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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수시특집] 성균관대 안성진 입학처장, “‘깊이 공부할 기본 역량’ 중심 ‘다양성 존중’ 입시구조”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안성진(51) 성균관대 입학처장(컴퓨터교육과 교수)은 “깊이 있는 공부보다 깊이 공부할 기본 역량”을 강조한다. 대학에 진학해 깊이 공부할 기초체력만 다져온다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성대가 지원하겠다는 얘기다. “최대한의 교육기회”도 강조한다. 수시확대를 견인한 학종에 분명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 해서 과도하게 정시를 줄이거나 폐지한다면 ‘늦게 철든’ 대다수 학생들의 기회가 닫힌다는 얘기다. 같은 맥락에서 회자되고 있는 논술폐지 역시 기회의 박탈 가능성이 우려된다. 교육기회를 최대한 주기 위한 방안으로서의 입시를 염려하는 안 처장의 주장은 결국 ‘다양성 존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올해 성대 입시는 학종 대폭확대의 파격이다. 반면 특기자와 논술은 줄었다. 이 같은 구조를 가져온 배경은
“성대 입시의 기본방향은 다양한 환경에 처해있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성대 입시는 크게 수시 학종과 논술, 정시 수능의 세 가닥으로 잡혀 있다. 학종 논술 수능 모두 나름의 장점과 함께 단점이 공존한 특성으로, 이 세 전형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단점을 최소화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세 전형은 균형을 갖춰 유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최근 얘기되고 있는 정시 절대평가 전면도입으로 인한 사실상 정시 폐지와 수시 논술 폐지가 동시에 이뤄진다면, ‘패자부활전’ 역할을 해온 전형이 모두 사라질 우려가 있다. 늦게 철든 학생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셈이다.

/사진=장태규 기자

학종은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면 유리한 전형이기 때문에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전형으로 고교교육 환경까지 제고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아직 사회적으론 부담도 있는 게 현실이다. 교육에 관심이 높은 부모를 만난 경우 또는 비교과 과정을 풍부하게 개설한 고교에 다니는 경우에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비근한 예다.

수능은 특성상 고교 교육과정을 파행적으로 가져가기 쉬운 맹점을 안고 있다. 국수영사탐 또는 국수영과탐의 구조를 갖고 있는 수능을 준비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까지 국수영이 교육과정의 50%를 넘지 않게 되어 있는데도 타 교과를 줄이고 국수영을 확대해 편성하는 고교도 있다. 학생들의 경우 수능공부를 하다 보면 다른 교과를 공부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 단점도 있다. 수능은 사교육시장이 크게 형성되어 있고, 사교육을 통해서 고득점을 받으려 하다 보니 같은 과정을 재수 삼수를 해서라도 반복하게 하는 문제도 있다. 다만 수능은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이기도 하다. 고교 때 방황하는 학생도 많고 늦게 정신을 차리는 학생도 많다. 남학생들은 군대 다녀와서 정신을 차리기도 한다. 이런 학생들에겐 수능이라는 창구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논술은 수시에서 ‘기회’의 전형이다. 학종이나 학생부교과전형의 특징은 학교생활을 착실하게 한 학생들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일단 나온 성적은 변경할 수 없어서, 1~2학년 성적이 안 좋게 나온 경우 학종으로 진학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현재 고교내신은 9등급제인데, 특히 7~9등급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에겐 학종만을 강요할 경우 대학진학은커녕 고교에 다닐 의미조차 없어지는 경우까지 생긴다. 교사 입장에서도 동기를 부여할 기제가 없다. 논술은 이런 학생들에게도 희망을 갖게 하는 전형이다. 성대의 경우 논술에 학생부의 교과와 비교과도 40% 반영하지만, 영향력이 굉장히 적다. 60% 반영되는 논술고사를 잘보면 합격가능성이 있다. 교육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다. 인문계 논술의 경우 미래인재상에서도 중요하게 여기는 글쓰기 능력을 보는 전형이다. 내신이나 수능에서 측정하지 못하는 주관식 전형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써보는 것으로 대비가 가능한데, 사교육 없이도 고교교육과정 내에서 학생 스스로 충분히 해낼 수 있다. 고교의 영향력, 학부모의 영향력 없이도 학생 스스로 도전해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전형이 있다면 고교현장에서의 교육적 가치도 상당히 높아질 것이라 본다.

대학 입장에서는 학종 수능 논술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다양한 역량을 지닌 구성원을 섭렵할 수 있다. 대학 내 구성원이 다양하다는 것은 그만한 경쟁력과 역동력을 지니게 되는 셈이다. 성대는 그간의 선발결과를 토대로 올해 학종 47.5%, 논술 26.6%, 정시 21% 비중을 결정했다. 정시를 줄이고 학종을 확대한 결과다. 현재로서 성대 환경에 가장 적합한 비율이라 본다. 다만 향후 논술을 좀더 축소하고 학종을 좀더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학종선발 검토 결과, 학종 입학자들의 학업능력과 진취적 기상 등 여러 측면에서 좀더 확대해도 좋다는 판단이다.”

- 논술폐지 거론 배경이 사교육영향이 크다는 것인데
“논술은 사교육영향이 아주 없다고는 말할 수 없겠지만 타 영역에 비해 매우 적다. 2016년 사교육영향 조사결과도 수학 영어에 대한 사교육 비중이 70%를 넘는 반면, 논술은 2% 정도다. 논술은 특성상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렵고 소규모 수업으로 시장이 형성되기 어려운 측면이다. 게다가 최근 2년 사이 선행학습금지법 발효로 각 대학이 공개하는 선행학습영향평가서를 통해 사교육 없이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됐다. 이미 많은 대학들이 논술 기출문제와 예시답안, 해설 등을 담은 가이드북을 제작해 배포하고 동영상 강의 자료를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하면서 환경을 구축, 논술을 위해 사교육 문을 두드리는 경우는 타 영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다고 본다. 게다가 사교육은 논술을 폐지해서 없앨 수 있는 게 아니라 본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한 쪽이 팽창하는 풍선효과가 지속될 뿐이다. 논술의 경우 학생부관리가 안 된 많은 학생들에 기회를 주고, 교육적 효과 제고 차원에서 유지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 학종 글로벌인재에서 의대 면접이 도입된다. 면접방식은
“의대나 사대처럼 인성을 중요시하는 모집단위에 대해 인성면접을 실시한다. 의대의 경우 전문가들에 의해 문항을 개발 중이다. 의사로서의 자질과 윤리성 측면을 강조, 적합한 인성을 측정할 수 있는 질문과 반응까지 개발한다. 구체적인 면접방식은 결정하지 않았지만 다중미니면접이나 교과면접의 방식은 아니다. 단편적 교과지식을 체크할 계획은 없다. 질문자가 자의적으로 물어보기보다 체계화시키고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다. 면접시간과 문항 수 등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서류에서 3배수를 선발해 하루 안에 면접을 마쳐야 하는 기본여건 안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20% 반영으로 점수화하지만, 기본점수가 높아 큰 변별력은 없다. 정말 ‘특이한’ 형태로 대답하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비슷한 점수대일 것이다. 의사가 되면 안 될 경우를 배제하는 정도로 체크하겠다는 의도다.”

- 성대는 계열모집과 학과모집을 병행하고 있다. 계열모집을 실시하는 이유는
“계열모집의 인원이 학과모집보다 훨씬 많다. 수험생 입장에서 보면 많이 선발한다는 점이 장점이겠으나, 그보다는 입학 후 1년의 전공탐색기간이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고등학교 때 미래 진로를 확실히 정한 학생은 많지 않다. 전공을 결정했더라도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르고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내 꿈이 뭔지, 뭘 하고 싶은지 정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학의 전공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계열로 입학해 2학년 때 전공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이 계열모집의 취지다.

성대는 계열모집을 90년대부터 일부 도입하기 시작, 2005학년부터 현 체제의 모습으로 지금껏 유지해오고 있다. 계열모집은 스탠포드대 등 해외 유명대학들이 이미 활성화한 것이다. 종합대 입장에서 계열모집을 고수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장벽이 높지만, 성대 구성원 사이에 학생들에 더 많은 기회를 주자는 의지가 강하다. 구성원의 노력과 이해가 잘 다져져서 가능한 얘기다.

선발에선 학과모집하는 학종 글로벌인재에 대해 장기적으론 면접을 전면 도입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의대 사대와 예체능일부에만 면접을 적용하고 있는데, 글로벌인재는 학과모집인 만큼 전공적합성과 발전가능성을 면접에서 더 면밀하게 체크해볼 수 있겠다고 본다. 역시 교과면접이 아닌 인성면접의 형태다. 계열모집하는 성균인재의 경우 모집인원이 커 하루 안에 면접을 실시할 수 없는데다 계열모집이라 전공적합성을 따지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2019학년은 전형계획이 나온 마당이니, 글로벌인재에 면접 전면도입은 이르면 2020학년으로 예상한다. 글로벌인재와 성균인재가 각 학과모집 계열모집에 더해 면접실시 여부로 갈리는 셈이다.”

- 최근의 입시 대변혁과 더불어 대학교육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많다
“수시선발 이후 성대 역시 입학전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입시변화에 따른 교육변화를 계속해왔다. 수시의 다양한 전형을 통해 입학한 학생뿐 아니라 정시 수능을 통해 입학한 학생들도 선택과목에 따라 일부과목에선 학업역량을 충분히 다져오지 못한 경우가 많다. 수능에서 탐구영역을 2과목만 치르는 탓에 자연계의 경우 필수라 할만한 물리 화학을 안 배운 학생들도 있는 식이다. 때문에 입학 전 예비학교를 통해 인문계는 글쓰기, 자연계는 수학 물리 등을 미리 교육시키고 있다. 입학 이후에도 별도의 반을 만들어 학과공부를 따라잡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열어주고, 학사경고를 받은 경우 한 명씩 멘토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학 입장에선 중도탈락을 막고자 하는 노력도 하고 있다. 특히 정시 수능의 경우 수능체제의 특성상 한두 문제 때문에 대학이 갈리는 형국이다. 쉬운 출제 속에서도 변별력을 내야 하니, 해당 개념을 알고 있어도 출제자의 의도를 조금만 벗어나면 알아도 틀리는 억울함이 생겨 합격 이후에도 재수를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대학 입장에서 커버하기 어려운 측면이지만, 최대한 입학한 대학에 만족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는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세심한 ‘케어’를 지속하고 있다. 대학 입장에선 옛날보다 할 일이 많아진 셈이지만 의미있다고 본다. 성대는 특히 계열모집을 통한 선발이 많아 예비학교 등 신입생 재학생 지원을 위한 프로그램이 체계적이다. 학과단위로 운영하기엔 규모가 작고 체계적이지 못할 수 있지만, 계열단위 큰 규모에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데 유리한 환경도 구축돼 있다.”

- 수험생들에 조언한다면
“고교에선 주로 지식단위로 움직이는 걸 얘기하지만, 직장 다니는 어른들은 다 아는 사실이 있다. 지식보단 일을 대하는 태도, 다른 사람과의 의사소통과 협업이 지식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성대가 추구하는 바와 같은 궤다. 고교에선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기본역량, 학업을 제대로 수행할 태도를 갖춰 와라. 고교에서 지식을 깊이 있게 아느냐 하는 측면은 조금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보다는 역량을 골고루 갖추고 대학에 진학하는 게 바람직하다. 대학에 진학한 이후 전공이란 게 생기고 난 후 전공에서 잘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성대가 진학 이후에 전공역량은 물론 의사소통능력, 소프트웨어능력, 언어능력, 협업능력과 함께 진취적 기상을 어떻게 갖고 갈지 강화된 교양교육을 통해 다져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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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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