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양찬우 고려대 인재발굴처장(수학과 교수)은 2018 고대의 파격, 학종확대를 새로운 도약을 향한 고대의 도전으로 설명한다. 고대는 특히 올해 QS세계대학평가에서 세계90위를 기록, 국내 종합사립대 1위에 자리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신뢰도 높은 QS세계대학평가에서 고대는 2015년 104위, 2016년 98위에 이어 올해 90위까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가지원이 없는 사립종합대 입장에서 스스로 개척해낸 ‘쾌거’라 할 성적이다. 양 처장은 “향후 세계50위 내에 진입하는 게 목표”라며 “숨겨져 있는 원석과 같은 학생을 선발, 잘 다듬어서 미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인재를 키워내겠다. 인재발굴을 통한 고대의 발전가능성은 무한하다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양 처장의 설명에 의하면 올해 크게 확대된 고대 학종은 운영의 공정성과 관련해 매우 치밀했던 준비과정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이제껏 개척정신으로 발전해온 고대였던 만큼 고대의 철학에 최적화된 전형이 학종이며, 공정성을 고려한 최선의 전형방식을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2018 대입의 핫이슈인 고대 학종확대의 배경과 기대되는 미래를 양 처장에게 듣는다.

/사진=최병준 기자

- 올해 논술폐지 학종확대가 드라마틱하다 할 정도다. 배경은
“고대가 입학처 명칭을 인재발굴처로 바꾼 것과 같은 맥락이다. 고대의 철학을 인재발굴처 입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전형이 학종이다. 학생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고교의 생활을 서류를 통해 볼 수 있고, 학생과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눠보는 면접을 통해 입체적으로 알 수도 있어 다면평가가 가능하다. 논술 역시 여러 순기능이 있고 이 가운데 학생이 쓴 걸 보고 평가하는 기능도 있지만, 이보다는 학생을 직접 만나 말하는 걸 여러 잣대로 살피는 학종이 좀더 적극적으로 인재를 선발할 수 있는 전형이라 봤다.

입학처가 아닌 인재발굴처 입장에서 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데도 현 상황에서 학종이 최적의 전형이다. 시험 잘보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개척하는 지성’으로서 급변하는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의 미래를 감안한다면 문제 잘푸는 능력보다는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능동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인재로 키워야 하고 그 가능성을 살펴 선발해야 한다. 학점관리 잘해서 성공하는 시대는 곧 끝난다. 지금껏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갖고 평생을 살아갈 수 있었지만, 곧 그런 세상은 사라진다. 꾸준히 생겨나는 새로운 지식을 계속 배워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에 적극성이 없으면 대처하기가 굉장히 힘들어지는 것이다. 암기 지식 문제풀이는 인간보다 인공지능이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인공지능과 상대되지 않는다면, 다른 측면의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인재상을 어떻게 정립하느냐가 중요한데, 고대는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며 자기지식을 끊임 없이 쌓아갈 수 있는, 개척해 나아갈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고자 한다. 입시를 뛰어넘어 시대변화에 한 발 앞서가려는 고대의 변화 노력이라 보시면 된다.”

- 학종에 수능최저를 반영하는데다 그 수준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고대 학종의 수능최저 수준이 높다는 지적은 오해다. 정시 수준에서 봤을 땐 그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의 기준이다. 무엇보다 고대가 학종에 수능최저를 가져갈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서류평가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서다.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다 했을 때, 지원자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원자가 크게 늘어나면, 제한된 시간 안에 알차게 진행해야 할 서류평가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돌려 수능최저의 수준을 가늠해봤는데, 현 수준의 수능최저라면 지원자가 전체 전형에서 약 3만명 될 것으로 본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우리가 설계한 학종 서류평가를 감당해낼 수 있다. 수능최저를 현 상태에서 조금만 낮춰도 1만명 가량 더 늘어나게 된다. 학종은 평가에 공력과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되는 전형이다. 공정한 전형운영을 위해서는 평가시간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인데, 지원자가 크게 많아지면 평가 자체가 공정성을 잃기 쉽게 되기 때문에 수능최저를 통해 지원자의 풀을 3만명 가량으로 제한하는 게 불가피했다.

고대 학종의 평가는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이다. 1단계 서류평가는 지난해 학종보다 한 단계 더 늘렸다. 지난해의 경우 한 학생에 대해 1차와 2차에 걸쳐 각기 다른 입학사정관이 평가를 실시한 후 이견이 조금이라도 난다면 3차까지 평가를 실시, 총 3차의 서류평가가 이뤄졌다. 올해는 한 단계 더 늘렸다. 기본적으로 모든 학생의 서류를 1차 2차 3차에 걸쳐 각기 다른 입학사정관이 평가를 실시한 후 이견이 조금이라도 난다면 4차까지 평가를 실시한다. 작년보다 두 배 늘어난 35명의 전임입학사정관이 연간 300시간에 이르는 교육과 모의평가를 통해 이견이 크게 생기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주관적 평가가 개입될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지난해는 대부분 3차까지, 올해는 대부분 4차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2단계 면접 역시 두 차례 실시, 각 2명의 위촉입학사정관으로 총 4명의 교수들이 평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수험생 1명 당 최대 8명의 평가자가 평가를 실시하게 되는 셈이다. 고대의 교수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은 211명으로 모두 45시간의 교육을 받아 선발의 의미에 대해 학내 동의가 정교하게 이뤄진 상태다.

고대 학종 가운데 수능최저를 적용하지 않는 전형도 있다.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종전형들인데, 이 학생들의 경우 입학 후 추수관리 멘토링 등을 통해 학업을 이어가는 데 어렵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 추수관리가 필요한 학생들이 너무 많아진다면 역시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 수능최저 수준이 고대가 학종을 공정하게 운영하는 데 불가피한 장치다.”

- 올해 고대 학종의 면접방식에 큰 관심이다. 특히 제시문기반 면접의 방식이 궁금하다
“올해 학종 면접은 분명 중요하다. 고교추천Ⅱ를 예로 들면 면접비율이 50%로 지난해 학종 면접비중 30%보다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50% 가운데 제시문기반면접이 25%, 학생부기반면접이 25%다. 제시문기반은 오히려 25%로 줄어든 셈이다. 학종면접은 사회공헌만 학생부기반만을, 나머지 일반과 고교추천Ⅱ는 학생부기반과 제시문기반을 5대5로 실시한다.

학생부기반은 크게 준비할 게 없다. 실제 수행한 활동인지를 확인해보는 수준의 면접이기 때문이다. 솔직하게 답하면 되는 것이니 큰 부담을 가질 건 없다. 고대는 학생부기반을 제시문기반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고교와 신뢰를 쌓아가는 방편이기 때문이다. 학종은 아직 과도기다. 앞으로 정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대학과 고교 간 신뢰다. 대학이 고교의 서류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선발하겠다는 사인을 계속 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궁극적으로 고대 면접은 제시문기반은 축소하고 학생부기반을 확대하려 한다.

제시문기반의 문제수와 수준은 지난해 융합형인재 및 학교장추천과 비슷하게 가져간다. 융합적인 질문이 있어서 학생들이 당황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제시문기반 면접에 매달려서 준비할 수준도 아니다. 고교에서 배운 내용으로 충분히 사고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예를 들어 수학과 과학 제시문을 주고 이 사이의 공통점을 발견해내는 식의 문제들인데, 기출문제와 출처를 수록한 선행학습영향평가보고서를 고대 인재발굴처 사이트에 탑재해뒀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 수험생에 조언한다면
“올해 고대 전형 변화가 크다는 점이 수험생과 학부모 사이에서 화두가 되었다고 알고 있다. 다만 이는 3년간 충실하게 고교생활에 임해온 학생들의 노력을 충분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노력의 시작이라고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전형변화가 큰 만큼 인재발굴처는 학종안내서 면접안내영상 등 수험생에게 다양하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남은 수험생활 동안 이를 충분하게 활용해 수험생활을 잘 마무리하시길 바란다. 특히 면접안내영상은 7월 중으로 인재발굴처 사이트에 탑재할 예정이다. 실제 고교생을 대상으로 모의면접을 진행해보려 했으나, 고교현장에 ‘경험 여부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는 우려가 커서 고교 재학생이 아닌 올해 고대 신입생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 촬영한 영상을 연기자들이 재현하고 이를 촬영한 영상을 업로드할 계획이다. 영상을 통해 면접대기부터 면접실퇴장까지의 전 과정과 문제의 수준과 답변의 긍부정 사례까지 제시함으로써 수험생에 최대한의 도움을 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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