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교 석학의 교양강의'..학과 대학 장벽 허문 '융합교육 트렌드'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고려대와 연세대가 올해 2학기부터 공동강의를 개설한다. 국내 최고 사립대학인 두 대학이 손을 잡고 기존에 없던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 대학가 이슈로 떠올랐다. 세계적 트렌드인 융합교육에 맞춰 각 대학이 학과 간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융합전공을 개설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연고대의 공동강의 개설이 대학 간 경계를 뛰어넘는 공유교육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해 말 각 학교 교무처장은 올해 2학기부터 각 대학 유명 교수들이 대거 참여하는 정규 학점과정으로 공동 교양강의를 개설하는 데 합의했다. 기존에도 교환학생 등을 통한 학점교류는 있었지만 공동 강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기전 등 두 학교의 문화적 교류는 활발한 반면 학문분야의 교류는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이 공동강의 개설의 배경이다. 교수들은 두 대학이 강의 자원을 공유해 학생들이 양질의 강의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두 배로 늘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와 연세대가 올해 2학기부터 공동강의를 개설한다. 국내 최고 사립대학인 두 대학이 손을 잡고 기존에 없던 파격적인 시도를 단행, 대학가 이슈로 떠올랐다. 세계적 트렌드인 융합교육에 맞춰 각 대학이 학과 간 장벽을 허물고 다양한 융합전공을 개설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연고대의 공동강의 개설이 대학 간 경계를 뛰어넘는 공유교육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연세대와 고려대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강의는 두 대학에서 번갈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시한다. 사학 철학 법학 경제학 등 다양한 영역이 합쳐진 인문학 융합강의로 여러 교수가 각자 소주제를 정해 수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대는 원로학자인 최장집(정치외교학) 명예교수를 비롯해 하태훈(법학) 이승환(철학) 교수 등이 참여하며, 연대에선 스타교수인 김형철 철학과 교수와 함께 문정인(정치외교학) 성태윤(경제학) 교수 등 석학들이 다수 투입될 예정이다. 3학점 교양수업인 공동강의는 강의 2시간과 토론 1시간으로 구성했다. 양교 학생으로 모두 참여하는 발표팀이 각 학교에 방문해 발표 토론하는 시간도 갖게 된다. 오프라인 강의 외에도 온라인을 활용한 강의를 개설해 양교 석학의 강의를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학교 당국은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자 실무진을 꾸려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가에선 두 학교 총장의 남다른 인연이 공유대학 실험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고대 염재호 총장과 연대 김용학 총장은 과거 미국 유학길에서 만난 절친한 친구 사이로 알려졌다. 김 총장은 지난 5월 공동 강의 개설에 앞서 고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초청 특강을 열기도 했다. ‘커넥티비티(Connectivity 연결성): 네트워크의 힘’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의는 고대 학생들에게 90분간 강연을 한 뒤 다양한 질문을 받고 총장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총장은 강의를 통해 연결과 융합의 시대인 현대사회에 맞게 경계를 뛰어넘는 창의적 사고를 깨울 것을 강조했다.

향후 학교 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강의를 주관하는 고대 이승환 교수는 "이번 공동강의를 계기로 기존 학교 차원의 친선 교류를 뛰어넘어 학문적으로 내실있는 교류가 발생할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대 관계자는 “경영학 윤리학 철학 등을 아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을 설계하고 있다”며 "두 대학의 교수 인력과 학습 자원을 활용해 대학과 학과의 벽을 넘어선 수업 운영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대학 간 학문교류는 정부와 여타 대학에서도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학사제도 개편안은 대학 간 장벽을 허물고 새로운 사회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융복합 전공을 개설할 수 있도록 ‘융합(공유)전공제’를 포함했다. 정부 차원의 대학 간 협력을 장려하는 시도에 이어 올해 초 서울권 23개대학은 전례없는 대규모 학점교류에 합의하기도 했다. 서울총장포럼은 서강대 중앙대 한국외대 등 23개교가 이르면 2학기부터 학생들이 자유롭게 타 대학에서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을 인정받는 내용의 협약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기강의 경우 자교 학생들의 수요도 충족하지 못하는 현실과 매년 서버가 다운되는 수강신청 플랫폼 개발도 보완할 점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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