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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수시특집] 중앙대 백광진 입학처장, “시대흐름 앞서가는 인재발굴”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백광진(59) 중앙대 입학처장(의학부 교수)이 대한민국 대학입시에 품은 사명감은 대단하다. 중대의대 출신으로 모교에 대한 깊은 사랑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친화력에, 학종의 전신인 입학사정관전형이 도입되기도 이전인 10여 년 전, 한국형 입학사정관제 시범실시 당시 교수사정관의 경력으로 전문성까지 겸한다. 학종이 미국형 입학사정관제에서 한국형 학종으로 자리하며 진화해온 만큼, 백 처장이 입시를 바라보는 시각 역시 진화해왔다. 시대흐름에 부응하는 데서 탈피, 시대변화의 흐름을 잡아내고 입시를 선제적으로 가꿔가는 데 의대교수 특유의 치밀한 면모가 돋보인다.

/사진=최병준 기자

- 학종 경쟁력이 돋보이는 중대는, 오랜 기간 동안 ‘펜타곤’ 인재상을 강조해왔다. 다양한 영역에서 고르게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다섯 가지 평가영역을 설정, ‘펜타곤 평가모형’이라 명명해 운영해왔는데
“개인적 생각이라 조심스럽기도 하지만, 펜타곤 모형에 대해 자성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대가 펜타곤 모형을 강조하다 보니 지원도 선발도 펜타곤 모형에만 고착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펜타곤 모형의 설정은 굉장히 좋은 콘텐츠를 담고 있고, 수험생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사인을 보내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가 ‘인재’라는 걸 말할 때 어떤 영역에 그 상을 제한할 수 있는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펜타곤이라고, 또는 헥사곤이라 하면서 5~6개의 상을 제시했을 때, 그걸로 전인적인 인재상을 모두 담보할 수 있는가. 입시는 평가라는 측면에서 최소한 측정해야 할 게 있겠지만 제시된 인재상이 우리가 ‘인재’라 할 수 있는 잠재능력의 전체를 말할 수는 없다.

때문에 중대 인재상인 펜타곤은 계속 진화를 거듭해 나갈 것이라 자신 있게 말한다. 펜타곤의 각 영역을 보다 넓게 확장해 생각한다면, 노력하는 사람 또는 독특한 재능을 가진 사람에 더해 정말 자유분방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사람도 나름대로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이미 다가온, 격동의 시기다. 암기능력이 좋은 사람,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 더 이상 ‘인재’인 시대가 아니다.

인재상이 바뀌어간다면, 대학에도 숙제가 주어진다. 열린 사고로 수험생을 바라봐야 한다. 더 열린 사고로 한 사람 한 사람을 그대로 인재로 받아들여줄 수 있는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입학처장 입장에서 갖는 가장 큰 숙제다. 교수로 구성된 위촉사정관과 입시를 전담하는 전임입학사정관들의 사고가 열리도록 조력하겠다는 것이다.

오만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시대변화에 맞춰 바뀌는 게 아니라 변화를 선제적으로 캐치해 우리가 먼저 바뀌어야 미래의 인재상을 수용해 도와줄 수 있다고 본다. 대학은 학생을 가르치는 입장이 아니라,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걸 도와주고 지원하는 게 본연의 임무가 아닌가 생각한다.”

- 인재상 변화와 관련해선, 신설 SW인재가 중심 축이 될 듯하다
“정부사업의 일환으로 신설한 SW인재의 경우 특히 변화하는 인재상을 잘 설명하는 듯하다. 기성세대가 갖고 있는 사고나 상상력으로 SW인재와 관련된 학생들에 한계를 정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이 학생들이 가질 미래경쟁력이 어떻고 직업이 어떨지에 대해선 기성세대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 SW인재로 들어온 학생들이 발휘할 역량을 학교는 열린 마음으로 지원해주는 게 관건이고 경쟁력이다. 그 학생이 성장하고 중대가 성장하고, 결국 대한민국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이다.

SW인재의 경우 많은 대학들이 특기자전형으로 신설해 입시를 운영하지만, 중대는 학종으로 선발한다. 기성세대의 시각으론 ‘컴퓨터게임 잘하는 학생’ ‘프로그램 잘 짤 학생’ 식으로 인재상을 한정하기 쉬운데, 현실은 그게 아니다. SW인재엔 4개트랙이 있다. 인공지능, 스마트 IoT, 엔터프라이즈SW, 디지털미디어 트랙으로 맞춤교육한다. 미래 대한민국을 견인할 SW분야에서 발전가능성이 있는가가 중요하다. SW학부 정원도 기존 120명에서 올해 150명으로 늘리고, 향후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 2019학년에 ICT융합전문대학원을 신설하고 학석사연계과정으로 8개트랙(인공지능, 스마트IoT, 엔터프라이즈SW, 디지털미디어, SW/인문, 사이버보안, Tech-Art, Tech-Music)을 신설한다. SW관련 재능에 더해 배경에 인문사회학적 사고방식이 있는 학생들이 굉장한 꽃을 피울 것이다. 4차산업 이후 미래를 선도하는 데 근접한 학문분야들인데, 학부과정은 물론 석사과정까지 미리 설계한 것이다. 앞으로 크게 발전하리라 본다.”

- 중대 학종은 대표격이던 다빈치형에 탐구형인재에 신설 SW인재까지 세 가지다. 이중 탐구형인재엔 면접을 도입한 특징이다. 면접도입은 수험생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면접은 ‘부담’이 아니라 ‘기회’다. 대학입장에서 입시절차를 생각한다면 면접도입은 번거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을 도입한 건 대입의 공정성과 변별력의 내실화를 기하는 데 중요한 축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서류로만 평가한다면 정원의 1배수 외에는 더 이상의 기회가 없지만, 면접도 실시한다면 정원의 2~3배수에도 기회를 주게 된다. 수험생들에겐 면접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노력의 과정을 보여줄 수 있는 ‘선물’이 되는 셈이고 ‘기회’가 되는 셈이다.

평가자 입장에선 면접이 없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 서류로 봤을 때 고민이 되는 특성, 예를 들어 ‘튀는’ 측면이 있는 경우 면접이 없다면 선발하기 힘들다. 반면 면접을 통한다면 더 심도 있게 관찰한 후 선발의 가능성도 열리게 된다. 교수 위촉사정관들 역시 면접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다.

최근 학종이 부상하면서 학생부가 ‘상향평준화’된 측면 역시 면접의 필요성을 가져왔다. 일종의 부풀려진 ‘껍데기’가 양산되면서 평가자를 현혹시키는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이 경우 면접을 통해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검증하는 게 가능하다.

면접이 수험생들에 부담이 된다고 일견 생각할 수 있지만, 수 차례의 고교교사간담회를 통해 얻은 교사들의 반응은 제대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부를 기록하는 경우 면접이 두렵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사여구로 과장된 서류를 작성한 경우 면접을 두려워한다. 중대 면접은 교과면접이 아닌 학생부 자소서 중심의 서류기반 면접이기 때문에 사교육 영향도 적다.”

- 대입제도에 큰 변화가 예고돼 있다. 학종논란은 수그러든 반면, 논술폐지가 대두됐다. 수능과 내신에 절대평가 도입관련 논란도 한창이다
“학종논란의 경우 각 대학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대학의 노력에 대해 현장의 고교교사들이 경험에 의해 동의한 데서 잠재워졌다 본다. 학종 관련한 여러 장치가 고교교육을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착시키는 데 일조한 건 사실이다. 다만, 학종이 ‘올마이티(Almighty)’한 건 아니다. 고교생활에 충실하게 공부하고 동아리활동하고 자기생각이 잘 정리된 학생들에게 학종은 적합한 전형이지만, 고교교육이 정상적으로 가는 길에 학종확대만 자리하는 건 아니다.

학종확대가 고교교육에 큰 공헌을 한 건 사실이지만, 이제는 확대가 아닌 내실화를 기할 필요가 있다. 고교는 학생부를 정확하게 어떻게 기술해야 하는지, 학생 개별의 능력이 ‘변별력 있게’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학은 이를 공정하게 잘 평가할 수 있도록 굉장한 노력과 훈련을 해야 한다. 입학사정관 일부는 2년마다 바뀌고 있고 교수들도 나름 고지식한 틀이 있으니 이를 해결할 방도도 찾아야 한다. 이런 내실화를 기해야 이왕 확대된 학종이 잔존하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교육과 입시를 연결해 역할을 제대로 해내리라 본다.

논술의 경우 현 흐름이 굉장히 안타깝다. 학종에 면접을 도입한 게 수험생에게 또 한 번의 ‘기회’라 했듯, 수시 전형 가운데 논술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수험생에게 또 한 번의 ‘기회’다. 모든 학생이 훌륭한 학생부를 얻긴 어렵다. 학생에 따라 고1 때 방황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논술이 없다면 수시6회 정시3회의 대입에서 수시 지원기회는 사라지게 된다. 학생부가 매우 훌륭하지 않은 대다수 수험생들에게, 논술폐지는 재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게다가 논술은 사교육 영향이 전혀 없다고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각 대학이 제공하는 정보가 방대해 예측가능하기까지 하다. 중대의 경우 논술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그간 ‘백서’와 ‘가이드북’의 두 가지 형태의 논술책자를 올해 하나의 책자로 변경, 이 한 권만 가지고도 충분히 중대논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제작 중이다. 책자가 발간되면 기본적으로 고교에 일괄적으로 배포하고, 중대 입학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무료로 배송한다. 모의논술도 실시, 채점에 첨삭까지 다 해준다. 사교육영향평가보고서를 통해 출제근거를 매우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다. 고교교육과정에서 출제하는 건 당연하다. 중대뿐 아니라 논술을 운영하는 많은 대학들이 정보제공을 통해 사교육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각 대학이 제공하는 정보를 잘 확인하고, 본인 스스로 노력한다면 논술사교육 받을 필요가 없다.

더군다나 대입 전형 가운데 논술의 사교육영향이 가장 크다고 한다는 데 의아하다. 논술은 전체 전형의 7~8%에 불과한 인원을 선발한다. 가장 많은 선발인원인 학종의 경우 자소서에 심지어 학생부까지 컨설팅한다는 업체들이 있고, 학생부교과의 내신을 위한 사교육, 정시 수능을 위한 사교육까지 고려한다면 논술에 깃들 사교육 가능성은 가장 적다.

교육적 측면을 생각해도 논술의 지향점은 옳다.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하느냐 상대평가하느냐 논란이 일고 있는 배경은, 그간 우리의 시험이 암기 위주 ‘찍기 능력’을 재고 있었다는 자성에서 비롯한다. 학종이 부상한 게 암기능력이 아니라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학종을 통해 교육이 발표와 토론으로 점차 바뀌어가고 있다. 논술도 마찬가지다. 암기가 아니라 어떤 사안에 대해 요약해보고 자신의 의견을 쓰는 고차원적인 능력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유일한 주관식 시험이다. 이를 위해 교육도 암기에서 벗어나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오히려 논술을 통해 고교교육 자체가 논술을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입시를 자꾸 사교육과 연관 지어서 폐지를 거론하면 안 된다고 본다. 기본적으로 경쟁요소가 살아있는 한, 사교육은 없어지지 않는다.

현재 정책에서 회자되는 ‘공평한 기회’ ‘절차의 공정성’ ‘사교육 억제’라는 철학과 원칙에는 100% 동의하지만, 대학입시라는 측면으로 들어가면 ‘변별력’이라는 큰 숙제가 남는다. 변별력은 공정성과도 연결된다. 이 점이 사회적으로 잘 기억됐으면 한다.

입시 관련한 정책수립 시엔 대학 고교가 함께 만나 여러 차례 ‘두드리는’ 자리가 있었으면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여러 번 두드려보고 난 후 완성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세상에 ‘작품’으로 내놓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현장혼란이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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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기자  inca@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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