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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수시특집] 서울대 면접구술 ‘해답보다 과정중시’.. 일반고 출신 14명 증언‘교수와 대화방식’.. ‘사교육 대신 깊이 있는 학교수업’
  • 김경화 기자
  • 승인 2017.07.30 16:48
  • 호수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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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김경화 기자] 서울대는 서류평가 이후 일반전형에 한해 면접및구술고사를 실시한다. 면접및구술고사는 정답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방식 대신 과정상 사고방식과 학업능력을 파악하는 면접이다. 학종 운영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상에서도 허용하고 있는데다 서울대 학종은 출제범위가 고교 교육과정 내라는 점, 여기에 학교교육을 패턴화된 암기 위주의 수능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배운 지식을 확장해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의 본질을 실현할 수 있도록 체제를 갖추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더욱 진화한 입시체제라 할 수 있다. 일부에선 서울대가 구술고사를 실시한다는 이유만으로 ‘가짜학종’ 낙인을 찍었지만, 실제 합격생들의 증언에 의하면 오히려 공교육 안에서 깊이 있는 학업능력을 키울 기제가 된다.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에는 14명의 일반전형 합격생들의 구술대비법이 제시돼 있다. 모두 일반고 출신으로, 특목자사고가 유리하다는 편견을 깨고 일반고도 충분히 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는 느낌이다.

서울대의 면접및구술고사는 수험생들이 ‘교수와의 대화’라 느낄 정도로 소통 측면이 강하다. 사진은 서울대 본관 옆 호수 자하연. 능수버들과 소나무가 둘러싼 그림 같은 풍경으로 유명하다. /사진=서울대 제공

<구술의 본질, 정답 찾기 아니다.. ‘대화’로 사고의 깊이 학업능력 파악>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선발전형(이하 지균) 일반전형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Ⅰ(기균Ⅰ), 정시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Ⅱ(기균Ⅱ)에 대해 면접 또는 면접및구술고사를 실시한다. 정시 일반전형을 제외하곤 모두 면접 또는 면접및구술고사를 실시하는 셈이다.

지균과 기균이 구술 없이 면접만 실시해 제출서류의 진위여부 확인 정도로 활용하는 반면, 일반전형은 1단계 합격자에 면접및구술고사를 실시해 지원자의 전공적성과 학업능력을 평가한다. 제시문과 문항이 제공되고 학생들에겐 모집단위별로 30~45분의 답변준비시간, 15분의 면접시간이 주어진다. 의예과 치의학과 수의예과의 경우 다중미니면접을 실시, 각 60분 30분 50분간 면접을 실시한다. 모집단위별로 활용하는 분야나 과목이 다르다. 인문대학의 경우 인문학 사회과학 관련 제시문을, 산림과학부의 경우 화학 생명과학 관련 제시문을 활용하는 식이다. 모든 문항은 고교 정규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된다. 관련 기출문제와 해당 출제근거를 서울대는 아로리 자료창고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서울대측은 “정답 여부보다는 답변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사고력 논리력 등 전반적인 학업소양에 중점을 둬 평가를 진행한다” “정답 여부보다는 지원자가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보이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이수한 교과지식의 깊이 사고력 응용력 등을 평가하며 모집단위에서 필요한 소양을 확인하고자 한다”며 “답변을 바로 못하거나 정답에서 벗어났다고 생각되는 경우에도 당황하지 말고 그 동안 공부해왔던 지식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답변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구술고사에 대해 서울대측은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충분한 학습경험을 통해 학업역량을 길러온 학업소양을 평가하고자 한다”고 강조하며 대비법으로 “각 교과 수업을 통해 해당 과목의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소화하는 공부가 필요하다. 학습과정 속에서 관련 도서를 찾아 읽고, 토론 탐구 과제 등 학습활동을 하면서 깊이 있는 학습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다. 인문학 사회과학 관련 모집단위에 대해선 “다소 깊이 있는 제시문을 활용하기 때문에 평소에 독서활동을 성실히 하면 도움이 된다”며 “단기간의 준비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독서와 각 교과의 깊이 있는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우수한 학업소양이 드러나게 된다”고 강조한다. 자연과학 분야에 대해선 “역시 각 과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평소 단순 문제풀이 위주의 학습에서 벗어나 사고력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를 다뤄보거나 관련 이론 등에 대한 이해와 응용 연습을 해 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학교수업 내에서 깊은 생각이 필요한 문항을 만들어 친구들과 토론 학습을 해보는 경험, 자연과학 이론이나 관심 주제에 대해 문제를 설정하고 고교생 수준에서 과제를 해결해보고 발표하는 활동 등도 각 교과에 대한 지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합격생 14명의 증언.. 정답보다 사고과정, 학원보다 학교>
서울대 입학본부의 주장보다는 실제 합격생들의 사례가 더 설득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고 출신 14명의 수시 일반전형 합격생들은 서울대 구술고사에 대해 “정답 여부가 아닌 사고과정에 주목”하는 성격을 강조하며 후배들에게 “사교육은 필요 없다. 학교 안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방법으로 “인문학 사회과학의 경우 특히 독서와 토론이 큰 도움이 되고, 수학은 풀이과정에 과학은 기본에 충실하라”고 조언한다. 서울대만의 독특한 면접장 현장도 전했다. 서울대 입학본부 웹진 아로리의 학교생활>서울대 줌인에 공개된 합격사례 해당학생은 A학생(고고미술사학과, 경기출신) B학생(인류학과, 광주) C학생(경영학과, 서울) D학생(경제학부, 충남) E학생(자유전공학부, 광주) F학생(통계학과, 서울) G학생(물리천문학부, 서울) H학생(화학부, 대전) I학생(생명과학부, 인천) J학생(지구환경과학부, 서울) K학생(식품영양학과, 경기) L학생(산림과학부, 서울) M학생(자유전공학부, 서울) N학생(간호학과, 서울)의 14명으로 모두 일반고 출신이다.

- 정답 여부 아닌, 사고과정 본다.. ‘교수와의 대화’
합격생들은 면접및구술고사에서 정답 여부가 아닌, 해결과정을 중요하게 여긴 것으로 이해했다. E학생(자유전공, 광주)은 “시사이슈에 대한 내용을 잘 아는지보다는 얼마나 논리적으로 설명을 해내는지를 보시는 것 같았다. 이슈엔 정답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상황을 던져놓고 ‘너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냐’를 물으시는 것 같았다. 물음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는지, 사회과학이나 수학이나 모두 사고의 흐름을 보고 싶어하는 문제라고 느꼈다”고 밝혔다. F학생(통계, 서울)은 “정답을 맞추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런 사고를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등 생각의 방향을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J학생(지구환경, 서울)은 “문항간 소문제들이 연결이 되어 있었다. 일단 1번부터 차례대로 제가 다 설명을 해드리고 그 다음에 교수님께서 추가적인 질문을 하셨다. 교수님의 질문은 생각을 이끌기 위한 질문인 듯했다”고 말했다.

답을 완벽하게 내지 못했어도 합격한 사례도 있다. 정답 여부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셈이다. D학생(경제, 충남)은 “사회과학 문제를 풀 때 일관된 논리로 설명해보려 노력했지만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간과한 부분에 대해 뒤늦게 생각하게 됐고, 앞서 진술했던 내용을 일부 수정했지만 전혀 감점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은 듯하다. 수학 문제는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했지만 풀어낸 곳까지 교수님께 설명을 드린 후 이후로는 어떻게 풀 계획인지 말씀 드렸다”며 “서울대 면접에서는 교수님과의 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학생의 사고방식을 평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과도 다르지 않았다. G학생(물리천문, 서울)은 “면접관들이 정답을 물어보기보다는 어떤 식으로 해결했는지를 물어보셨고, 나도 어떤 식으로 풀었는지 풀이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구술면접은 일방적으로 문제를 어떻게 풀었다고 설명하는 자리가 아닌, ‘교수와의 대화’라 느낄 정도로 소통 측면이 강했다. 특히 D학생이 전한 면접실 상황이 인상 깊다. “서울대 면접의 특징은 면접할 때 교수님과 학생 사이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이다. 다른 대학의 경우 보통 교수님과 학생이 사용하는 책상이 분리되어 있고 어느 정도 거리가 떨어져 있는 반면, 서울대는 하나의 책상에 교수님과 학생이 마주 앉아 면접을 진행한다. 서울대가 일방적인 면접이 아닌 소통을 중시하는 면접을 추구함으로써 생긴 차이점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내가 핵심개념이라 생각되는 단어들과 수식을 말씀드릴 때 교수님께서 고개를 끄덕여 주셨는데, 스스로 문제의 핵심을 짚어내지 못했더라도 나중에 교수님과의 대화 속에서 문제의 핵심을 찾아낸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 깊은 사고, 교육과정에서 가능 ‘손도 못 댈 정도는 아니야’
서울대 면접및구술고사는 분명 수능과는 다른 깊이를 요구했지만, ‘손도 못 댈 수준’은 아니었다. E학생(자유전공, 광주)은 “수능보다는 확실히 생각의 폭이 넓은 것 같았다. 이렇게도 접근해볼 수도, 저렇게도 접근해볼 수도 있는 문제로 패턴화된 수능과 다르다”며 차별성을 언급했다. G학생(물리천문, 서울)은 “면접 때 크게 당황스럽진 않았다. 너무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질문도 있었고, 생각할만한 질문도 있었다. 어느 수준에서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던 질문이었다”며 “손도 못 댈 문제가 아니었다. 생각하면 해결방법이 나올 수 있는 문제들이었다”고 전한다.

구술문제는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됐다. 영재학교 과고 지원자가 즐비한 이과 역시 일반고 학생들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었다는 증언이다. H학생(화학, 대전)은 “자연대는 영재학교 과고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편이라 고교 밖 범위에서 어렵게 나올 줄 알았는데, 일반고 출신인 내가 공부했던 고교 화학Ⅰ 화학Ⅱ 범위 내에서 출제됐다”며 “나중에 들었더니 과고 출신인데도 불합격한 경우도 있었다. 결국 면접은 단순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보다는 그것을 얼마나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고 저렇게도 해석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해본 사람이 잘 풀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 교과서 개념으로 현장을 해결한 사례도 나왔다. L학생(산림과학, 서울)은 “생명과학 제시문에서 ‘어떤 점을 알아내기 위해 실험 방법을 고안하라’는 문제가 나왔는데, 문제에 대해 마지막까지 고민하다가 교과서에서 봤던 내용이 퍼뜩 떠올라 답변할 수 있었다. 교과서 개념이 이런 식으로 쓰일 줄은 몰랐는데, 교과서로 준비했던 게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 사교육 오히려 ‘독’.. 학교 안에서 충분
합격생들 가운데 사교육이 도움이 된 경우는 없었다. 혼자 준비하거나 학교의 도움을 받는 정도였다. 사교육을 받은 경우, 별 도움이 안 됐다는 얘기도 있다.

D학생(경제, 충남)은 “주변에서는 수능 마친 후 일주일 동안 면접 준비 학원을 가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나는 수학이 일주일 만에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서울에 있는 학원까지 오가려면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 시간에 혼자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감만 잃지 않으려고 그냥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J학생(지구환경, 서울)은 “1차 합격하고 나서 많은 친구들이 학원에 가는 걸 봤는데, 나는 학원에는 가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지구과학을 공부해서 그 지식을 토대로 말을 하면 되는 것이고 자신감 있게 말하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학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교과서와 참고서로 공부했다”고 밝혔다.

N학생(간호, 서울)은 구술대비 사교육을 받은 케이스다. 경험자로서 사교육을 통한 준비에 회의적이다. “학원에서는 고교과정 내의 과학이 아니라 대학과정 내용을 짜깁기해서 조금씩 알려주는 강의를 했다. 선생님이 질문을 던지면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는 훈련을 시켰는데, 답변은 뻔한 답변일 수 있었다. 남들 다 가는데 안 가면 안 될 것 같아서 학원에 갔는데, 크게 도움은 안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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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화 기자  smile@verita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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