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노자와 베이컨의 차이'.. 자연 '수열 극한 조건부확률'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가톨릭대가 최근 발간한 모의논술 가이드북을 통해 2018학년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을 공개했다. 2000명이 응시한 가톨릭대 모의논술은 인문사회계열과 간호(인문), 생활과학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자연공학계열 간호(자연), 의예과 등 네 가지 유형으로 진행했다. 가톨릭대 모의논술은 출제교수가 직접 지도하는 첨삭 서비스를 제공, 수험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매년 대학에서 실시하는 모의논술은 대학이 출제자로 참여해 논술전형의 출제흐름을 읽고 출제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모의논술에 응시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계열별 기출문제와 해설을 소개한다.

가톨릭대는 2018수시 논술로 175명을 모집한다. 올해 논술은 수능최저를 폐지한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의예과와 간호학과를 제외한 전 모집단위에 수능최저를 폐지, 응시기회를 확대했으며 의예과와 간호학과도 수능최저 기준을 완화했다. △간호(인문)는 국 수학(나) 영 사탐(1과목) 중 2개영역 각 2등급이내 △간호(자연)는 국 수(가) 영 과탐(1과목) 중 2개영역 각 2등급이내 △의예는 국 수(가) 영 과탐(2과목평균) 중 3개영역 1등급 한국사 4등급이내의 기준이다. 간호는 한국사 필수 응시의 조건이 있다.

전형은 논술성적60%와 교과4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리는 일괄평가 방식이다. 논술성적은 최고점이 700점 최저점이 384점이며 교과는 1등급에서 6등급까지 격차가 20점에 불과하다. 여타 대학과 비교하면 교과 석차등급별 급간점수차가 다소 큰 편이지만 1등급에서 3등급까진 8점차로 여전히 작다. 논술성적이 당락을 가를 전망이다.  

가톨릭대가 최근 발간한 모의논술 가이드북을 통해 2018학년 모의논술 기출문제와 해설을 공개했다. 2000명이 응시한 가톨릭대 모의논술은 인문사회계열과 간호(인문), 생활과학부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자연공학계열 간호(자연), 의예과 등 네 가지 유형으로 진행했다. 가톨릭대 모의논술은 출제교수가 직접 지도하는 첨삭 서비스를 제공, 수험생들의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사진은 가톨릭대 전경. /사진=베리타스알파DB

<인문사회계열 간호(인문).. ‘노자와 베이컨의 차이’>
인문사회계열과 간호 논술은 문항당 제시문 두 개로 총 세 문항이 출제됐다. 문항1은 정치에 대해 두 가지 관점을 가진 제시문을 주고 한 가지 관점에 근거해 비판적으로 평가할 것을 요구했다. 문항2는 노자와 베이컨의 주장을 담은 제시문을 읽고 자연관과 지식에 대한 두 관점이 차이를 서술하도록 했다. 문항3 역시 두 제시문을 읽고 방송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신체 노출을 규제하는 법에 관한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을 논술하도록 했다. 채점은 A+ A0 B+ B0 C+ C0 D F 8등급으로 채점한다. 내용80%와 형식20%로 구분하되 내용이 F이면 형식도 F를 부여한다. 200자 미만인 경우 내용과 형식 모두 F로 채점한다.

문항1은 (가)와 (나)를 정확하게 독해하고 분석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단순암기나 도식적 이해를 넘어 논리적 사고력을 보여야 한다. 두 제시문의 핵심사항과 상관관계를 올바르게 파악하고 있는지 평가하며 적절한 개념을 활용해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도 평가대상이다. (가)는 윤리와사상(교학사/금성) 교과서에서 발췌했으며 (나)는 사회 법과정치 윤리와사상 등 주제와 일치하는 여러 교과서 내용을 통합해 정리한 내용이다.

(가)는 민본주의에서 정치의 주체는 군주이고 백성은 그 대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민본주의에서 정치는 왕정 또는 군주제에 기초한다. 민본주의 정치는 군주가 민의에 따라 덕치를 행해야 하는 군주의 도덕성과 역할을 강조한다. 민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바탕으로, 통치권의 근원과 정당성은 국민에게 있다고 말한다.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동일한 정치 이념이 동서양에서 각각 민본주의와 민주주의로 표현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나)의 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주체는 주권을 가진 국민이고 국민이 자신을 스스로 지배하는 자기지배원리에 기초한다. 민본주의 정치에서 권력의 근원과 정당성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지만 왕정에서 권력의 근원과 정당성은 국민이 아닌 왕에게만 있다. 민본주의는 국민을 위한 정치라는 정치 이념이 민본주의와 민주주로 다르게 표현된 것이라고 하나 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이념은 국민에 의한 정치다. 

민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바라본 정치에 대한 이해와 핵심요소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두 관점에서 권력의 근원과 정당성에 대한 내용도 포함해야 하며 두 관점의 정치 이념에 대해서도 정확히 설명해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다. 

문항2는 제시문에 대한 정확한 독해를 통해 수험생의 평상시 독서수준을 가늠하고자 했다.시문간의 상관관계를 올바르게 파악해야 하며 제시문에 깃든 문제의식이 무엇이며 문제의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가)는 생활과윤리(지학사) 교과서에서 혼란이 우려되는 단어를 제외하고 지문을 완성했다. (나)는 생활과윤리(교학사) 내용을 그대로 인용한 지문이다.

문항2는 제시문을 읽고 노자와 베이컨의 차이를 자연관과 지식에 대한 관점에서 논할 것을 요구했다. (가)에 나타난 노자의 입장은 인간이 본래 자연의 덕을 지니고 있으며, 참된 삶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것을 배제하고 무위자연의 세계에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경험을 통해 쌓은 지식은 본래 가지고 있는 자연의 덕을 왜곡하는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나)에 나타난 베이컨의 입장은 인간이 물질적 풍요를 획득하기 위해선 자연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자연은 이해의 대상이 아니라 유용성을 얻기 위해 제어하고 변형하며 조작해야 할 대상이다. 노자는 인간이 자연 내에 속해 있으며 인간은 자연의 질서에 순응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자연의 질서를 깨드리는 경험적 지식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베이컨은 인간이 물질적 풍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연을 대상화해 제어하고 변형 조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이다. 자연을 원활하게 제어하고 변형 조작할 수 있기 위해선 과학적 지식(경험적 지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한다.

일차적으로 자연관의 차이를 묻고 있으나 이로써 발생하는 지식에 대한 견해 차이를 정리할 것을 요구한 문제다. 자연과 지식 사이에는 이를 매개하는 인간의 관점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자연에 관한 지식은 관찰과 분석을 통해 축적하게 마련이므로 당연히 인간의 관점에 입각한 경험적 지식으로 한정될 수밖에 없다. (가)와 (나)는 상반된 관점을 피력하는 예문이다. 따라서 상반된 관점을 얼마나 적절하게 드러내었는가가 채점의 기준이 됐다.

문항3은 (가)의 이슈인 어린이 청소년의 신체노출을 규제하는 법에 관해 정확히 파악했는지 평가하는 문항이다. 이슈에 관한 찬성 혹은 반대 입장의 근거를 타당하게 제시해야 하며 근거 구성에서 제시문을 적절히 참조했는지도 평가한다. 두 제시문 모두 생활과윤리(미래엔) 교과서를 활용했다.

제시문에 나타난 개정 규칙안이 법적 규제임을 파악해야 한다. 규제가 적용되는 행동영역은 방송출연, 인적계층은 어린이와 청소년에 국한됨을 드러내야 한다. 이에 대한 본인의 입장을 명확히 표현하고 논거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한다.

<자연공학계열 간호(자연).. ‘등비수열 극한 조건부확률’>
자연계열도 세 문항을 출제했다. 문항에 따라 두 개에서 네 개 제시문이 주어지고 문항당 논제 두 개에 답하도록 했다. 수리논술은 각 논제의 가중치를 계산해 채점하되 총점으로 환산해 평가했다. 배당된 점수 범위 내에서 등급이 아닌 점수로 표기해 합산했다. 

문항1은 등비수열의 수렴과 발산, 수렴하는 수열의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문제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출제했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하는 영역을 구하고, 영역 상에서 최댓값을 구할 수 있는 능력도 평가한다. 

문항2는 제시문 내용과 그래프 해석을 통해 함수의 이해와 극한을 구하는 능력을 판단하고자 했다. 삼차함수 그래프의 한 점과 교차하는 직선의 해석도 평가대상이다.

문항3은 조건부확률의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일상생활에 나타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부등식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판단한다. 고교수준의 수학 문제 제시를 통해 대학 진학 후 이과과목을 수강할 수 있을 정도의 기초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측정하고자 했다. 

<의예 수리4문항+통합논술1문항.. 통합논술 ‘키 크는 주사’>
의예과 논술은 네 개의 수리논술과 통합논술 한 문항으로 출제했다. 수리논술 점수는 300점이며 변별력을 위해 네 문항으로 구성하되 각 문항은 몇 개의 소논제로 구성했다. 80분에서 90분 이내에 작성해야 한다. 통합논술 배점은 200점이다. 700자에서 800자 분량으로 20분에서 30분 이내에 해결할 수 있도록 출제했다. 

문항1은 등비급수가 수렴하는 조건을 알고 등비수열의 합을 계산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함수의 극한을 개념을 잘 이해하고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도 평가 대상이다.

문항2는 포물선의 접선식을 구하고 원의 식을 활용해 문제 상황에서 해결을 위한 방정식을 유도할 수 있는 추론능려과 창의력을 평가했다. 적절한 방법을 활용해 극한값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을 점검해 수학적 핵심역량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문항3은 사건의 독립과 종속의 개념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했다. 여러 가지 경우로 나눠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수열의 합을 계산할 수 있는 능력 또한 판단하고자 했다. 

문항4는 삼각함수의 합성과 적분 미분을 활용해 문제상황에서 최댓값을 찾는 창의적 해결방법을 가졌는지 평가한다. 수학적 역량과 상황을 여러 가지로 분류해 추론할 수 있는 논리적 사고도 평가했다. 

통합논술 문항5는 고교생이 의학적 지식 없이도 이해할 수 있는 보건의료 관련 현안을 주제로 삼았다. 지식수준 확인이 아닌 비판적 사고능력과 자신의 생각과 입장을 정연하게 풀어나가는 능력평가가 목표다. 인문사회논술과 동일하게 8등급으로 채점하되 내용90% 형식10%로 구별해 채점했다. 내용이 F이면 형식도 F로 판정하며 400자 미만인 경우 내용 형식 모두 F로 채점한다. (가)는 문화일보 기사와 생명과학Ⅰ 교과서 내용을 활용했으며 (나)는 한 웹사이트에 제시된 글을 인용했다. (다)는 마이클 샌델의 저작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에서 발췌했다.

(가)는 소위 키 크는 주사로 부모를 현혹하는 병원들의 홍보 실태와 자녀들의 키를 늘려 경쟁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하려는 부모들의 행태를 묘사하고 있다. 제시문은 키 크는 주사가 성장호르몬 결피븡로 인한 발달지연이라는 의학에 필요에 의해 처방되며 이외 경우에는 여러 부작용이 수반되므로 건강에 위해가 따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나)는 큰 키가 연봉, 지위, 자신감에 따른 성취도, 신뢰감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으며 경쟁사회에서 하나의 이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다)는 의료의 본질과 건강의 성격에 대해 기술했다. 의료는 인간의 자연스런 기능을 회복하고 보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일정 범위 내에 있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곳에 쓰여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생활과학부 미디어콘텐츠학과 문항1과 문항2는 인문사회계열 문항1 문항3과 동일하며, 문항3은 자연계열 문항2와 동일하게 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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