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 드러낸 한양대 학종.. 실질정보 ‘합격 학생부’

[베리타스알파=김유진 기자] 한양대의 전형은 전형명칭의 의미를 살리고, 최대한 수험생 입장에서 대비가 용이하도록 설계한 특징이다. 이해하기 쉬운 전형설계와 안내로 ‘착한 입시’를 선보이고 있는 한양대이지만, 수험생 입장에선 더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하다. 특히 자기소개서는 물론 면접도 실시하지 않고 오로지 학생부로만 평가하는 한양대의 학생부종합에 대해선 학생부를 기재해야 하는 교사들의 궁금증이 큰 상황이다. 실제 합격자의 학생부 평가를 한양대 입학처와 함께 더듬으며 한양대 학종의 민낯을 살펴본다.

한양대는 이해하기 쉬운 전형설계/안내를 통해 '착한 입시'를 선보이는 대학이다. 수험생 입장에서 궁금해할 수 있는 구체적인 한양대 학종의 '민낯'을 실제 합격자의 학생부평가 사례를 통해 알아본다. /사진=한양대 제공

<한양대 학종의 오해와 진실>
- 학생부 주요 평가요소 5가지

한양대 학생부종합(학종)의 특징은 자기소개서 교사추천서 등 타 서류는 일체 받지 않고 면접도 하지 않는 채 오로지 학생부만으로 서류평가한다는 것이다. 학생부의 네 가지 영역(4.수상경력, 7.창의적 체험활동상황, 8-2.일반과목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10.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을 주로 활용, 영역별 가중치 없이 비교연계해 평가한다.

한양대는 학생부의 네 가지 영역의 평가요소를 올해 더욱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업역량(적성) 50%로 알려졌던 부분에 대해 한양대 국중대 입학팀장은 “학습내용, 성취수준, 참여도, 관심 및 수행과정을 통해 자기주도적으로 성취/성장된 학업역량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성 및 잠재력 50%로 알려진 부분에 대해 국 팀장은 “개인의 특성과 소양이 학업과 연계하여 다양하고 심화된 활동으로 사회성, 공동체의식, 책임감, 리더십 등으로 발전되어 가는 모습을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주요 평가요소’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미 국 팀장의 설명에 녹아 있는 내용이지만, 국 팀장은 한양대 학종의 ‘주요 평가요소’를 “학업역량, 의사소통역량, 창의적사고역량, 자기주도역량, 공동체역할수행역량”이라고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했다.

- ‘내신등급 비교과, 부담 필요 없어’
한양대가 학종에서 학생부만을 평가하다 보니 생긴 오해가 있다. 바로 교과 비교과를 정량잣대로 점수화한다는 오해다. 학생부 수량이 많아야 할 것이란 편견과 함께 수상개수로 또는 교과내신으로 잣대 삼아 정량평가를 한다는 소문이다. 국 팀장은 “터무니 없는 얘기”라 일축한다.

“오해와 달리 실제 합격한 학생들의 데이터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실제 학종 합격생들의 학생부 수량은 많게는 34장도 있지만 적게는 11장도 있다. 수상개수는 많게는 95개도 있지만, 적게는 5개도 있다. 봉사시간은 많게는 538시간도 있지만 적게는 19시간도 있다. 교과내신은 1.0등급도 있지만 8.2등급까지도 있다. 정량적 잣대로 선발했다 보기엔 무리가 있는 결과 아닌가 싶다. 이 부분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 많은 고교 선생님들을 찾아가 충분히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지원자격 변화.. 학종 6수생에서 3수생으로, 학생부교과 3수생에서 재수생으로
한양대 학종의 합격비율을 살펴보면, 지난해 치른 2017학년의 경우 재학생은 78.99%, 재수생이상은 21.01%였다. 학종은 재학생만의 리그로 생각하는 일반의 시각과 꽤 다른 결과다.

다만 한양대는 올해 지원자격에 변화를 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수생까지 지원 가능했던 학종은 올해 3수생까지로, 지난해까지만 해도 3수생까지 지원 가능했던 학생부교과는 올해 재수생까지로 제한했다. 제한배경에는 “실질적인 지원자 풀을 고려했다”는 설명으로,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한양대 학종, ‘학생부 평가’의 실체>
많은 설명보다 ‘학생부 평가’의 실제 사례를 보는 게 이해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된다. 한양대는 이례적으로, 실제 학생부 기재사항을 놓고 각 내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사례를 들었다.

국 팀장이 예를 든 A학생의 학생부 내용을 평가자의 시각에서 정리해본다. 표 ‘2017 한양대 학종 합격 A학생의 학생부’를 살펴보자. 국 팀장은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표시된 내용을 언급하며 ‘의사소통역량’을 강조했다. “▲파란색 표시의 경우 1-2-3학년 수상경력에서 확인되는 꾸준한 국어교과 수상경력과 1학년 세부능력특기사항의 국어교과 글쓰기, 의사표현 역량의 우수성이 2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타인경청, 발표/토론역량과 연계되어 ‘의사소통 역량의 우수성’으로 평가된다. ▲붉은색 표시는 ‘의사소통 역량’이 국어라는 교과목에 한정되지 않고 영어 등의 외국어에서도 확인됐다. 2학년 세부능력특기사항의 외국어 소통역량, 3학년 수상경력의 영어 말하기 수상경력 등을 통해 ‘의사소통 역량의 우수성’이 재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어뿐 아니라 영어에서도 확인된 의사소통역량, 즉 특정 교과뿐 아니라 타 교과에도 아우러지는 역량이 플러스 점수를 얻은 셈이다. 

초록색 표시의 내용은 학종이라 해서 학업능력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오히려 기본능력이다. 1학년 때 다소 미진하더라도 2~3학년 때 발전됐다면 좋은 평가를 받는다. 국 팀장은 “1학년 수학동아리 활동,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의 수학에 대한 흥미/자세가 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단순한 관심으로 평가됐지만, 2~3학년 수상경력의 수학교과 수상 및 세부능력특기사항의 수학실력 향상에 대한 구체적 설명,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의 수학멘토활동의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풀이 및 수학교과 역량의 우수성’을 보유한 것으로 최종 평가됐다”고 밝혔다.

A학생의 사례는 ‘진로가 바뀌면 불리하다’는 통념도 뒤집는다. 국 팀장은 “앞서 세 가지 사항 외에도 진로활동에서 확인되는 진로희망사항이 심리상담가에서 수학교사로 바뀌었지만 부정적으로 평가될 요소는 없었다”며 “오히려 학생의 역량 성장 및 발전과 진로희망의 변화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 학생의 역량이 더욱 입체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단순히 수상 수여사실만을 확인할 수 있는 봉사상 및 (표 상에 나타내진 않았지만) 기타 교과목에서의 우수성, 특히 1학년 행동특성 및 종합의견에 명기된 구체적이지 않은 역량은 평가대상에선 제외됐다”고 부연했다.

국 팀장은 “한양대의 연계/횡단 평가는 이와 같이 다양한 학생부 항목에서 확인되는 학생의 역량을 연계하여 평가함으로써 보다 신뢰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에 주목하는 평가방식”이라며 “이러한 학생부 항목 및 내용 간의 연계평가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학생의 역량을 추릴 수 있는 이유는 학생부 작성의 특징에 있다. 학생부는 작성인원이 담임교사 3명과 교과목교사 5명 이상으로 최소 10명에 가깝다. 작성은 3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진다. 서로 다른 복수의 작성자가 서로 다른 기간에 작성한 내용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되는 역량은 보다 더 검증됐고 신뢰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이 한양대 입학처의 생각”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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