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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수시특집] ‘일반고 문호 활짝’ 합불사례로 짚은 KAIST 가는 길‘학업역량’+‘가능성’+‘열정’+‘끈기’
  • 나동욱 기자
  • 승인 2017.08.03 00:46
  • 호수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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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나동욱 기자] KAIST는 미래부의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학부과정으로, 일반대와 달리 수시6회 제한에서 벗어나며, 타 대학 수시합격자도 정시 수능우수자전형에 지원할 수 있는 파격적 입시를 운영하고 있다. 특기자전형을 제외한 모든 전형이 학종으로,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과학영재선발위원회규칙(고교2학년 입학지원자격심사)에 의거, 고2 학생들도 지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 특정분야 영재성을 지닌 우수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지난해 특기자전형을 신설, 타 수시전형과 중복지원이 가능하게 했다. 학교장추천전형은 과고 영재학교 지원자와 재수생을 배제, 일반고 특성화고 자율고 3학년 재학생만 지원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일반고출신의 문호도 열어뒀다. 최근 몇 년 사이 일반고출신의 KAIST 진학 관심이 크게 높아진 배경이다. 실제로 지난해 입학생 중 일반고출신은 20%(149명)나 된다. 전국자사고(25명) 광역자사고(12명) 외고(2명) 국제고(1명) 특성화고(1명)에서도 실적을 내며 KAIST가 과고 영재학교만을 위한 과기원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KAIST 김지훈 입학팀장의 조언으로, 일반고생도 충분히 합격가능한 KAIST 입시의 민낯을 살핀다. KAIST의 공정한 전형운영과 함께 실제 자소서 면접에서의 합불사례를 짚어 수요자 이해를 높였다.

영재학교 과고 등 이공계 최상위권 수험생의 큰 관심을 받는 KAIST는 일반고 자사고 특성화고 학생들에게도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일반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에 선택지원이 가능한 가운데, 수학 과학 심층면접은 고교과정 내에서 핵심이 되는 내용에 대한 출제로 예상이 가능해 일반고 출신도 충분히 대응할 정도다. 2017학년 일반고 출신 입학생은 20%(149명)나 된다. 전국자사고(25명) 광역자사고(12명) 외고(2명) 국제고(1명) 특성화고(1명)에서도 실적이 나왔다. 사진은 녹음이 우거진 KAIST 전경. /사진=KAIST 제공

<KAIST 전형과정 ‘공정성 시비 차단’>
수시에서 20명 선발의 특기자를 제외하곤 모두 학종으로 선발하는 KAIST는 전형운영에 있어 치밀함이 돋보인다. 수시인원 총 690명 내외에 대해 KAIST 교수 200여 명이 면접에 참여한다. 서류평가는 기본적으로 전임입학사정관 3명이 교차평가를 한다. 이견 발생시 4차 평가까지 진행한다. KAIST 전임입학사정관은 총 13명으로 과기원 가운데 가장 많다. 보통 2명 평가에 머무는 상당수 일반대들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690명 내외에 지나지 않은 인원을 선발하기 위한 인적 투자가 막강한 셈이다.

KAIST에 배속되는 전임입학사정관들은 첫해엔 모의평가에만 참여한다. 실제 자료를 가지고 선배 사정관들이 평가를 실시할 때 같은 자료로 모의평가를 계속 진행함으로써 평가결과는 반영하지 않되, KAIST 선발에 근접하도록 훈련하는 것이다. KAIST가 학종 전신인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된 2008학년부터 학종운영을 해온 터라 기존 사정관들의 경쟁력 또한 높다.

학종선발 초기부터 관여한 김 팀장은 “학종이 고교교육 정상화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본다”며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 입시정책의 궤가 맞아떨어졌을 때 가장 좋은 성과가 난다고 보는데, KAIST는 기본적으로 고교 정규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활동한 모든 걸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이러한 입시정책이 고교교육에 힘을 실어드릴 수 있는 방안이라 본다. 사교육을 통해 시험 잘보는 학생보다는 입학 후 더 잘할 오래 갈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데는 우리 입장에서도 학종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 선발을 시스템적으로 가동시킴으로써 한 면만 보지 않고 전체를 보고 선발하면서 공정성을 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KAIST 인재상>
학종 특징상 지원자들은 KAIST 인재상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KAIST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우수 과학기술 인재 선발을 위해 ‘창의와 도전’이라는 핵심가치 아래 네 가지 학생선발 인재상을 설정했다”고 설명한다. 네 가지 인재상은 ▲과학기술 분야에 전문성을 갖추고, 지식탐구가 즐거운 학생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려는 열정과 도전의지를 가진 학생 ▲높은 주인의식과 협력정신으로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려는 학생 ▲윤리의식을 지니고, 인류를 위해 환경을 깊이 생각하는 학생이다.

<KAIST 자소서 긍부정 사례>
KAIST 학종 자소서는 총 4문항이다. 1~3문항은 대교협 공통양식을 차용하며, 자율문항인 4번에서 ‘추가적으로 작성하고 싶은 내용을 자유롭게’ 1500자 이내로 쓴다. 특기자의 경우 ‘본인에 대해 자유롭게’ 4000자 이내에서 쓴다. 작성내용 예시를 들어 수험생 이해를 돕고 있다.

김 팀장은 자소서 준비와 작성법을 토대로 긍부정 사례를 전한다. 우선 소재를 미리 모을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서술을 아름답게 하는 데 시간을 많이 들일 필요 없이 자신을 알릴 소재를 풍부하게 들이는 데 노력하되, 공부과정이 기초골자이므로 누락돼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학교생활을 뜻깊고 충실하게 할 필요가 있으며, 본인과 주변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켜보라”며 “단순한 동아리가 아니라 발로 뛰며 많은 시간을 투자한 동아리 창설, 의무가 아닌 자발적이고 성실한 봉사활동, 누구나 할 수 있는 독서가 아닌 방대한 양의 독서, 흔한 멘토링이 아닌 교학상장을 느끼게 해 준 멘토링”을 예로 들었다.

평가의 틀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KAIST 학종 평가는 학생부 추천서 자소서를 각각 평가해 합산하거나 평균을 내는 게 아니라, 모든 서류를 바탕으로 학업역량과 사회적 역량이라는 평가기준에 근거해 종합적으로 실시한다”며 “자소서를 작성할 때는 학생부 내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생부에 결과만 언급되어 활동의 동기나 과정의 서술이 필요하다면 상술해야 하지만 분량제한을 감안해 효율성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같은 맥락으로 ‘전체적인 그림’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김 팀장은 “평가기준에 따라 평가하다 보면 점수 자체는 높은데 뽑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각각의 퍼즐모양은 멋있고 색깔도 아름다운데 전체를 맞춰보려 하면 잘 안 맞는, 다시 말해 각각의 활동은 참 좋은데 전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는 지원자가 있다”며 “이럴 때는 KAIST 인재상을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왜 이 학생이 매력적이지 않은지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인재상이 중요한 이유다.

당연하지만, 자소서 질문에 답할 것도 조언했다. “1~3문항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게 ‘배우고 느낀 점’인데 안타깝게도 많은 학생들의 자소서에는 누락돼있고 과정이나 활동 자체에 대한 서술에 치중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일관된 활동 또는 다양한 활동 중에 헷갈린다면 “무엇이든 괜찮다”며 “다만 다양한 활동을 기술할 때는 각 활동이나 내용을 단순나열하는 데 그치지 말고 큰 맥락에서 서로 유기적 관계가 있는지, 그런 관계가 지원하는 학과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함께 기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일관된 활동 역시 오해해선 곤란하다. 김 팀장은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이 진로희망사항은 일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공계특성화대학인 KAIST의 경우 전공과 진로희망이 일치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거라 생각해 일부러 틀에 맞추듯 짜서 쓰는 경향이 있다”며 “오히려 짜서 쓰는 게 문제가 되곤 한다. 진로희망사항이 3년 내내 똑같거나 반드시 일치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떤 계기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된다. 지원자의 진로탐색 과정이 진솔하게 드러나면 그 행간을 읽어내는 것 입학사정관들의 몫”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생각하는 ‘나’에 대해 서술할 필요도 있다. “자소서엔 1인칭인 ‘나’의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3인칭의 ‘나’가 대부분”이라며 “스펙만 나열하는 이유는 각 활동의 결과가 나빠서가 아니라 그 안에 ‘나’만의 이야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자소서가 평가대상인 만큼 평가자의 의구심을 해소할 필요도 있다. 김 팀장은 “학생부에 지각 4번에 결석 1번, 결과 1번이 있는데 선행상과 모범상을 받은 경우와 같이 상반되는 내용이 함께 있는데 관련설명이 추천서나 자소서에 없는 모순된 경우, 평가에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할 수 있다”며 “학생부에 부정적인 내용이 있다면 객관적 자료로 적극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과학선택과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기계공학과를 희망한 한 학생의 경우 학생부의 진로희망에도 기계공학자로 명시돼 있었고 자소서에도 자신이 얼마나 기계공학자가 되고 싶은지 구체적으로 썼지만, 과학Ⅱ를 화학Ⅱ와 생명과학Ⅱ를 이수해 의아했다. 그 학생이 다닌 고교의 교육과정이 화학Ⅱ와 생명과학Ⅱ만 개설돼 있다면 얼마든지 이해하겠지만, 그 학교에는 과학Ⅱ 4과목이 모두 개설돼 있었다. 이런 경우 자소서와 추천서를 통해 인과관계를 찾게 되는데, 그런 내용을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면 물리Ⅱ가 어려워서 회피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무엇보다 “KAIST는 문제아를 원한다”는 김 팀장의 말이 인상적이다. 김 팀장은 “교과성적이 같은 A와 B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부모 등 주변의 조력으로 화려한 스펙을 갖춘 B보다는 스스로 꿈을 위해 적극적으로 삶을 개척해온 A를 합격시킨다”고 예를 들었다. “당장 KAIST에서 학점 4.0을 받는 학생보다는 학점이 조금 낮더라도 자신만의 생각을 키워낼 잠재력 있는 학생을 원한다. 창의력은 0.1%의 성공률에 도전하는 것이라 한다. 1000번 시도 중에 999번 실패할 각오를 하는 것이며, 1000번이나 다시 도전하는 끈기와 인내, 불굴의 의지가 있어야 창의력이 생겨난다. 스스로 개척하며 인생을 살아본 경험은 책상에 앉아서 하는 공부보다 훨씬 값어치가 있다. 그렇게 공부한 아이들이 새로운 문제를 개척하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알고 있다.”

<KAIST 면접 긍부정 사례>
KAIST 면접 역시 학종과 특기자로 나뉜다. 학종은 일반전형과 학교장추천전형/고른기회전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학을 필수로 과학은 물화생 중 지원자가 선택한 1과목에 대한 구술면접을 치르고, 사회적 역량을 평가하는 것은 동일하다. 일반전형에만 영어활용능력을 평가하는 차이다. 특기자는 학종과 달리 수학 과학 영어의 구술면접을 실시하지 않는다. 특기역량과 사회적 역량만을 평가한다. 모든 면접기출은 입학처 사이트에 탑재, 고교과정 내 출제에 더해 사교육 영향을 최소화했다. “모든 전형에 일반고생도 지원가능한 만큼 구술면접의 수준은 일반고생도 충분히 지원 가능할 수준”이라는 김 팀장의 얘기다.

KAIST가 면접을 통해 확인하려는 것은 기본적인 학업역량 외에 ‘가능성’인 것으로 보인다. KAIST에 입학한 일반고출신 C양의 경우 ‘미래의 꿈은 무엇인가’라는 면접질문에 그간 구체적으로 설계해 온 자신의 모습을 답해 합격할 수 있었다. ‘무슨 과에 가서 어떤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꿈’이라는 일반론적 얘기가 아닌, 실제로 오랜 시간 고민해온 얘기를 풀어놓음으로써 오히려 그간 부모님과 갈등을 빚어 온 ‘꿈에 대한 호기심과 구체성’ 측면에 점수를 얻은 것이다.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C양의 대답은 ‘약물전달시스템이라는 분야를 연구하고 싶은데 이 분야는 몸의 이상반응이 있으면 몸이 먼저 알아채미리 몸에 넣어두었던 약물이 퍼져 작용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면 약물을 품고 있는 새로운 소재가 필요하다. 몸에서 이상반응을 하지않으면서 약물과 잘 맞물려야 하고, 병원체가 감지되면 모양이 변형되어 약물이 몸속에 퍼질 수 있도록 하는 소재를 개발하고 싶다. 최근에는 이런 연구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데 나는 조금더 어떤 특정 분야를 특화해 개발하고 싶다. 2학년 때는 신소재공학과에서 연구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적응여부’ 역시 면접에서 확인하는 내용이다. 김 팀장은 “KAIST가 선발하지 않아야 할 학생이라면, 우선 KAIST에서 학업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학생을 꼽을 수 있다. 학업역량이 KAIST 커리큘럼을 수학하기에 다소 부족하거나, 학업역량은 갖췄다 하더라도 지향점이 달라서 학교생활을 만족할 수 없는 학생을 말한다”며 “의사가 꿈인 학생이 KAIST에서 만족하며 학교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고, 고교 때 지나친 선행학습과 사교육에 노출돼 스스로 자기 삶을 끌어갈 수 없는 학생들”을 예로 들었다.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이는 학생” 역시 선발하지 않아야 할 학생이다. “자존감 자신감 대인관계 역량이 낮아 KAIST의 만만치 않은 학업에서 생긴 스트레스 해소방안을 찾지못하는, 회복탄력성이 약한 학생들에 대해선 고민하게 된다. KAIST는 전교생이 기숙사에서 지내기 때문에 신입생이 학교에 적응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쓰지만, 그럼에도 이런 학생이 입학하게 된다면 과연 적응을 잘하게 될지 의문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이외에도 “옷차림이 불량했던 과고 학생” “일반고 전교6등 학생” “영어를 잘 못하는 외국고 학생”을 ‘긍정사례’로 거론해 눈길을 끈다. “전형과정에선 몰랐지만, 입학 후 알게 된 ‘경쟁력 있는 친구들’이 있다. ▲D학생은 평소 모자를 삐딱하게 쓰고 옷차림이 거슬리지만, 출신 과고에서 자신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떨어졌는데 자신은 붙었다 했다. 패션에 관심이 많아 디자인은 물론 벤처도 공부하고 싶다면서 산업디자인학과를 전공으로 생각했다. 과고재학 중에도 패션관련 여러 활동을 했고 옷도 직접 만들어 입었다 한다. 부모 반대도 많고 속도 썩인 학생이었지만, 오히려 스스로 좋은 분야를 개척해가며 강한 개성과 창의성이 살아났다는 데서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본다. ▲KAIST에 들어오는 일반고 학생 대부분이 전교1,2등인데 전교6등의 일반고 출신 E학생 역시 의외라 할 수 있다. 추천전형으로 들어온 E학생은 1학년 때 100등이던 성적으로 3학년 때 6등까지 끌어올린 공부성공담이 눈길을 끌었다. 자기주도적인 학습태도와 선행 없이 스스로 노력한 점이 서류에 드러났고, 향후 꾸준히 성장할 학생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본다. ▲아버지의 해외발령으로 갑작스레 외국생활을 하게 된 F학생은 같은 외국고에서 지원한 학생중 가장 낮은 성적으로도 1등과 함께 본인만 합격한 사례다.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외국고전형 학생이라는 데 의아함이 있지만, 새로운 환경에 대한 두려움과 좋은 학점에 대한 집착 없이 자신이 듣고 싶은 어려운 과목들을 과감히 수강한 점이 돋보였다. 도전하는 학생을 좋아하는 KAIST의 지향점과 맞아떨어진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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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동욱 기자  moai@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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