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김대경(57) 한양대ERICA캠퍼스 입학처장(응용수학과 교수)은 무엇보다 수요자 중심의 전형 운영, 즉 ‘착한 입시’를 강조한다. 수요자의 다양성 존중 차원에서 학생부중심전형과 정시 외에도 논술전형과 실기전형을 운영할 당위를 설명한다. 사교육폐해를 방지하기 위해 논술의 경우 기출문제 및 해설동영상 공개와 모의논술 실시, 학종의 경우 실질정보를 교환하는 교사간담회의 활성화 등으로 이미 한양대ERICA(이하 에리카)는 수요자 친화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입시를 운영하되, 고교현장을 긍정적으로 바꾼 학종을 2019학년에 확대하면서 인재상을 변화시켰다. 단순입결보다는 입학 이후 교육, 교육 이후 사회진출, 사회진출 이후 국가의 발전까지 인재선발 잣대의 시야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저력을 인정받아 프라임대형사업을 수주하고 LINC사업에서 4년연속 전국1위에 랭크되는 등 ‘산학협력의 메카’로 부상한 에리카의 역동성을 겨냥한 입학처의 사령탑 김 처장의 리더십이 돋보인다.

- 사교육영향이 크다며 논술폐지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논술은 학생부에 자신 없는 대다수 수험생들에 ‘패자부활전의 기회’를 부여하고, 논술 자체가 지니는 독해력 사고력 논리력 표현력 등을 함양하는 교육적 가치를 지닌데다, 결정적으로 사교육이 필요 없는 각 대학의 정보제공 노력으로 현장에선 논술폐지에 의아한 입장이 많다. 전체 모집인원의 22%를 논술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는 에리카의 입장은
“에리카의 입학전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성실성과 학업능력을 갖췄으며 자신의 적성과 부합하는 관련 활동내용을 평가하는 학생부중심전형(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창의적이며 문제해결능력이 탁월한 학생을 선발하는 논술중심전형, 수능성적만 100% 반영하는 정시 수능중심전형으로 운영한다. 정시는 수시에서 합격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라고 생각하면 된다.

/사진=최병준 기자

2018학년 에리카 전형을 크게 학생부중심과 논술중심 수능중심전형의 세 가지로 생각해봤을 때, 정원외 포함 학생부중심전형 비중이 전체 모집인원의 38%로 22%인 논술전형보다 높다. 논술전형은 2018학년에 이미 축소한 것으로 2019학년에는 모집인원이 461명에서 419명으로 한 번 더 축소된다. 반면 학생부중심전형 인원은 847명으로 늘면서 논술전형보다 더 많은 인원을 선발할 계획이다.

수험생 및 학부모 입장에서 입시 전형의 다양성과 입학전형 중심의 준비 일관성, 예측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수험생이 3년간 학생부를 관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학생부위주전형만 가져가게 되면 학생부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수험생들 혹은 학생부가 아예 없는 검정고시 학생들에게는 대학 선택의 기회가 매우 적어지게 된다. 학부모들의 걱정은 논술고사의 가장 큰 문제점이 사교육에 지나치게 의존해야만 된다는 관념에서 기인한다고 보이는데, 사실 논술은 사교육 의존도가 낮다. 에리카는 이미 논술전형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을 위해 기출문제 및 해설동영상을 공개해왔으며 매년 모의논술을 실시해 수험생들에게 출제경향을 미리 공개하고 있다. 자연계의 경우에는 과학 과목과 연계하지 않은 수학에서만 출제하면서 과학 선택과목에 의한 수험생 부담도 낮추고 있다. 인문계의 경우에는 500자 800자의 비교적 짧은 답안을 작성하는 문제로써 수험생들의 논술준비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논술은 사교육 없이 충분히 접근 가능하도록 많은 대학들이 이미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 논술에 교과30%가 들어가는 건 수험생에 부담일 수도 있다. 논술에서 교과가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지
“논술전형에서 교과가 미치는 영향은 적다. 실질반영되는 내신 급간 점수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논술전형 합격자 평균 내신등급은 자연계 3.95등급 인문계 3.77등급으로 다른 전형에 비해 높지 않았다. 각각 6.5등급 5.2등급 학생까지 논술전형에서 최종 합격한 사례가 있을 정도다. 사실상 논술고사에서 변별력이 있다고 보면 된다.

올해는 논술에서의 교과반영비율이 지난해 40%에서 30%로 감소되면서, 논술고사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내신 등급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약하지만 수능최저를 충족할 수 있으며 논리적이고 비판적인 사고력을 가진 수험생이라면 논술고사에 자신 있게 지원해도 좋다.

논술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는 수험생들도 많을 것이다. 에리카는 이미 전년도 기출문제와 입시 결과, 출제위원이 직접 설명하는 해설동영상 등을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고 매년 모의논술고사를 실시하고 있으므로 전체 수험생 대비 본인이 어느 정도 성적인지 확인할 수 있다.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자기주도학습으로 해결해낼 수 있다. 논술은 결국 학원이 아닌 출제를 주관하는 대학이 앞장서 해설하는 내용을 염두에 두고 스스로 많이 생각하며 풀어보는 게 방법이다.”

- 에리카는 전형방법이 매우 단순하다. 학종은 수능최저는 물론 자소서 추천서에 면접까지 없이 학생부만으로 평가하고, 학생부교과는 교과100%, 논술은 논술70%+교과30%다. 수능최저는 학생부교과와 논술, 실기(체육일반)에만 적용한다. 단순한 전형방법을 기하기 시작한 시기와 적용하는 배경은
“에리카는 2015학년부터 정부 대입전형간소화 정책에 발맞춰 간소화를 기해 왔다. 핵심적인 전형요소를 크게 네 가지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재능우수자(실기)전형으로 간소화시켰다. 전형명만으로도 무엇을 평가하고자 하는 전형인지 알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수험생들의 전형 선택의 부담을 덜어주고 집중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려는 목적도 같이 가지고 있다.

에리카 입학전형의 기본원칙은 수험생과 학부모 부담을 덜어주는 ‘착한 입시’다. 늘 수험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 다양하고 복잡한 입시 전형은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준다. 학생부종합전형은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수능최저 없이 오로지 고교현장에서 학생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선생님들께서 써주신 학교생활기록부만을 가지고 평가한다. 학생부중심전형은 기본적으로 고교생활 자체만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소개서 추천서 면접 등 별도의 추가 준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

- 다만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은 아직도 많은 고교와 수험생이 이해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공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에리카처럼 자소서 면접도 없이 학생부만 가지고 평가한다고 했을 때 의구심이 더 커진다. 에리카의 학종 평가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학종에서 수험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점이 대학의 학생부 평가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 단지 내신등급 순으로만 학생들을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고등학교 이름만 가지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오해를 많이 하고 있는 배경이다. 대학은 평가방법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고 공지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에리카의 학종은 ‘학업성취도’ ‘적성’ ‘인성’의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평가된다. 기타 제출서류 및 면접고사와 수능최저 등을 배제하고 오롯이 학교기록만을 평가대상으로 해 선발함으로써 선발의 공정성을 높이려고 노력한다. 학업성취도는 ‘학업능력 및 학습태도’로, 적성은 고등학교 내의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다양한 활동내역으로, 인성은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성실성’ ‘공동체의식’ ‘협업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후에 평가한다. 세 영역이 모두 중요하지만, 학종은 고교생활을 통해 자신의 적성에 맞는 활동을 한 학생, 즉 자연계는 수학/과학, 인문계는 국어/영어/사회 위주의 전공관련 평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학생부만 가지고 과연 공정한 평가가 이뤄질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학종은 학생부에 대한 신뢰도를 100% 가지고 이뤄지는 전형이다.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의 관찰과 학생에 대한 정확한 평가, 교육현장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물론 전국의 모든 학교 선생님들의 학종에 대한 이해가 많이 높아지긴 했지만 한계도 분명 있다. 에리카는 보완책으로 학종과 관련한 교사 간담회 및 세미나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더 나은 평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유학기제 지원 및 전공강연 프로그램 등 다양한 고교연계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수험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꿈을 미리 찾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물론이다. 장기적으로는 학종이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이고 가장 공정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선발하는 전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고교 유형에 따른 불이익도 많은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을 것 같지만, 역시 오해다. 특히 에리카는 그 같은 우려와 거리가 멀다. 얼마 전 공개된 서울소재 10개 사립대의 2017학년 입시결과를 보면 일반고 합격자 비율이 63.5%로 나왔는데, 에리카는 73.2%로 일반고 합격생 비율이 더 높게 나왔다. 출신지역 분포를 봐도 10개 사립대의 비수도권 지역 합격생 평균이 43.9%인 반면, 에리카는 62.4%로 비수도권 지역 합격생들이 더 많았다. 고교 혹은 지역 간 격차에 따른 외형적인 부분만 가지고 이루어지는 평가는 없다고 보면 된다.

내신 평가 방법도 많은 수험생들이 궁금해하는 걸로 알고 있다. 에리카 입학사정관들은 내신 등급 숫자만을 가지고 정량적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학종은 정성평가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교과학습 발달 상황’과 ‘세부능력 특기사항’ ‘이수단위’와 ‘표준편차’ 등을 모두 고려해 수험생이 어떤 환경에서 학습했는지 고려해 정성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 전형운영과 관련한 향후 계획은
“학생부교과 내신등급으로 선발하던 고른기회전형과 정시 성적만으로 선발하던 농어촌전형이 2019학년부터 학생부종합평가 100%로 전형방법이 바뀐다. 학종이 확대되는 것이다. 2019학년에 학종은 모집인원은 총 537명으로 전체 수시 모집인원의 39% 비중을 차지하며, 에리카 수시 전형 중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전형이 될 것이다.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부종합전형Ⅱ’가 신설될 예정이다. 에리카가 학종을 확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은 학종이 가져온 변화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부중심전형이 고교 수업현장의 변화를 가져왔다. 고교 수업이 결과중심에서 과정중심으로, 그리고 학생중심으로 변화한 것이다. 입학사정관제 도입 이후 학생부의 상당한 질적 향상도 있었다. 실제 학종 합격생들의 성취도 및 적응도 수치 역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에리카는 앞으로도 학종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으로 선발인원 및 전형요소를 확대해 나갈 생각이다.”

- 큰 입시변화가 예고된 상태라 모두들 불안하다. 교육수요자에도 조언 부탁한다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이라는 교육정책의 핵심은 유지되고 있다. 제도의 변화에 지나치게 걱정하고 불안해하게 되면 그 영향은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책의 세부 내용이 바뀌더라도 대입정책의 핵심기조는 유지되고 있으므로, 본인의 강점을 먼저 파악한 후에 입시전략을 세워 생활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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