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정보시스템 통해 대학에 일괄제공

[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대학이 학종평가에서 고교 프로파일(학교소개서)을 공통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대교협은 고교정보를 대학에 제공하는 ‘공통 고교정보’ 양식을 마련했다고 24일 밝혔다. 학종을 운영하는 대학들은 평가에서 고교별 차이를 감안하기 위해 프로파일을 활용해왔다. 대학들은 각 고교에 개별적으로 요청해 수집해야 했던 불편함을 한결 덜게 됐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교별 환경 차이가 있기 때문에 프로파일이 활용돼왔다”면서 “어떤 교내 활동을 하는지, 동아리활동,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내용 등을 통해 그 학교에 대해서 잘 알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학들이 기본적으로 필요했던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좋은 방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개선의 여지는 남아있다. 양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대학별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학 관계자는 “항목을 구성하는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가 없다”면서 “향후 대학들이 추가로 필요사항이 있다고 요청하면 항목을 추가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기존에 프로파일을 활용하던 서울대나 고대 양식이 이미 있기 때문에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공통 고교정보를 개발하기 위해 고교 교사, 장학사, 대학의 입학처장/입학사정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공통고교정보 양식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교협은 “지난해에는 학교알리미 정보와 각 고교 학교교육 계획서를 모아 대학에 제공했지만 개별 대학들이 추가적으로 고교에 직접 정보를 요구하는 상황이 발생해 시도교육청, 전국진학지도협의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에서 고교정보 공통양식 개발/배포를 요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고교정보시스템을 통해 고교가 기본정보와 대입관련 특기사항을 입력하면 대학이 전형자료로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교에서 입력하는 정보가 학교알리미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고 업무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대학들은 대교협이 제공하는 기본정보 이외에 개별적으로 고교에 프로파일을 요청해 평가에 활용해왔다. 대표적인 대학은 서울대와 고려대다. 두 대학은 요강상 ‘학교소개 파일’ 또는 ‘학교특성소개서’의 이름으로 학교소개서를 받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양식을 마련해 제출받지는 않더라도 고교별 프로파일이나 소개책자 등을 수집해왔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일부 고교의 경우 대학마다 주는 자료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면서 “이런 부분이 통일된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교별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학종에서 활용되는 요소인 '고교 프로파일'의 표준안이 마련됐다. 대교협은 평가에 필요한 고교정보를 일괄적으로 수집해 각 대학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대교협이 발표한 공통 고교정보 양식은 7가지 항목을 담고 있다. 고교유형, 기숙사, 교원, 학생수 등 기본현황을 담은 ▲고교 기본정보와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 ▲교육과정 운영 현황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 ▲기타사항이다. 이 중 동아리 활동 및 운영방식, 교내 시상내역은 별도의 엑셀양식에 맞춰 제출해야 한다.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는 고교 자체 파일을 제출하면 된다. 

양식은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고교로 배포되고 각 고교는 양식에 맞춰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공통 고교정보는 대교협에서 취합해 학종 운영에 필요한 대학에 제공한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학에서 개별적으로 고교에 요청해 대학 맞춤형 자료를 작성하지 않도록 ‘공통 고교정보’ 양식으로 일원화한다”고 밝혔다. 

고교프로파일은 학종 평가에서 주로 활용한다. 고교별 학업환경 차이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학종은 지원자마다 다른 학업환경을 고려해 성취도를 종합평가하는 전형으로, 정성 평가에 기반한다. 4월 열린 ‘2018 고려대 진로진학콘서트’에서 한 입학사정관은 수상실적이 개수가 아닌 내용이 중요하다고 설명하며 고교로부터 학교특성소개서를 별도로 제출받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정관은 “수상실적은 실제 합격 학생 간 편차가 크다. 고교별로 대회를 운영하는 방식과 개수가 매우 다르다. 20개 남짓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200여 개인 학교도 있다. 학생의 수상실적을 평가할 때 단순히 기재내용만으로 평가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리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한 학기에 1개의 동아리에만 참여하도록 제한하는 학교가 있는 반면 4~5개까지도 활동가능한 학교가 있다. 자율동아리는 학생이 자유롭게 개설하는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개설된 범위 안에서 선택하게 한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학교특성소개서를 활용해 평가과정에 고려한다는 설명이다.

자소서에 드러난 활동의 진위여부를 가리는데도 활용된다. 학종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평가다. 학생의 활동 내역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지원자의 고교 정보가 활용된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프로파일이 없는 상태에서 학종을 실시하면 임의적이고 편의적인 평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고교 기본정보..고교유형, 선발방법, 기숙사 운영여부 등 체크>
고교 기본정보에서는 고교의 유형부터 구분한다. 일반고인 경우 평준화인지 비평준화인지, 국립/공립/사립인지 체크해야 한다. 자율고인 경우 자공고와 자사고 중 택하며 지정기간도 기입한다. 일반고나 자사고가 아닌 경우라면 과고(영재고) 외고/국제고 예고/체고 마이스터고 중 속하는 유형에 표시하면 된다. 특성화고라면 특성(직업)과 체험(대안) 중 선택해야 한다.

선발권을 가진 고교라면 모집지역이 지역/광역인지 전국단위인지 밝혀야 한다. 입학전형이 추첨 배정인지, 내신/서류/면접/실기를 통한 선발방식인지도 구분한다. 추가로 설명할 사항이 있는 경우 200자 이내로 선택해 기재할 수 있다. 

교과중점학교로 지정된 학교라면 지정과목과 지정기간을 기입한다. 과학 수학 사회 경제 직업 예술분야 제2외국어 등으로 구분된다. 

기숙사 운영 여부도 확인한다. 의무인지 선택인지 표시하며 수용인원은 재적인원의 몇%인지 기입하면 된다. 기숙사 운영 자료기준은 2017학년(2017년 4월1일)이며 재실인원에는 학생만 포함한다. 사감이나 관리 교원이 숙박 등으로 이용하는 경우 포함하지 않는다.

학생수는 학년별로 과정/계열/과를 나누고 학급수와 성별 재적인원을 각각 구분해 기입하도록 했다. 역시 2017학년을 기준으로 한다. 학급수는 교육청으로부터 인가받은 일반학교에 편성된 일반 학급수를 의미한다. 

교직원은 교장 교감 교사와 교사 1인당 학생수를 기입하도록 했다. 교사는 교과교사뿐만 아니라 특수교사 전문상담교사 사서교사 실기교사 보건교사 영양교사 기간제교사 강사 휴직교사 등 학교에 소속된 모든 교원수를 기입해야 한다. 교사 1인당 학생수는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소수 첫째 자리까지 표기하도록 했다. 단 특수학급, 특수교육대상자, 특수교사는 제외해 계산한다. 

<동아리, 시상내역 등 고교별 격차 감안하는 요소>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은 학교/지역 교육환경 특성과 구성원 특성으로 나뉜다. 학교의 교육환경뿐만 아니라 해당 지역 교육환경도 서술하도록 했다. 구성원 특성은 학생과 학부모로 나눠 기입한다. 학생의 경우 신입생 선발, 배정방식 등을 포함한다. 글자 수 제한은 따로 없지만 내용을 통틀어 한 페이지를 넘기지 않아야 한다. 

교육과정 운영현황은 학교의 교육목표와 운영방침, 교과별 교육과정 특징, 구체적인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나타내는 항목이다. 교과별 교육과정 특징은 교육과정 편성 기준, 교과별 수업 특징, 평가방침 등을 작성하는 것으로 수업의 내용과 방법, 평가방법 등을 기입하면 된다. 교육과정 운영 현황은 분류/프로그램(과정명)/내용으로 나눠 해당란에 서술한다. 중점 교육과정, 심화과목 개설/운영(내용, 대상, 교재 등), 특색사업(프로그램, 방과후 학교, 공동교육과정 등)으로 분류해 작성하면 된다. 교육과정 운영현황은 모든 내용을 합해 2~3페이지를 넘지 않아야 한다.

동아리 활동개설 및 운영방식은 동아리 운영 특이사항, 동아리 운영현황내역으로 나뉜다. 동아리 운영 특이사항에서는 학생 1인당 동아리 가입수 제한이 있는지 체크하며 제한이 있는 경우 정규동아리/자율동아리로 나눠 각 몇 개씩 제한을 두는지 기입한다. 소속 동아리 변경 기간 제한 여부도 명시한다.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 각각 동아리를 변경하는 기간은 ‘학기마다’와 ‘1년마다’로 구분해 체크하도록 했다. 추가로 기재할 내용이 있는 경우 200자 이내로 작성하면 된다. 

운영현황내역에서는 동아리 종류를 정규/자율로 구분해 동아리명, 참여인원, 주요활동내용, 해당연도를 기입한다. 정규동아리란 모든 학생이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정규시수에 들어가는 동아리를 뜻한다. 자율동아리는 학교장의 승인을 받아 학교시스템에 정식 등록된 자율동아리를 기입할 수 있다. 주요활동내용은 동아리 소개와 활동을 예시중심으로 서술하며 1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이미지는 활용할 수 없다.

교내 시상내역은 시상명, 시상기준/선정방식, 시상인원, 참가대상/참가인원, 연간 시상횟수, 해당연도로 각각 기입한다. 시상기준/선정방식은 등위순 상대인원과 일정점수이상 등 시상기준, 시상의 의미, 수상을 위해 요구되는 준비과정과 시간, 참가유형(선택/필수) 등에 대한 설명을 200자 이내로 작성한다. 시상인원은 시상에 등급이 나눠진 경우 등급별로 구분해 기재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우수 1명, 우수 2명의 식이다. 참가대상/참가인원은 해당 학년과 함께 기재해야 한다. 1학년 300명 또는 1~2학년 10개팀(250명) 등의 식이다.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는 2018년 2월 졸업예정자의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를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기타사항은 2018년 2월 졸업예정자를 기준으로 이전 학년도 대비 주요 변경사항이나, 학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고 강조하고 싶은 사항을 1페이지를 넘지 않는 선에서 작성할 수 있다. 

<공통 양식..서울대, 고려대 양식 합한 형태>
대교협이 내놓은 공통 고교정보 양식은 서울대과 고려대의 양식을 적절히 합한 형태다. ▲고교기본정보의 경우 고려대 ‘학교특성소개서’의 ‘고교 기본정보’ 항목을 대부분 따르고 있다. 교직원 수를 기입하는 부분은 서울대 ‘학교 소개’ 양식의 ‘교직원 현황’을 따랐다. 

▲교육환경 및 구성원 특성은 서울대의 동일 항목을 따왔다. ▲교육과정 운영 현황 역시 서울대와 기본적인 틀은 동일하다. 다만 서울대가 ‘심화교육 프로그램’과 ‘특색사업(프로그램)’으로 항목을 따로 구분해놓은 것과 달리 ‘구체적인 교육과정 운영 현황’에 함께 기입하도록 했다. 중점 교육과정, 심화과목 개설/운영, 특색사업(프로그램), 방과후 학교, 공동교육과정으로 분류해 작성하도록 보다 세밀화했다. 

▲동아리 활동 개설 및 운영 방식과 ▲교내 시상내역은 고려대 형식을 따르고 있다. 다만 소속 동아리 변경 기간을 기입하는 기준을 정규동아리와 자율동아리로 더 세분화했다. ▲3개년 교육과정 편성표는 서울대/고려대와 마찬가지로 고교 자체 파일을 업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고교 프로파일..고교별 차이 고려하는 정성평가의 기반>
고교 프로파일은 학종의 주된 평가요소인 교과 성적, 교과 외 활동을 평가하는 데 바탕이 되는 요소다. 지원자를 모두 동일선상에 놓고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원자가 처한 교육환경을 고려해 다각적으로 심사하기 위한 필수 요소다. 한 교육계 전문가는 “학종이 소위 ‘금수저 전형’으로 오해받고 있지만 수치화된 점수로 줄세워 선발하는 여타 전형들보다 수험생의 교육환경을 잘 고려할 수 있는 전형”이라면서 “보조자료로 활용하는 프로파일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설명했다. 

한 때 프로파일 제출을 요구하는 이유가 고교 줄세우기 아니냐는 오해도 있었지만 일각의 ‘학종 흠집내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교육계의 의견이다. “고교 생활을 보내는 동안 어떤 교육과정이 제공됐는지, 교내 학업/학업외 활동의 기회는 얼마나 제공됐는지, 선택의 기회가 얼마나 있었는지 등을 고려”해 고교별 차이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라는 것이다. 여건을 얼마나 주도적으로 활용해 얼마만큼 노력했는지 평가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속한 교육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프로파일은 학종의 신뢰도를 높이고 정성평가를 안착시키는 데 필요한 요소라고 평가된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학교 프로파일이 없는 상태에서 학종을 실시하면 임의적이고 편의적인 평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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