 발표될 예정이다. 면접은 일반전형의 경우 11월29일, 학교장추천/고른기회/특기자의 경우 하루 뒤인 30일 각각 실시한다. 12월15일 발표 예정인 최종 합격자는 18일부터 21일까지 등록을 마치면 된다. 추가합격자는 필요 시에 한해 발표할 예정이다. 추가합격을 실시하게 되면 홈페이지에 관련 내용을 별도 공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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