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내 자율전공 ‘기초공학부’ 눈길

[베리타스알파=윤은지 기자] 올해 숙명여대에서 주목해야 할 학과들은 단연 ‘프라임공대’로 부를 수 있는 공대 내 5개학부다. 지난해 프라임대형사업 선정으로 화공생명공학부 ICT융합공학부 소프트웨어학부 기계시스템학부 기초공학부 등 5개학부 8개모집단위가 신설됐다. 3년간 424억원 지원이 예정된 프라임공대는 막강한 예산지원을 등에 업고 현장을 선도하는 여성공학인재의 산실로 급부상했다. 프라임사업은 최근 산업수요와 인력배출의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이공계 모집단위 증원/신설 목적으로 교육부가 실시하는 사업이다. 향후 4차산업혁명의 도래로 더욱 극심해질 취업난과는 거리가 먼 모집단위들인 탓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풍부한 장학 혜택과 기업과 연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도 프라임공대를 논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강점들이다. 수시와 정시를 막론하고 5개학부 최초합격자는 신입학 첫 학기 수업료 전액을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추가합격자는 반액 장학금을 지급한다. 캘리포니아공대(Caltech)과 정기 방문 교류,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과의 인턴십 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삼성, IBM 등 국내대기업, 다국적기업과 연계해 소프트웨어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실시,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졸업 후 입사가 보장되는 혜택도 있다.

화공생명공학은 자연과학과 공학적 지식에 기반한 대표적인 융합 학문이다. 숙대 화공생명공학부는 화학/전자소재/에너지공정의 설계 분석 제어와 함께 분자 수준의 미세공학적 접근이 요구되는 차세대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질병진단, 인공생명체, 복합용도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른다. 1학년 때 이공분야의 기초를 다지고 기업임원 세미나, 멘토-멘티 프로그램으로 진로를 설계한 뒤 2,3학년에서 다양한 전공기초 수업과 함께 공대 맞춤형 교양프로그램, 대기업 방문 프로그램을 수행하게 된다. 3,4학년은 진로역량을 강화하는 단계다. 연구트랙과 취업트랙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 연구실 또는 산업체 인턴으로 학점을 이수할 수 있다. 졸업 후에는 화학 전자 에너지 자동차 소재 생물공학 등 다양한 산업에 취업이 가능하며 화장품 및 생활용품산업의 진출도 기대된다.

ICT융합공학부는 IT공학 전자공학 응용물리 등 3개전공이 소속된 학부다. IT공학은 세 가지 트랙으로 교육과정을 특성화했다. 모바일과 웨어러블장치 등 각종 스마트 기기의 솔루션 트랙, 데이터의 수집관리부터 분석 활용을 위한 기법을 다루는 데이터 공학 트랙, 인체의 특징과 감성을 소프트웨어 및 지능형IT기기에 최대한 반영시키는 감성 컴퓨팅 트랙으로 나눠 집중교육한다. 전자공학은 통신공학 전자회로공학 융합형전자공학을 통해 ICT기술을 융합한 전자공학 기술분야의 전문 공학도 양성을 목표로 한다. 응용물리는 물리학의 기본지식을 토대로 반도체 전자재료 나노 신소재 등 차세대 소재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교과과정을 제공한다.

1982년 설립된 전산학과가 전신인 소프트웨어학부는 컴퓨터과학 소프트웨어융합 등 2개전공으로 나뉜다. 컴퓨터과학전공은 전통적인 컴퓨터과학분야인 컴퓨터 시스템 및 소프트웨어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하며 이를 기반으로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한다. 소프트웨어융합전공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다양한 학문과의 융합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이를 기반으로 창의적이고 복합적인 소프트웨어 융합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게 목표다. 소프트웨어 기술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프트웨어 관련 분야는 물론 헬스 바이오 로봇 금융 경영 인문학 등 다양한 응용분야의 진출도 기대된다. 산학프로그램으로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트랙(SST)을 운영해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 장학생으로 선발되면 졸업 후 삼성전자에 입사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다국적 기업인 IBM과도 산학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4학년 대상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선발돼 교육을 받으면 졸업 후 IBM에 입사할 수 있다.

기계시스템학부는 기존 기계공학에서 미래 성장 동력 산업인 스마트카 헬스케어로봇 에너지시스템 등 소형화와 기술집약적 분야로 확장된 학부다. 학생들은 1학년 때 미적분학 일반물리 프로그래밍기초 등 전공 기초과목을 이수한 후 2학년부터 기계공학 핵심과목인 4대역학(고체역학 열역학 유체역학 동역학)을 배우게 된다. 3학년부터는 스마트카 헬스케어로봇 에너지시스템 3가지 트랙 중 하나를 선택해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배우게 된다.

기초공학부는 공대 내 자유전공학부의 성격을 가진 학부다. 자율전공으로 선발해 1학년 과정을 마친 후 세부전공을 선택하기 때문에 학생 본인의 관심과 적성에 기초한 맞춤형 진로설계가 가능한 특징이다. 기초공학적 전공지식에 인문학적인 소양을 더해 공학적 실무 능력과 글로벌 역량을 겸비한 여성공학리더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올해 숙명여대에서 주목해야 할 학과들은 단연 ‘프라임공대’로 부를 수 있는 공대 내 5개학부다. 숙대는 3년간 424억원이 지원되는 프라임사업에 선정, 막강한 예산지원을 등에 업으면서 여성공학인재의 산실로 급부상했다. /사진=숙명여대 제공

<학종 논술 교과.. ‘세 가지 선택지’>
프라임공대는 2018수시에서 5개학부 8개모집단위에서 총 423명을 모집한다. 선택지는 세 개다. 학종 숙명인재와 논술우수자 학업우수자다. 지난해 과학리더 미래리더로 세분화된 숙대 학종은 올해 숙명리더로 통합되고 모집규모도 확대됐다. 프라임공대 5개학부에서도 133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을 모집한다. 특히 ICT융합공학부의 응용물리전공은 여타 전형 없이 숙명인재만으로 모집인원을 선발하는 특징이다.

전형별 모집인원은 정원내 기준 ▲화공생명공학부 논술우수자10명 학업우수자10명 숙명인재19명 사회기여및배려자1명 ▲IT공학전공 논술우수자9명 학업우수자11명 숙명인재16명 기회균형선발1명 ▲전자공학전공 논술우수자7명 학업우수자7명 숙명인재14명 ▲응용물리전공 숙명인재13명 ▲컴퓨터과학전공 논술우수자7명 학업우수자11명 숙명인재18명 ▲소프트웨어융합전공 논술우수자5명 학업우수자7명 숙명인재10명 ▲기계시스템학부 논술우수자9명 학업우수자9명 숙명인재17명 ▲기초공학부 논술우수자15명 학업우수자15명 숙명인재26명이다.

숙명인재는 2016년 이후 국내소재 고교 졸업(예정)자로 3학기 이상 재학하고 학생부 성적이 기재된 자가 지원할 수 있다. 삼수생까지 지원 가능한 셈이다.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교육과정 이수자와 이수학기는 제외된다. 1단계에서 학생부 자소서 등 제출서류를 바탕으로 모집인원의 3배수를 선발한 뒤 2단계에서 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이다. 1단계 서류100%, 2단계 1단계성적40% 면접60%로 반영한다. 서류평가는 학생부에 적힌 교과 비교과는 물론 석차등급,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까지 골고루 평가한다. 학업수행능력 전공적합성 인성 등이 주요 평가요소다. 면접은 평가위원2인이 10분에서 15분 내외로 진행하는 개별면접 형식이다. 제출서류 내용을 확인하고 전공적합성 종합적사고력 의사소통능력 인성 등에 대해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심층면접으로 한다.

논술우수자는 지원자격에 제한이 없어 N수생들이 노려볼만한 전형이다. 전형은 일괄합산 방식으로 논술성적60%와 학생부교과40%를 합산해 평가한다. 다만 수능최저를 적용한다.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1과목) 등 4개영역 중 3개영역의 등급합 6이내, 한국사 필수응시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논술시험은 계열공통문항과 자연계열문항으로 총 2문항이 출제된다. 시험시간은 120분이며 공통문항은 1000자 이내, 계열문항은 노트형식으로 분량제한 없이 작성할 수 있다.

학업우수자는 교과100% 전형이다. 2016년 2월 이후 국내소재 고교 졸업(예정)자로서 5학기 이상 재학하고 학생부 성적이 기재된 자를 대상으로 한다. 3학기 이상인 학종과 달리 2학기 성적을 더 요구하는 셈이다. 학종과 마찬가지로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예고 체고 학력인정고 일반고 전문계학과 교육과정 이수자는 지원할 수 없다. 학생부는 전 학년 성적을 학년별 학기별 가중치 없이 100% 반영한다. 반영교과의 석차등급을 이수단위로 가중평균한 환산석차등급으로 계산한다. 수능최저도 적용한다. 논술과 동일하게 국어 수학(가) 영어 과탐(1과목) 등 4개영역 중 3개영역의 등급합 6이내이며 한국사를 필수 응시해야 한다.

<특성화학과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수시 학과중심 지원전략’>
수시 원서접수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수험생들은 6장의 카드를 확정 짓기 전 대학별 특성화학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학별 ‘간판학과’라고도 불리는 특성화학과는 대학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취업난 한파에서 물러나 차별화된 전문성을 키울 수 있는 학과다. 대학마다 전액장학금부터 학업보조비, 해외연수 기회까지 각종 풍부한 혜택으로 수험생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여름방학을 기해 원서 접수 전 마지막 학과 탐색의 기회로 삼아 대학별 특성화학과에 주목해 본다.

전통적인 수시 지원전략은 대학의 네임밸류나 전형 중심으로 치우치기 쉽다. 정시 이후 ‘수시납치’를 감안해 상향지원하는 것이 통념이지만 매년 좁아지는 정시 비중을 고려한다면 수시 합격가능성을 높이는 일도 중요하다. 다만 합격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진학 후 중도이탈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합격을 위한 묻지마 지원은 힘겹게 입학한 대학을 뒤로하고 다시금 입시에 뛰어드는 반수생의 길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대학알리미에 공시한 ‘중도탈락 학생 현황’에 따르면 학적을 포기한 학생은 4년제 대학 227개교에서 8만6498명에 이른다. 재적학생 211만3252명의 학생 가운데 4.09%에 이르는 숫자다. 대학에 입학한 100명 중 4명이 대학을 포기하는 셈이다. 중도탈락 학생은 2016년 3.89%보다 증가한 반면 수능과 모평 응시인원은 증가해 반수를 위한 중도이탈을 방증하고 있다. 학과중심 지원전략은 진학과 졸업 후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며 본인의 적성과 매칭해 지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도포기 가능성을 낮추고 탄탄한 커리어로 취업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

학과중심 지원전략에 주목해야 할 다른 이유는 9월 모평 일정이 6일로 확정되면서 시험을 치른 후 5일 만에 원서접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교협이 정한 대학별 수시 원서 접수 기간은 9월11일부터 15일 중 3일 이상으로 모평 결과를 분석해 지원전략을 수립하기엔 시간이 촉박하다. 이번 여름방학은 3월과 6월 모평 결과를 기반으로 대학별 학과탐색의 기회로 삼아 수시 지원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교육계 한 전문가는 “특성화학과는 대학들이 치열한 입시판에서 우수인재를 선점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만든 학과들이다. 서울대에 특성화학과가 없는 이유는 굳이 우수인재를 선점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며 “특성화학과들은 등록금 면제, 고시반/기숙사 우선이용 등 각종 혜택이 제공돼 상대적으로 대학 내 다른 학과들에 비해 우수한 인재들이 많은 편이다. 학력고사/정시 등 점수 위주로 이뤄지던 천편일률적인 대학 줄세우기는 최근 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확대 등으로 흐릿해진 게 사실이다. 대학이름에 따른 지원경향이 점차 사라져가는 추세에 맞춰 차별화된 커리어를 위한 특성화학과에 대한 지원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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