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롤모델’ 바탕, 세계 향한 4차산업혁명 교두보 부상

[베리타스알파=김경 기자] 세계적 석학 손상혁(63) 총장의 취임으로 신생 과기원 DGIST는 국내외 학계 주목의 대상으로 급부상했다. 손 총장이 4차 산업혁명의 최대화두로 각광받는 CPS(Cyber Physical Systems, 사이버물리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탄탄한 ‘융복합 롤모델’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온 DGIST는 손 총장의 취임으로 최고의 날개를 단 셈이다. 초대 신성철 총장이 분야별 벽을 없앤 융복합 시스템을 안착시켰다면 손 총장은 이를 기반으로 DGIST를 세계를 겨냥한 4차 산업혁명의 교두보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안팎의 기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기대의 배경은 역시 손 총장의 존재다. 손 총장이 전공한 CPS는 물리적으로 만질 수 있는 세계와 사이버세계를 통합하는 시스템으로 요즘 누구나 알고 있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보다 확장된 개념이다. IoT가 인간의 조작에 따라 전자제품 등의 사물끼리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반면, CPS는 자체적인 판단력과 제어기술을 접목해 주목받는 스마트 자동차와 스마트시티 구현에 필수적인 시스템이다. 경기고, 서울대 전자공학 학사, KAIST 전기공학 석사 이후 미국 메릴랜드대 컴퓨터과학 박사를 취득한 손 총장은 86년부터 DGIST로 오기 직전인 2012년까지 미국 버지니아대 교수로 재직했다. 국내에 CPS 관련 개념이 생소했던 2000년대 중후반, 연구초기부터 미국에서 핵심연구자로 활동하며 명성이 높았던 손 총장은 2012년에 DGIST Fellow 1호 교수로 국내로 돌아왔다.

손 총장의 연구역량은 이미 신생 과기원 DGIST를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CPS의 권위자 손 총장 영입을 통해 DGIST는 대규모 국가투자로 ‘DGIST 고신뢰 CPS 연구센터’ 설립을 주도하며 전국 주요 CPS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중심으로 떠올랐다. ‘CPS 글로벌센터’는 미국 미시건대 버지니아대 펜실베니아대 카네기멜론대 등과 공동연구를 수행하며 CPS 연구를 세계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받는다.
2014년 처음 학부생을 받아, 올해 학부원년을 맞는 신생 DGIST의 2.0은 올해 수험생들에게도 더욱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4차 산업혁명의 세계석학 손 총장 취임을 계기로 세계수준의 특화된 과기원으로 거듭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탄탄한 ‘융복합 롤모델’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해온 DGIST는 4차 산업혁명의 최대화두로 각광받는 사이버물리시스템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손상혁 총장의 취임으로 최고의 날개를 달았다. 손 총장은 DGIST를 세계를 겨냥한 4차 산업혁명의 교두보로 성장시킬 것이라는 안팎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최병준 기자

<4차 산업혁명 중심, CPS분야 세계적 석학>
손상혁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Daegu Gyeongbuk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 총장은 DGIST와 연을 맺기 전부터 과학자로서 이미 세계적 명망을 쌓았다. 컴퓨터시스템의 데이터 처리와 관련, 분산시스템 및 실시간 시스템 분야에서 주된 연구를 수행해온 손 총장은 네트워크 실시간 제어를 근간으로 최근 4차 산업혁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CPS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CPS는 디지털 및 SW 기술을 차량 인체 드론 발전소 등 현실세계의 시스템에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다수의 센서, 엑츄에이터, 제어 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돼 복합시스템을 구성하고 물리세계 정보를 획득, 가공 계산해 그 결과를 엑츄에이터 시스템을 통해 물리세계에 적용하는 분야다. 가장 먼저 일반인에게 알려진 IoT에 이어 지능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핵심기술로 꼽힌다.

손 총장은 2000년대 중후반 미국에서 주창된 CPS 분야에서 초기부터 핵심 연구자로 활동해왔다. 2012년 한국에 귀국하면서 CPS 분야를 한국에 본격적으로 도입한 인물이다. 손 총장의 귀국으로, 국내 CPS 분야에 대규모 국가투자를 현실화시킬 수 있었다. 첫 결과물은 ‘DGIST 고신뢰 CPS 연구센터’다. 손 총장이 2012년 입국 직후 주도해 설립한 이 연구센터는 전국의 주요 CPS 분야 전문가들의 연구를 활성화하는 구심점이 됐다. 해외 유수 대학들과 공동연구를 수행해나가는 ‘CPS 글로벌센터’도 손 총장에 의해 설립됐다. 센터를 기반으로 DGIST는 미국 미시건대 버지니아대 펜실베니아대 카네기멜론대와 공동연구를 수행, CPS 연구의 세계화를 주도하고 있다. 공동연구를 통해 센서를 활용해 치매 환자의 치매 진행 상태와 행동 양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이미 스마트홈에 적용했고,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가 소통하며 인간보다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시스템을 스마트자동차에 적용하는 연구도 진행했다. 손 총장에 의해 국내 과학계가 4차 산업혁명을 향한 첫걸음을 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손 총장은 IWCPS 등 관련 학회를 주도적으로 설립하는 등 CPS 분야 연구개발을 주도한 업적을 인정받아 세계최대의 전기전자 관련 학회인 IEEE(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의 석학회원으로 선임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한국공학한림원 외국회원, 서강대 WCU(세계수준 연구중심대학) 사업단 석좌교수 등 이력에서 세계적 명망에 더해진 국내학계의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세계 석학 눈길 잡아맨 DGIST의 교육혁명>
이미 세계적 명성을 쌓으며 연구자로서의 탄탄한 길이 약속되어 있던 손 총장이, 돌연 한국행을 결정하고 유독 DGIST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손 총장은 “신생 DGIST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에서 26년간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국내 대학의 초빙제의는 많았지만 고사해왔다. 이미 많은 것이 구축된 대학에서 내가 기여할 일은 n분의 1 또는 n+1의 1 정도이지 않을까 했기 때문이다. DGIST는 달랐다. 새로 시작하는 대학으로 이전에 없던 전혀 새로운 시도를 했기 때문이다. DGIST는 융복합 대학을 표방, 학부를 디자인할 때부터 융복합 연구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모든 측면을 착실히 설계했다. 전공부터 일반적인 전공이 아니라 융복합적 전공을 만들었다. ‘학과’가 아닌 ‘전공’이라 부르는 배경부터 학과간 벽을 굉장히 낮게 하겠다는 측면으로 보였다. 다른 전공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구할 뿐 아니라 기존 연구원들과 같이 연구할 수 있는 체제다. 내가 와서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기여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지금껏 없던 혁신적인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는 데라는 데 마음이 닿았다. 81년부터 31년간 미국에 있으면서 마음은 항상 ‘조국’을 향해 있었고, 한국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조금이라도 하겠다는 마음은 늘 있었다. DGIST로부터 초빙제의를 받고 보다 보람 있고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어 2012년 정보통신융합전공에 왔다. 연구자로의 길만 걸어와서 총장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 자리까지 오게 되어 어깨가 무겁다.”

올해 3대 총장을 선출한 DGIST는 내부적으로 손 총장의 취임을 열망할 수밖에 없었다. 학계가 귀국을 주목할 만큼 연구자로서의 괄목할 역량과 명망 때문이기도 하지만 DGIST의 교육혁명을 이어갈 초기멤버였기 때문이다. 아직 학계에 ‘무학년 단일학부’의 개념에 대한 이해 또는 동의가 확실히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총장의 외부영입이 이뤄진다면, 학부개념의 차이로 DGIST가 꿈꾸던 교육혁명은 일순에 뒤집힐 우려가 있었다. DGIST의 교육실험이 결과로서 열매를 맺어가는 데 학부 개교 전부터 교육철학을 같이해 온 세계 석학인 손 총장의 취임이 절실했던 배경이다.

DGIST는 태생부터 타 과기원과 달랐다. 학부 전환이 아닌 설립이었던 때문이다. 고정관념과 관행을 깬 ‘시도’마다 현실화가 가능했던 배경이었다. DGIST는 국내최초 무학과 단일학부, 국내최초 학부교육 전담교수제, 융합교육에 적합한 건축설계, 시공간을 넘나드는 세계최초의 학부생 전용 전자책 개발 등 4차 산업혁명을 겨냥한 융합교육을 시도하며 설립 당시부터 화제를 몰고 왔다. 손 총장이 짚은 DGIST의 경쟁력도 같은 궤다. 올해 4학년생까지 들어차며 학부 원년을 맞이했고, 내년 2월 학부1기생을 배출하는 시점에서 DGIST의 교육실험은 어떻게 출발했고 어디까지 왔는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손 총장은 DGIST 교육철학을 ‘융복합 교육’ ‘기업가정신 교육’ ‘리더십 교육’의 3개 축으로 설명한다. “우선 ‘융복합 교육’을 중요한 교육의 방향으로 잡았다. 21세기 새로운 지식과 기술은 융복합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융복합 교육’은 기초과학과 기초공학 교육을 튼튼히 내실 있게 해 융복합적 연구역량을 갖춘 인재를 키워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과학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초가 잘 갖춰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업들도 과거에는 재교육 없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있는 ‘맞춤형 인재’를 선호했지만, 현재는 급변하는 기술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초가 튼튼한 인재를 희망하고 있다.

21세기의 또 다른 교육흐름은 기업가정신 교육이다. 대학에 기업가정신을 도입한 대표적 대학인 스탠포드대는 기업가정신 교육을 통해 연간 540만의 일자리, 2조7000억달러의 연 매출을 창출하며 실리콘밸리 태동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MIT 칼텍 등도 기업가정신 교육을 도입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DGIST 역시 기업가정신을 교육해 과학기술의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게 하고, 첨단과학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에서 응용/상용화 연구에 이르는 일련의 교육과정을 거치고 있다.

리더십 교육 역시 중요하다. 과학기술은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바탕이 되고 있는데 이러한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변화해나가는 만큼 국가를 비롯해 기업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 있어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이공계인재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리더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기에 이공계 교육에서 리더로서의 소양을 길러주는 교육은 빠질 수 없는 영역이다.”

DGIST의 대표적 교육실험인 ‘무학과 단일학부’는 DGIST의 교육철학 3개 축을 모두 교육과정에 담아내는 데 필연적 체제다. “기존의 학과체제는 미래사회에서 경쟁력이 약하다. DGIST는 특정 전공을 갖지 않고 무학과 단일학부 시스템을 통해 학부생들은 기초과학과 기초공학을 전반적으로 필수 커리큘럼으로 이수하도록 했고, 고학년으로 가면서 자신의 진로방향에 맞춘 전공심화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3학년부터는 단순 이론 및 실습교육을 넘어서 그룹을 이뤄 실질적인 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하는 ‘UGRP’라는 교과를 필수 이수하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이 실질적인 경험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교과운영을 하고 있다.”

DGIST의 대표적 교육과정이라 할 UGRP (Undergraduate Group Research Program)는 학생들의 협업적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기 위한 학부 정규교육 과정이다. 학부 3,4학년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시행됐다. 5명 내외로 그룹을 형성해 학부 및 대학원 교수, DGIST 융합연구원 소속 연구원 및 외부 전문가의 지도를 받아 1년 단위의 융복합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게 된다. UGRP는 기초과학 간 융복합 연구(프랜시스 크릭 코스), 기초과학과 공학 간 융복합 연구(장영실 코스), 기초과학과 인문사회학 간 융복합 연구(정약용 코스), 산업체 협력 및 과학 벤처(빌게이츠 코스) 등 네 가지 코스로 나눠 진행중이다. DGIST 교수 및 연구원이 제안한 주제(UGRP위원회 제안 과제, Top-down 방식)나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정한 주제(학생 제안 과제, Bottom-up 방식)로 진행되고 있다. DGIST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붓는, 융복합 교육의 정수인 셈이다. 손 총장은 “현재 DGIST 기초학부 3,4학년생 260명이 57개의 융복합 주제로 UGRP를 진행하고 있고 DGIST 기초학부 및 대학원 교수 연구원에 변리사 등 외부전문가까지 82명의 공동지도교수가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지역기업의 당면 기술과제나 애로사항과 관련한 주제를 선정해 해결하는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UGRP 주제로 선정해 학부생들이 해결하는 과제도 추진중이다. 미국 MIT를 비롯해 학부 교육으로 유명한 미국 하비머드공대, 미국 올린공대 등의 대학에서도 학생들과 함께 팀을 구성해 산업체에서 풀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활발한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의 우수성을 크게 인정받고 있다. DGIST 학부생의 경쟁력도 UGRP를 통해 크게 인정받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DGIST 교육과정은 ‘학부전담 교수제도’가 맞물려 수월성교육의 최적화된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손 총장은 “교육과정 차별화 이후엔, 제대로 가동시켜야 한다”며 “원동력은 학부전담 교수제도”라고 말한다. “대학은 교수들의 논문 등 연구실적으로 평가 받는데, 연구인력을 분산시키면 대학 입장에선 그만큼 손해라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GIST는 전임교수 전체의 10%를 학부교육 전담교수로 배정, 학부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교수 만나기가 어려운 타 대학의 현실을 직시하며 DGIST가 처음 시도하는 길이라 하겠다. 학부전담교수들은 교육에 다소 힘겨운 학생들에 일대일 교육을 통해 학습능력을 신장시키고,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학업뿐 아니라 진로와 생활 전반에 대한 조언과 상담을 하며 인격을 전수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DGIST의 학생만족도가 높은 배경이다.”

세계최초로 도입한 전자교재 역시 융복합을 겨냥한 DGIST 교육철학의 단면이다. 손 총장은 “전자교재 도입을 통해 시대의 지식변화를 시의적절하게 탑재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DGIST는 1,2학년 때 이뤄지는 기초과학과 공학 중심의 교재는 전자교재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자교재 42종을 개발했다. 여러 교과, 과거와 현재의 지식을 융복합하는 것이 특징이다. 물리학 교재에서 미적분학 개념을 클릭하면 수학 교수가 등장해 설명한다. ‘동서양 철학의 통시적 이해’ 교재에서는 개념을 추가 설명해주는 링크가 1000개 달렸다. 학생들의 토론내용도 모두 탑재, 후배들이 선배들의 토론내용을 보고 동기부여도 되고 영감도 얻는다. 손으로 직접 쓰며 공부하는 게 효과적인 물리, 수학 교재 일부 등은 전자교재 내용을 축약해 종이로 워크북으로도 만들었으며,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전자교재에 직접 메모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가독성 높은 서체로 바꿨다. 상반기에 전자교재를 외부에 공개하고 다른 대학도 전자교재를 활용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4차 산업혁명의 태동기에, DGIST의 교육철학과 교육과정 교육도구가 모두 롤모델로 자리할 전망이 DGIST 교육에 대한 손 총장의 자신감 넘치는 설명에서 읽힌다.

손 총장은 “DGIST가 학부개교(2014년) 이전인 2012년부터 이러한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학부교육과정에 대해 알렸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최근 4차 산업혁명이 큰 이슈가 되면서 DGIST의 학부교육에 대해서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고 그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잘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기대감은 DGIST의 첫 학부생의 배출을 통해 현실화될 것이라는 확신도 해 본다”고 말한다.

<학부생 첫배출 앞둔 DGIST의 교육역량>
DGIST는 더 이상 ‘신생’ 과기원이 아니다. 일부 역량 차원에선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있다. 혁신적인 교육과정 운영의 중심에는 바로 DGIST의 교수들이 자리한다. DGIST는 학부설립 이전부터 석학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설립부터 확실한 ‘빌드 업’을 과시했다. 손 총장은 손사래를 치지만, DGIST가 초빙한 세계적 석학 1호가 바로 손 총장이다.

DGIST는 세계적 수준의 탁월한 교육 및 연구, 기여봉사를 통해 국가와 DGIST 발전에 크게 기여할 역량을 갖춘 교원과 연구원을 대상으로 부여하는 최고 직위인 ‘DGIST Fellow’ 제도를 통해 ‘DGIST Fellow 1호’ 교수로 CPS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손 총장을 2012년 영입했고 이후 국가과학자 남홍길 교수와 표준과학연구원 문대원 교수가 2012년 합류했다. 학부개교 2년 전부터 이룬 성과다. 이전인 2011년엔 미래에너지 권위자이자 2007년 노벨상 수상자인 존 번(John Byrne) 미국 델라웨어대 교수를 석좌교수로 영입했다.

CPS 분야에서는 국내최고 수준의 연구를 도모하고자 손 총장 외에도 2012년 스탄코빅(John A. Stankovic) 버지니아대 석좌교수, 이인섭 펜실베니아대 석좌교수, 라지쿠마(Raj Rajkumar) 카네기멜론대 석좌교수, 신강근 미시건대 석좌교수 등 세계적 석학 4명을 정보통신융합공학전공 해외 석학교수로 초빙했다. 이 교수들은 현재 대학원에서 단기 집중강좌를 맡아 학생들에게 수준 높은 강의를 제공하고 있다. 2014년엔 2002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쿠르트 뷔트리히(Kurt Wuthrich) 스위스 연방공과대학(ETH) 교수를 뉴바이올로지전공 석좌교수로 임용했고, 2015년엔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이사인 어원 네허(Erwin Neher)교수를 뇌/인지과학전공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손 총장은 “DGIST를 만들어내는 건 학생들이지만, 학생들의 가능성을 최대한 실현시키는 건 교수들의 몫이다. 대학에서 교수의 수준은 곧 대학 수준을 대변한다. DGIST는 역사가 짧지만, 교수들의 면면이 대단하다. 세계적 석학을 비롯, 국내외 최고 수준의 교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여온 결과”라며 “2013년 교원 인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특별초빙의 경우 4단계에서 2단계로, 공개채용의 경우 5단계에서 4단계로 간소화해 교원초빙 소요기간을 기존의 3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하게 했다. 유연성을 통해 세계적 석학들을 적극적이고 신속하게 유치해 후발 과기원으로서 빠른 속도로 그 역량을 높여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DGIST 경쟁력의 토대가 된 석학 영입은 지속적인 연구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DGIST는 기술출자기업을 통해 기술사업화 혁신을 이끌어가고 있다. 연구원이나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가치평가해 현물투자하는 방식으로 자본가가 자금을 투자, 경영을 맡고, 연구자는 연구개발 능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손 총장은 “연구자의 연구능력에 자본가의 경영능력이 합쳐진,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며 “교수, 연구원에겐 독자적 창업에 따른 실패 확률을 줄이고 기술사업화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으며, 기업엔 우수기술 확보와 세제혜택, R&D 자금지원 등 정부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예전에는 연구자가 직접 창업하는 걸 장려했지만, 현재 대부분 지리멸렬하다 볼 수 있다. 2500~2600개 기업 중 성공한 건은 극히 소수이기 때문이다. 대다수 연구자나 교수들에 경영적 재능을 찾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DGIST에선 현재까지 13개의 기술출자기업이 출범했다. 연구부의 축적된 노하우와 연구원 및 교수들의 활발한 연구 결과다. 기술출자기업의 활성화를 위해 가족회사제도, 1인1사 멘토링제도, 지역산업 기술교류회를 실시하고 있으며 총장이 CEO들과 직접 만나 애로사항을 해결하며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전기이륜차를 제작하는 업체인 그린모빌리티는 전기이륜차와 삼륜차 시제품 제작을 완료해 국내 대기업 및 우정사업본부에 판매하는 등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손 총장은 “아무래도 올해 학부원년을 맞아 첫 학부생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시점인 만큼 기관 차원에서도 이 학생들이 어떠한 진로를 찾아가고 어떻게 인정받을지에 대한 관심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 중 상당수는 DGIST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많은 학생들이 학위연계과정을 통해 진학을 확정하기도 했다. 일부는 KAIST 포스텍 등의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일부는 해외대학으로 유학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 학생은 이미 영국의 노팅엄대학 의과대학 영상의학과 박사과정에 합격했다. 이 학생 역시 석사과정에 지원했는데, 학부과정에서 기초과학과 공학 과목을 전반적으로 수강한 것에 높은 평가를 받아 해당 교수로부터 박사과정 진학을 권유 받았다고 한다.”

손 총장은 학부생 배출을 앞두고 DGIST의 교육혁신에 대한 확신도 피력했다. “지난해 학위연계과정으로 지원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원 교수들이 면접을 하면서 느낀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행한 DGIST 융복합대학 기초학부의 교육에 믿음을 가져도 되겠다는 강한 확신이었다.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높았지만 무엇보다 자신들이 모르는 영역에 대한 질문도 폭넓고 내실 있게 교육받은 기초과학과 공학 지식을 바탕으로 추론해가는 역량들이 매우 높다는 것을 대학원 교수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여러 대학의 대학원으로 진출한 학부생들의 역량을 통해 DGIST의 무학과단일학부 시스템의 커리큘럼 운영이 제대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륙 시작한 DGIST의 미래상>
올해 학내의 열렬한 지지로 취임한 손 총장은 학부개교 이전부터 DGIST의 교육에 관여한 만큼, 제시하는 DGIST의 미래상이 확고하다. 출발부터 교육과정의 내밀한 부분까지 매만진 손 총장의 손길이, 이제는 손 총장 특유의 학자적 눈높이에 궤를 맞추며 경쟁력을 선보일 전망이다. 손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이 이 시대의 화두”라며 “이제까지 통용되어온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지식을 창출하고 융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재들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이러한 때에 21세기를 이끌어갈 이공계 인재들을 양성하고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창출하는 것이 DGIST에 맡겨진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물론 부침이 없는 것도 아니다. 국내최초로 시도된 융합교육을 받는 DGIST 4학년생들은 아무리 찾아봐도 자신들과 같은 교육을 받은 타 대학생들을 찾아 볼 수 없다. 일부 불안감이 있는 이유다. 그러나 손 총장은 “나를 포함한 DGIST 교수들은 DGIST가 정말 좋은 인재를 키우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한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살아갈 사회, 그 시대는 지금까지의 방식의 시대가 아니다. 변화가 굉장히 급격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5년 내에 직업 또는 직종이 500만개 이상 없어진다고 하면, 이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해서 어떤 직업에 종사할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모른다. 지금 대학들이 가르치고 있는 체제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2~3년 지나면 활용할 일이 없는 걸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셈이 된다. 우리 학생들이 앞으로 활약할 시대에 걸맞은 역할을 공부하는 게 바로 DGIST가 표방하는 융복합 교육이다. 앞장 선 사람은 두려울 수밖에 없다. 없는 길을 만들면서 가기 때문이다.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목적지에 갈 수 있는 길인지 확신을 갖기가 굉장히 어렵다. DGIST 학부생들은 처음엔 불안하고 어려울지 몰라도, 향후 활동하면서 DGIST 융복합 교육의 가치를 알게 될 것이라 본다.”

DGIST의 현재를 이제 막 이륙을 앞두고 기수를 든 비행기에 비유한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 한참 달려서 기수를 들고 바퀴가 땅 위에서 떨어지는 순간이 굉장히 위험한 순간이다. 바퀴는 떴고, 세워서 뭘 해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뜨기 시작했으면 안정적인 고도로 올라갈 때까지 전속력을 내야 한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은 모든 상황이 바뀌어가는 상황이기도 하다. DGIST는 이제 이륙하는 순간이다. 그간 준비도 열심히 했고 교육과정을 착실히 운영해왔다. 내년에 학부생이 졸업하는데, 당장은 모르겠지만 몇 년 지나면 DGIST의 이름이 어디로 가느냐 결정 날 것이다. DGIST의 미래는 DGIST 졸업생들과 연구자들이 어떤 연구를, 어떤 임팩트 있는 연구를 했으며 그것이 어떻게 국가경제와 인류에 기여하는가에 달려있다. 나는 DGIST의 연구로 인해서 DGIST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기관 중 하나로 자리할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 5년, 길게 보면 10년 정도가 그러한 결정을 내는 때가 되지 않을까 한다. DGIST가 어떠한 인재를 길러내고 어떠한 연구를 하며, 우리나라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세계적으로 인류가 당면한 문제에 DGIST가 기여하는 학교가 된다면 성공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학생들에게 열심히 하라고 채찍을 들고 다닌다.”

겸손하고 낮은 자세가 인상적인 손 총장이 말한 ‘채찍’. DGIST가 퍼스트 무버로서 융복합 교육에 뛰어든 만큼 치열했던 시간들이 엿보인다. 곧 대한민국을 대표할 세계적 과기원으로 성장하리라는 믿음이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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