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민 선임입학사정관 Q&A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중앙대의 2018 전형 가운데 모집규모가 가장 큰 건 학종이다. 2018학년에 정원내 3085명의 31.2%에 해당하는 1354명을 모집한다. 논술(20.8%, 902명) 학생부교과(11%, 479명) 실기(8.1%, 350명)는 물론 정시(28.9%, 1254명)보다도 많은 인원을 선발한다.

중앙대 학종은 규모만큼이나 전문성을 담보하고 있다. 서류평가는 물론 면접평가에서도 전임입학사정관 및 교수로 구성된 위촉입학사정관의 공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보유하고 있는 전문성을 각종 책자와 동영상으로 수험생과 고교교사에 공개, 입시의 투명성까지 더하고 있다. 확대일로를 걸으며, 고교현장에 가장 큰 관심인 학종평가에 대해 중앙대 차정민 선임입학사정관으로부터 길을 찾는다.

중앙대 학종은 여타 전형대비 큰 모집규모로 수험생/고교현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차정민 선임입학사정관으로부터 중대 학종에 대한 길을 찾아본다. /사진=중앙대 제공

- 중대 인재상인 펜타곤이란
“2018학년 학종은 서류평가 요소를 일부 변경했고, 다빈치형과 탐구형에는 약간의 차이를 뒀다. 펜타곤 평가방식의 다섯 가지 요소는 학업역량, 탐구역량, 발전가능성, 인성을 공통분모로 하되 다빈치형은 통합역량, 탐구형은 전공적합성을 한 가지 요소로 두고 있다.

다빈치형에서 채택하는 통합역량은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과 경험으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로 발달할 잠재력을 가진 학생을 평가하는 요소다. 예를 들면, 의학부를 지원하는 학생들 중에 다양한 제2외국어에 대한 관심과 특기를 가진 학생은 입학 후에 자신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철학과에 지원한 학생이 과학적 흥미를 바탕으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쌓을 경우 과학과 철학을 융합한 학문에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지원자의 수준은 높아지지만 관심이나 활동이 일정한 틀에 맞춰지는 경향이 있는 상황에서 고교 수준에서 학문의 경계를 뛰어넘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학생들이라면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수 있다.”

- 내신이 안 좋으면 불리할까
“중앙대 학종이 수시전형의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학생부 교과성적 우수자들의 지원이 급증하고 있다. 이전의 내신 우수자들은 비교과 활동에 소홀했던 경향이 많았다면, 최근의 내신 우수자들은 다른 요소들까지 우수한 경우가 많다. 때문에 펜타곤 평가방식에 따라 내신성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하지만, 내신성적이 월등하게 떨어진다면 합격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다만 내신성적은 평범했지만 다른 요소가 좋아 합격하는 사례도 있다. 본인이 하고자 하는 목표가 뚜렷하고, 창의적인 발상과 도전을 통해 남다른 성과를 냈던 경우다. 사회학과에 지원한 한 학생의 경우, 학교가 제공하는 단순암기식 사회과목 공부에 염증을 느껴 친구들과 주제토론 소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주제탐구 관련 정식 동아리로 격상시키는 과정에서 리더십과 주도성을 보였다. 사회와 관련된 깊이 있는 주제에 대해 토론하기 위해서 각종 서적을 탐닉했던 과정이 잘 드러나 있고, 자신만의 관점을 정립하기 위해 노력한 과정을 자소서를 통해 잘 드러냈다. 노력과정이 사회과목에 대한 성적상승으로 이어졌고, 사회탐구대회에서 대상을 받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전 교과 성적대가 모두 우수하진 않았지만 자신의 강점영역인 사회와 국어과목에서는 높은 성적을 보였고 관련된 교내수상과 독서기록,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해서도 학생의 뚜렷한 문제의식과 성과, 창의성과 주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반대로 내신만 좋아서도 안 될 듯하다
“학종 지원자 중 일반고 1,2등급대 비율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내신이 매우 높은 학생들의 경우에도 다른 요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서 탈락하는 경우는 특별히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비일비재하다.

중대의 펜타곤형 평가요소에 따르면, ‘학업역량’ 외에도 ‘탐구역량’ 요소가 있어 학생 학습능력의 양적 측면뿐 아니라 질적 측면까지도 중요하게 평가하고자 한다.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학업역량’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학생이 질적인 성취 경험, 탐구의 과정을 학생부를 통해 찾아보기 어렵거나, 자소서를 통해서도 자기주도적 학습 경험(자습), 교과 성적 상승 경험, 자신만의 학습 방법 등 표면적인 내용만 제시되어 학생의 실질적인 학업의 깊이와 방향성을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 높은 점수를 받기 쉽지 않다. 이는 학생의 역량과 관심이 내신 성적에 집중되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기존의 교육방식에 익숙한 고교에서 학생들의 균형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교과와 유의미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수업 과정이 일방적 주입식으로 진행되어 학생의 학습 성과를 내신 성적 외에 특별히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단순히 내신성적 높이는 것 외에 다양한 학습 경험을 토대로 학습 흥미도를 높이고 탐구 역량을 발달시키는 노력이 중요하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 자소서 작성과 관련해 조언한다면
“자소서 기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 문항에 대한 지원자들의 글쓰기 능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오히려 자소서의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학생부에서 기재된 교과 성적, 독서활동 기록, 활동 내역, 교사의 평가 등을 종합했을 때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정도의 수준을 넘어서는 어려운 글쓰기가 많다. 고교 수준에서 읽고 이해하기 어려운 책을 많이 읽었다는 것을 자소서에 어필하지만 지원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문장을 적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 또는 해당 학과 교수님도 이해하기 어려운 여러 과학 이론들을 뒤죽박죽 써놓은 듯한 글쓰기의 경우엔 오히려 입학사정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학습과 활동 경험 내에서 본인이 이해하는 수준에서 자소서를 작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 서류는 약했지만 면접에서 뒤집은 사례도 있을 듯하다
“서류평가에서 다소 점수가 낮았지만 면접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사례는 학생부나 자소서 기재를 통해 충분히 지원자의 우수성을 전달받지 못한 경우가 다수다. 학생부의 개별화 기재가 쉽지는 않기 때문에 평범한 학생으로 보였지만, 면접을 통해서 우수성을 재발견하는 경우도 눈에 띈다. 기본적인 실력이 탄탄한 학생은 면접에서 잘 드러난다. 학생부 교과성적은 탁월하지 않지만 시험 성적에 강한 학생이 있는가 하면, 겉으로 드러난 결과물은 크게 눈에 띄지 않지만 대학에서 원하는 문제제기, 질문하기, 깊이 생각해보기 등에서 차별화된 학생이 가끔 면접에서 빛을 발할 때가 있다. 하나를 공부하더라도 원리를 이해하고 깊이 아는 경우도 있지만, 드러난 시험 성적은 좋지만 시각이 좁고 고등사고력을 높이 평가하기 어려운 학생들도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서류의 신뢰도와 학업적 측면을 면접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이 면접의 주요 목표이지만 고교생 특유의 패기 있고, 적극적인 자세와 밝은 인상을 통해 학생다움을 보여주는 경우 추가적으로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중앙대의 면접평가요소 세 가지 중에는 ‘인성 및 의사소통능력’이 있다. 이 영역을 측정하기 위해서 직접적으로 질문하지는 않지만, 면접의 상황과 서로간의 대화 속에서 충분히 드러나는 평가 영역이다.”

- 면접에서 주의할 부분이라면
“학종확대로 인해 많은 고교가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노력하고 있지만, 소위 대학에 잘 보이기 위한 스펙 쌓기 수준의 프로그램 이수에 그칠 경우, 지원자의 진짜 실력을 탄탄하게 쌓기 어려울 수 있다. 면접을 통해서 수박 겉핥기 식의 활동을 자소서 작성 내용 수준에서 반복적으로 어필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독서활동 기록이 왕성해서 면접 때 확인하는데 그 책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 물었을 때 참고서 요약 수준을 넘어서는 답변을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럴 경우 면접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학생부 기재가 전반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되고 있고, 학생들의 우수한 점을 잘 전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원자의 진짜 실력을 넘어서는 학생부 자소서 기재는 면접 대비를 위해서라도 지양해야 한다.

또, 면접은 단순히 언변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아니다. 번지르르한 말보다는 콘텐츠가 중요하다. 다만 최대한 자신이 알고 경험한 것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필요하다. 지나치게 자신감이 없어 보인다거나 질문에 대해서 전혀 감을 잡지 못한다든지, 성의 없는 답변을 할 경우 면접관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서류평가가 높았더라도 면접이 30% 반영되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니 유의해야 한다.”

- 지원 전공과 관련된 활동을 일관성 있게 하는 게 유리한가
“모든 활동에는 정답은 없다. 전공이나 진로와 관련해 확고한 의지와 목표의식을 가지고 일관성 있게 활동하면서 합격한 경우도 있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고 여러 분야에서 꾸준한 관심을 드러내서 좋은 평가를 받은 학생도 흔히 볼 수 있다. 점점 전공 관련 활동을 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고, 고등학생들이 흔히 접할 수 있는 과목과 관련된 모집단위의 경우에는 그런 지원자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무슨 활동을 했는지가 아니라 그 활동 과정에서 얼마나 우수성을 보여주었는지, 배우고 느낀 바는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것이다. 많은 고등학생들이 진로를 고교 생활 중에 확고히 정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진로를 설정하고 활동해야 한다는 부담에서 탈피하는 것이 필요하다. 탐구형에 새로 도입된 평가요소인 ‘전공적합성’의 개념도 지원학과의 전공에 대한 사전 지식, 지원학과에 잘 짜맞춰진 관련 활동 자체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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