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양식 동아리활동 교내시상 오해 우려'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서울대가 올해 수시에서 기존 고교 프로파일과 대교협 공통 고교정보 양식을 병행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고교 프로파일에 포함돼있지 않던 항목들이 공통양식에는 포함돼있어 현장에 혼동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이미 서울대 양식에 맞춰 고교 프로파일을 작성한 학교 현장의 편의를 전부 고려한 끝에 결정한 일이다. 내년 고교프로파일의 지속 여부는 대교협 결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는 1일 공지를 통해 “5월4일 발표된 기존 서울대 학교소개자료(고교프로파일) 양식 또는 대교협 공통 고교정보 양식 중 선택해 작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대교협이 고교프로파일의 역할과 유사한 '공통 고교정보 양식'과 기존 서울대가 활용해온 고교프로파일을 현장에서 자유롭게 선택가능하도록 한 셈이다. 

대교협이 공통 고교정보 양식을 마련해 공지함에 따라 서울대는 자체 양식과 대교협 공통 양식을 병행해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각 고교는 두 양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해 제출하면 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현재 서울대는 수시 지원자에게 학생부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에 더해 '고교프로파일'로 흔히 현장에서 불리는 학교소개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학교 대표자 1인이 작성해 서울대가 마련한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방식이어서 개별 수험생이 신경써야 할 자료는 아니다. 

고교프로파일 제출을 요구하는 이유는 평가에 참고하기 위함이다. 서울대는 그동안 입학웹진인 아로리를 통해 "고교프로파일은 지원자의 3년간 교육활동을 요약해 안내해주는 자료다. 재학생 지원자를 평가하는데 주로 활용하므로 졸업예정자인 고3학생을 기준으로 작성하면 된다"며,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징적인 학습환경과 학생부를 보완하는 정보를 담으면 된다"고 설명해왔다. 

실제 학교현황 학교/지역환경 교육과정운영현황 기타사항 등 고교프로파일의 세부항목들은 수험생의 학업역량을 가늠하는 데 있어 참고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돼있다. 학교현황은 기숙사 운영 여부와 남/녀 학생 수, 계열 학급 수 등을 기재하도록 돼있으며, 학교/지역환경은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유/무형의 지역적 환경요인과 학교 내 부대시설, 지원자가 입학할 당시의 학생선발/배정방식 등을 요구한다. 교육과정 운영현황은 학교의 교육목표와 운영방침, 교육과정의 특징, 심화교육 프로그램 등을 작성하는 항목이며, 기타사항은 예년 대비 달라진 점이나 언급하지 못한 학교의 자랑거리 등을 기재하면 된다. 

대교협이 발표한 공통 양식도 서울대 고교프로파일과 유사한 모습이다.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평가에 반영한다는 목적도 같다. 자소서에 드러난 활동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데 활용해 학종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평가받는 점도 동일하다.

대학/고교 모두 올해 공통양식 발표를 두고, 환영의 뜻을 표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간 고교별로 추가 요구해야 했던 정보를 쉽사리 얻게 된 대학이나, 상이한 양식의 학교 프로파일 작성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고교 모두 불편을 덜게 된 때문이다. 올해 처음 운영되는 공통양식은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배포된 공통양식을 고교별로 작성하면 대교협이 이를 취합해 요청대학에 배포하는 형태가 될 예정이다. 

다만, 공통양식은 기존 서울대 고교프로파일과 항목구성에서 차이가 컸다. 공통양식은 학교유형 기숙사 교원 학생 수 등 기본현황을 담은 ▲고교 기본정보와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활동 개설/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사항의 7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이 중 서울대와 차이가 큰 부분은 동아리활동 개설/운영방식과 교내시상내역으로 서울대 고교 프로파일엔 이같은 항목이 포함돼 있지 않다. 

공통양식이 마련됐음에도 서울대가 두 양식을 병행하기로 한 것은 이같은 항목 차이가 현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단 고민의 결과였다. 서울대 관계자는 "기존 프로파일과 대교협 공통양식을 병행하기로 한 것은 현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단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대교협 공통 양식에는 동아리활동과 교내시상내역도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이는 마치 동아리활동이나 교내시상내역이 많은 경우여야 서울대 학종 평가에서 유리함을 가질 수 있단 뜻으로 오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서울대 양식에 맞춰 고교 프로파일 작성을 끝마친 경우 다시금 공통양식을 작성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현장의 편의도 고려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올해 대입에서 고교프로파일 제출을 요구하는 대표적인 대학으론 서울대 외에도 고려대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고대는 고교프로파일 제출 요구를 현재 철회한 상태다. 고대는 올해 학종을 중심으로 전형구조를 크게 바꾸면서 고교별로 학교특성소개서를 제출하도록 공지했지만, 대교협이 공통 고교정보 양식을 공지하자 학교특성소개서 제출을 폐지하고 공통양식만 제출하도록 방침을 변경했다. 서울대와 달리 올해 처음 학교특성소개서 제출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양식으로 변경하더라도 현장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대는 학교별 통일 양식이 필요하다는 대교협의 취지에는 십분 공감한다는 입장이다. 올해는 두 양식을 함께 운영하도록 했지만 내년 운영방식은 대교협 결정에 따를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올해는 대교협이 두 양식을 함께 운영하는 것을 인정했다"면서 "동아리와 교내 시상 항목에 대한 서울대 입장을 대교협에 전달해놨기 때문에 대교협 결정에 따라 내년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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