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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 입학처장 명패가 매 순간 던지는 고민들 - 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 (경영학과 교수)
  • 베리타스알파
  • 승인 2017.07.11 11:34
  • 호수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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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처장을 맡은 이후 사무실과 침대 곁에 입학처장 명패를 걸어 놓았다. 세종대에 매년 입학하는 신입생 2320명과 지원자들의 인생에 미칠 책임과 권한의 무게를 매일 상기하기 위해서다. 대학교육은 획일화되고 표준화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욕구를 반영해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매년 치르는 입학은 학생에겐 인생에서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자신에게 맞는 교육역량과 발전의 기회를 맞는 첫 만남이다. 대학도 역시 가장 발전시킬 수 있는 학생을 만나는 중요한 계기다. 세종대는 최근 강점을 가진 인문학과 예체능 교육과 소프트웨어교육을 융합시키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신입생에게 최근 데이터 분석에 널리 활용되는 파이톤 같은, 프로그램언어교육을 필수로 진행하는 기초프로그래밍 과목의 운영이 대표적 사례다. 4년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는 소프트웨어 융합대학 학생들이라면 당연히 프로그램의 작성과 운영과정을 기본으로 갖추는 게 필요하다. 세종대는 이를 넘어 인문학 분야, 경영학, 호텔관광경영대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분야, 자연과학 분야와 예체능대학 학생에 이르기까지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의 논리적 접근방식을 이해해 자신의 분야와 융합할 접근법에 대해 고민하기를 원한다. 이러한 시도를 통해 소프트웨어 관련학과와 공학분야의 학생들은 다른 분야의 문제인식을 흡수해 자신의 역량에 다양한 분야의 문제의식을 접합시키길 기대한다. 결과적으로 데이터 사이언스와 결합한 인문학적 소양인, 사회과학적 문제의식을 갖춘 프로그래머,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예체능인 등을 양성하는 것이 현재 세종대의 소명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세종대에 지원한다는 것은 이러한 융합형 인재로서 자신의 발전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세종대에서는 이 학생들의 교육의 성과를 높이기 위해 제한된 교육역량을 투자할 인재를 선발한다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동일 세종대 입학처장

필자는 경영학자다. 경영학자로서 입학처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관리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관리목표 중 첫 출발점은 공정성이다. 공정성은 희소한 자원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함을 의미한다. 공정성에 대해 이해관계자들이 명료하고 투명하게 이해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객관적 공정성이 성립되어야 지원과 선발과정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될 수 있다. 객관적 공정성은 필연적으로 객관적 변별력을 전제로 한다. 한 지원자가 다른 지원자에 비해 세종대의 교육목표에 더 적합함을 투명하게 인식할 수 있어야 세종대에 지원여부에 대한 의사결정을 쉽게 내릴 수 있고 대학 역시 효과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성에는 또 다른 측면이 존재한다. 객관적 개인역량 이외에 지원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회적 배경에 의한 영향력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합의에 의해 주어진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고른기회전형 사회적배려자전형 재직자전형 재외국민전형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특별전형이 운영된다. 특히 세종대는 안보가치에 강조점을 두어 해군력, 공군력을 강화하기 위한 국방시스템 공학전형, 항공시스템 공학전형과 같은 군 계약전형을 두었고, 2019년에는 서해5도 특별전형을 신설하기로 했다.

공정성의 관점에선 개인역량에 대해 객관적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의 전형방법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수능으로 대표되는 전국단위의 국가고시나 고교 재학기간 중 수상실적의 질과 양을 따져 지원자격을 평가하는 특기자전형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잘 설계된다 해도 객관식 시험은 주어진 문제에 대한 분석능력보다는 주어진 문제를 받아들이고 풀이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는 본질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사회발전에 따라 요구되는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의 의미는 문제를 주어진 것으로 보고 효율적으로 풀이해 주어진 정답을 찾는 것 이상의 능력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즉 숨겨진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문제 자체를 분석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을 재정의하고, 새로운 해결방법을 찾는 능력에 대한 측정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서 부각되는 것이 효과성의 문제이다. 효과성은 우리가 목표하는 바를 수단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이다. 효과성을 달성하는 과정은 목표가 객관적 수치에 의해 제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정성의 확보와 상쇄관계에 있을 수밖에 없다. 세종대의 경우, 소프트웨어 융합대학의 인재상은 문제를 분석해 새로운 효율적 접근방법을 찾아내고 스스로 문제해결결과를 지속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이다. 즉 문제를 분석해 모듈화하고, 각 모듈이 스스로 개선된 결과를 찾아내도록 하는 프로그래밍을 구성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러한 유형의 역량은 기존 시험방법으로 측정할 수 없다. 이에 따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인성관련 면접에 정답이 없는 문제상황을 제시하고 이 문제해결에 접근하는 논리적 체계를 제시하도록 하는 심층면접의 요소를 부가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한 현재까지 교내의 평가는 매우 긍정적이다. 예비대학 프로그램에서 교양기초과목으로 지정된 기초프로그래밍 과목의 통과율이 이전 다른 전형의 선발학생에 비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필연적으로 이러한 평가방법은 정성적 요소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결국 정량적 측정을 통한 객관적 공정성의 희생이 따를 수밖에 없게 된다.

대학의 선발과정 역시 제한된 자원을 할당해 주어진 과업을 수행할 수 밖에 없다는 제약조건이 따른다. 효율성은 작은 투입자원에 대해 가장 큰 산출결과를 내기 위한 관리지표다. 정량적 측정결과가 주어지는 전형방법은 효율적이다. 반면 정성적 측정결과가 개입되는 전형방법은 효율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사회적으로 합의를 얻기도 상대적으로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진행과정에 대한 투명한 설명도 상대적으로 어렵다. 그렇다면 효과성과 효율성 두 목표 중 어떤 목표가 더 상위의 목표인가에 대한 고려가 추가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효율적이라고 하더라도 효과적이지 않다면 최종목표에서는 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효과성이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하고, 효율성은 부차적인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예산이 한정된 현실 속에서 효율성에 대한 개선과정은 끊임없이 추구될 수밖에 없다.

사무실과 침대 곁의 입학처장 명패를 다시 돌아다 보면서 입학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수많은 지원자와 합격생, 그리고 학부모들의 기대에 찬 눈빛들을 다시 돌이켜 보게 된다. 이러한 눈빛 앞에서 오늘도 공정성, 효과성, 그리고 효율성에 대한 고민은 더욱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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