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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수시부터 전형료 인하..‘밀어붙이기’ 본격화되나통보 수요자친화조치 축소 우려
  • 권수진 기자
  • 승인 2017.07.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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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타스알파=권수진 기자] 2018 수시부터 대입 전형료 인하가 가시화되면서 대학 실무를 고려하지 않은 밀어붙이기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이하 국총협)가 “전국 41개 국공립대들이 대입전형료 인하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고 17일 밝힌데 이어 19일에는 교육부와 사립대 입학처장들이 모여 전형료 인하와 관련해 논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사립대학에 전형료 인하 협조를 당부한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이 인하'지시'를 내린지 4일만에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대학가는 협치를 국정기조로 한다더니 협조않으면 실태조사를 한다고 협박하고 총장들 불러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전형료 인하 동참이 실무와는 동떨어진 ‘정치적 결정’이라는 비난도 제기됐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공립대가 전형료 인하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지만, 만일 총장이 아닌 입학처장들이 모인 자리였다면 그런 결론이 나왔을까 싶다. 실무 입장에서는 접근하지 않고 대통령이 지시했다고 마치 통보하듯 결정한 것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는 국공립대 전형료를 올해 2018 수시전형부터 인하한다고 17일 밝혔다. 세종시에서 비공개 회동을 갖고 결정한 결과다. 교육부는 국공립대의 참여가 전체 대학으로 확산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전형료를 인하하지 않거나 인상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부당하게 전형료를 책정한 대학에는 반환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지원자 3만명 이상의 대학들에게는 전형료 집행 내역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인하에 동참하지 않으면 실태조사를 하겠다는 것은 마치 협박이나 다름없다”라고 비난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이하 사총협) 역시 21일 인하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총협 관계자는 “대입전형료는 수익자 부담이 원칙이지만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이 된다면 조정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대입전형료 인하를 주문한 데 따라 대학들이 일제히 뒤따르는 형국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지시한 사안인 만큼 대학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전형료를 인하한다고 했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수요자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 사립대학 입학처장은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에 ‘도둑놈’ 프레임을 씌우는 것이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입학처장은 “교육기관에 대해 자꾸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고 있는 것 같다. 심하게 말해서 ‘도둑놈’ 취급하는 것과 다름없다.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우겠나. 일부 전형료를 과도하게 측정하는 대학도 물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의 문제를 가지고 전체가 그런 것처럼 몰고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격이다”라고 말했다. 

논의 절차가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관계자는 “‘고교, 대학관계자 등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전형료가 부당한 점은 없는지 논의한 후 내년부터 시행하자’라고 한다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당장 무조건 해야 한다는 식은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대학들이 대입전형료 인하 방침을 정하면서 교육계에서는 수요자가 도리어 피해를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사진=베리타스알파DB

<수요자친화조치 축소..공교육 위축 우려>
대학들의 전형료 인하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대입전형료 인하를 주문한데 따라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올해 대입 수능이 4개월 정도 남았는데 해마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줬던 것 중 하나가 대입 전형료”라면서 “합리적이지 못하고 과다하다면 올해 입시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면서 사실상 대입전형료 인하를 지시한 바 있다.

교육계는 과도한 인상료 인상이 규제돼야 한다는 데 동의하지만 일률적 인하를 밀어붙이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반응이다. 전형료를 모의논술 실시나 논술가이드북 발간 등의 비용으로 충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대학의 논술 경향을 파악하고 그 해 논술을 대비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으로 여겨지는 프로그램이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간 대학들은 다양한 고교연계활동을 실시하며 수요자친화조치를 이어왔다. 2018학년의 경우 논술전형을 운영하는 대학 가운데 연세대를 제외한 대부분 대학이 모의논술을 실시하고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형태가 갈리는 한편 개별 채점/첨삭을 진행하는 대학도 있다. 지역별 설명회나 지방 소외지역을 찾아가는 설명회도 마찬가지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전형료를 내리라고 한다면 모의논술을 줄이거나 채점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방식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계 전문가는 “기여대학 사업 예산은 대부분 사정관 인건비로 활용되며 나머지는 학종 관련 활동으로 활용한다. 모의논술 전공체험 교사초청설명회 등 수요자친화조치들이 대부분 전형료수입에서 집행된다는 점에서 일괄적인 인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요자 친화 조치의 일환으로 실시되던 프로그램들이 축소/폐지되면 피해는 학생/학부모가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쇠가 높다. 사교육비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모의논술, 논술 가이드북 등은 논술을 대비하기 위한 3대 이정표로 활용됐다. 선행학습영향평가로 기출문제를 확인할 수 있지만 출제의도와 해설을 보다 상세하게 정리한 논술가이드북에 미치지는 못한다. 모의논술 역시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요소다. 이런 프로그램들이 사라지게 되면 결국 사교육을 통해 논술을 대비하라는 말 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학의 수요자 친화적 움직임은 대입 당사자라는 권위에 힘입어 고교교사들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사교육없이 대입 준비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현장에 확산시켜온 셈이다. 대학이 나서서 하던 수요자친화조치를 줄이면 불안한 수요자들을 대상으로 사교육이 파고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 전형차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학종/교과/논술/특기자에 따른 차이뿐만 아니라 면접 실시 여부, 면접의 형태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 교육 관계자는 “세부 요소에 대한 고려없이 무턱대고 전형료를 낮게 책정하라고만 강제한다면, 대학은 전형 요소를 축소하는 식으로 변화할 것이다. 지원자의 면면을 살펴보는 과정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전형 요소에 따른 세심한 가이드라인 설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에서 4만원 가량의 전형료가 책정된 데 대한 비판도 존재하지만 지방 설명회 개최나 정시 상담실을 운영하는 등의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대학가의 의견이다.

교육부는 전형료 징수와 관련해 표준안을 내년 3월 중 제시한다는 계획이지만 대학별로 실질 운영방식이 다른 점을 고려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형적으로는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세부적인 운영 내용이 다른 경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우리는 서류평가와 면접에 이르는 과정까지 한 수험생에 대해 다수의 평가자가 다단계 교차평가를 실시함으로써 공정성을 담보하려고 노력한다. 입학업무를 전담하는 전임사정관뿐만 아니라, 교수들로 구성된 위촉사정관까지 더하면 시간과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든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똑같이 논술을 실시하는 대학이라도 1차 채점만 하는 대학도 있는 반면, 2차 3차의 과정을 거쳐 신중을 기하는 대학이 있을 수도 있다. 면접도 마찬가지로 면접관이 두 사람일수도, 세 사람일 수도 있다”면서 “대학별 선발 철학에 따라 전형 방식은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전형료 가이드라인 만들어지나>
전형료 책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6월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표준입학전형료를 고시하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교육부장관이 입학전형관리에 필요한 실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매년 표준입학전형료를 산정해 고시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대학의 장은 표준입학전형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전형료를 정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고등교육법 제34조의4의 제2항에 따라 교육부령으로 정하고 있는 전형료 지출 항목은 수당, 홍보비, 회의비, 업무위탁수수료, 인쇄비, 자료구입비, 소모품비, 공공요금, 식비, 여비, 주차료, 시설사용료 등 12개 항목이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수당(입학전형 업무를 수행하는 교직원 등에게 지급하는 비용) ▲홍보비(입학전형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설명회 개최, 박람회 참여, 입학에 관한 홍보자료나 입학전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 ▲회의비(입학전형 관련 회의를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 ▲업무위탁 수수료(입학전형 업무의 일부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데 드는 비용 ▲인쇄비(입학원서, 모집요강, 안내책자 등 입학전형 관련 인쇄물 제작에 드는 비용 ▲자료구입비(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자료 구입 비용) ▲소모품비(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소모품 구입 비용) ▲공공요금(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전기료, 수도료, 통신료, 난빙비, 우편료 등의 비용) ▲식비(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식비) ▲여비(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출장비) ▲주차료(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주차료) ▲시설사용료(입학전형 업무 수행에 따른 시설 사용료)로 구분된다. 수당의 경우 입학전형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게 실비를 지급하는 것 외에 성과급 등의 다른 목적으로 지급할 수는 없다. 홍보비는 홍보물품을 제작하거나 구입하는 데 사용되지 못한다. 또한 입학정원이 1300명 미만인 대학의 경우 전형료 총 지출의 40%, 1300명 이상 2500명 미만인 경우 30%, 2500명 이상인 경우 20%를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김병욱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법령에서 전년도 입학전형 실시내용을 고려해 입학전형료를 정하도록 한 내용을 ‘표준입학전형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정할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표준입학전형료는 교육부장관이 입학전형 관리에 필요한 실비,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매년 산정해 고시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대학 입학전형 관련 수입/지출의 항목 및 산정방법에 관한 규칙’에서 규정하고 있으나 입학전형료가 비싸므로 인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학 입학전형료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개정 발의안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심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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